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5일 새벽 1시 10분(한국시간)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토트넘과 맞대결 펼칩니다. 1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4일 볼턴을 2-0으로 제압하고 승점 66점을 기록하면서, 토트넘 원정을 앞둔 맨유에게 승점 3점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만약 토트넘 원정에서 패하면 승점 61점을 유지하면서 프리미어리그 역전 우승 과정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모든 리그 경기를 이기겠다는 마음이 절실해야 할 시점입니다.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빅 매치 입니다. 2위와 3위가 맞붙는 경기죠. 통계상으로는 맨유의 절대적인 우세가 예상됩니다. 토트넘에게 2001년 이후 프리미어리그 21경기에서 16승5무를 기록하며 북런던 하얀색 팀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습니다. 지난해 8월 22일 토트넘과의 홈 경기에서는 대니 웰백, 안데르손, 웨인 루니가 골을 넣으며 3-0으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원정 경기에 약하지 않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 원정 5승10무4패에 그쳤음에도 우승을 달성했지만 올 시즌 리그 원정에서는 9승3무1패를 기록했습니다.
맨유의 우세가 예상되는 또 다른 이유는 토트넘 전력이 불안합니다. 베일-워커-판 데르 파르트가 부상으로 맨유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으며, 스콧 파커가 지난 주말 아스널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맨유전에 결장합니다. 미드필더쪽에서 전력 누수가 큽니다. 지난해 8월 22일 경기에서는 모드리치의 출전이 불발됐고 파커를 영입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맨유와의 허리 싸움에서 밀리면서 후반 29분에 중앙 미드필더 두 명(크란차르-리버모어)을 교체했습니다. 특히 베일이 결장할 경우 토트넘의 화력이 떨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루카 모드리치의 왼쪽 윙어 복귀 가능성이 있지만 베일에 비해서 득점력이 부족하죠.
하지만 맨유의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4시즌 동안 토트넘 원정에서 1승3무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토트넘에게 많이 승리했지만 근래 토트넘 원정에서는 짭짤한 재미를 보지 못했죠. 4경기 중에 2경기는 0-0 무승부에 그쳤습니다. 1-1로 비겼던 2008년 2월 2일에는 카를로스 테베스(맨시티)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면서 패배를 모면했습니다. 2009/10시즌 3-1로 승리했지만 4시즌 동안의 흐름을 놓고 보면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많은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이번 토트넘 원정에서는 골을 넣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루니의 복귀가 반갑습니다. 편도선염에서 회복하면서 토트넘전 출전이 가능합니다. 최근 맨유 공격의 문제점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어줄 적임자가 없습니다. 웰백은 1선에서 종종 고립되었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골 생산 이외에는 또 다른 강점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웰백-에르난데스가 투톱을 맡기에는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토트넘 디펜스를 극복하기 어렵습니다.(올 시즌 리그 홈 13경기 10실점) 루니의 존재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진=박지성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premierleague.com)]
맨유가 토트넘 골문을 흔들려면 미드필더들에게 적극적인 골 기회가 찾아와야 합니다. 박스 바깥에서 무작정 슈팅을 날리기보다는, 투톱 공격수들이 토트넘 수비와 맞서는 사이에 맨유 미드필더가 박스 안쪽으로 접근하면서 슈팅을 날리는 패턴을 노릴 필요가 있습니다. 토트넘이 파커 퇴장 공백을 짊어진 상황에서는 폴 스콜스가 중심이 되는 맨유 미드필더들의 경기력 우세가 예상됩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띄우는 성향임을 감안하면 왼쪽 윙어의 공격적인 활약이 요구됩니다. 긱스-나니-애슐리 영-박지성 중에 누가 토트넘전 왼쪽을 담당할지 주목됩니다.
특히 박지성의 선발 출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최근 5경기 중에 1경기만 풀타임 출전했을 뿐, 1경기 교체 출전했고 나머지 3경기에서 결장했습니다. 애슐리 영이 부상에서 복귀했고 긱스의 왼쪽 윙어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박지성의 출전 시간이 줄었습니다. 아약스전에서 맨유 입단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던 전례를 놓고 보면 팀 내 입지가 축소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경기력이 좋았습니다. 그만큼 맨유 스쿼드가 두껍습니다.
박지성은 토트넘전에서 시즌 4호골이 필요합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공격 성향의 윙어임을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인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애슐리 영-나니 같은 기복이 심한 윙어들에 비해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는 차별성이 있는 만큼, 두 윙어보다 경기력이 좋은 선수임을 토트넘전 골로 각인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면 왼쪽 윙어로 뛸 때에 비해 득점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겠지만 동료 선수와의 무난한 호흡이 요구됩니다.
또한 맨유는 토트넘전에서 방심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토트넘 공격수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의 올 시즌 활약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리그 11골 12도움 기록중입니다. 지난달 11일 뉴캐슬전에서는 1골 4도움 기록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고, 26일 아스널전에서는 팀의 2-5 대패 속에서도 1골 1도움 얻으며 많은 공격 포인트를 확보했습니다. 지난 시즌 맨시티에서 테베스와의 주전 경쟁 실패로 어려움에 빠졌던 나날을 토트넘에서 극복했습니다. 본래 도움이 많지 않은 공격수였지만 토트넘에서 이타적인 본능에 눈을 떴습니다.
퍼디난드-에반스가 아데바요르 봉쇄에 실패하면 맨유의 토트넘 원정이 의외로 어려울지 모릅니다. 두 명의 센터백은 잔 실수가 있는 편이죠. 지난 1월 에버턴에서 토트넘으로 둥지를 튼 '전 맨유 공격수' 루이 사아가 이적 후 4경기에서 3골 터뜨린 것을 맨유 수비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트넘 원정 승리를 위해서 공격도 중요하지만 무실점 수비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