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이 7일 새벽 토트넘전에서 0-0으로 비겼습니다. 슈팅 17-10(유효 슈팅 4-3, 개) 점유율 52-48(%) 우세에도 불구하고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후반 21분에는 그동안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루이스 수아레스가 교체 투입했지만 골문을 가르지 못했죠. 프리미어리그 24경기 28골에 그쳤던 빈약한 득점력이 토트넘전에서도 되풀이 됐습니다. 리그 최소 실점 2위(21실점) 속에서도 골 부진이 계속되면서 4위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진=케니 달글리시 리버풀 감독 (C)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메인(liverpoolfc.tv)]
만약 리버풀이 토트넘을 제압했다면 4위 첼시(43점)와의 승점 차이를 2점으로 좁혔을 겁니다. 38점에서 41점이 되면서 6위 아스널(40점)을 7위로 밀어냈겠죠. 하지만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하면서 7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홈 경기에서 4승8무(20점)에 그쳤습니다. 원정 경기(6승1무5패, 19점)보다 승점 획득이 많지만 오히려 승리 횟수가 부족합니다. 안필드에서 이기는 본능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얼마전 FA컵 4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압했지만 정작 리그에서는 안필드에서 승점 관리에 취약했습니다.
토트넘전은 반드시 이겼어야 할 경기였습니다. 상대팀 전력이 불안했죠. 최근 탈세 혐의로 재판중인 해리 래드냅 감독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판 데르 파르트-레넌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화력이 약해졌습니다. 4-2-3-1로 전환하면서 엠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원톱으로 나섰지만 만족스런 경기를 펼치지 못했죠. 그리고 팀 전체가 공수 전환이 늦습니다. 가레스 베일마저 부진하면서 리버풀의 허를 찌르지 못했죠. 토트넘의 여러가지 약점은 리버풀에게 기회였지만 결과적으로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리버풀도 경기 내용에서는 토트넘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박스 바깥쪽에서 연계 플레이 및 슈팅 시도가 많았을 뿐 안쪽을 활용한 공격이 효과적으로 전개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앤디 캐롤과 주변 선수와의 공존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캐롤의 제공권은 괜찮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누군가 캐롤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공중볼이 밑으로 떨어졌을때를 대비하거나, 또는 캐롤이 도슨-킹 같은 토트넘 센터백들을 자신쪽으로 유인하며 동료 선수의 문전 쇄도를 돕는 전술이 끊임없이 진행되었어야 합니다. 토트넘이 박스쪽을 기반으로 수비 숫자를 늘렸기 때문이죠. 누군가 상대 수비를 흔들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리고 캐롤은 골 운이 따르지 못했죠.
수아레스 행동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후반 24분 허공에 뜬 공중볼을 오른발로 받아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른발은 볼이 아닌 스콧 파커의 복부를 가격했습니다. 볼이 아래로 뜨기 이전에 파커의 위치를 확인했고, 볼의 낙하 지점에서 약간 벗어나 오른발을 들었던 점을 놓고 보면 고의성이 짙습니다. 수아레스는 주심에게 경고를 받았지만, 엄한 주심이었다면 퇴장을 당했을지 모릅니다. 남아공 월드컵 신의 손 논란, 인종차별 징계, 풀럼전 손가락 욕까지 포함하면 경기장 안에서 구설수가 잦습니다. 또 다시 일정기간 출전 정지 징계로 리버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면 페어 플레이에 충실해야 합니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좌우 윙어를 맡았던 벨라미-카위트가 지쳐 보였습니다. 벨라미는 리버풀 공격의 희망같은 존재였지만 매 경기 맹활약 펼치기에는 33세 나이가 걸림돌입니다. 토트넘전에서 카일 워커의 패기를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카위트는 지난 시즌보다 폼이 떨어진 듯한 느낌입니다. 올해 32세 입니다. 양쪽 윙어들이 3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면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텐데 그때 리버풀 측면이 버텨줄지 의문입니다. 올해 여름에 윙어 영입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여름에 계약한 스튜어트 다우닝은 지금까지 미흡했죠.
리버풀이 빅4 재진입을 달성하고 싶다면 팀의 공격력 약점을 해소해야 합니다. 축구는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며 그 밑바탕은 짜임새 넘치는 공격 전개 입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일관했죠. 토트넘전은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상대팀이 정상적인 공격진을 운용했다면 안필드에서 패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만약 올 시즌 4위권 안에 포함되지 못하면 3시즌 연속 빅4 진입에 실패합니다. 빅4 재진입이 점점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1월 이적시장이 끝난 상황에서 희망을 걸어야 할 것은 선수들의 하나된 단결력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