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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제2의 박지성, 지동원을 찾아라! 한국축구를 빛낼 유망주들의 격돌!

 

부제 : 전국 고등학교 축구 결승전 현장 스케치

8월 3일 오전 11시 서울 효창운동장에서는 '제45회 대통령금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이하 대통령금배)' 결승전이 진행됐습니다. 7월 24일부터 8월 3일까지 11일 동안 효창운동장 외 3개 구장에서 고등학교 31개 팀이 전국대회 우승을 놓고 격돌했습니다. 결승전에서는 서울 보인고, 경기 수원 매탄고가 맞붙었으며 두 팀의 결승전 현장을 공개합니다. 참고로 대통령금배는 스포츠토토를 비롯한 여러 단체가 협찬했으며, 대한축구협회와 경향신문사가 주최했습니다.

[사진=대통령금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 현장. 보인고 선수들이 헹가래를 하는 모습입니다. 전광판 밑에는 '스포츠토토(주)'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사진=매탄고, 보인고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악수하는 장면]

대통령금배는 1968년에 창설된 전국 고등학교 최고의 팀을 가리는 대회입니다. 올해까지 45회 대회를 치르면서 수많은 축구 유망주들을 배출하여 한국 축구 발전에 이바지했습니다. 차범근(경신고) 허정무(영등포공고) 신연호(금호고) 이운재(청주상고) 이동국(포철공고) 박지성(수원공고) 박주영(청구고) 같은 한국 축구의 스타들도 대통령금배를 통해 성장했습니다.

[사진=보인고와 매탄고의 결승전 모습]

대통령금배는 최근 유소년 축구가 주말 리그로 개편되면서 여름방학 기간에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날 결승전에서는 전교생이 단체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들과 일반 학생들이 서로 똘똘 뭉쳐 열띤 응원전을 펼쳤습니다. 보인고 관중석에서는 "오 필승 보인고"를 외치며 선수들을 응원했고, 매탄고를 응원하는 분 중에는 K리그 수원 블루윙즈의 클래퍼를 들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참고로 매탄고는 2008년 창단된 수원의 산하 클럽(U-18)입니다.

보인고와 매탄고는 국내 고교축구 정상급 경기력을 자랑합니다. 보인고는 지난 2월에 펼쳐진 제39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우승팀이며, 2012 전국 고등 축구리그(주말리그) 서울 동부지역 1위(13승2무)를 기록 중입니다. 매탄고는 2012 챌린지리그(K리그 산하 클럽리그) 1위(12승3무2패)를 달리고 있습니다. 제45회 대통령금배 결승전은 2012년 한국 최고의 고등학교 축구팀을 가리는 상징성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사진=보인고 선수들은 첫 골이 터지자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전반전] 보인고, 경기를 지배하다

매탄고 선수들은 경기 초반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공격 점유율을 늘렸습니다. 수원 유스팀이라서 그런지 무언가 앞서 간다는 막연한 느낌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보인고 역습으로 후방이 허물어지면서 잇따른 수비 뒷공간을 노출했습니다. 전반 13분에는 보인고 공격형 미드필더 노영균이 골문 가까이에서 매탄고 골키퍼를 농락하고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보인고는 2분 뒤 오프사이드를 범했으나 또 골망을 흔들면서 매탄고 수비를 위협했습니다.

보인고 파상공세는 계속됐습니다. 전반 24분에는 박스 중앙에 있던 선수가 매탄고 수비 2명의 마크를 뿌리치고 왼쪽 측면에서 동료 선수가 찔러준 패스를 받아내서 슈팅을 날렸습니다. 정확도가 떨어졌지만 매탄고 수비 약점을 이용했던 장면입니다. 전반 28분에는 보인고 공격수 양성식이 박스 중앙에서 볼을 잡을 때 매탄고 수비수들을 제치면서 슈팅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볼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보인고는 4-3-3 포메이션을 구사했으며 공격 옵션끼리의 스위칭이 활발했습니다. 선제골을 넣은 노영균의 패스를 활용한 공격 전개가 힘을 얻었습니다.

[사진=보인고와 매탄고의 결승전 모습]

[후반전] 보인고 선 수비-후 역습, 우승의 원동력

매탄고는 후반 시작 전 한정우를 교체 투입하면서 왼쪽 공격을 보강했습니다. 전반전에 양 날개를 이용한 공격이 풀리지 않자 조커 카드를 띄웠습니다. 낮 기온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대통령금배 우승을 위해 후반전에 모든 힘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라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뛰었습니다. 보인고가 후방에서 공격을 풀어갈 때 포어체킹으로 대응할 정도였습니다.


페이스가 좋았던 매탄고에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후반 16분 보인고 역습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했습니다. 1분 뒤 보인고 장지성이 페널티킥 골을 넣으면서 스코어는 2-0이 됐습니다. 이에 매탄고는 후반 23분 공격수 방찬준이 추격 골을 넣었습니다. 보인고가 후방에서 잘못 걷어낸 볼을 매탄고 선수가 가로채면서 오른쪽 측면 크로스로 이어졌고 방찬준이 골로 연결했습니다.

두 팀은 적극적인 선수 교체를 펼치면서 골을 넣기 위한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후반 40분에는 보인고가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굳혔습니다. 양성식은 골대 중앙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조원빈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왼발 슬라이딩으로 밀어 넣는 '보인고 우승 확정' 슛을 날렸습니다. 보인고 우승으로 굳어진 순간이었습니다.

[사진=보인고 선수들이 결승전을 마친 뒤 심덕보 감독을 행가레 하는 모습]

저는 2009년 가을에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전국 고등 축구리그 결승전을 관전했습니다. 당시 광양제철고(전남 U-18) 우승을 이끈 지동원 활약상을 지켜봤었죠. 그때는 고등학생 축구 선수였지만, 3년 후 런던 올림픽 8강 영국전에서 선제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지동원이 소속된 선덜랜드 경기를 볼 때마다 그의 고등학교 시절의 모습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고등학교 축구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주 경기력을 보는 매력이 있어서 종종 현장을 찾고 싶어집니다. 제가 이번에 봤던 보인고와 매탄고 선수 중에서 누군가 한국 축구를 빛낼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지 않을까요?

*본 포스트는 스포츠토토 공식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