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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지동원-구자철에게 부족했던 2%, 승점 3점

 

'지구 특공대' 지동원과 구자철이 두 경기 연속 동반 선발 출전했으나 아우크스부르크의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후 11시 30분 임풀스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9라운드 샬케04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승점 1점을 따내면서 16위(2승7무10패, 승점 13)에 진입했다.

하지만 샬케04를 제압했다면 15위 뉘른베르크와의 승점 차이를 8점에서 6점으로 좁힐 수 있었다. 분데스리가는 15위까지 잔류하며 16위는 2부리그 3위팀과의 플레이오프에 의해 잔류 여부가 결정된다. 지동원은 89분 뛰었으며 두 경기 연속 팀 내에서 가장 활동량이 많았다.(11.43Km, 양팀 통틀어 2위) 구자철은 풀타임 출전했으며 패스 성공률은 96.6%였다.(29개 시도 28개 성공)

아우크스부르크의 무득점 원인은?

아우크스부르크는 샬케 04와의 점유율에서 54.1-45.9(%), 슈팅 14-10(개), 패스 성공 횟수 302-225(개), 패스 성공률 82.5-79.2(%)의 우세를 나타냈다. 샬케04보다 전력이 약했으나 경기 흐름은 정반대였다. 그러나 경기 내용에서 앞섰음에도 무득점 무승부에 그친 것이 석연치 않다. 샬케 박스 안쪽을 두드리는 공격이 활발하지 못했다. 박스 부근에서 패스가 자주 끊긴 것. 묄더스는 90분 동안 패스 9개(8개 성공)에 그칠 정도로 2선 미드필더와의 연계 플레이가 활발하지 못했다. 패스 받을때의 움직임과 위치선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묄더스를 보조하는 선수들의 공격 전개가 안좋았다.

이날 아우크스부르크는 뒤셀도르프전에 이어 샬케04전에서도 4-1-4-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경기 초반부터 미드필더의 패스를 거치는 공격 전개를 통해 점유율을 늘리려 했다. 홈에서 펼쳐진 경기인 만큼 강등권 탈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 하지만 샬케04의 포어체킹에 의해 수비진에서 볼 처리 속도가 늦어지는 약점이 노출됐다. 실제로 수비수들의 평균 패스 횟수는 42.5개이며 미드필더들의 31.6개보다 10.9개 앞섰다.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자 미드필더를 포함하여 패스 게임이 원활하지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은 샬케04의 끈끈한 수비 조직을 벗겨내기에는 패스 축구 숙련도가 전체적으로 부족했다. 샬케04 미드필더 혹은 수비수 뒷 공간을 가르는 킬러 패스가 드물었으며 종패스가 끊기는 경우가 빈번했다. 몇몇 선수는 경기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면서 쉬운 패스를 놓치기도 했다. 패스 미스 횟수를 줄이면서 공격 템포를 높였다면, 과감한 패스에 의한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는 장면이 빈번했다면 경기 결과가 좋았을지 모를 일이다.

센터백 칼센-브라커와 왼쪽 풀백 오스트로졸렉의 패스 미스 횟수는 각각 14개, 10개로 팀 내 1~2위를 기록했다. 좋은 수비수의 특징은 웬만한 패스들을 정확하게 연결하면서 볼을 쉽게 다루어야 한다. 한 번의 패스 미스가 결정적인 실점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칼센-브라커와 오스트로졸렉이 여러차례 패스 미스를 범하면서 미드필더들이 갑작스럽게 수비 지역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지동원과 구자철의 수비 가담이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수비수들의 패스가 원활했다면 샬케04의 포어체킹을 극복하면서 미드필더들이 불필요하게 수비로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지동원-구자철, 최선을 다했지만 팀이 승리하지 못했다

지동원은 4-1-4-1의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은 오른쪽 윙어로 나섰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승리를 이끌기 위해 활동 폭을 넓히면서 득점 기회를 노렸다. 지동원은 전반 5분 샬케04 진영 오른쪽에서 구자철의 대각선 패스를 받은 뒤 드락슬러를 제끼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볼이 윗쪽으로 뜨고 말았다. 시도는 좋았지만 골을 넣겠다는 의욕이 조금 앞섰다. 드락슬러에 이어 우치다까지 제치면서 골대와의 거리를 좁히며 슈팅을 날렸다면 골 넣을 확률을 높였을 것이다.

그 이후 구자철에게 두 번의 골 기회가 주어졌다. 전반 20분 묄더스가 포어체킹 과정에서 푸흐가 소유했던 볼을 가로챈 것을 받아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대 바깥으로 향했다. 전반 28분에는 박스 중앙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샬케04 골키퍼 힐데브란트 선방에 막혀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 41분에는 지동원이 상대팀 선수 두 명 앞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며 후반 27분에는 구자철이 왼발 슈팅을 시도해봤다.

이날 지동원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무난한 연계 플레이와 볼을 다루는 침착함, 팀 내 활동량 1위에 이르기까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제 몫을 다했다. 후반 31분에는 박스 왼쪽에서 베르너에게 감각적인 힐패스를 정확하게 연결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구자철은 샬케04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좋았다. 세 번의 슈팅을 비롯해서 때때로 최전방으로 접근하려는 몸놀림을 보였다. 팀의 비효율적인 공격 전개 속에서 패스 미스 1개에 그친 것도 좋았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은 팀의 무득점 무승부에 빛이 바래고 말았다. 아무리 개인 활약상이 좋아도 강등권에 빠진 팀이 승리해야 호평을 받기 쉬웠을 것이다. 다음 경기인 2월 2일 볼프스부르크전이 중요하게 됐다. 볼프스부르크는 구자철의 원 소속팀. 지난해 4월 14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 팀의 2-1 승리를 공헌했던 그가 이번에는 지동원과 함께 힘을 모아 아우크스부르크에게 승점 3점을 안겨줄지 그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