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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김신욱-한상운, 대표팀 발탁 이루어질까?

 

조광래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오는 28일 A매치 일본 원정(8월 10일 삿포로 돔)에 나설 태극 전사 명단을 발표합니다. 일본전은 전통의 라이벌전이자 올해 초 아시안컵 4강 승부차기 패배를 복수하는 성격이 짙습니다. 또한 일본이라는 아시아 강호와 맞대결을 펼치며 오는 9월 부터 시작 될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대비하게 됐습니다.

특히 유럽파 합류가 변수입니다. 일본전이 열리는 8월 10일은 유럽 시즌이 시작되거나 이미 개막이 완료된 시점입니다. 유럽파들이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유리한 입지를 점하거나, 새로운 팀에 적응하면서, 이적 절차를 밟으려면 대표팀 합류가 자칫 부담이 될지 모릅니다. 2009년 8월 파라과이전 박지성, 2010년 8월 나이지리아전 이청용-차두리가 그 예 입니다. 두 경기는 국내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시차 적응 및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한국과 시차가 같은 일본 원정에서도 또 다른 유럽파들의 대표팀 제외를 조심스럽게 짐작합니다.

김신욱-한상운, K리그 맹활약이 가장 큰 장점

조광래 감독은 지난 7월초 이동국을 대표팀 예비 명단에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동국은 7월 3일 서울전까지 16경기 10골 8도움 및 40-40 클럽을 달성하며 전북의 1위 질주를 주도했고, 특히 올해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 동료 선수들의 골 기회를 도와주는 이타적인 경기력이 발전했습니다. "이동국은 나의 축구 철학과 맞지 않다"며 대표팀에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조광래 감독의 1년 전 결단을 바꾸게 했습니다. 당시 이동국의 폼을 놓고 보면 일본전에서 조광래호에 승선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동국은 K리그 6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습니다. 자신의 주무기였던 골 감각이 무뎌졌죠. 전북이 지난 24일 성남전 이전까지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에 빠졌고 4-2-3-1 포메이션을 4-4-2로 변경했던 결정적 원인입니다. 일본전 합류를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또한 박주영-지동원-정조국 같은 유럽파 공격수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박주영은 새로운 소속팀을 찾아야 하며, 지동원은 선덜랜드에서의 적응 및 주전 경쟁, 정조국도 팀 내 입지를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번 일본전에서는 어느 공격수가 대표팀에 뽑힐지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최근 K리그에서 물 오른 활약을 펼치는 공격수들이 대표팀에 뽑힐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꺾다리 공격수' 김신욱(23, 울산) '한 마리아' 한상운(25, 부산)의 대표팀 합류 여부가 주목됩니다. 김신욱은 2011 K리그 컵대회 4강 경남전 4골 및 8경기 11골로 울산의 우승을 이끌었으며 정규리그에서는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한상운은 정규리그 18경기 8골 5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득점 5위를 기록했고 부산의 3위 도약을 주도했습니다. 김신욱 같은 몰아치기 보다는 최근 정규리그 10경기 중에 7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3골 4도움) 꾸준한 활약이 자신의 강점을 어필했습니다. 최근 3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활기를 키웠죠.

만약 김신욱-한상운이 태극 마크를 달면 조광래호가 세 가지 장점을 얻습니다. 이동국 골 부진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며(라기 보다는 이동국은 전북에 전념해야 할 선수), 유럽파 공격수들의 혹시 모를 공백을 대비하는, 대표팀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게 됩니다. 물론 김신욱-한상운이 일본전에서 선발로 출전하기에는 대표팀 경험이 부족합니다. 일본전은 라이벌전으로서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기 때문에 국제 경험이 풍부한 공격수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김신욱-한상운을 과소평가 하기에는 최근 K리그 맹활약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전북에서 부진을 극복해야 할 이동국, 완벽한 몸 상태를 확신하기 힘든 박주영-지동원-정조국보다 폼이 더 좋을지 모르죠.

김신욱은 최근 K리그에서 공중볼에 유독 강한 소유자에서 벗어나 다재다능한 공격수로 진화했습니다. 지난 16일 강원전에서 최재수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에 이어 왼발로 포물선을 그리는 발리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드는 멋진 골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그 이전에도 발로 골을 터뜨리는 장면이 여럿 있었죠. 그 이전인 13일 컵대회 결승 부산전에서는 왼쪽 측면에서 온힘을 쏟으며 드리블 돌파를 감행하며 박스쪽으로 볼을 공급한 것이 강진욱의 골로 이어졌습니다. 박스 바깥에서 스스로 역습을 주도하며 동료 선수의 골을 돕는 공격 무기가 추가 됐습니다. 196cm 장신이자 센터백에서 공격수로 전환한지 3년차를 무색케 하는 경이적인 공격력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한상운은 전형적인 골잡이는 아닙니다. 안정적인 볼 키핑과 현란한 패싱력, 넓은 활동 폭으로 부산의 연계 플레이를 끌어올리는 팀 플레이어 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상대 수비에게 볼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스스로 공격을 시도하는 과감함까지 겸비했죠. 올 시즌 부산의 원톱으로서 두각을 떨쳤으며 예년보다 골이 많아진 것은 개인보다는 팀 공격에 초점을 맞추며 부지런히 공격 기회를 얻어냈기 때문입니다. 본래 측면에서 뛰었던 경험은 공격진의 스위칭을 강조하는 조광래호 색깔에 부합합니다. 날카로운 왼발 킥력까지 더해지면서 기교파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그동안 부산 성적이 저조하면서 네임벨류가 약했지만 올 시즌 부산의 원톱으로 변신하면서 팀의 3위를 이끌며 자신의 숨겨졌던 가치를 마음껏 발휘하게 됐습니다.

그런 두 선수는 공격력이 끝 없이 발전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느 한 가지의 장점보다는 경기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격을 시도하는 만능적인 활약상이 최근에 만개하면서 조광래호 합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그동안 K리그에서 두각을 떨쳤던 선수가 대표팀 승선과 직결된 사례가 많았음을 비춰볼 때 두 선수의 일본전 발탁 여부가 딱히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굳이 일본전에 뽑히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대표팀에 합류할 가치가 무궁무진하죠. 1년 뒤, 그리고 2014년이 기대되는 공격수로서 앞으로 개인 역량이 어떻게 완성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