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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리오넬 메시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불과 며칠전까지는 리오넬 메시의 시대가 끝날 것처럼 보였다. 메시는 지난달 21일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AC밀란전, 27일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4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유효 슈팅을 날리지 못하는 등 상대 수비에 철저히 막혔다. 그의 소속팀 FC 바르셀로나도 두 경기에서 패했다. 이를 두고 메시와 바르셀로나를 향한 위기론이 제기됐다.

최고의 선수라도 매 경기마다 골을 넣을 수 없고 최강의 팀이라도 매 경기 이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메시와 바르셀로나는 2008/09시즌 트레블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No.1을 사수했다. 1인자 그 이상의 이미지를 지켜왔던 그들이었기에 AC밀란전, 레알 마드리드전 패배는 우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다. 메시의 경우 두 경기에서 보여줬던 무기력함은 평소의 모습과 너무 달랐다.
 
하지만 메시는 13일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AC밀란전에서 자신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경기 시작 5분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AC밀란의 허를 찔렀다. 상대팀 선수들에게 둘러 쌓였을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한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1차전에서 0-2로 패했던 바르셀로나 대역전극의 발판이 됐다. 더불어 AC밀란의 경기력이 위축됐다. 무실점을 목표로 했던 경기였으나 이른 시간에 실점하면서 사기가 꺾였다. 그 장면 이후에는 한동안 몇 차례 실점 위기를 허용하며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메시의 반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반 40분 박스 중앙 바깥에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린 것. 메시 2골에 힘입어 바르셀로나는 1~2차전 통합 스코어에서 2-2 동률을 이루면서 AC밀란의 8강 진출 의지를 떨어뜨렸다. 후반전에는 다비드 비야, 호르디 알바 골에 의해 2차전 스코어 4-0으로 앞서면서 통합 스코어 4-2 우세에 의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메시의 전반전 2골이 없었다면 통합 스코어를 뒤집었을지 의문이다. AC밀란과의 16강 2차전은 메시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인지를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메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호날두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 공동 1위(8경기 8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2차전 연속 골, 바르셀로나와의 코파 델 레이 4강 2차전 2골 및 메시와의 맞대결 승리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메시는 호날두를 비롯한 다른 누구에게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라는 타이틀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아우라가 있었다. 지난 10일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데포르티보전에서 득점을 올리며 정규리그 17경기 연속 골 기록을 세웠다. 1937/38시즌 폴란드 출신의 테오도르 페테렉이 달성했던 16경기 연속 골 기록을 넘는 '세계 최다경기 연속 골'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1/12시즌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 골(73골)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한 시즌 최다 골(50골) 2012년 한 해 최다 골(91골)에 이은 또 하나의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메시가 활동하는 프리메라리가는 유럽 최고의 리그다.(UEFA 리그 랭킹 기준) 올 시즌 27경기에서 40골 넣으며 득점 1위를 질주중이다. 2위 호날두(26경기 26골)와의 차이가 무려 14골이다. 아울러 유럽 4대 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다. 최근에는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AC밀란전(16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전 부진은 자신의 기량 저하와 관련 없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할 경우 5년 연속 FIFA 발롱도르 수상이 좌절될지 모른다. 지난 시즌에도 유럽 제패가 무산됐으나 한 시즌 최다 골, 한 해 최다 골을 이루었기에 No.1을 지켰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많은 골을 넣는다는 보장이 없다. 프리메라리가는 시즌 내내 독주를 펼친 바르셀로나 우승이 가까워졌으나 챔피언스리그는 더 이상 여유부릴 경기가 없다. 바르셀로나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공헌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는 것이 그의 과제이자 2013 FIFA 발롱도르를 거머쥐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