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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연속 결장´ 박지성, ´다득점 윙어´로 변신해야



´산소 탱크´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변화의 갈림길에 놓였다. 맨유가 13일 리버풀전서 ´테베즈-베르바토프-루니´의 스리톱을 구사하면서 주전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 다음 주말 첼시전 컴백 예정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 루이스 나니, 라이언 긱스 등이 가세하면 꾸준한 출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박지성은 리버풀전 출장이 유력했다. 지난달 30일 제니트와의 UEFA 슈퍼컵에서 후반 15분 교체투입돼 최전방서 눈부신 기동력을 발휘하여 무릎부상 후유증을 씻었기 때문. 그러나 베르바토프의 맨유 이적과 맞물려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결장하면서 팀 내 입지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우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리버풀전서 ´테베즈-베르바토프-루니´의 공격진을 들고 나오며 향후 스리톱을 쓰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2000년대 중반 킹 뤼트 시스템을 쓰던 ´긱스-판니-호날두(솔샤르)´의 공존처럼 팀 내 유일한 타겟맨인 베르바토프에게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역할을 부여했다는 점에 눈길을 끈다. 여기에 자신이 창시했던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호날두와 나니같은 공격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스리톱의 무게감이 커졌다.

매 시즌마다 공격 전술을 변화하는 맨유의 시스템에 박지성도 피해갈 수 없다. 베르바토프가 포함된 팀 공격 전술에 맞추어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그 변화에 순응하여 자신의 역할을 변신해야 하기 때문. 그가 맨유에서 살아남는 길은 ´변신´ 뿐이다.

그동안 박지성이 맨유에서 스쿼드 플레이어에 머물렀던 대표적 원인은 빈약한 득점력 때문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2005/06시즌 후반부터 지적했던 것 처럼 박지성은 호날두-나니-긱스 처럼 많은 골 또는 공격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윙어가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18경기서 1골 2도움(리그, 챔스, FA컵 포함)에 그쳐 ´득점력 부진´이란 꼬리표를 떨치지 못했고 그 여파는 지난 5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장으로 이어져 국내팬들을 아쉽게 했었다.

리버풀전에서 스리톱을 맡은 ´테베즈-베르바토프-루니´의 득점력이 출중하듯, 박지성이 주전 경쟁서 살아남으려면 이들 못지 않게 많은 골을 넣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2006년 12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리그 10경기서 5골 1도움을 기록했던 시절의 경기력을 되살려 ´다득점 윙어´로 거듭나는 것이 변신의 컨셉.

물론 박지성은 포지션 경쟁자들과 스타일이 다르다. 테베즈-호날두-나니는 ´이타적인´ 박지성과 대조적인 ´이기적인´ 선수들이며 루니는 박지성 처럼 이타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선수다. 동료 선수의 공격 기회를 돕기 위해 빠른 공간 침투와 정확한 짧은 패스를 앞세워 헌신적인 경기를 펼치는 박지성이지만 때로는 팀 공격의 최대화를 위해 골 욕심을 발휘하기를 퍼거슨 감독이 바라고 있다.

박지성 본인도 득점력 부진에 대한 지적을 의식하듯, 많은 골을 넣고 싶은 의사를 종종 내비쳤다.

그는 2006년 9월 12일 영국 스포팅라이프를 통해 "에인트호벤 시절 꾸준히 골을 넣었는데 더 많은 골로 맨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고 지난해 12월 18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복귀하면 골 넣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복귀한 후 2~3경기 안에 골 넣으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여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밝혀 마무리 능력을 최대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표현했다.

박지성은 오는 18일 올드 트래퍼드서 열리는 스페인 비야 레알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1차전 출격을 기다리게 됐다. 최근 맨유가 4경기 연속 1골로 공격력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박지성이 비야 레알전서 소속팀의 시원한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의 몫을 해낼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