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두 라운드 연속 1위(8승1무)를 질주 중입니다. 그 중에 9라운드였던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원정에서 6-1 대승을 거두면서 이웃팀과의 승점 격차를 5점으로 벌렸습니다. 맨유가 이번 주말 에버턴 원정을 앞두고 있으나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하면 맨시티 독주가 예상됩니다. 맨시티는 16위 울버햄턴을 홈으로 불러들여 시즌 9승에 도전합니다.
그런 맨시티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 입니다. 맨유 원정 6-1 승리로 충분히 말해줬습니다. 지금의 오름세는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특히 올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스쿼드의 살을 찌우면서 주력 선수의 체력 저하를 방지하는 로테이션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1월 이적시장에서는 선수 영입을 통해서 취약 포지션을 보강할 수 있죠. UEFA 챔피언스리그 같은 여러 대회를 병행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선수들이 많은' 맨시티는 즐기는 마음일지 모릅니다.
[사진=맨시티 선수들 (C)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fifa.com)]
지금의 맨시티 기세를 놓고 보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독주를 질주할지 모릅니다. 2003/04시즌 무패 우승(26승12무)을 달성했던 아스널, 2004/05시즌 29승8무1패의 첼시처럼 패전 기록이 극히 적을 수 있습니다. 앞날의 성적을 장담 못하겠지만 올 시즌 9경기 행보는 '천하무적' 이었습니다. 빅6에 포함되는 토트넘(5-1) 맨유(6-1)를 대량 득점으로 이긴 전적이 남다릅니다. 시즌 초반 약팀과의 경기가 잦았음을 감안해도 리그 순위 경쟁은 승점 싸움입니다. 상대팀 전력이 어떻든 현재까지는 맨시티가 승점 관리를 잘했습니다.
맨시티의 앞날이 더 무서운 것은 팀의 약점이었던 조직력이 부쩍 좋아졌습니다. 지난 8월 커뮤니티 실드 맨유전에서 2-0으로 앞섰으나 후반전에 내리 3실점 허용하며 수비 조직력에 결함을 나태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선수들 호흡이 척척 맞으면서 전술의 밸런스가 튼튼해졌고, 협력 수비에 공을 들이면서, 상대 진영에서 짜임새 넘치는 공격 전개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팀으로 뭉치는 응집력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 1위(38경기 33실점) 기록을 봐도, 누구도 맨시티를 당나라 부대로 비유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다비드 실바 중심의 공격 전개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실바가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을 풀어가는 패턴은 지난 시즌에도 마찬가지 였지만 올 시즌에는 더 유연해졌다는 평가입니다. 야야 투레가 공격력에 눈을 뜨면서 실바의 조력자로 떠올랐습니다. 실바가 상대 수비 견제를 받을때는 야야 투레가 미드필더 공간에서 맨시티 패스의 활로를 개척하거나 침투를 통한 공격 기회를 노렸습니다. 또한 실바가 곡선적이라면 야야 투레는 직선적입니다. 맨시티가 경기 상황에 따라 공격 패턴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아궤로(9골)-제코(8골)-발로텔리(5골) 같은 공격수들의 다득점으로 이어졌죠.
아궤로-제코-발로텔리의 공통점은 개인 동기부여가 충만합니다. 아궤로는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 일취월장한 공격력을 발휘하는, 제코는 먹튀에서 탈출하는, 발로텔리는 팀의 주력 공격수로 성장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3명 모두 잘했습니다. 실바-야야 투레 이외에도 나스리-존슨-배리-밀너 같은 공격력에 일가견이 있는 미드필더들과 공존하면서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별히 부상을 당하지 않거나 그라운드에서 엉뚱한 일을 자제하면 올 시즌 최종 스탯을 기대하게 합니다.
당초 맨시티 약점으로 지적된 것은 '테베스-발로텔리 같은 악동들이 팀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명제입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팀 분위기를 떨어뜨렸던 소동이 있었죠. 올 시즌에는 테베스가 지난달 28일 바이에른 뮌헨전 도중에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교체를 거부하면서 항명 논란을 빚었습니다. 최근 맨시티로부터 4주간 주급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이제는 맨시티 전력이 아무렇지 않습니다. 테베스 없이도 아궤로-제코-발로텔리가 있죠. 발로텔리는 최근 불꽃놀이와 관련된 구설수가 있었음에도 5경기 연속 골(칼링컵 포함)을 이어갔습니다. 훈련 도중 동료 선수와 싸우거나 경기에서 쓸떼없는 반칙으로 팀 경기를 그르쳤던 일이 최근에 드물었죠. 그만큼 경기에 집중하고 있는 뜻입니다.
'잘 나가는' 맨시티가 조심할 것은 매너리즘 입니다. 시즌 초반 기세라면 독주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선수들이 어느 시점부터 자만하면 스스로 무너질지 모릅니다. 아무리 조직력이 좋아졌지만 자만과는 별개입니다. 계속 1위를 지키면서 마음이 느슨해지면 그 순간부터 어려워지죠. 맨유처럼 선수들에게 경험적인 노하우를 전파해 줄 베테랑이 마땅치 않죠. 주력 선수 거의 대부분이 지난 3년 동안 다른 팀에서 맨시티로 이적했던 케이스 였습니다. 지난 시즌 주장이었던 테베스 이적 파동을 봐도 특출난 리더가 보이지 않았죠. 다행히 올 시즌에는 콤파니가 테베스를 대신해서 주장을 맡고 있지만요. 모든 구성원이 매 경기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의욕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맨시티 우승 지름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