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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 강팀으로서 완벽함이 부족하다

 

아무리 축구를 잘하는 팀이라도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유럽 챔피언' FC 바르셀로나는 공중볼 공격이 강한 팀은 아닙니다. 시즌 초반에는 3-4-3 포메이션의 수비 불안을 노출했습니다. 진정한 강팀은 강점이 부각되면서 약점이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경기일 때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강팀입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강팀의 전형적인 매력이 묻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2위,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2위, 칼링컵 8강 진출의 성적이 결코 나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게 1-6으로 대패를 당하면서 리그 선두자리까지 내줬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32강 탈락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더욱 안좋은 것은, 지금의 경기력에서 강팀의 향기가 묻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벤피카전 2-2 무승부를 공식 발표한 맨유 홈페이지 (C) manutd.com]

맨유, 벤피카전 승리 실패 아쉽다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C조 5차전 벤피카와의 홈 경기에서 반드시 이겼어야 했습니다. 벤피카만 잡았다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았죠. 그러나 벤피카에게 2-2로 비기면서 C조 탈락을 걱정하게 됐습니다. 승점 9점 동률을 기록한 벤피카에게 원정 다득점에서 밀렸습니다. 지난 9월 14일 벤피카 원정에서 1-1에 그쳤고, 홈에서 열렸던 벤피카전에서 2-2 무승부를 허용하면서 벤피카가 C조 1위로 올라섰습니다. 맨유는 다음달 8일 FC 바젤(승점 8) 원정에서 패하고, 벤피카가 오텔룰 갈라티전에서 최소 비기면 맨유가 16강에서 탈락합니다.

물론 맨유는 32강에서 떨어질 클래스가 아닙니다. 하지만 C조 2위로 진출해도 16강에서 강적을 만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같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 팀들에게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경기력으로는 유럽 제패를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9월 27일 바젤과의 홈 경기에서는 3-3으로 비기면서 다음 원정 경기를 이길지 의문이죠. 벤피카를 제압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벤피카전 2-2 무승부 원인은 여러가지 입니다. 첫째는 존스가 전반 3분 자책골을 허용하하면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둘째는 맨유 중원이 벤피카 특유의 빠른 역습에 흔들리면서 포백의 라인 컨트롤이 매끄럽지 못했고 두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골키퍼 데 헤아의 불안한 볼 처리가 안좋은 시나리오를 자초했습니다. 셋째는 나니-발렌시아 같은 윙어들이 잦은 패스미스를 범했으며, 넷째는 애슐리 영이 쉐도우 스트라이커로서 공격 조율과 킥력이 불안했습니다. 오프사이드 5개를 범했다는 것은 자신의 직선적인 공격 패턴이 상대 수비에게 읽혔다는 뜻이죠.

이날 경기에서는 루니-클레버리-비디치-웰백이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강팀이라면 주축 선수의 공백을 기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같은 시간에 디나모 자그레브와 상대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를 체력 안배 차원에서 결장을 시켰음에도 이과인-벤제마가 성공적으로 공존하면서 6:2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디나모 자그레브가 약체임을 감안해도(32강 5전 5패) 경기 시작 9분 만에 3골을 퍼부울 정도로 확실하게 승리를 챙겼습니다. 맨유에게는 이러한 면모가 부족합니다.

문제는 루니가 최근 5경기에서 골이 없습니다. 중앙 미드필더 전환이 결정적이지만 공격수로 복귀했던 20일 스완지 시티전에서는 연계 플레이에 주력했으나 골 감각이 나빠졌던 역효과를 맞이했죠. 당시 슈팅 6개 날렸으나 박스 안에서 날렸던 슈팅은 1개 뿐입니다. 또한 중앙 미드필더 전환이 딱히 성공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맨유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중원 문제가 루니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클레버리는 시즌 초반에 무궁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두 번의 부상을 당하면서 크리스마스때 복귀하며, 안데르손-캐릭-플래처의 꾸준하지 못했던 활약상은 맨유 경기력이 다운그레이드 되었던 대표적 원인이 됐습니다.

벤피카전에서는 비디치 공백이 아쉬웠습니다. 존스가 오랜만에 센터백으로 출전했으나 잉글랜드 대표팀에 걸친 잦은 포지션 전환 때문인지 불안정한 수비력을 일관했습니다. 전반 3분 자책골을 허용했으며 백 패스 처리가 불안했습니다. 두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데 헤아의 실수가 아쉬웠지만, 존스가 근처 공간에서 커버 플레이 속도가 늦었던 것이 실점의 또 다른 화근이 됐습니다. 에반스가 비디치 대체자로서 믿음감을 얻지 못했고, 스몰링의 오른쪽 풀백 기용이 잦아졌고, 퍼디난드의 잦은 부상을 고려하면 맨유가 비디치 없을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존스 만큼은 최적의 포지션을 염두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달 8일 바젤 원정에서는 총력전을 펼쳐야 합니다. 홈에서는 3-3으로 비겼지만 원정에서는 승점 3점을 획득해야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꿈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 경기력으로는 불안 요소가 많지만 16강이라는 1차 관문부터 넘어야 희망이 생깁니다. 현 시점에서는, 벤피카전에서 결장했던 박지성의 바젤 원정 선발 출전의 여지가 주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