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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vs맨시티, 맨체스터 최고의 팀은?

 

맨체스터 더비, 프리미어리그 1위 경쟁, 그리고 지역 라이벌끼리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입니다. 지난 시즌까지는 지역 라이벌 성격이 짙었지만, 이제는 프리미어리그 1위를 다투며 잉글랜드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양상으로 치닫았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23일 저녁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맞대결을 펼칩니다. 2위 맨유(6승2무, 승점 20)가 맨시티(7승1무, 승점 22)를 제압하고 리그 선두를 탈환하느냐, 아니면 맨시티가 1위 수성에 성공할지 많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주중 경기를 쉬었던 '산소탱크' 박지성 선발 출전 여부 및 맨시티전 활약상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주말이 끝나가는 일요일 저녁은 많은 축구팬들이 맨체스터 더비에 열광할 것입니다.

1. 통계상 맨유가 유리. 하지만 예전의 맨시티가 아니다

최근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맨유가 맨시티에게 많은 재미를 봤습니다. 각종 대회를 포함한 최근 10경기에서 7승1무2패로 앞섰습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4연승을 달렸죠. 이번에 맨시티를 꺾으면 5연승으로 늘어납니다. 하지만 맨시티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전력이 좋아졌습니다. 두 시즌 전에는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 토트넘과 빅4를 다투는 양상이었다면, 올 시즌에는 맨유-첼시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하는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스쿼드를 놓고 보면 맨시티가 맨유에 밀리지 않습니다. 통계는 통계일 뿐, 라이벌전은 예측불허의 상황이 반복되는 흐름입니다. 어느 팀이 이길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사진=알렉스 퍼거슨 감독vs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C)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메인(premierleague.com)]

2. 퍼거슨 '신의 한 수' vs 만치니 '복수'

지난 8월 8일 커뮤니티 실드에서는 맨유가 맨시티를 3-2로 제압했습니다. 전반전에 2골 내줬으나 후반전에 3골을 퍼붓는 역전극을 펼쳤죠. 특히 퍼거슨 감독의 '신의 한 수'가 적중했습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비디치-퍼디난드-캐릭을 빼고 에반스-존스-클레버리를 교체 투입한 것이 3골을 넣는 발판이 됐습니다. 비디치-퍼디난드 교체는 질책성이자 동료 선수들의 분발을 일깨우는 계기였고, 클레버리 투입은 맨유가 맨시티 중원을 장악하는 흐름으로 이어졌죠. 반면 맨시티 3실점은 모두 수비 실수 였습니다. 전반전에 비하면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맨시티에게는 아쉬웠던 경기였죠.

2개월 뒤에 열리는 맨체스터 더비는 양팀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 기대됩니다.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기라서 퍼거슨 감독의 '신의 한 수'를 이번에도 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맨유가 경기 흐름에서 밀리거나 승부를 결정지을 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술을 꺼내들지 모릅니다. 또는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변경할 수 있겠죠. 그런 퍼거슨 감독에게 만치니 감독은 복수하는 입장입니다. 커뮤니티 실드에서는 만치니 감독이 지략 대결에서 완패했죠. 맨유의 후반전 폭풍 질주를 제어할 작전이 마땅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맨유가 여전히 중원 불안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만치니 감독이 그 약점을 노릴지 모릅니다.

3. 루니-에르난데스-웰백 vs 제코-아궤로-발로텔리

맨체스터 두 팀의 주요 선수 면면을 보면 '화력 대결'이 예상됩니다.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3골 이상 기록한 선수는 26명 입니다. 그 중에 7명이 맨유-맨시티 소속입니다. 맨유는 루니(9골) 에르난데스, 웰백, 나니(이상 3골) 맨시티는 아궤로(8골) 제코(6골) 발로텔리(3골)가 포함 됐습니다. 나니가 미드필더임을 감안하면, 양팀 공격수의 골이 라이벌전 승부를 가를지 모릅니다. 지난 2월 12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루니가 나니의 오른쪽 크로스를 천금같은 오버헤드킥 결승골을 밀어 넣으며 맨유가 2-1로 승리했습니다.

특히 루니와 아궤로는 맨체스터 더비에서 득점 1위를 다툽니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본선에서는 각각 페널티킥 2골,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또한 맨유와 맨시티는 똑같이 4-4-2를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맨유는 에르난데스-웰백, 맨시티는 제코-발로텔리 중에 1명씩 슈퍼조커로 나설 예정입니다. 지난 15일 리버풀-맨유 경기에서는 에르난데스가 조커로서 팀의 동점골을 뽑았고, 맨유 주전을 벼르는 웰백의 성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제코는 올 시즌 6경기 6골로 먹튀 불명예에서 벗어날 단계이며, 발로텔리는 칼링컵을 포함해서 최근 4경기 연속골을 터뜨렸습니다. 공격수들의 불꽃튀는 골 대결은 지구촌 축구팬들을 열광케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진=박지성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4. 박지성, 중앙 MF 전환 가능성은?

박지성은 맨시티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격할지 모릅니다. 애슐리 영과 더불어 오텔룰 갈리티 원정에서 18인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죠. 그러나 맨유가 중원에서 경기가 안풀리면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전환이 예상됩니다. 안데르손-캐릭-플래처의 최근 폼이 좋지 않고, 클레버리는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안되었으며, 긱스는 중앙 공격이 강한 팀과 상대할 때 수비력에서 취약한 약점을 나타냈습니다. 현재까지는 맨유 중원이 맨시티보다 실속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클레버리가 부상 복귀 이후 본래의 폼을 되찾고, 안데르손이 열정을 다하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요.

맨유가 중원 문제를 해결할 타개책이 박지성 포지션 변경입니다. 팀 공격이 저조하면 나니-발렌시아 같은 윙어를 기용하여 날카롭게 찔러주는 크로스로 골 기회를 노릴 수 있죠. 박지성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공수 밸런스를 잡아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중앙 미드필더 1명이 교체 아웃되면서 맨유가 약점을 줄이고 강점을 키울 수 있죠.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거나 경기 내내 측면에서 활동할 수 있지만, 산소탱크는 중원에서도 강했습니다.

5. 콤파니-하트, 그들에게 중요한 맨유전

맨시티 입장에서 돌아보면, 하늘색 유니폼을 입는 선수들 모두가 맨유 원정에서 열의를 다할 것입니다. 특히 팀의 주장이자 센터백 콤파니, 골키퍼 하트에게 남다른 동기부여가 있습니다.

콤파니는 이번 맨유전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센터백으로 떠오를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맨유 비디치가 오텔룰 갈라티전에서 패스 및 커팅 실수, 경기 집중력에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부상 복귀 이후 폼이 회복하지 못했다는 뜻이죠. 비디치가 맨시티전에 뛸지 의문이지만 콤파니에게는 기회입니다. 파이터형 센터백으로서 우수한 재능을 보유했지만 지금까지 네임벨류에서는 비디치에게 밀리는 느낌입니다. 비디치가 경험에서 앞선데다 맨유에서의 우승 경력이 화려했죠. 그러나 콤파니가 맨시티 승리에 기여하는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면 많은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트도 맨체스터 더비가 중요합니다. 맨유 골키퍼 데 헤아와의 진검승부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키퍼를 다투게 됐습니다. 데 헤아가 판 데르 사르의 후계자로 꼽히지만 아직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지 얼마 안되었죠. 아직 25세에 접어들지 않은 두 선수의 특성상 앞으로 몇 년 동안 맨체스터 더비에서 무실점을 위해 겨루어야 합니다. 서로에게 지고 싶지 않겠죠. 하트 입장에서는 팀의 승리를 위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키퍼가 되기 위해 데 헤아와의 매치업에서 이기고 싶어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