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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의 2:2 무승부, 예상외로 고전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무승부에 그쳤다. 11일 저녁 10시(한국 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13분 기성용 자책골로 힘든 초반을 보냈다. 전반 44분에는 곽태휘가 동점골, 후반 10분에는 이동국이 역전골을 넣었으나 후반 13분 산자르 투르수노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A매치 우즈베키스탄전 5연승 도전이 무산되었으며 A조에서 2승1무를 기록했다. 10월 17일 오전 0시 30분 이란 원정이 부담스럽게 됐다.

[전반전] 자책골 허용했던 기성용, 곽태휘 동점골 도왔다

한국은 경기 초반 우즈베키스탄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전반 1분 왼쪽 윙어 하사노프가 한국 오른쪽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돌파를 시도했으며 전반 5분에는 오른쪽 윙어 투르수노프가 김보경-박주호를 뚫으려 했다. 공격 옵션들은 한국의 빌드업이 시작되기 전에 포어체킹을 펼쳤으며 수비시에는 윙어들이 아래쪽으로 자주 내려오면서 포백을 보호했다. 원정팀 한국은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많았으나 전체적인 공격 전개 속도는 느렸다. 전반 8분 후방에서 이근호쪽으로 연결되는 롱볼을 띄웠을 정도로 미드필더진에서 유기적인 패스워크가 살아나지 못했다.

홈팀 기세에 눌린 한국은 전반 13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제파로프 오른쪽 코너킥이 한국 골문에서 투르수노프 헤딩 슈팅으로 이어졌고, 볼이 기성용 머리를 맞추고 말았다. 그 이전 바카예프에게 실점을 허용할 뻔한 장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바카예프가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받아 골키퍼 정성룡을 제친 뒤 슈팅을 날린 것을 이정수가 걷어내면서 코너킥이 됐다. 문제는 한국의 수비 뒷 공간이 계속 뚫렸다.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부족했으며 특히 고요한이 하사노프를 비롯한 상대팀 선수를 번번이 놓쳤다.

한국은 전반 23분까지 슈팅 1-5(유효 슈팅 0-4, 개)로 밀렸다. 우즈베키스탄의 강력한 압박을 받으면서 중원 장악에 실패했고 좌우 윙어들의 돌파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이동국이 고립됐다. 탈압박에 강한 구자철 결장이 아쉬웠다. 그나마 이근호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중앙과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팀의 공격 기회를 마련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전반 25분 이후에는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 이청용이 중앙으로 스위칭하면서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그러나 전반 27분 박주호 왼쪽 크로스가 완만하게 향하면서 왼쪽 측면에서 위협적인 공격이 연출되지 못했다. 한국의 공격 불균형이 벌어진 것이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은 전반 44분 곽태휘 동점골로 1:1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기성용이 먼 거리에서 오른발 프리킥을 올린 것을 곽태휘가 헤딩골을 터뜨렸다. 이 골이 없었으면 한국은 남은 시간 공격에 올인하면서 수비에 부담을 느껴야 했다. 곽태휘 골은 1골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한국의 전반전 부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전반전만을 놓고 보면 하대성-고요한 선발 투입은 실패작이다. 두 선수는 서울의 K리그 1위 도약을 기여했으나 그동안 대표팀에서 동료 선수들과 어느 정도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평가전과 달리 대표팀 경험을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하대성은 예상과 달리 최강희호 4-2-3-1에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서울에서는 앵커맨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되면서 팀의 공격을 조율하거나 골을 노렸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평소와 다른 역할을 맡았는지 패스의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중원 장악 및 기성용과의 공존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성용은 김한윤(서울 시절) 김정우(남아공 월드컵) 박종우(런던 올림픽) 같은 수비력이 악착같은 선수와 호흡을 맞출때 공격력이 살아나는 타입이다. 최강희호가 기성용-하대성 공존을 생각해봐야 한다.

[후반전] 이동국 동점골, 그러나 3분 뒤 동점골 허용...2:2 무승부

한국 선수들은 후반전이 되면서 몸놀림이 가벼워졌다. 우즈베키스탄이 전반 초반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는지 전반 25분 무렵부터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한국에게 주도권을 허용했다. 그 흐름이 후반전에도 이어지자 한국 미드필더들의 패싱력이 살아났다. 후반 9분에는 김신욱이 이청용을 대신해서 교체 투입하면서 이동국과 투톱을 맡았다. 이근호는 오른쪽 윙어로 전환했다.

후반 10분에는 이동국이 역전골을 작렬했다. 골문 중앙에서 박주호 크로스를 왼발로 받아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부진했으나 결정적 한 방을 터뜨렸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13분 투르수노프에게 동점골을 허용 당하면서 스코어는 2-2가 됐다. 제파로프의 오른쪽 코너킥이 투르수노프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한국은 제파로프 코너킥 상황에서 2실점 내줬다. 선수들의 세트 피스 수비가 매끄럽지 못했다.

한국은 2-2가 되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진 기색을 보였다. 공격 전개가 다시 둔화되자 후방에서 부정확한 롱볼이 올라왔다. 후반 20분에는 수비수들이 제파로프를 놓치는 장면이 있었으며 2분 뒤에는 이정수 패스미스가 우즈베키스탄 역습으로 이어질 뻔했다. 후반 25분 역습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우즈베키스탄에게 경기 주도권을 빼앗겼다. 1분 뒤에는 이근호가 벤치로 들어가고 박주영이 조커로 투입됐다. 박주영은 후반 31분 동료 선수에게 킬러 패스를 찔러줬다. 볼이 상대 수비에 막혔지만 시도가 나쁘지 않았다. 소강 상태였던 한국 선수들에게 과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37분 하대성을 대신해서 윤빛가람을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대성이 교체 이전에 상대 수비의 거친 태클에 넘어졌던 요인도 있지만, 윤빛가람은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킥력까지 뛰어나다. 결정적인 공격 전개로 골 기회를 노리겠다는 최강희 감독의 심산이다. 후반 46분에는 박주영 슈팅이 우즈베키스탄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결승골을 놓쳤다. 끝내 한국은 2:2로 비겼다.

-한국vs우즈베키스탄, 출전 선수 명단-

한국(4-2-3-1) : 정성룡/박주호-이정수-곽태휘-고요한/기성용-하대성(후반 37분 윤빛가람)/김보경-이근호(후반 26분 박주영)-이청용(후반 9분 김신욱)/이동국
우즈베키스탄(4-4-1-1) : 네스테로프/가도예프-이스마일로프-필립오시얀-쇼라메도프/하사노프(후반 36분 갈리우린)-무사예프-카파제-투르수노프/제파로프/바카예프(후반 20분 게인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