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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잔여 8경기, 빅6 강약점 살펴보기

 

2011/1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이제 8경기 남았습니다. 20개 팀들의 시즌 최종 순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어떤 팀들은 이전 30경기 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또 다른 팀들은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해 남은 8경기에서 사력을 다하려고 할 것입니다. 특히 빅6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개봉박두를 앞두고 여섯 팀들의 강점과 약점을 살펴봤습니다.

[사진=과연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20번째 우승을 달성할까요? (C) 효리사랑]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3승4무3패, 승점 73)

-강점 : 주축 선수 부상 공백, 충분히 해결했다

맨유는 한동안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전력 약화에 빠졌습니다. 그 여파는 챔피언스리그 32강 탈락으로 이어졌죠. 클레버리의 잦은 부상 공백을 이겨내고자 스콜스까지 복귀 시켰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축 선수 부상 공백이 걱정되지 않습니다. 장기간 부상으로 이탈한 비디치를 대신중인 에반스가 잘 버텨냈고 그 여파로 맨유가 최근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나니 부상 공백은 발렌시아가 잘 메웠죠. 지난 18일 울버햄턴전 1골 2도움을 비롯해서 항상 착실한 공격력을 발휘하며 맨유의 선두 도약을 공헌했습니다. 애슐리 영은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애스턴 빌라 시절의 날카로운 킥력과 크로스 감각을 되찾았습니다.

-약점 : 루니가 부상 당하면?

만약 루니가 부상 당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20번째 우승을 기다리는 맨유팬들에게 루니 부상은 가장 보기 싫은 시나리오입니다. 2009/10시즌 우승 실패의 악몽이 재현될 지 모르니까요. 루니가 그동안 많은 경기에 뛴 것이 오히려 부상을 걱정하게 됩니다. 그만큼 맨유 전술에서 루니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합니다. 맨유 공격수 중에서 개인의 힘으로 상대 수비 압박을 벗겨내고 동료 선수의 골을 도와주는 이타적 기질이 강한 유일한 선수입니다. 맨유팬들은 누구도 부상당하지 않고 별 탈 없이 우승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2위 맨체스터 시티(22승4무4패, 승점 70)

-강점 : 테베스-콤파니 복귀

맨시티는 31일 선덜랜드전을 앞두고 아궤로 부상으로 울상입니다. 하지만 아궤로 공백은 크게 걱정되지 않습니다. 제코-발로텔리-테베스 같은 공격 자원이 풍부하니까요. 테베스는 얼마전 첼시전에서 나스리 역전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2-1 승리를 공헌했습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등극했던 저력을 놓고 보면 남은 경기 활약이 기대됩니다. 최근에는 센터백 콤파니가 부상에서 돌아왔습니다. 팀의 수비 라인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약점 : 원정에서 승점 관리가 부족하다

맨시티는 지난 25일 스토크 시티 원정에서 1-1로 비겼습니다. 이틀 뒤 풀럼을 3-0으로 제압했던 맨유와의 승점 격차가 3점으로 벌어졌습니다. 2주 전 스완지 원정에서는 0-1로 패하면서 맨유에게 선두를 허용했죠. 홈에서는 15경기 전승을 기록했지만 원정에서는 7승4무4패를 기록했습니다. 맨유의 원정 성적 11승3무1패보다 부족한 성적입니다. 앞으로 아스널-노리치-울버햄턴-뉴캐슬 원정에서 승점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면 맨유를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맨유가 남은 경기에서 분발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사진=토마스 로시츠키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arsenal.com)]

3위 아스널(18승4무8패, 승점 58)

-강점 : 판 페르시-로시츠키, 유리몸 맞아?

아스널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7연승을 달성했습니다. 7경기에서 22골을 퍼붓는 막강한 화력을 과시했습니다. 판 페르시는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26골)를 지키고 있으며 아스널이 7연승을 달리는 동안 7골을 넣었습니다. 최근에는 로시츠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물 오른 공격 운영과 정교한 패싱력을 과시하며 팀의 화력을 키웠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램지가 부진하면서 아스널 경기력이 침체되었죠. 판 페르시-로시츠키는 잦은 부상 때문에 국내 축구팬들에게 유리몸으로 불려집니다. 하지만 지금은 부상 악령에서 벗어나 아스널 3위 도약을 이끌었습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3위 굳히기에 성공할 것 같습니다.

-약점 : 올 시즌에도 무관

그러나 아스널은 올 시즌에도 사실상 우승에 실패했습니다. 아직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남았지만 맨체스터 두 팀을 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7시즌 연속 무관이 유력합니다. 어떤 관점에서는 프리미어리그 3위 도약이 의미있는 성과였을지 모릅니다.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추락했고, 한동안 4위권 바깥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3위 진입은 놀라운 쾌거 입니다. 하지만 강팀으로서 점점 우승과 인연이 멀어졌습니다. 최근 경기력이 좋아졌지만 거의 우승이 날아간 상황에서 선수들이 시즌 막판에 동기부여를 느낄지 의문입니다. 지금으로서는 토트넘-첼시에게 추격 빌미를 허용하지 않는게 최선이겠죠.

4위 토트넘(16승7무7패, 승점 55)

-강점 : DTD? 죽음의 일정 끝났다!

토트넘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서 '죽음의 일정'을 보냈습니다. 9경기 상대 중에 5팀이 빅6 팀들입니다. 5팀과의 전적에서 2무3패로 부진했죠. 최근에는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에 그쳤습니다. 그 기간 안에 아스널에게 2-5, 맨유에게 1-3, 에버턴에게 0-1로 패하면서 3연패에 빠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축구팬들은 프로야구 LG트윈스 부진을 빗댄 'DTD(Down Team is Down,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을 운운했습니다. 하지만 토트넘의 남은 일정이 좋습니다. 잔여 8경기 상대팀 순위가 10-8-11-17-18-16-15-13위 입니다. 이제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본능을 되찾는 일만 남았습니다.

-약점 : 여전한 DTD 우려

한편으로는 토트넘의 남은 일정에서 한 가지 불안 요소가 있습니다. 강등 위협을 받는 17위 볼턴-16위 블랙번-18위 퀸스 파크 레인저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세 팀은 2부리그로 강등되지 않기 위해 시즌 막판에 혼신의 힘을 쏟을 것입니다. 토트넘전에서 실리적인 전술을 내세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토트넘은 최근 4경기에서 3골에 그쳤습니다. 볼턴전에 앞서 스완지-선덜랜드-노리치전에서 득점력 회복에 실패하면 하위권과의 대결이 부담스러울지 모릅니다. 만약 잔여 경기에서 부진할 경우 DTD 징크스가 굳어지게 됩니다.

[사진=로베르토 디 마테오 첼시 감독 대행 (C) 첼시 공식 홈페이지(chelseafc.com)]

5위 첼시(14승8무8패, 승점 50)

-강점 : 감독 교체, 지금까지 성공적

첼시는 디 마테오 감독 대행 체제 이후 모든 대회를 포함한 7경기에서 5승1무1패를 기록했습니다. 지난주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시티에게 1-2 패배, 토트넘과 0-0으로 비긴 것이 흠이지만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나폴리전 4-1 승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선수들이 감독 교체에 자극 받았는지 우승을 향한 열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4위 토트넘과의 승점 차이가 5점입니다. 4위권 진입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이지만 전임 감독 시절에 비하면 팀 분위기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습니다.

-약점 : 토레스-드록바, 킬러 본능 잃었다

첼시는 3개 대회를 병행하면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심합니다. 하지만 주중 챔피언스리그 벤피카 원정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의 힘으로 1-0 승리를 거뒀습니다. 빡센 일정에 대한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했습니다. 그러나 중앙 공격수 득점력 부족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약점입니다. 드록바는 각종 대회를 포함한 최근 6경기에서 3골 넣었지만,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경기에서 5골에 그쳤습니다. 두 시즌 전 29골을 퍼부었던 킬러 본능이 약해졌습니다. 34세 나이를 감안하면 전성기가 지난게 아닌가 싶습니다. 토레스는 굳이 언급할 필요 없죠. 첼시는 두 공격수의 득점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빅4 수성이 점점 힘들 것입니다. 참고로 6위 뉴캐슬과 승점 동률입니다.

7위 리버풀(11승9무10패, 승점 42)

-강점 : 제라드에게 거는 기대

제라드는 지난 14일 지역 라이벌 에버턴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동안 부상으로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에버턴전에서는 모처럼 이름값을 해냈습니다. 4개월전 루카스 무릎 부상으로 중원이 약화된 리버풀에게 힘이 됐죠. 최근에는 아담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제라드가 팀을 위해 분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잦은 결장으로 팀 공헌도가 부족했던 것을 만회할 필요가 있죠. 그런 제라드는 올 시즌 악몽같은 시즌을 보냈던 리버풀이 믿어야 할 최후의 보루가 아닐까 싶습니다.

-약점 : 최근 7경기 1승1무5패, 거듭된 부진

아마도 축구에 관심이 없는 분이 이 글을 봤다면 '7위 리버풀이 왜 빅6에요?'라고 물어보실지 모릅니다. 7위 리버풀이라고 표기한 것은 오타가 아닌 실제 순위를 말합니다. 한때 맨유-첼시-아스널과 함께 빅4를 형성했던 리버풀의 현 주소 입니다. 2009/10시즌 7위, 2010/11시즌 6위, 올 시즌 7위 및 최근 7경기 1승1무5패 부진으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팀의 전력적인 약점이 여럿 있지만 가장 큰 아쉬움은 강팀의 위용을 되찾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했으나 성과가 미미했다는 점에서 시즌 종료 후 특단의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