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진행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의 맞대결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빅 매치 입니다. 두 팀은 지난 몇 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의 양강 체제를 형성하며 우승을 다투었던 라이벌 관계 입니다. 올 시즌 4경기까지 맨유가 1위(4승) 첼시가 3위(3승1무)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 경쟁을 펼쳤습니다.
전력적으로 많은 장점을 보유한 팀들끼리의 대결로서 치열한 혈투가 예상되지만 불안 요소도 존재합니다. 지난 15일 벤피카와 1-1로 비겼던 맨유에게 3가지 약점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시즌 올드 트래포드에서 첼시를 2번 연속 이겼지만, 복수를 벼리는 첼시 입장에서는 맨유를 공략할 대상이 나타났습니다.
[사진=지난 5월 8일 첼시전에서 2-1로 승리했던 맨유. 이번에도 승리할까요? (C) 맨유 공식 홈페이지(manutd.com)]
맨유 불안 요소 1. 벤피카전에서 수비 실수로 실점했다
맨유는 벤피카전에서 전반 24분 수비 실수에 의해 카르도소에게 실점했습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플래처가 가이탄의 왼발 크로스 공간을 내주면서 볼이 박스 중앙에 있는 카르도소 쪽으로 연결 됐습니다. 수비력에 일가견 있는 플래처였지만 당시 장면이 아쉬웠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에반스는 카르도소를 악착같이 견제하지 않았습니다. 크로스 지점을 미리 읽으며 방어에 대처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카르도소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카르도소가 가슴 트래핑을 하면서 마크하기 시작했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고질적인 수비 실수가 또 나타나고 말았죠. 플래처도 실점의 책임이 없지 않지만 맨유 수비진이 노련하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맨유는 지난 리그 4경기에서 3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웨스트 브롬-토트넘-아스널-볼턴은 맨유의 클래스에 도전하기에는 역부족이죠. 그리고 5라운드 상대는 첼시 입니다. 첼시의 레벨이라면 맨유의 우승을 막을 자격이 있는 팀이죠. 하지만 맨유는 '퍼디치(퍼디난드-비디치)', 하파엘이 부상으로 빠졌습니다. '에브라-에반스-스몰링-존스(파비우)'로 짜인 포백이 유력하지만 에브라를 제외하면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합니다. 특히 에반스는 잔실수가 많으며, 스몰링은 지난 3월 첼시전에서 후반 33분 지르코프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며(램퍼드 PK골) 팀의 1-2 패배를 안겨주고 말았습니다.
맨유 불안 요소 2. 클레버리는 부상, 캐릭-긱스-플래처는 답답한 경기력
맨유는 벤피카전에서 캐릭-긱스-플래처를 동시에 가용하는 4-2-3-1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벤피카 미드필더들의 압박에 막히면서 중앙에서의 패스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세 명 모두 실전 감각이 떨어지면서 동료 선수와 호흡 맞추는 감각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클레버리가 왼쪽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지난 시즌의 약점이었던 중앙 미드필더 부재를 또 고민하게 됐습니다. 안데르손 선발 및 4-4-2 활용이 유력한 상황에서, 어느 선수를 안데르손의 파트너로 기용할지 의문입니다. 맨유 중앙 미드필더 중에서는 안데르손의 폼이 무난한 상황이죠.
우선, 안데르손-캐릭 조합은 실전에서 호흡을 맞춘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기 역할에 치우치는 단점이 있습니다. 안데르손-클레버리 조합이 안정적인 이유는 한 선수가 상대를 놓치면 다른 선수가 커버를 하거나, 중원쪽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움직임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안데르손-캐릭 조합은 그런 면모가 부족하죠. 한 선수가 막히면 중원 장악이 힘들어집니다.
'38세' 긱스는 1주일에 2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이 아니며, 플래처는 첼시와 상대하기에는 장기간 경기력이 떨어졌던 실전 감각 부족이 아쉽습니다. 캐릭-긱스-플래처가 퍼거슨 감독의 믿음을 얻지 못할 경우,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깜짝 선발 기용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맨유 불안 요소 3. 만약 에르난데스가 봉쇄 당하면?
맨유의 벤피카전 공격력이 답답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박스 안에서 골 생산에 힘을 실어줄 공격수가 부족했습니다. 루니가 원톱으로 나섰으나 미드필더들의 공격 전개가 풀리지 않으면서, 박스보다는 2선쪽으로 빠지면서 패스를 내주는 역할에 많은 비중을 나타냈습니다. 4-4-2에서 뛸때의 역할과 동일합니다.
그런데 박스쪽에서 루니의 볼 배급을 받아낼 선수가 없었던 것이 당시 벤피카전에서 아쉬웠습니다. 4-4-2 활용이 유력한 첼시전에서는 에르난데스가 타겟맨으로 나서면서 골 생산에 주력하겠지만, 동료 선수가 배급하는 볼을 박스쪽에서 골로 받아치는 에르난데스의 장점은 특출나지만 그 능력과 맞먹을 무기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만약 에르난데스가 첼시전에서 봉쇄당하면 맨유의 골 생산이 어려울지 모릅니다. 에르난데스가 막히면 루니가 있겠지만,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들이 벤피카전에 이어 첼시전에도 부진하면 루니의 활동 반경은 밑으로 쏠리게 됩니다. 그런데 에르난데스는 동료 선수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공격을 풀어가는 기질이 부족하며 주력이 특출나게 좋은 선수는 아닙니다. 특정 공간에 머물기 쉬운 타입이며 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첼시가 경기 내내 에르난데스를 괴롭히면 맨유의 공격 밸런스가 깨질 염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