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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모제스 결승골' 첼시가 얻은 소득들

 

첼시가 샤흐타르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유럽 챔피언 위용을 과시했다. 8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E조 4차전 샤흐타르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전반 6분 페르난도 토레스가 선제골을 넣었으며 3분 뒤 윌리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40분 오스카의 골로 전반전을 2-1로 마쳤다. 후반 2분에는 윌리안에게 또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49분 모제스가 팀에 승점 3점을 안기는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다.

첼시의 샤흐타르전 승리, 얻은 것 많다

첼시는 이번 경기 승리로 샤흐타르와 승점 7점(2승1무1패) 동률을 이루었다. 샤흐타르와의 2경기에서 1승1패 4골 4실점을 기록했지만 원정골에서 밀리면서(첼시 1골, 샤흐타르 2골) E조 2위를 유지중이다. 하지만 4차전 샤흐타르전 승리가 없었으면 앞으로 남은 경기를 이겨도 자력으로 E조 1위에 진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번 경기를 이기면서 E조 1위로 32강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 물론 5~6차전 승리가 필요하다.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 다른 조 1위 팀과 8강을 다투는 부담이 있는 만큼 E조 1위를 사수해야 한다.

그런 첼시는 샤흐타르전 승리를 통해 5차전(11월 21일) 유벤투스 원정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유벤투스는 E조에서 승점 6점(1승3무)으로 3위를 기록했지만 첼시-샤흐타르와의 승점 차이는 1점이다. 첼시로서는 16강 진출 및 E조 1위 진입을 위해 유벤투스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내야 한다. 통계상으로는 유벤투스 원정 전망이 좋지 않다. 최근 4번의 챔피언스리그 이탈리아 원정에서 1무3패로 부진했다. 만약 샤흐타르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최악의 경우 32강 조별리그 탈락을 걱정했을지 모를 일이다.

특히 모제스는 후반 49분 결승골을 통해 홈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스탬포드 브릿지의 일원이 되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기 보다는 첼시의 로테이션 보강 차원에서 영입된 선수였다. 그동안 벤치를 지킨 시간이 많았지만 지난 4일 스완지전에 이어 샤흐타르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첼시에 필요한 선수임을 실력으로 과시했다. 이러한 모제스의 맹활약은 아자르-오스카-마타 같은 2선 미드필더들의 과부하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첼시 공격의 3중주' 아자르-오스카-마타는 샤흐타르전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세 선수 모두 2선에서 활발히 자리를 바꾸면서 샤흐타르 수비를 교란했다. 아자르는 원투패스와 침투패스를 날리며 팀 공격의 창의성을 키웠으며 상대 선수의 파울을 유도하는 영리한 경기를 펼쳤다. 오스카는 전반 40분 먼 거리에서 로빙 슈팅으로 팀의 두번째 골을 터뜨렸다. 그 골이 없었다면 첼시는 더 힘든 경기를 펼쳤을 것이다. 마타의 핵심 패스(6개) 크로스(9개) 롱패스(7개)는 팀에서 가장 많았으며, 11.915Km를 질주하며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적극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이러한 세 선수의 맹활약은 램파드 부상 공백을 잊게 했다. 과거의 첼시는 램파드 존재 유무에 따라 패스 전개의 퀄리티 차이가 존재했다. 하지만 디 마테오 감독 부임 이후 포메이션을 4-2-3-1로 바꾸고 아자르-오스카-마타로 짜인 '3중주'가 형성되면서 기술 축구의 팀으로 변신했다. 이제는 램파드가 없어도 팀 공격의 짜임새를 키울 수 있다. 중원에서 미켈이 분발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램파드의 공격적인 재능 만큼은 아자르-오스카-마타가 충분히 대체했다.

토레스는 전반 6분 선제골을 통해 최근 4경기 연속 무득점 행진을 끝냈다.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으나 공격수로서 골을 넣은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이번 경기마저 골이 없었다면 장기간 골 침묵에 빠졌을지 모를 일이다. 공격수가 매 경기마다 골을 넣을 수는 없지만 그의 이적료 5000만 파운드(약 869억 원)를 감안할 때 기대치가 크다. 그동안 첼시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으나 올 시즌 18경기에서 7골 넣으며(각종 대회 포함) 완벽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샤흐타르의 왼쪽 윙어 윌리안의 재능을 확인한 것은 또 하나의 소득이다. 윌리안은 그동안 첼시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던 인물.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골 넣으며 첼시를 더욱 힘들게 했다. 첼시 2선 미드필더들이 포화되었음을 상기하면 윌리안이 내년 1월 런던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입을지 의문이나, 첼시가 언젠가 영입을 시도할만한 인물임에 틀림 없다.

한편 첼시는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1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리버풀과 맞대결 펼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빼앗겼던 1위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토레스 더비'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