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현지 팬들이 뽑은 '2012년 첼시 올해의 선수'는 후안 마타(24)로 선정됐습니다. 마타는 지난해 여름 이적료 2600만 파운드(약 480억원)를 기록하고 발렌시아에서 첼시로 이적했습니다. 2011/12시즌 종료를 앞둔 현재까지 43경기에서 12골 19도움 기록했으며 프리미어리그 34경기에서는 6골 13도움 올리며 팀의 주력 선수로 떠올랐습니다. 왼쪽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창의적인 공격 패턴으로 팀 전력에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아직 20대 중반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몇년 동안 첼시의 미래를 짊어질 것임에 분명합니다.
[사진=후안 마타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마타, 세대교체 요원했던 첼시의 히든 카드
첼시에게 세대교체는 중요했습니다. 조세 무리뉴 감독(레알 마드리드)과 팀의 영광을 함께했던 주력 선수들이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거나, 노쇠화에 빠졌거나, 잦은 부상으로 신음했습니다. 골키퍼 페트르 체흐만이 꿋꿋이 분전했을 뿐이죠. 2000년대 후반 첼시로 이적했던 일부 30대 선수는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한마디로 30대 선수들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불과 2010년까지는 존 오비 미켈만이 영건 중에서 유일하게 두각을 떨쳤습니다.(당시에는 하미레스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 그러나 당시의 미켈은 많은 출전 횟수에 비해서 미완의 대기라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2011/12시즌의 첼시는 마타를 비롯해서 하미레스-루카스-스터리지-토레스 같은 20대 선수들의 출전이 많았습니다. 시즌 중반에는 오리올 로메우라는 21세 영건이 중원의 신선한 에너지로 떠올랐었죠. 안첼로티 체제와 비교하면 20대 선수들이 스쿼드에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늬앙스가 강했습니다. 그 중에서 마타-하미레스의 활약이 가장 빼어났습니다. 하미레스의 경우는 첼시 선수들이 뽑은 2012년 올해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죠.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현재 첼시의 좌우 측면 공격을 담당중입니다.
첼시는 지난 시즌까지 말루다-아넬카를 4-3-3 좌우 윙 포워드로 활용했습니다. 시즌 후반기에는 하미레스를 오른쪽 윙어로 놓는 4-4-2로 변형한 적이 있었지만, 4-3-3 이용 빈도가 더 많았습니다. 말루다-아넬카의 공통점은 30대 선수 입니다. 당시의 아넬카 폼은 좋았지만 말루다는 기복이 심한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아넬카는 빌라스-보아스 전 감독이 부임했던 올 시즌 초반에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죠. 첼시로서는 세대교체 차원에서 두 명의 30대 측면 옵션을 대체할 필요성을 느꼈고 시즌 초반 마타-스터리지 측면 조합을 내세웠습니다. 스터리지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 대행 체제에서 벤치로 밀렸지만 마타는 붙박이 주전을 지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아직 첼시의 세대교체는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드록바-램퍼드-테리를 대체할 적임자가 마땅치 않죠. 하지만 왼쪽 측면 만큼은 마타가 말루다를 벤치로 밀어내고 붙박이 주전으로 떠올랐습니다. 마타는 때로는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하면서 팀 공격을 조율했습니다. 첼시 공격을 풀어주는 부분에 있어서 마타의 비중이 제법 컸습니다. 주변에 있는 선수와 정확한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상대 수비를 농락하거나, 동료 선수에게 침투 패스를 연결하며 단번에 골 기회를 창출하는 기질이 발달됐습니다. 주로 측면에서 활동했음에도 질 높은 패스를 띄울때가 많았습니다. 중앙에 램퍼드가 우직하게 버텼다면 왼쪽에는 마타의 아기자기함이 생생했습니다.
첼시의 또 다른 고민은 램퍼드 대체자 였습니다. 지난해 여름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영입을 시도할 정도로 플레이메이커를 고민했었죠. 그 갈증을 올 시즌에는 마타를 통해서 일정 부분 이겨냈습니다. 또 다른 마타의 강점은 돌파력이 발달됐습니다. 상대 수비 공간을 파고들면서 팀 공격을 전개하거나 직접 골을 시도했습니다. 빠른 판단력과 넓은 시야로 상대 수비 움직임을 읽으며 경기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패턴의 공격을 펼치는 장점이 있습니다. 말루다에 비해서 기복이 적었던 것도 첼시의 핵심 선수로 자리잡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마타의 장점은 20대 중반이라는 점입니다. 전형적인 영건들에 비해서 경험이 적은 것도 아니고 앞으로 몇년 동안 팀 공격을 주도하는 잠재적인 영향력을 갖췄습니다. 이미 올 시즌 활약을 토대로 첼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면서 자신의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마타의 시대'가 어색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올 시즌 팀 내 공헌도가 가장 높은 선수, 첼시 세대교체의 아이콘을 모두 아우르는 적임자를 꼽으라면 마타입니다. 팀 전술을 놓고 보면 첼시의 에이스가 맞습니다. 올 시즌 폼이 꾸준히 변치 않으면 향후 첼시에서 많은 것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