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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의 판 페르시 영입, 현실 가능성은?

 

최근 잉글랜드 언론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아스널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 영입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일간지 <미러>는 18일 기사를 통해 "맨유가 판 페르시 영입전에서 2000만 파운드(약 358억원)에 얻을거라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판 페르시는 아스널과의 결별이 유력하면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이적설이 줄기차게 거론되었지만 맨유도 영입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맨유와 아스널이 라이벌 관계이자, 아스널 선수가 맨유로 이적한 경우가 근래 없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루머가 제기된 것 자체만으로 맨유의 의중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만약 맨유가 판 페르시를 노리고 있다면 두 가지 목적을 얻으려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20번째 우승을 올 시즌에 이루겠다는 뜻입니다. 웨인 루니의 파트너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영입해서 화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죠. 둘째는 맨시티 공격력 보강을 막겠다는 심산입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부터 판 페르시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맨유에 의해 무산되면 부자 클럽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맨시티가 맨유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은 축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4년전에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맨시티의 거액 제안을 받았음에도 우승을 위해서 맨유를 택했지만, 지금의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입니다.

하지만 두번째 이유는 현실성이 낮습니다. 맨유가 자금력에서 맨시티에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맨체스터 두 팀의 판 페르시 영입전은 이적료와 주급에서 희비가 교차 될 것입니다. 아스널이 판 페르시 재계약 거부를 인정하면서도 잔여 계약기간 1년을 채우길 바라는 이유는 그를 영입할 다른 팀에게 두둑한 이적료를 받겠다는 꼼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아스널은 이적료를 얻을 수 없습니다.(지금의 베르바토프와 달리 옵션이 없을 경우) 재정 적자를 극복해야 하는 아스널로서는 이적시장 마지막까지 높은 이적료를 원할 겁니다. 적자가 쌓인 맨유보다는 중동 자본에 힘을 얻은 맨시티가 더 유리합니다.

주급도 마찬가지 입니다. 맨유는 2년 전 웨인 루니와 트러블이 벌어졌지만 주급을 대폭 올리는 재계약을 맺으며 갈등을 봉합했습니다. 루니 본인은 돈 때문에 맨유를 떠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그 당시에는 다른 특급 스타들에 비해서 주급이 적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영입설이 외부에서 빗발쳤을 때,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스네이더르 영입을 부정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높은 주급에 따른 부담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 맨유가 판 페르시와 계약하려면 루니와 맞먹는 주급을 제시해야 합니다. 판 페르시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자존심을 내걸고 리그 톱클래스 주급을 원할테니까요. 그러나 맨유보다는 맨시티가 판 페르시 주급을 맞춰줄 최적의 팀입니다.

다만, 판 페르시가 맨시티로 이적하는데 있어서 한 가지 불안 요소가 있습니다. 맨시티에서 주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궤로-제코-테베스-발로텔리와 경쟁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제코의 AC밀란 이적설이 제기되면서 판 페르시를 영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맨시티가 전력 안정을 위해서 제코가 아닌 다른 잉여 자원을 정리하면 판 페르시 영입에 있어서 25인 로스터 유지에 이상 없습니다. 아무리 제코가 기복이 심하지만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0경기 14골의 스탯이라면 반드시 처분할 선수까지는 아닙니다. 어쨌든 판 페르시는 맨시티로 이적하면 아스널과 다른 분위기에 적응해야 합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 안착한 에당 아자르가 맨체스터 두 팀이 아닌 첼시로 이적한 이유는 높은 주급과 꾸준한 선발 출전이라는 두 마리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맨시티로 이적하기에는 사미르 나스리 같은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해야하며 맨유는 주급이 걸림돌입니다. 그럼에도 판 페르시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아자르처럼(아마도?) 맨시티 후보 전락을 걱정하지 않겠지만, 그가 돈이 아닌 경기 출전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맨시티 이적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그럼에도 판 페르시가 많은 주급을 챙길 적기는 지금이지만)

그러나 맨유도 판 페르시에게 붙박이 주전을 보장할지는 의문입니다. 잦은 부상이 의심스럽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없이 많은 경기를 뛰었으나 유로 2012까지 참가하면서 피로가 쌓였습니다. 더욱이 퍼거슨 감독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선호합니다. 공격진에 루니-웰백-에르난데스가 있으며 베르바토프는 아직 팀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카가와 신지의 공격수 기용도 가능합니다. 루니-판 페르시 투톱을 고정하면 웰백-에르난데스 같은 젊은 공격수들의 성장이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웰백-에르난데스는 맨유 에이스로 자리잡기 위해서 많은 출전 시간이 필요합니다.

맨유는 판 페르시 같은 공격수 보강 보다는 중앙 미드필더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 의해 영입 필요성이 지겨울 정도로 제기되어서 긴 말하지 않겠습니다. 최근에는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영입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밀리는 모양새입니다. 판 페르시 영입에 많은 돈을 쏟는 것 보다는 팀의 미래를 짊어질 중앙 미드필더 영입이 최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