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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카가와 부상, 그 이후 맨유에는 어떤 일이?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일본 축구의 에이스 카가와 신지(2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활약 여부다. 카가와는 2011/12시즌까지 두 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를 화려하게 빛내면서 지난 여름에 이적료 1400만 파운드(약 243억 원)를 기록하고 맨유에 입성했다. 시즌 초반 8경기에서는 2골 3도움 기록하며 맨유의 주전으로 자리잡는 듯 했다. 8경기 모두 선발로 뛰었다. 경기 내용을 떠나 이적생으로서 시즌 초반에 넉넉한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았다.

하지만 카가와는 지난달 24일 브라가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이후 지금까지 경기에 뛰지 못했다. 그 사이 맨유에게 변화가 나타났다. 복귀를 앞둔 카가와에게 힘겨운 경쟁이 찾아왔다.

맨유, 애초부터 카가와 부상 공백이란 없었다

카가와 부상 이후 맨유의 가장 달라진 변화는 최전방 파괴력이 더 강해졌다. 루니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판 페르시의 골 생산이 힘을 얻었고, 웰백에 이어 에르난데스까지 분발하게 됐다. 특히 지난달 29일 첼시전, 지난 3일 아스널전은 판 페르시-루니 콤비가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대표적인 경기였다. 판 페르시는 두 경기에서 한 골씩 넣으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고, 루니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공수 양면에 걸쳐 고른 활약을 펼치며 판 페르시의 후방 부담을 덜어줬다.

루니가 돌아오기 이전까지는 카가와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판 페르시를 보조했다. 풀럼전과 토트넘전에서 골을 터뜨렸으나 경기 내용에서는 판 페르시와의 호흡이 맞지 못했다. 몸싸움이 약한 문제점을 드러내며 팀의 중앙 공격이 끊어지는 문제점을 드러냈던 것. 판 페르시와의 공존이 쉽지 않았다. 반면 루니는 상대 수비수 견제를 개인 역량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인물이자 지난 몇 시즌 동안 맨유 에이스로 군림했다. 이제는 판 페르시와 호흡을 맞출 일이 많아졌다.

맨유는 올 시즌 4-2-3-1 혹은 미드필더를 다이아몬드로 배치하는 4-4-2 비중을 높였다. 공격형 미드필더 카가와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의도로 비춰질 수 있으나 오히려 루니의 이타적인 기질을 끌어 올리는 포메이션 변화로 굳어졌다. 루니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판 페르시-웰백(또는 에르난데스) 투톱이 형성되거나 또는 판 페르시가 원톱으로 뛰었다. 일각에서는 루니의 득점력 부족을 지적하지만 그의 이타적인 기질이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1위 진입 및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조기 진출에 적잖은 도움이 됐다.

애초부터 카가와 부상 공백이란 없었다. 카가와가 전력에서 이탈했던 시기는 루니가 본래의 폼을 완전히 되찾았던 때였다. 아울러 두 선수의 포지션은 동일하다. 카가와가 부상에서 복귀하면 루니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물론 카가와는 측면에서 뛸 수 있다. 하지만 왼쪽에는 애슐리 영-웰백, 오른쪽에는 발렌시아-나니 같은 쟁쟁한 공격 옵션들이 포진했다. 맨유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에르난데스 부활, 긴장해야 할 카가와

만약 카가와가 부상없이 지금까지 경기를 뛰었다면 에르난데스 부활은 없었을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최근 5경기 연속 골(7골)을 터뜨리며 맨유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을 실력으로 과시했다. 특히 11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후반 13분과 42분에 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3-2 역전승을 이끌었으며 후반 18분에는 론 블라르의 자책골까지 유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선수로서 맨유에게 3득점을 안겼다. 최근 폼을 놓고 보면 판 페르시보다 물 오른 득점력을 뽐냈다.

에르난데스는 판 페르시-카가와 같은 이적생들에 밀려 시즌 초반에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때 이적설에 시달리며 맨유와 작별 수순을 밟는 듯 했다. 하지만 카가와가 부상 당했던 브라가전에서 2골 넣은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그 이후 첼시전 2경기(프리미어리그, 캐피털 원 컵)에서 1골씩 넣었으며, 브라가전 1골, 애스턴 빌라전 2골로 파죽지세를 달렸다.(11월 3일 아스널전 결장) 베르바토프(현 풀럼)를 벤치로 밀어냈던 2010/11시즌 하반기 폼을 되찾았다.

이러한 에르난데스의 맹활약은 향후 부상에서 복귀할 카가와 출전 시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에르난데스가 최근에 골을 터뜨렸던 5경기 중에 2경기는 조커로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카가와는 복귀 이후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