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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판 페르시 재계약 거절, 맨시티 이적?

 

네덜란드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가 아스널과의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다른 팀으로 떠날 것으로 보입니다. 판 페르시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오랫동안 열심히 생각했지만 나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아스널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판 페르시 결정을 존중한다. 판 페르시는 계약이 1년 남았으며 그 기간 동안 클럽에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판 페르시가 1년 더 아스널에 머물기를 바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나 판 페르시가 1년 더 아스널에 머물 가능성은 적습니다. 2012/13시즌이 끝나고 다른 팀의 일원이 되면 아스널은 이적료를 얻을 수 없습니다. 아스널이 이적료를 충당하려면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판 페르시의 이적을 허용해야 합니다. 이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판 페르시의 결정(재계약 거부)을 존중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사실상 판 페르시의 이적은 시간 문제 입니다. 이제는 어느 시점에 새로운 팀의 유니폼을 입을지 주목됩니다.

판 페르시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유벤투스,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설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우선, 판 페르시의 유벤투스-파리 생제르맹 이적 가능성은 낮습니다.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 세리에A 무패 우승에 성공했던 클럽입니다. 하지만 세리에A는 유럽리그 4위로 추락할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습니다. 유럽리그 1위 프리미어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던 판 페르시에게 세리에A는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파리 생제르맹도 마찬가지 입니다. 최근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인건비에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프랑스 리게 앙은 유럽 빅 리그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판 페르시 행선지는 맨시티가 유력합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며 아스널에서 7시즌 연속 무관을 경험했던 판 페르시의 동기부여를 끌기에 충분합니다. 맨시티에서 많은 주급을 얻으면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죠.

그러나 맨시티가 판 페르시를 영입하려면 아궤로-제코-발로텔리-테베스 같은 기존 공격수 1명을 정리해야 합니다. 4명의 공격수는 맨시티가 쉽게 처분할 선수들이 아닙니다. 아궤로는 팀의 에이스이며, 제코는 얼마전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결렬되었지만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0경기 14골 기록할 정도로 실력이 약한 선수가 아닙니다. 발로텔리는 말썽이 많지만 유로 2012 3골을 통해서 빅 매치 경험을 쌓았고, 테베스는 지난 시즌 막판 맹활약으로 맨시티 우승에 기여하면서 한때 탕자였던 이미지를 회복했습니다.

4명 중에서는 제코의 이적이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맨시티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얻기에는 기복이 심합니다. 스탯만을 놓고 보면 지난 시즌 활약은 좋았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2011년 1월 이적시장에서 경신했던 이적료 2700만 파운드(약 478억원) 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얼마전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추진되었던 전례를 놓고 보면 다른 공격수들에 비해서 맨시티 구단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제코를 영입할 빅 클럽이 마땅치 않지만, 지난 시즌 아데바요르 토트넘 임대와 같은 사례라면 제코의 임대도 염두할 수 있습니다.

판 페르시 이적 이후의 아스널 공격수 향후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스널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루카스 포돌스키, 올리비에 지루 같은 두 명의 공격수를 영입했습니다. 192cm의 지루가 판 페르시를 대신해서 원톱으로 나올 것이며 포돌스키는 공격수와 왼쪽 윙어를 겸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루가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박주영이 조금이라도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선덜랜드에 임대됐던 니클라스 벤트너가 아스널에 잔류하면 박주영 전망이 어려워집니다. 벤트너는 아스널에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지만 빅 클럽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습니다. 판 페르시가 떠난 상황이라면 지루-포돌스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백업 멤버로 나설 수 있죠. 하지만 선덜랜드에서 기복이 심했던 단점을 미루어보면 아스널 잔류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백업멤버 마루앙 샤막도 마찬가지 입니다. 벤트너-샤막에 비해 아스널에서 덜 검증된 박주영은 앞으로 두달 뒤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