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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저녁 10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주목하라

 

결전의 그날이 왔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최종예선 3연승에 도전한다. 오늘 저녁 10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를 노린다. 한국은 지난 6월에 걸쳐 카타르(4-1) 레바논(3-0)을 물리쳤으며 우즈베키스탄까지 제압하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위를 확고히 다지게 된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9전 7승1무1패로 앞섰다. 첫 대결이었던 1994년 10월 13일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4강에서 0-1로 패했지만 그 이후 8경기에서 7승1무를 거두었다. 두 번의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는 1승1무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25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졌던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는 4:2로 승리했다. 이동국과 김치우가 2골씩 기록했다.

1. 우즈베키스탄전, 당연히 이겨야 한다

만약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한다고 가정하면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행보가 힘겨울 전망이다. 4차전이 이란 원정(10월 17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역대 이란 원정 4경기에서 2무2패에 그쳐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은 해발 1273m의 고지대에 위치했으며 10만명에 달하는 홈팬들의 응원은 원정팀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최강희호가 우즈베키스탄전에 이어 이란전마저 승리하지 못하면 브라질행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며 남은 5~8차전을 모두 이겨야 하는 절박한 심정을 갖게 된다.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해야 이란 원정에서 승점 1점을 획득해도 잔여 일정에 임하는 마음이 가벼워진다.

한국은 객관적 전력상 우즈베키스탄에 우세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이길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최강희호를 향한 여론의 반응이 악화될 것이다. 8~9년 전 쿠엘류호가 표류했던 이유는 아시아 약체팀들에게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조광래 전 감독이 경질되었던 결정적 빌미는 레바논 원정 패배였다. 누구도 레바논전 패배를 예상치 못했다. 과거의 전례를 놓고 보면 최강희 감독에게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는 당연히 필요하다.

2. 이근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에이스 입증할까?

무엇보다 이근호의 골이 기대된다. 최강희호 최다 득점 1위(5골)를 기록중이다. 2월 29일 쿠웨이트전 1골, 6월 8일 카타르전 2골, 8월 15일 잠비아전 2골로 승승장구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아시아팀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으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챔피언' 잠비아전에서 2골 넣으면서 자신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근호는 과거 올림픽대표팀 시절 우즈베키스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07년 3월과 4월에 걸쳐 진행된 베이징 올림픽 2차예선 우즈베키스탄전 2경기에서 왕성한 기동력과 날카로운 침투를 과시하며 한국의 승리를 공헌했다. 비록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당시 2경기를 계기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해 8월 22일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후반 33분 터닝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으며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최강희호 에이스임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3. 최강희호 포지션 경쟁 짚어보기

(1) 4-2-3-1 or 4-4-2 : 이근호 경쟁자 누구?

최강희호는 지금까지 4-2-3-1과 4-4-2를 번갈아 활용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어떤 포메이션을 선택할지, 멀티 플레이어 이근호가 어느 포지션에서 뛰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의 포메이션이 4-2-3-1이라면 이근호는 2선 미드필더를 맡는다. 최근 구자철이 부상으로 불참하면서 이근호의 공격형 미드필더 출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활동량과 골 생산에서 최강희 감독의 인정을 받으며 구자철 대체자로 주목받고 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는 낯선 포지션이다. 그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지 않으면 박주영-이승기-윤빛가람 중에 한 명이 이동국을 보조하게 된다.

이근호는 왼쪽 윙어로 뛸 때의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다. 김보경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경험에서는 이근호가 우세지만 김보경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김보경은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카타르전 2도움, 2차전 레바논전 2골로 한국의 2연승을 주도했다. 당시 2경기 활약을 계기로 박지성 대표팀 은퇴 공백을 메울 적임자 또는 박지성 후계자로 떠올랐다. 지난달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의 동메달 획득을 공헌했다.

한국이 4-4-2로 나서면 이근호는 이동국 파트너로서 김신욱-박주영과 경쟁한다. 김신욱은 196cm 장신 공격수로서 제공권이 강하며 K리그에서 발기술을 연마하며 나날이 업그레이드되는 기량을 과시했다. 박주영은 지난 몇년 동안 한국의 정상급 공격수로 맹위를 떨쳤다. 비록 아스널(잉글랜드)에서 결장을 거듭했지만 조광래호 시절에 많은 골을 터뜨렸다. 이근호와의 주전 경쟁에서 쉽게 밀릴만한 선수들이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최강희호 에이스' 이근호가 어떤 형태로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선발로 뛸 것이다.

(2) 기성용 파트너 : 하대성 or 박종우

기성용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선수는 누굴까. 최강희 감독이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미드필더들의 패싱 플레이를 강화하면 하대성이 선발 출전할 것이며, 중원 수비 안정을 꾀하면서 기성용 공격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면 박종우가 하대성을 밀어낼 것이다.

하대성은 최강희 감독의 '닥공(닥치고 공격)'에 어울리는 선수다. 중원에서 짧고 정확한 패스로 팀 공격을 조율하면서 경기 상황에 따라 공격진에 킬러 패스를 찔러준다. 지난 3시즌 동안 K리그에서 18골 기록할 정도로 중앙 미드필더 치고는 득점력이 뛰어나다. 올 시즌 서울의 K리그 1위를 이끌었던 활약상이 최대의 강점. 박종우는 런던 올림픽에서 기성용과 찰떡궁합 호흡을 맞췄다. 중원에서 악착같은 수비력을 과시하며 기성용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아직 A매치 출전 경험이 없지만 런던 올림픽 활약을 계기로 최강희 감독의 인정을 받게 됐다.

(3) 좌우 풀백 : 박주호 or 윤석영, 고요한 or 오범석

박주호와 윤석영은 왼쪽 풀백을 놓고 포지션 경쟁을 펼친다. 박주호가 소속팀 FC 바젤(스위스)에서 유럽리그 경험을 쌓았다면 윤석영은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로 활약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이 월드컵 최종예선임을 감안하면 아직 A매치 출전이 없는 윤석영에 비해서 카타르-레바논전에서 구김살 없는 활약을 펼친 박주호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하지만 윤석영의 오름세를 무시할 수 없다.

'K리그 라이벌' 서울과 수원의 오른쪽 풀백을 맡는 고요한과 오범석은 대표팀에서 경쟁 관계를 형성했다. 고요한은 본래 중앙 미드필더였지만 지난해 후반기 K리그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전환하면서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했다. 저돌적인 오버래핑과 정확한 공격 연결, 빼어난 수비력으로 서울의 선두 질주를 공헌했다. 오범석은 고요한보다 오른쪽 풀백 경험이 풍부한 이점이 있다. 개인 기량을 놓고 보면 고요한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수원의 최근 성적 부진과 고요한 폭풍 성장에 따른 여파가 우즈베키스탄전 선발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한다.

4. 우즈베키스탄에서 경계할 K리그 출신 3인방

(1) 세르베르 제파로프(전 FC서울, 알 샤밥)

제파로프는 2010년 7월부터 1년 동안 K리그 서울에서 뛰었던 공격형 미드필더다. 2010시즌 후반기에는 18경기에서 1골 7도움 기록하며 서울의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08년과 2011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를 수상하면서 아시아 정상급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날카로운 패싱력과 창의적인 경기 운영, 군더더기 없는 드리블을 자랑하지만 수비 가담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2007년 7월 5일 A매치 한국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넣었으며(당시 한국이 2-1 승리) 분요드코르 소속이었던 2009년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포항전에서 2골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끈 경험이 있다.

(2) 알렉산더 게인리히(전 수원 블루윙즈, 악토베)

공격수 게인리히는 2011시즌 수원에서 20경기 출전했으나 스테보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3골에 그쳤다. 그 해 1월 아시안컵 3~4위전 한국전에서 2골 넣으면서 국내 축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렸지만(당시 한국이 3-2 승리) K리그에서는 기복이 심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한국을 떠났지만 지난 7일 쿠웨이트와의 평가전에서 2골 넣으며 여전히 우즈베키스탄 최전방을 주름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UAE 에미리츠 클럽에서 활약했으며 지금은 카자흐스탄 악토베에서 뛰고 있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 예선 5경기에서 1골 넣었다.(팀은 본선 진출 실패)

(3) 티무르 카파제(전 인천 유나이티드, 악토베)

카파제는 2011년 인천 공격을 빛냈던 선수였다. 측면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공격수를 번갈아가며 30경기 5골 3도움 기록했다. 빠르고 날카로운 볼 배급을 자랑하는 멀티 플레이어이며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활동한다. 제파로프와 더불어 공격에 치우치는 단점이 있지만 개인 실력이 뛰어난 선수임에 틀림없다. 지난 시즌 종료 후 UAE 알 샤르자를 거쳐 카자흐스탄 악토베로 이적하여 게인리히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 예선 6경기 모두 90분 출전했으며 1골 기록했다.

-한국의 우즈베키스탄전 예상 BEST 11-

정성룡/박주호(윤석영)-이정수-곽태휘-고요한(오범석)/기성용-박종우(하대성)/김보경(이근호)-이근호(박주영)-이청용/이동국(김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