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한국 시간으로 3일 오전 0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 2012/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달 27일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4강 2차전에서 맞붙은 이후 4일 만에 리턴 매치를 펼치게 됐다. 원정팀이었던 레알이 홈팀 바르사를 3-1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골 넣으며 바르사 격파에 앞장섰다. 이번에는 레알이 바르사전 2연승을 거둘지 아니면 바르사가 4일 전 패배를 복수할지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레알은 프리메라리가 홈 경기를 기준으로 2007/08시즌 이후 다섯 시즌 만에 바르사전 승리를 원하고 있다. 2008년 5월 7일 4-1 승리 이후 4시즌 동안 안방에서 바르사에게 1무3패로 고전했다. 각종 대회와 중립, 원정 경기까지 포함하면 2008/09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바르사와 15번 겨루면서 2승4무9패의 열세를 나타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같은 다른 대회에서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바르사를 이긴 전적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판세가 역전됐다. 바르사와 다섯번 맞붙으면서 2승2무1패의 우위를 점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코파 델 레이 4강 2차전 승리는 그동안 바르사에게 약했던 면모에서 벗어나는 결정타가 됐다. 상대팀 에이스 리오넬 메시에게 유효 슈팅을 허용하지 않을 만큼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과시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페널티킥을 포함하여 두 번이나 골망을 흔들며 최근 바르사 원정 6경기에서 8골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번 리턴 매치는 바르사전 2연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다. 2007/08시즌 이후 다섯 시즌 만에 바르사전 2연승에 도전하는 것. 하지만 바르사 원정 3-1 승리의 기쁨을 홈에서 재현할지 의문이다. 당시 팀 승리의 숨은 MVP로 활약했던 앙헬 디 마리아가 결장한다. 지난달 24일 데포르티보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이번 경기에 나올 수 없다. 호세 카예혼 또는 메수트 외질이 오른쪽 측면에서 디 마리아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며 바르사 선수들을 괴롭혀야 팀 전력 약화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레알은 바르사와 2연전을 펼치면서 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 대한 걱정이 크다.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으로서 팀의 8강 진출이 달려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패하거나 0-0으로 비길 경우 16강 탈락으로 조세 무리뉴 감독 경질설이 다시 불거질 것이며 호날두의 2013 FIFA 발롱도르 수상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바르사 원정에 이어 이번 홈 경기에서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경우 맨유 원정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과시하기 어렵다. 따라서 바르사와의 리턴 매치에서 몇몇 백업 멤버를 기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바르사전에서는 원톱의 활약이 중요하다. 상대팀이 호날두를 집중 견제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디 마리아가 뛸 수 없는 만큼 원톱의 강한 존재감이 필요하다. 올 시즌 침체에 빠진 알바로 이과인과 카림 벤제마의 폼이 살아나야 팀의 승리 과정이 손쉬워진다. 어느 공격수가 이번 바르사전에 선발로 투입될지 알 수 없으나 두 선수 모두 분발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과인은 그라운드에서 의욕적인 자세를 보이며 지난 바르사 원정 부진을 만회해야 한다. 벤제마는 박스 안에서 바르사 수비와 자주 경합하며 호날두를 비롯한 2선 미드필더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거나 직접 골을 해결해야 한다. 만약 원톱이 바르사전 승리에 기여하면 맨유 원정 고민거리 중에 하나가 풀리게 된다. 더 나아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다득점에 성공할 자신감을 얻게 된다.
레알은 바르사전에서 프리메라리가 2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3위(16승 4무 5패, 승점 52)를 기록중이며 지역 라이벌이자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8승 2무 5패, 승점 56)를 승점 4점 차이로 추격 중이다. 만약 바르사를 이기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말라가 원정에서 패한다는 전제하에 2위와의 승점을 1점 차이로 좁힐 수 있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우승팀으로서 3위는 어울리지 않는 순위. 현실적으로 프리메라리가 2연패는 어려워졌지만 2위 진입을 통해 마드리드 No.1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