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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윤석영 QPR 이적, 12호 EPL리거는 누굴까?

 

'런던 올림픽 영웅' 윤석영(23, 전남)이 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하면서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한국 선수로는 11번째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 축구는 2005년 여름 박지성(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부터 2013년 1월 윤석영까지 7년 반 동안 11명의 프리미어리거를 배출했다. 2011년부터는 3년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거가 등장하면서 한국 축구의 향후 10년을 짊어질 영건들의 잉글랜드 진출이 활발해졌다.

지금 추세라면 12호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과연 누가 12호 프리미어리거가 될 것인가?

김보경, 시즌 후반기가 중요하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인물은 김보경이다. 소속팀 카디프 시티가 챔피언십 1위(19승3무6패)를 질주하며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앞두고 있다. 같은 웨일즈 지역에 속한 라이벌 스완지 시티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상위리그 승격을 위한 동기부여가 강하다.

하지만 김보경에게는 팀 성적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팀의 붙박이 주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보경은 지난달과 이번달 챔피언십 9경기 중에 4경기에서 선발, 1경기에서 교체로 나섰으며 나머지 4경기에서는 결장했다. 풀타임 뛰었던 경기는 없었다. 지난달 7일 블랙번전, 지난 19일 블랙풀전에서 골을 터뜨렸으나 아직까지는 로테이션 멤버라 할 수 있다.

김보경에게는 시즌 후반기가 중요하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 만약 카디프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승격 후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걸출한 왼쪽 윙어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영입할 경우 자신의 입지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재현되지 않으려면 남은 잔여 경기동안 자신의 무한한 재능을 마음껏 과시해야 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 소속팀에서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김신욱 에버턴 이적, 성사될까?

2주 전에는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김신욱(25, 울산)의 에버턴 이적설을 제기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모았다. 그 이후 김신욱 차기 행선지에 대한 새로운 루머가 전해지지 않았지만 윤석영의 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적이 갑작스럽게 발표되었음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만약 김신욱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는 시점이 이번 1월 이적시장이라면 12호 프리미어리거가 된다.

에버턴은 펠라이니의 대체자가 필요하다. 펠라이니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팀 내 득점 1위(8골)를 기록중인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다. 에버턴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놓고 볼 때 펠라이니의 빅 클럽 이적은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펠라이니처럼 공격진에서 팀 득점에 많은 기여를 해줄 선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신욱은 펠라이니와 포지션이 다르지만 에버턴이 투톱으로 전환할 경우 옐라비치(또는 네이스미스, 아니체베)와의 공존이 가능하다. 에버턴에 펠라이니 같은 미들라이커가 없다는 점에서 투톱 변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신욱에게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는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2010년 12월 프랑스 오세르 이적이 성사됐던 정조국(당시 26세)의 사례를 놓고 볼때 유럽 진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롱런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둘째는 울산의 전력 누수가 크다. 이근호, 이호, 이재성이 군대에 입대했으며 곽태휘, 에스티벤 등이 다른 팀으로 떠났다. 김신욱까지 잃을 경우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김신욱 에버턴 이적이 루머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손흥민 EPL 진출, 불가능한 시나리오 아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진출보다는 함부르크 잔류에 무게감이 실린다. 어쩌면 다음 시즌에도 소속팀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함부르크로서는 손흥민 같은 걸출한 재능을 자랑하는 영건을 다른 팀에 쉽게 내줄 이유가 없다. 과연 어느 팀이 함부르크를 만족시킬 이적료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손흥민 거취가 달라질 것이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하거나 분데스리가 빅 클럽에 진출하고 싶다면 현 소속팀에서 끊임없는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이적시장 가치를 키워야 한다.

얼마전에는 독일 일간지 <빌트>가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설을 제기했다. 그 이전에는 리버풀, 아스널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이적과 관련된 루머가 많다고 소속팀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되돌아보면 유럽 축구에서 걸출한 실력을 자랑하는 영건들의 이적설이 항상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현재로서는 손흥민의 꾸준한 활약을 기대해 본다.

구자철,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기간 끝나면?

구자철은 올 시즌 종료 후 아우크스부르크와의 임대가 만료된다. 볼프스부르크에서 주전을 장담하지 못할 경우 아우크스부르크에 세번째로 임대되거나 또는 제3의 클럽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앞으로의 거취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구자철은 런던 올림픽에서 기성용, 윤석영과 함께 한국의 동메달 멤버로 활약했다. 만약 기성용이 시즌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윤석영이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잔류를 공헌할 경우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선수의 가치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성-이영표가 2005/06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또 다른 한국인 선수의 잉글랜드 진출이 이루어졌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손흥민과 더불어 잠재적으로 프리미어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