아스널이 2차전을 이겼으나 다득점에 실패하여 8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전 4시 45분 푸스발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 원정에서 2-0으로 이겼으나 빛바랜 승리였다. 전반 3분 올리비에 지루, 후반 41분 로랑 코시엘니가 골을 넣었을 뿐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기에는 한 골이 부족했다. 통합 스코어 3-3 동률을 이루었으나 1차전 홈 경기 1-3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뮌헨이 웃게 됐다.
이로써 아스널은 세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다. 한때 유럽 최고의 리그였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팀을 배출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홈팀 뮌헨은 슈팅 21-5(유효 슈팅 8-3, 개)의 활발한 공격 시도와 달리 무득점으로 패하는 아쉬움을 안겨줬다.
[전반전] 지루 선제골, 아스널의 실리 축구 전환
원정팀 아스널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분 지루가 골대와 가까운 지점에서 월컷이 오른쪽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왼발로 밀어 넣었다.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던 아스널은 지루의 기습적인 골에 의해 2차전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 2차전에서는 총공세가 아닌 선 수비-후 역습을 펼쳤다. 지루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적극 가담하여 뮌헨의 공격을 막는데 집중했다. 램지-아르테타로 짜인 더블 볼란테는 포백과 거리를 좁히며 만주키치, 크루스, 로번의 움직임을 경계했다. 2차전에서 무실점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뮌헨은 전반 25분까지 점유율 56-44(%) 슈팅 6-1(유효 슈팅 3-1, 개)로 앞섰다. 여러차례 슈팅을 날리며 동점골을 노린 것. 크루스가 팀 내 패스 1위(23개)를 기록하여 팀 공격에 많은 관여를 했으며, 만주키치는 핵심 패스 1위(3개) 패스 5위(16개)에 오를 정도로 전형적인 원톱 답지 않게 연계 플레이에 많은 관여를 했다. 판 부이텐, 단테, 람 같은 수비수들도 활발히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포백 라인의 전진이 빈번했다. 아스널 입장에서는 뮌헨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렸을 때 상대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역습이 활발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뮌헨은 동점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방에 많은 인원을 배치했던 아스널 수비를 흔들지 못했다. 전반 30분까지 슈팅 9개 중에 6개를 박스 바깥에서 날렸던 기록을 놓고 볼 때 박스 안쪽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박스 안쪽에서는 세밀한 패스가 부족했다. 상대팀 선수들이 박스쪽에 모여있는 바람에 패스 활로 개척이 쉽지 않았다. 골 결정력 불안도 전반전 무득점에 한 몫을 했다.
아스널의 실리 축구 변신은 전반전에 성공했다. 2차전은 다득점으로 이겨야 하는 경기로서 평소 스타일을 고집할 필요 없었다. 지금까지 강팀치고는 수비가 불안했으나 뮌헨과의 전반전에서는 강력한 압박과 유연한 수비 라인 조절, 높은 집중력에 의해 무실점의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슈팅이 1개에 불과했다. 지루의 첫 골 이후 슈팅을 시도하지 못한 것. 카솔라-로시츠키-월컷이 공격 상황에서 더 부지런히 움직였어야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로시츠키의 낮은 패스 성공률(57%)은 팀의 공격력 저하를 부추겼다.
[후반전] 코시엘니 추가골, 그러나 1골 부족했다
양팀은 후반전이 되자 공격에 욕심을 부렸다. 뮌헨은 후반 9분까지 세 번의 슈팅을 날렸으며 상대팀에게 공격권이 넘어갔을 때 재빨리 볼을 탈취하며 동점골을 의식했다. 아스널은 공격 옵션들이 2선에서 활동하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후반 9분에는 지루가 먼 거리에서 강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며 후반 11분에는 월컷이 오프사이드를 범했으나 뮌헨의 수비 빈 공간을 파고드는 역습을 시도했다. 이렇게 두 팀은 서로 공격에 초점을 두면서 미드필더 공방전이 가열되었으며 패스가 자주 끊어졌다.
뮌헨은 후반 20분까지 슈팅 14개를 날렸으나 유효 슈팅이 4개에 불과했다. 전반전에 이어 골 결정력이 좋지 못했다. 크루스(4개) 로번(3개)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의 골 운이 따르지 못했다. 특히 로번은 후반 23분 드리블 돌파로 골대 가까이에 접근하면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상대팀 선수 몸을 맞고 굴절됐다. 만주키치는 단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팀 내 패스 순위도 8위(29개)로 밀렸다. 존재감이 점점 떨어지면서 후반 28분에 교체됐다. 유럽 대항전 경험이 부족한 약점을 해소하지 못했다.
홈팀 뮌헨의 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20분부터 29분까지 슈팅 5개를 날렸던 것. 그 중에 2개가 유효 슈팅이었다. 그러나 무득점 행진은 계속됐다. 슈팅 19개 중에 득점으로 이어진 장면이 없었다. 슈팅 남발로 시간을 보낸 것. 아스널은 후반 27분이 되자 두 명의 윙어(제르비뉴, 옥슬레이드-챔벌레인)를 교체 투입하여 기동력을 보강했다. 왼쪽에서 부진했던 카솔라를 본래의 자리였던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전략으로 2-0을 노렸다. 후반 34분에는 제르비뉴가 박스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바깥으로 향하고 말았다.
아스널은 후반 41분 두번째 골을 얻었다. 코시엘니가 팀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은 것. 통합 스코어 3-3 동률을 이루었다. 그러나 원정 다득점에서 1골 밀렸다. 아스널은 남은 시간 공격에 올인하며 세번째 골에 도전했으나 끝내 골을 넣지 못했고 2차전을 2-0으로 마쳤다. 뮌헨이 원정 다득점 우세에 의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뮌헨vs아스널, 출전 선수 명단-
뮌헨(4-2-3-1) : 노이어/알라바-단테-판 부이텐-람/구스타보-마르티네스/로번-크루스(후반 36분 티모슈크)-뮐러/만주키치(후반 28분 고메스)
아스널(4-2-3-1) : 파비안스키/깁스-코시엘니-메르데자커-젠킨슨/램지(후반 27분 제르비뉴)-아르테타/카솔라-로시츠키-월컷(후반 27분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