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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1위' 맨유, '독주 모드' 굳힐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전 0시 선덜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면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를 지켰다. 전반 16분 로빈 판 페르시, 전반 19분 톰 클래버리, 후반 14분 웨인 루니가 골을 터뜨리면서 승점 3점을 따냈다. 후반 27분에는 프레이저 캠벨에게 실점했으나 경기 종료까지 추가 실점은 없었다. 2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승점 차이를 6점으로 유지하면서 독주 모드를 굳힐 계기를 마련했다.

맨유, 되도록 고민을 줄여라

우선, 맨유의 향후 프리미어리그 일정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내년 1월까지 스완지 시티(원정)-뉴캐슬(홈)-웨스트 브로미치(홈)-위건(원정)-리버풀(홈)-토트넘(원정)-사우스햄프턴(홈)과 격돌한다. 토트넘을 제외한 대부분 팀들의 전력이 약하다. 물론 위건 원정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0-1로 패했기 때문. 하지만 특정 약팀과의 경기에서 2연패를 허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29일 토트넘과의 홈 경기에서는 2-3으로 패했으나, 화이트 하트레인에서는 2001년 이후 토트넘에게 패하지 않았다. 라이벌 리버풀의 경우 좀처럼 성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맨유에게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 시즌 박싱 데이 기간 중 2연패 당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블랙번과의 홈 경기에서 2-3으로 패했으며 올해 1월 4일 뉴캐슬 원정에서는 0-3으로 패했다. 두 경기를 합해 최소 승점 1점을 따냈다면 2011/12시즌 우승 트로피는 맨유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지난 시즌 무관의 악몽을 떠올리면 앞으로 남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다. 맨시티-첼시가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전념할 명분을 얻은 것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맨유의 선두 질주 원동력은 화력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5연승을 거두면서 14골을 퍼부었다. 그 중에 루니가 5골, 판 페르시가 4골 넣었다. 루니는 부상 복귀 이후 팀의 공격 조율에 주력했더니 이제는 득점이 늘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득점력 저하가 틀린 주장임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판 페르시는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승점 관리에 적잖은 도움을 줬다.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2연패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꾸준히 골을 넣겠다는 의욕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는 루니-판 페르시 콤비를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 조합으로 꼽을만 하다.

하지만 득점력만으로는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지킬 명분이 부족하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24실점 허용했기 때문. 빅6중에서 실점이 두번째로 많으며(1위는 토트넘, 16경기 25실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애스턴 빌라-선덜랜드와 더불어 9번째로 실점이 많다. 17경기 중에 무실점으로 승리한 경기는 세 번에 불과하다. 기존 수비진이 주장 비디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는 뜻이다. 비디치가 복귀했던(후반 22분 교체 투입) 선덜랜드전에서도 후반 27분 캠벨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수비가 약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비디치 복귀는 맨유가 후방의 안정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비디치-퍼디난드 조합의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 젊은 센터백 육성 차원에서 에반스-스몰링의 출전 시간을 늘릴 필요성이 있으나 맨유의 붙박이 주전 센터백을 굳히기 위해 내공을 더 연마해야 한다. 특히 에반스의 경우는 기복이 심한 약점을 여전히 이겨내지 못했다. 변수는 비디치-퍼디난드가 30대 센터백이라는 점이다. 잠재적으로 다른 강팀과의 스피드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미드필더들이 압박 세기를 높일 경우 스피드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 따라서 맨유의 독주는 수비력에서 좌우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맨유가 1위를 지속적으로 굳히려면 '등번호 7번' 발렌시아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보완해야 한다. 드리블에 의존하면서 상대 수비 견제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 것. 더욱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12경기 뛰면서 슈팅이 7개에 불과했다. 최근 3경기에서는 모두 선발로 뛰면서 단 한 개의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예전에 비해 문전 접근 및 침투에 의한 슈팅 시도가 줄었다. 드리블 돌파에 의한 크로스 연결 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약 발렌시아의 공격력 저하가 계속 될 경우 맨유의 화력에 적잖은 마이너스를 가져다줄지 모를 일이다.

앞으로 보름 뒤에는 1월 이적시장이 개장한다.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 기회를 얻게 된다. 그동안의 1월 이적시장 행보를 놓고 볼 때 적극적인 선수 보강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소폭 영입 가능성이 결코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나니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오른쪽 윙어 영입의 필요성을 인지할 것이다. 기량 침체에 빠진 발렌시아만으로는 부족하다. 웰백의 오른쪽 윙어 전환 가능성이 있으나 주전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밀려난 동기부여의 회복이 관건이다. 또한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 가능한 이적생을 영입할 경우 기존 선수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맨유가 1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여 독주 모드를 굳히려면 되도록 고민을 줄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