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스토크 시티(이하 스토크)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15분 피터 크라우치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전반 35분 하비 가르시아가 동점골로 맞대응했으나 더 이상의 골은 없었다. 리그 4위(2승2무)를 기록했지만 지난 시즌 1~4라운드를 모두 이겼던 것과 비교하면 경기력이 떨어졌다. 스토크전을 비롯해서 올 시즌 초반에 노출된 맨시티 문제점은 무엇인가?
'2승2무' 맨시티, 강팀의 면모가 조금 약해졌다
우선,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그 최소 실점 1위였다.(38경기 29실점) 하지만 올 시즌 4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허용했다. 1라운드 사우스햄프턴전과 2라운드 리버풀전에서 2실점씩 내줬으며 3라운드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과 4라운드 스토크전에서는 상대팀에게 1실점씩 헌납했다. 6실점 중에 5실점은 박스 안에서 수비수 마크가 느슨했거나 공중볼 경합에서 밀렸다. 사우스햄프턴전 2실점의 경우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 지난 시즌보다 수비력이 조금 약해졌다.
스토크전에서 크라우치에게 실점을 허용했던 장면은 맨시티 입장에서 억울했지만(볼이 크라우치의 손을 맞았다.), 그 이전에는 콤파니가 크라우치에게 향하는 공중볼을 따내지 못했다. 다만, 신장 201cm의 크라우치를 제공권에서 이기는 것은 누구도 쉽지 않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맨시티 특유의 파상공세가 스토크전에서 재현되지 못했다. 원톱으로 뛰었던 발로텔리는 잦은 패스미스를 범했고, 테베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연계 플레이에 충실했지만 평소처럼 공격수로서 골을 터뜨리기까지 팀 공격을 풀어가는 역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오른쪽 윙어였던 나스리는 임펙트가 부족했으며, 왼쪽 윙어 싱클레어는 볼 터치가 적어지면서 새로운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이 잘 안맞았다. 두 윙어가 제 구실을 못하자 맨시티 공격이 중앙쪽으로 쏠리는 분위기였지만 오히려 스토크의 끈질긴 저항에 시달리는 빌미가 됐다.
특히 후반전에는 스토크에게 경기 주도권을 허용했다. 공격 옵션들의 불협화음이 거듭되면서 스토크가 반격을 노릴 기회가 잦아졌다. 후반 중반에는 맨시티 수비수들이 스토크 공격 옵션들의 포어 체킹을 받으면서 전방쪽으로 볼을 찔러주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18분에는 테베스를 빼고 배리를 교체 투입하면서 야야 투레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렸지만 발로텔리가 고립되면서 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거의 대부분의 선수가 수비에 가담했던 스토크의 끈질긴 응집력도 맨시티 공격 옵션들을 힘들게 했다.
지금까지 맨시티 4-2-3-1에서는 실바의 비중이 높았다. 실바는 2선에서 다양한 형태의 패스를 연결하거나 직접 돌파를 시도하면서 스스로 공격을 창출하는 지능적인 경기를 펼쳤다. 실제로 스토크전에서는 후반 28분 실바가 교체 투입하면서 맨시티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바는 올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유로 2012 출전에 따른 휴식 부족 때문인지 지난 시즌보다 활력이 떨어졌다. 맨시티 공격 전술 완성도가 약해진 이유다. 그런 맨시티가 앞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실바가 없을 때, 3백을 가동하지 않을 때의 또 다른 전술이 효과를 봐야 한다.
발로텔리는 올 시즌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면서 아궤로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 유로 2012에 비해 날카로움이 약해졌다. 세밀한 패스 연결과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이 요구된다. 스토크전의 경우 테베스가 원톱으로 올라가고 발로텔리가 왼쪽 윙어, 야야 투레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으면 더 좋았을 경기였다. 2010/11시즌에 주로 선보였던 공격 조합이다. 현재로서는 아궤로의 빠른 부상 회복이 필요하다.
물론 맨시티가 강팀의 면모를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다. 사우스햄프턴전에서 1-2로 질뻔했던 경기를 3-2로 역전시켰으며 이번 스토크전에서는 상대팀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가르시아의 동점골로 따라붙었다. 스토크전 공격력이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올 시즌 4경기에서 9골 넣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맥 풀린 모습을 보인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올 시즌에는 새로운 이적생들이 가세하면서 4-2-3-1과 3-4-1-2를 병행하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주역이었던 실바의 폼은 떨어졌으며 아궤로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선수들이 지난 시즌과 다른 여건에서 경기를 펼치게 됐다. 맨시티가 100% 전력을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