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가 3일 새벽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뉴캐슬과의 홈 경기에서 0-2로 패했습니다. 뉴캐슬 공격수 파피스 뎀바 시세에게 전반 19분, 후반 49분에 실점하고 말았습니다. 프리미어리그 6위 및 승점 61점에 그쳤으며 볼턴을 4-1로 누른 4위 토트넘(승점 65)을 따라잡는데 실패했습니다. 두 번의 잔여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4위와의 승점 격차가 4점인 것은 자력으로 빅4 수성이 어려워졌음을 말합니다. 일단 4위권 진입은 힘들어졌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좌절되면 빅4 탈락에서 탈락합니다. 뉴캐슬전 패배 치명타가 큽니다.
[사진=뉴캐슬전 0-2 패배를 발표한 첼시 공식 홈페이지 (C) chelseafc.com]
첼시, 체력적으로 어려웠다
이날 경기는 첼시가 적어도 승점 1점을 획득할 것 같았습니다. 1986년 이후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뉴캐슬에게 패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FC 바르셀로나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고 지난 주말 퀸즈 파크 레인저스를 6-1로 대파했던 기운이 뉴캐슬전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뉴캐슬전에서는 선수들의 몸놀림이 평소보다 무거웠습니다. 시즌 후반기에 엄청난 경기 일정을 소화했던 원인도 있지만 비가 내리면서 체력 소모가 더욱 심했죠. 후반 중반에는 뉴캐슬 미드필더 티오테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10분의 인저리 타임이 주어졌습니다. 경기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기운이 처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후반 49분에는 시세의 기습적인 한 방에 무너지면서 더 이상 경기를 반전시키지 못했습니다.
뉴캐슬전에서는 유효 슈팅이 3개에 그쳤습니다. 슈팅 18-13(개) 점유율 63-37(%)로 앞섰지만 뉴캐슬을 꺾기에는 결정적인 슈팅이 부족했습니다. 박스 바깥에서만 10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소용없었죠. 뉴캐슬 박스 안쪽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무득점 패배의 요인입니다. 후반 중반까지 원톱을 맡았던 토레스, 후반 16분부터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드록바 몸놀림은 결코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반전에 측면 공격을 담당했던 말루다-스터리지가 부진하면서 토레스와 공존하지 못했고, 후반전에는 2선 미드필더들의 박스 안쪽 침투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바깥에서의 움직임이 많았을 뿐이죠.
전반전을 마치고 교체된 스터리지는 디 마테오 체제에서 사실상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감독 교체 이후에 주전에서 밀려났습니다. 팀 내 입지를 회복하려면 뉴캐슬전에서 많은 능력을 보여줬어야 합니다. 얼마전 첼시가 마린(베르더 브레멘)을 영입한 것은 옳았다고 봅니다. 후반 16분에 교체된 말루다도 분발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죠. 두 윙어의 부진은 후반 중반에 하미레스가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고, 토레스가 원톱에서 오른쪽 윙어로 내려가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하미레스-토레스는 나름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그 이상의 임펙트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서 연계 플레이에 힘을 실어줄 선수가 부족했죠. 첼시 선수들이 지쳤다는 뜻입니다.
좌우 풀백이 불안했다
뉴캐슬전 패배는 애슐리 콜 결장 공백도 한 몫을 했습니다. 애슐리 콜은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었지만 오는 주말 리버풀과의 FA컵 결승전 대비 차원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버틀랜드가 대신 나섰지만 애슐리 콜 만큼의 포스를 보여주기에는 어렵습니다. 딱히 공격적인 활약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오른쪽 풀백을 맡은 보싱와가 분발할 필요가 있었지만 몸놀림이 경쾌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후반 중반부터 페이스가 떨어졌습니다. 토레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보싱와의 프리롤 역량이 요구됐습니다. 하지만 보싱와는 볼에 관여하는 움직임이 부족했습니다. 좀 더 부지런히 뛰었어야 하는데 체력 소모가 나타났습니다. 적어도 오른쪽 풀백으로서의 능력을 놓고 보면 보싱와보다는 이바노비치가 더 좋습니다. 그러나 이바노비치는 루이스-케이힐 부상 공백을 메우는 차원에서 센터백을 맡았죠.
문제는 이바노비치가 뉴캐슬전 패배의 2실점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전반 19분 시세를 놓친 것이 실점의 화근이 됐습니다. 뉴캐슬 왼쪽 풀백 산톤이 박스 안쪽으로 대각선 패스를 찔러줬을 때 이바노비치 위치선정이 불안했습니다. 시세에게 슈팅 공간을 내준 상태였습니다. 산톤이 패스를 시도하기 이전에 시세 움직임을 놓친 것이 슈팅 공간을 허용한 배경이 되고 말았죠. 후반 49분에도 시세를 놓치면서 또 실점을 내줬습니다. 테일러가 왼쪽에서 스로인을 던졌을 때 아메오비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에 시세는 아메오비에게 패스 받는 공간을 확보하면서 노마크 상태가 됐죠. 아메오비의 가슴 트래핑은 시세의 오른발 슈팅에 이은 골이 됐습니다.
첼시, 챔피언스리그 우승마저 실패하면
첼시는 뉴캐슬전 패배로 체력 저하가 누적되면서 오는 주말 리버풀과의 FA컵 결승전을 치르게 됐습니다. 현실적으로 우승 전망이 안좋습니다. 리버풀이 하루 먼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렀습니다. 안필드에서 풀럼에게 0-1로 패했지만 수아레스-제라드 같은 일부 주축 선수가 휴식을 취했습니다. 반면 첼시는 뉴캐슬에게 밀리면서 마타-드록바-램퍼드가 후반전에 교체 투입하여 체력을 소모했죠. 9일에는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리버풀전, 13일에는 블랙번전이 남았지만 1주일에 2경기씩 뛰는 일정상의 부담이 있습니다. 지칠대로 지친 상황에서 한국 시간으로 20일 새벽에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홈팀 바이에른 뮌헨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다툽니다.
만약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면 다음 시즌에는 유로파 리그를 병행할지 모릅니다. 사실상 프리미어리그 4위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유럽 챔피언 등극에 올인해야 합니다. 만약 뉴캐슬전에서 이겼다면 4위 확보에 탄력을 받았겠죠. 전임 감독이었던 빌라스-보아스 체제에서 많은 승점을 따내지 못한 것이 첼시의 시즌 막판을 어렵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