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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vs맨체스터 두 팀, EPL 1위를 다투다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맨체스터 두 팀의 치열한 1위 경쟁으로 화제를 모았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시즌 초반부터 최종전까지 피말리는 선두 경쟁을 벌였던 것. 심지어 두 팀은 승점 89점 동률을 이루며 시즌을 마쳤다. 결국 맨시티가 맨유를 상대로 골득실에서 8골 우세를 점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달성했다. 맨유는 지역 라이벌팀에 밀려 프리미어리그 통산 20번째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두 경쟁은 지난 시즌과 다른 양상이다. 첼시가 7승1무(승점 22)로 1위에 뛰어 올랐다. 2위 맨유(6승2패, 승점 18) 3위 맨시티(5승3무, 승점 18)를 승점 4점 차이로 따돌린 것. 지난 시즌 맨체스터 두 팀의 선두 싸움이 화제를 모았다면 올 시즌에는 '첼시vs맨체스터 두 팀'의 선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세 팀은 8라운드에서 동반 승리했다. 공교롭게도 소속팀 승리를 기여했던 후안 마타, 웨인 루니, 에딘 제코의 등번호는 10번이며 8라운드에서 2골 넣었던 공통점이 있다.

'마타 2골' 첼시, 토트넘 4-2로 격파

첼시는 '런던 더비' 토트넘 원정에서 4-2로 승리했다. 1-0으로 앞섰던 후반 초반 토트넘에게 2골 내줬으나 마타가 후반 21분과 24분에 걸쳐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46분에는 스터리지가 첼시 승리의 쐐기를 박는 골을 작렬했다. 당초 첼시의 토트넘전 전망은 어두웠다. 최근 토트넘 원정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에 빠졌으며, 상대팀 사령탑이 올해 3월초까지 첼시 지휘봉을 잡았던 빌라스-보아스 감독이며, 첼시의 일부 주축 선수들이 A매치를 소화하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마타는 스페인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았다. '세계 최고' 스페인 대표팀의 쟁쟁한 선수층에 밀렸던 것. 오히려 자신과 팀에게 이득이 됐다. 그동안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휴식이 필요했다.

2주 동안 쉬었던 마타의 토트넘전 움직임은 활기찼다. 아자르-오스카 같은 2선 미드필더들과 활발히 스위칭하면서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후반 중반에는 왼발로 2골 뽑으며 첼시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재역전골 상황에서는 미켈-아자르로 이어진 킬러 패스를 받아 왼발로 골을 마무리지었다. 각종 대회 포함 최근 6경기에서 6골 7도움 기록하며 첼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첼시가 더욱 무서운 이유는 마타가 없어도 아자르, 오스카가 팀 공격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팀 공격의 유일한 고민은 토레스의 기복이다.

'루니 2골' 맨유, 공격의 삼각편대 형성하다

맨유는 홈에서 스토크 시티를 4-2로 제압했다. 루니가 전반 11분 자책골을 범했으나 전반 27분 동점골로 만회했고, 판 페르시와 웰백이 각각 전반 44분과 후반 1분에 골을 터뜨리며 3-1로 달아났다. 후반 13분 카이틀리에게 실점했으나 7분 뒤 루니가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에서는 두 가지 이득을 얻었다. 첫째는 '루니-판 페르시-웰백'으로 짜인 공격의 삼각편대가 형성됐다. 4-2-3-1 포메이션에서 판 페르시가 원톱, 루니가 공격형 미드필더, 웰백이 왼쪽 윙어로 배치되면서 공존한 것. 판 페르시가 최전방에서 골을 노리는 역할이었다면, 루니는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을 오가면서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과 더불어 팀 공격을 조율했으며, 웰백은 최전방까지 넘나들며 판 페르시의 고립을 풀어줬다. 향후 맨유 공격력은 세 선수 공존의 힘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는 루니가 드디어 골을 터뜨렸다. 8~10월초에는 부상으로 빠졌거나 복귀 후 미드필더에 배치된 영향 때문인지 골이 없었다. 최근 A매치 2경기에서 3골 넣으면서 골 감각을 가다듬은 끝에 스토크 시티전에서 2골 기록했다. 실질적으로 자책골 포함하여 세번이나 골망을 흔들었지만, 자책골에 위축되지 않고 2골 넣었던 저력이 놀라웠다. 이러한 루니의 폼이 꾸준히 유지되면 맨유는 첼시-맨시티와의 선두 경쟁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

'제코 2골' 맨시티의 값진 역전승

맨시티는 웨스트 브로미치 원정에서 2-1로 이겼다. 후반 22분 셰인 롱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조커로 투입된 제코가 후반 35분과 47분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으면서 팀에 승점 3점을 안겨줬다. 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반 23분 밀너의 퇴장으로 남은 시간 10명으로 버텼지만 제코의 2골이 맨시티를 구했다. 제코는 올 시즌 투입했던 5경기 중에 4경기에서 조커로 투입하여 골맛을 봤다. 지난 시즌 최종전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에서는 교체 멤버로서 후반 45분에 동점골을 넣었던 경험이 있다. 기복이 심한 약점 속에서 '슈퍼 서브'의 진가를 발휘했다.

하지만 맨시티는 웨스트 브로미치전 역전승에 도취되어서는 안된다. 슈팅 24개를 날렸으나 유효 슈팅이 8개였다. 제코의 골 감각이 뒷받침하지 못했다면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코와 더불어 양팀 최다 슈팅(5개)을 날렸던 발로텔리는 이번에도 골이 없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7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상황. 팀 내 입지 약화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던 제코와 대조적이다. 맨시티 화력이 첼시와 맨유를 능가하려면 만치니 감독이 공격수들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