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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이적시장, 생각보다 조용한 까닭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1월 이적시장이 조용하다. 1월 18일 현재까지 20개 팀 중에 9개 팀이 선수 영입을 하지 않았으며 대형 선수의 이적도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여름 이적시장에 비해 선수 영입이 홥발하지 않은 특징을 감안해도 슈퍼 스타들의 연이은 이적이 성사될지 모를 당초 기대와 달리 분위기가 한산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잔류를 선언했고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04)는 소속팀과 재계약 했다. 다비드 비야(FC 바르셀로나) 테오 월컷(아스널)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도 잔류에 무게감이 실린다.

현재까지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소속팀을 옮긴 선수 중에는 뎀바 바(첼시) 다니엘 스터리지(리버풀) 마티유 드뷔시(뉴캐슬) 로익 레미(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하 QPR)를 주요 이적생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적시장의 판도를 흔들만한 존재감과 거리가 있다. 뎀바 바 이적료는 750만 파운드(약 126억 원)에 불과하며, 스터리지와 레미는 이전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다른 팀으로 떠난 케이스다. 뉴캐슬의 드뷔시 영입은 옳았지만 이적료는 세 명보다 더 적은 500만 파운드(약 84억 원)다.

무엇보다 1월 이적시장을 대하는 빅 클럽들의 에티튜드가 신중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도입한 FFP룰(재정 페어플레이 룰) 위반을 받지 않기 위해 대형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가 부담스럽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첼시 같은 그동안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들였던 빅 클럽들이 그 예. 맨시티는 현재까지 선수 영입이 없었다. 두 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면서 대형 선수를 영입할 명분이 약해졌다. 로테이션 멤버가 넉넉한 상황에서 굳이 새로운 선수를 데려올 필요성도 절실하지 않다.

첼시는 FFP룰 위반을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보강에 많은 돈을 투자했으며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탈락에 따른 수익 악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마루앙 펠라이니(에버턴) 영입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오히려 선수 영입보다는 프랭크 램파드 거취를 놓고 고민이 많을 것이다. 감독 교체로 첼시팬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램파드와 작별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를 겪을지 모를 일이다. 첼시의 지역 라이벌 토트넘은 21세 수비수 제키 프라이어스 영입 외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기록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선수 영입 루머만 무성할 뿐이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윌프레드 자하(크리스탈 팰리스) 마츠 훔멜스(도르트문트) 펠라이니가 맨유 이적설로 얽혀있는 상황.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평소 1월 이적시장 선수 영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지도자다. 지난달에도 "1월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대런 플래처의 시즌 아웃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강할 여지가 주어졌다. 아울러 2006년 1월 파트리스 에브라, 네마냐 비디치를 영입했던 '신의 한 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1월 이적시장은 앞으로 2주 남은 상황. 비록 지금은 분위기가 조용하나 오히려 반전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다. 2011년 1월 이적시장 마감 당일 페르난도 토레스(첼시) 앤디 캐롤(리버풀, 현 웨스트햄 임대)의 거액 이적이 성사된 것이 그 예. 누구도 두 선수의 이적이 진행될지,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 1~2위(당시 기준)가 같은 날에 새롭게 경신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를 떠올리면 향후 2주 안으로 어떤일이 벌어질지 예측 불허다.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끄는 잉글랜드발 1월 이적시장 소식이 과연 알려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