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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 미국 투어에서 얻은 8가지 교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달 31일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전을 끝으로 미국 투어 일정을 마쳤습니다. 지난달 14일 뉴 잉글랜드전(4-1)을 시작으로 21일 시애틀 사운더스전(7-0), 24일 시카고 파이어전(3-1) 28일 미국 프로축구(MLS) 올스타전(4-0), 31일 바르사전(2-1)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기분 좋은 2011/12시즌을 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몇몇 선수들이 남아공 월드컵 차출 여파로 제외되었던 지난해 여름 미국 투어와 비교하면 올해는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이적생 합류로 팀 결속력이 향상되는 토대를 마련했죠. 맨유가 미국 투어에서 얻은 8가지 교훈을 정리했습니다.

1. 바르사전 승리, 미국 투어의 가장 큰 보람

사실, 바르사 입장에서는 미국 투어 맨유전에서 패하더라도 잃을 것 없었습니다. 2008/09시즌, 2010/1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맨유를 제물삼아 우승했던 아우라가 여전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맨유로서는 바르사전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미국 투어의 유종의 미를 찍는 경기로서 그동안의 패배를 복수하는 성격이 있었죠. 올 시즌 유럽 제패를 달성하려면 바르사 벽을 넘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바르사를 제압하지 못하면 유럽 제패를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두 팀 모두 몇몇 주전 선수들이 빠졌지만 바르사전 승리 자체가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미국 투어의 가장 큰 보람 이었습니다.

2. 맨유, 올 시즌에도 '선 수비-후 역습'

맨유가 강팀 경기에서 선 수비-후 역습을 선호하는 것은 많은 축구팬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전술의 완성도에서는 2% 부족했습니다. 지난 5월 아스널전, 바르사전 패배가 대표적입니다. 상대 공격을 제어하는데 체력 및 수비력이 떨어지거나, 공격수가 고립되는 현상이 나타났죠.(두 경기 공통점은 박지성이 후반전에 중앙 미드필더로 전환) 그럼에도 퍼거슨 감독은 이번 바르사전에서 선 수비-후 역습을 고수했습니다. 긱스의 수비 실수가 실점으로 직결된 것을 제외하면 미드필더들의 압박이 견고하게 진행됐고, 2골 장면은 역습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올 시즌에도 빅 매치에서 선 수비-후 역습을 활용할 것임을 예고 했습니다.

3. 두꺼워진 선수층, 로테이션 탄력 붙었다

맨유가 미국 투어에서 얻은 최대의 소득은 '두꺼워진 선수층' 입니다. 골키퍼부터 공격수에 이르기까지 전 포지션 경쟁 구도가 형성 됐습니다. 판 데르 사르가 은퇴한 골키퍼 자리에 데 헤아-리니고르가 경쟁중이며, 수비에는 존스의 등장으로 오셰이 선덜랜드 이적 공백을 메우면서 에반스의 각성을 유도했습니다. 미드필더 및 공격수쪽에는 이적생 애슐리 영을 비롯해서 임대생 4인방(클레버리, 디우프, 웰백, 마케다) 복귀로 스쿼드가 풍족하게 됐습니다. 맨유의 취약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의 경우 최대 8명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망주들이 미국 투어를 계기로 열의를 쏟는 경기를 펼치며 주전 선수와 실력 격차를 줄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의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이 탄력 붙었습니다.

4. 스콜스 후계자, 스네이더르가 아닌 클레버리?

맨유의 오프 시즌이 떠들썩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영입 여부 였습니다. 한때 현지 언론에서 스네이더르 맨유 이적이 거의 확정된 것처럼 보도했지만 정작 맨유는 부정했습니다. 오히려 선수 영입 종료를 선언했죠. 아스널이 지난 시즌 윌셔를 핵심 선수로 키웠듯이 맨유에는 클레버리가 있었습니다. 특히 바르사전에서는 캐릭을 제치고 선발 출전하여 오언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날카로운 패싱력을 발휘했죠. 상대 공격을 차단하려는 끈질긴 움직임까지 돋보였습니다. 수비시의 순간 스피드가 조금 느렸음에도 부지런히 움직였죠.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스콜스 후계자로 단정짓기 어렵지만 맨유 중원의 새로운 활력소로 거듭났습니다.

5. 웰백, 에르난데스 경쟁자가 될 수 있다

맨유가 바르사전에서 베르바토프가 아닌 웰백을 루니의 투톱 파트너로 맡긴 것은 의미가 남다릅니다. 강팀에 약하고 순발력이 느린 베르바토프의 약점을 꼬집는 대목이자 웰백의 성장을 믿겠다는 퍼거슨 감독의 의도였습니다. 웰백은 지난 시즌 선덜랜드 임대와 함께 괄목할 공격력을 과시하며 팀의 역습을 주도하는 역량을 쌓았고, 이번 미국 투어를 계기로 경쾌해진 드리블 돌파와 세밀한 패싱력을 자랑하게 됐습니다. 특히 연계 플레이에 있어서는 에르난데스에게 없는 장점을 기르게 됐습니다. 에르난데스가 뇌진탕으로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면서 웰백이 대체자로 유력합니다. 만약 웰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 에르난데스 경쟁자가 될 지 모릅니다.

6. 베르바토프 거취, 맨유가 결단을 내려야

베르바토프는 맨유 잔류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가 점진적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베르바토프를 안고 갈지는 의문입니다. 베르바토프 공격력은 맨유의 선 수비-후 역습과 거리감이 있으며, 지난 시즌 막판 에르난데스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이제는 미국 투어를 통해서 웰백까지 성장했죠. 에르난데스 뇌진탕이 맨유 잔류의 기회로 작용하지만 시즌 초반에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지는 의문입니다.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초반 5경기 중에 3경기 상대가 토트넘-아스널-첼시 입니다. 그런 베르바토프의 바르사전 결장은 전술적 선택 이상의 해석이 가능합니다. 내년 여름이면 맨유와 계약이 종료되죠. 맨유로서는 베르바토프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7. 애슐리 영 부진, 나니의 분발...맨유 측면 경쟁의 확대

애슐리 영 맨유 이적의 '최대 피해자'로 유력했던 선수는 나니였습니다. 왼쪽 측면에서 '박지성vs애슐리 영' 경쟁 체제가 형성되었고, 오른쪽 측면에서는 발렌시아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올 시즌 전망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 투어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났죠. 애슐리 영이 MLS 올스타-바르사전에서 팀 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로테이션을 받아들어야 할 운명이 됐습니다. 반면 나니는 자신의 약점이었던 수비 가담 및 커팅에 열성적이면서 여전히 강력한 공격력을 내뿜었죠. 공식 경기에서 꾸준한 폼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실력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맨유의 측면 경쟁이 지난 시즌보다 치열할 전망입니다.

8. 박지성, 올 시즌 예감이 좋다

박지성은 미국 투어 4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지난 시즌 8골에 이은 득점력 향상을 나타냈습니다. 왼쪽과 오른쪽 윙어를 가리지 않고 너른 공격력을 과시하며 시즌 초반에 부진했던 흐름을 개선할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로서 무난한 경기 운영을 펼쳤죠. 지난 시즌보다 전술적 활용이 다채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대표팀을 은퇴하면서 맨유에 꾸준한 전력 보탬이 될 것이며 지난 시즌보다 강렬한 임펙트를 기대하게 됐습니다. '맨유에서 은퇴하겠다'는 동기부여를 안고 항상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그라운드의 뜨거운 열정으로 이어져 항상 최선을 다하게 됐죠. 부상만 조심하면 올 시즌 예감이 좋다는 것을 미국 투어 활약상을 통해 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