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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시티, 아궤로 영입했지만 약점도 있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지난 16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스완지 시티전 4-0 대승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의 탄력을 얻었습니다. '이적생' 세르히오 아궤로가 2골 1도움을 기록했던 임펙트가 컸습니다. 아궤로의 화려한 데뷔는 '먹튀' 에딘 제코와의 투톱 공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실바-존슨-야야 투레 같은 수준급 볼 배급을 자랑하는 미드필더들의 역량을 끌어주는 공격력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시즌 4-2-3-1의 더블 볼란치(배리-데 용)를 주축으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공격이 경직되었던 맨시티 전술이 다채롭게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맨시티의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질지 의문입니다. 어느 팀이든 9~10개월 장기 레이스를 보내면서 항상 고비가 찾아옵니다. 특정 선수의 부상 및 부진, 기존의 전술이 상대팀에게 읽히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는, 다른 대회와의 일정 병행에 따른 체력 문제, 다른 팀과의 순위권 싸움 및 스쿼드 두께 등이 변수로 작용합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FC 바르셀로나도 국왕컵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했습니다. 맨시티는 리그 첫 경기부터 아궤로 영입 효과를 누렸지만 약점도 분명 있습니다.

[사진=세르히오 아궤로 (C)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mcfc.co.uk)]

맨시티의 약점은 내부에 있습니다. 최근 이적시장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스쿼드가 두꺼우졌지만 경쟁에서 밀렸던 고액 주급자를 벤치로 내리거나 다른 팀으로 임대 보냈습니다. 빅 클럽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지만 맨시티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최근에는 사미르 나스리(아스널) 영입을 완료할 분위기입니다. 이적 대상자였던 카를로스 테베스는 잔류로 무게가 기울어지고 있죠.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맨시티라는 집단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선수들의 팀워크가 끈끈했다면 모르겠지만 맨시티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맨시티 전술은 지난 시즌보다 진보할 것입니다. 하지만 팀워크는 여전한 불안 요소죠. 일부 선수들이 훈련 도중에 싸우거나, 경기 도중 자신을 교체시켰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에게 불만을 피우거나, 선수 본인이 크고 작은 구설수를 일으키거나, 시즌 도중 "팀을 떠나겠다"며 다른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어느 팀이든 악동 기질이 있겠지만 조직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맨시티가 심각성을 느껴야 합니다. 자칫 선수끼리의 분열이 맨시티가 이루고 싶은 목표의 방해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테베스-발로텔리는 맨시티의 대표적인 악동입니다. 만약 테베스가 잔류하면 지금의 공격력이 더 강해질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력을 봐도 말입니다. 하지만 테베스가 태업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염두해야 합니다. 지난 4년 동안 맨체스터라는 도시에 머물렀지만 또 다시 향수병이 도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릅니다. 본인은 지난 시즌 이적을 원했는데 여전히 팀에 남아있다면 동기 부여가 떨어집니다. 결국 태업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발로텔리는 두말 할 필요 없습니다. 만약 두 선수가 동료 선수에게 폐를 끼치면 팀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습니다. 맨시티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까지 곱지 않겠죠.

그리고 맨시티는 고액 주급자들이 즐비합니다. 지난 시즌까지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못했으나 대형 선수를 많이 영입했던 이유는 높은 주급 이었죠.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기량이 뛰어나고, 구단에게 비싼 돈을 받으면서, 팀 성적까지 좋아지면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염려에 놓여 있습니다. 물론 프로 선수들이 훌륭한 대우를 받을 자격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 틀에 지나치게 얽메이면서 '내가 최고다', '열심히 안해도 돈이 나온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기 시작하면 맨시티는 새로운 고비에 직면합니다. 인간은 늘 그렇습니다. 계속 승리하면 어느 시점부터 자만하거나 느슨하게 됩니다.

아직 맨시티에게 고비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앞에 언급된 약점과 만나지 않으려면 지도자가 팀을 강하게 이끌어야 합니다. 선수들과 친밀감을 나누면서 때로는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요구됩니다.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일심동체 한 마음으로 뭉치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의 통솔력은 의문 부호가 따릅니다. 특별히 카리스마에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습니다. 자신에게 교체 지시를 받았던 선수의 불만을 공개적으로 듣는가 하면, 훈련 도중에 싸우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권위지향적인 지도자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명장이라면 통솔력을 겸비해야 합니다. 맨시티 경기력이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인 역량에서는 지금까지 시끄러웠죠. 만치니 감독의 팀 장악력과 관련이 없지 않습니다.

맨시티 약점은 개선 될 수 있습니다. 만치니 감독이 선수들을 강하게 다스리면서 팀에 엄습할지 모를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코칭스태프와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만치니 감독을 서포트하며 통솔력에 힘을 실어주면 선수들이 팀을 위한 마인드를 인지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기강이 생기죠. 조세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포기했던 발로텔리가 변수겠지만 팀 전체가 강하면 일부 선수의 존재감을 아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선수 영입은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만큼, 이제는 내부가 단단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우승으로 향하는 지름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