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7경기 연속 결장에서 벗어나 모처럼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58분 출전에 그쳤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20번째 우승의 명운이 달렸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원정에서 부진했습니다. 맨유 공격이 전체적으로 안좋았지만 끝내 팀이 패하면서 중요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맨유는 한국 시간으로 1일 오전 4시 이타하드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맨시티 원정에서 0-1로 패했습니다. 전반 46분 빈센트 콤파니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이날 경기 패배로 맨시티와 승점 83점 동률을 이루었지만 골득실에서 8골 밀렸습니다. 두 팀 모두 2경기 남았지만 현재까지는 맨시티 프리미어리그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사진=박지성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premierleague.com)]
박지성 공격형MF 출전, 야야 투레와 경합하다
두 팀의 선발 라인업은 이렇습니다.
맨시티(4-2-3-1) : 하트/클리시-레스콧-콤파니-사발레타/배리-야야 투레/나스리-테베스-실바/아궤로
맨유(4-2-3-1) : 데 헤아/에브라-퍼디난드-스몰링-존스/스콜스-캐릭/긱스-박지성-나니/루니
현지 방송사 라인업에서는 맨유 라인업을 4-3-3으로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4-2-3-1이 맞습니다. 박지성은 루니의 밑쪽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긱스-나니와 동일 선상에서 위치를 잡으면서, 앞쪽으로 침투하면서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니는 움직임이 뚜렷했습니다. 전방쪽으로 달려들 때 맨시티 선수들이 뒷쪽으로 물러서는 경향이 있었는데 상대팀 무게 중심이 일시적으로 밑쪽으로 처졌습니다. 맨시티 선수들의 공격 본능을 제어하는 목적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경기 전에는 박지성이 수비적인 임무를 맡을 것이라는 국내외 언론의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로는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습니다.
박지성은 야야 투레와 맞부딪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볼이 없을때도 야야 투레와 붙어다니는 모습이었죠. 공격에 비중을 두면서 수비시에는 맨시티 중앙 공격의 빌드업을 늦추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2선에서 야야 투레를 비롯한 상대팀 미드필더를 압박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스콜스-캐릭이 적절한 타이밍에 수비 밸런스를 잡으면서 맨시티 2선 미드필더들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아궤로의 볼 터치가 적었죠. 전반 16분까지 점유율에서는 맨시티가 65-35(%)로 앞섰지만 실제로는 맨유가 맨시티 공격을 여러차례 차단하면서 상대팀과 팽팽히 맞섰습니다.
맨시티 콤파니 선제골, 맨유 전반전 공격력 난조
맨시티는 전반 중반이 되면서 측면 공격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맨유가 중앙 압박을 강화하면서 측면에 눈을 돌렸습니다. 그라운드 옆쪽에서 볼을 돌리면서 점유율을 높이거나 전반 23분에는 클리시가 왼쪽 측면에서 맨유 선수들을 제치고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아궤로 고립을 풀지 못하자 박스 안에서 공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배리-야야 투레가 공격 가담을 줄이고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맨유 진영에서 연계 플레이에 참여할 선수가 부족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맨유 선수들이 박스쪽으로 물러섰으니까요. 맨유는 루니도 평소에 비해서 볼에 관여할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두 팀 모두 전반 30분까지 원톱이 고립됐으며 미드필더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전형적인 허리 싸움이 펼쳐졌죠. 전반 35분과 36분에는 아궤로가 슈팅 2개를 날렸지만 골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다만 맨시티가 맨유 수비 진영의 빈 공간을 활용하는 패스가 늘어나면서 공격 템포를 높였습니다. 그 사이에 실바는 상대 수비 사이를 이리저리 헤짚고 다니며 맨유 압박을 방해했죠. 맨유가 전반 중반부터 딱히 결정적인 공격 장면이 없었다면 맨시티는 원정팀 박스 안쪽을 공략하는 장면이 많아졌습니다. 전반 40분까지 슈팅 6-3(유효 슈팅 1-0, 개) 점유율 59-41(%) 코너킥 4-2(개)로 앞서면서 공격 기회를 늘렸습니다. 전반 46분에는 콤파니가 실바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맨유의 전반전 공격은 아무런 특징이 없었습니다. 수비에 치중했지만 맨시티 허를 찌르는 역습 장면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긱스-나니의 측면 공격도 조용했습니다. 두 선수가 활발한 돌파를 시도하지 못하면서 팀 공격의 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공격이 안되더라도 상대팀 측면 옵션에게 포어체킹했다면 적어도 맨시티 공격 기세가 꺾였을 겁니다. 하지만 두 윙어가 부진하면서 맨시티 공격이 점점 불이 붙었고 마침내 콤파니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시즌 후반기에 맹활약 펼쳤던 발렌시아 선발 제외가 아쉬웠습니다. 또한 맨유 선수들이 공격으로 전환할 때 팀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잘 올라오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죠.
[사진=맨시티는 전반 46분 콤파니 결승골로 1-0으로 이겼습니다.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메인(premierleague.com)]
뱍지성 후반 13분 교체, 아쉬웠던 맨시티전 활약상
맨유는 후반 10분 이전까지 맨시티 수비를 휘어잡는 공격 장면이 없었습니다. 후반 2분 박지성과 나니가 오른쪽 측면에서 원투패스를 주고 받거나 3번의 코너킥 기회가 있었을 뿐입니다. 공격 과정에서 맨시티 압박에 눌리면서 앞쪽으로 침투할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긱스-나니의 측면 공격 난조도 문제지만 루니 밑에서 킬러 패스를 찔러줄 선수의 존재감이 필요했습니다. 박지성의 수비적인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지만 팀의 공격 과정에서는 루니와 공존할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공격하는 입장에서 배리-야야 투레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야야 투레와의 경합에서는 피지컬에서 약점을 노출했죠.
박지성은 후반 13분 교체됐습니다.(웰백 투입) 0-1로 뒤진 상황에서 벤치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부진했다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물론 박지성 혼자 못한 것은 아닙니다. 긱스-나니는 공격과 수비에 걸쳐서 아무런 구실을 하지 못했으며 팀의 전체적인 공격력이 안좋았습니다. 차라리 박지성이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으면 더 좋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실바의 공격을 막으면서 맨유의 왼쪽 공간에서 역습을 노릴 수 있었으니까요. 최근 7경기 연속 결장이 실전 감각 저하로 이어지면서 맨시티전 부진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맨시티, 1-0 리드 지킨 끝에 1위 진입
맨유는 후반 13분 웰백 투입 이후 4-4-2로 변형했습니다. 공격수 1명 늘려서 골을 넣겠다는 전략이죠. 맨시티는 후반 22분 데 용이 테베스를 대신하여 교체 출전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 1명을 늘리면서 수비를 강화했습니다. 이전 상황에 비해 수비쪽으로 물러서는 모양새였지만 야야 투레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오면서 후반 27분에는 슈팅을 날렸습니다. 박지성이 교체되자 위치가 바뀌고 말았죠. 반면 맨유는 웰백을 투입했음에도 여전히 공격이 조용했습니다. 긱스-나니의 침체는 여전했죠. 후반 이른 시간에 측면 변화를 시도했어야 옳았지만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0-1로 뒤진 맨유는 후반 32분 스콜스를 빼고 발렌시아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긱스가 중앙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나니-발렌시아 측면 공격 체제가 형성됐습니다. 하지만 나니가 사발레타를 뚫지 못하면서 크로스를 활용한 공격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후반 36분에는 야야 투레가 역습 상황에서 왼발 슈팅을 날리면서 맨유가 위험한 상황을 맞이했죠. 후반 37분에는 맨유가 애슐리 영(out 나니) 맨시티는 리차즈(out 실바)를 조커로 내세웠습니다. 맨시티는 두번이나 수비 지향적인 교체를 했지만 후반 45분 이전까지 맨유보다 더 많은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그만큼 맨유가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맨시티가 1-0으로 이기면서 프리미어리그 1위로 올라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