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맨유, 체력 저하가 아쉬웠던 뉴캐슬전 무승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뉴캐슬 원정에서 무승부에 만족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선수들의 몸이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승점 1점을 획득한 것이 위안입니다.

맨유는 20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뉴캐슬 원정에서 0-0 무승부로 비겼습니다. 슈팅 19-11(유효 슈팅 5-3, 개), 점유율 60-40(%), 패스 529-366(개)로 우세를 점하면서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끝내 골이 터지지 않았습니다. 비록 비겼지만 승점 70점 고지에 오르며(20승10무3패) 2위 아스널(18승9무5패, 승점 63)을 승점 7점 차이로 따돌렸습니다. '산소탱크' 박지성은 뉴캐슬전 후보 명단에 포함되었으나 끝내 결장했습니다.

[사진=뉴캐슬전 0-0 무승부를 발표한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맨시티전 패배 후유증이 남았던 뉴캐슬전 무승부

맨유는 뉴캐슬 원정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판 데르 사르가 골키퍼, 에브라-비디치-스몰링-오셰이가 수비수, 긱스-안데르손-캐릭-나니가 미드필더, 루니-에르난데스가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뉴캐슬전에서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18인 엔트리에 빠진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17일 FA컵 4강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 부진에 따른 질책성 결장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뉴캐슬도 4-4-2로 맞섰습니다. 크럴이 골키퍼, 엔리케-콜로치니-윌리암슨-심슨이 수비수, 구티에레스-티오테-거스리-바튼이 미드필더, 아메오비-로벤크란즈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우선, 맨유는 전반 10분 점유율에서 40-60(%)로 밀렸으며 뉴캐슬의 협력 수비를 뚫지 못한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상대팀 뉴캐슬은 초반부터 포어 체킹을 통한 강한 압박을 펼치며 원정팀 맨유를 기선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나타났죠. 공격시에는 빠른 원터치 패스를 통한 전방 연결로 맨유 박스쪽에서 슈팅 기회를 잡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판 데르 사르의 선방이 없었다면 뉴캐슬에게 실점을 허용했을지 모릅니다. 문제는 뉴캐슬의 파상공세에 의해 맨유 선수들의 후방 부담이 커졌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 밖에 없었죠.

평소의 맨유라면 초반 고비를 가뿐히 넘겼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 시즌 리그 원정 성적이 5승9무3패로 저조했던 통계적 아쉬움이 있었고(홈에서는 15승1무), 3일 전 지역 라이벌 맨시티전에서 0-1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으나 끝내 패했던 후유증에 직면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대회를 병행했던 피로 누적까지 포함하면 뉴캐슬보다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뉴캐슬이 초반부터 몰아붙이는 경기 운영을 펼쳤던 겁니다. 맨유로서는 뉴캐슬 공격 옵션들이 골감각이 좋은 상황이 아니였음을 다행스럽게 여길지 모릅니다.

그 이후의 맨유는 미드필더진이 안정을 되찾으며 점유율을 회복했습니다. 뉴캐슬 진영에서 공세를 펼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루니-에르난데스가 여러 차례 골 기회를 노렸습니다. 하지만 루니-에르난데스 만으로는 상대 박스쪽에서 경합할 인원이 부족했습니다. 긱스는 왼쪽 측면에서 볼을 공급하는데 힘을 썼고, 나니가 프리롤 형태로 움직였지만 엔리케의 끈적한 견제에 시달리면서 뒷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가 버거웠죠. 안데르손-캐릭은 티오테-거스리와의 허리 싸움을 펼치느라 루니가 2선쪽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박스쪽에서 숫자 부족에 시달렸고, 끝내 체력 저하에 시달리면서 움직임이 버거운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경기 완성도 부족은 맨시티전 패배 여운이 남아있음을 뜻합니다.

특히 캐릭의 체력 저하가 우려됩니다. 캐릭은 올 시즌 맨유에서만 38경기를 뛰었으며 최근 5경기에서는 3~4일에 한 번 간격으로 출전했습니다. 두달 동안 치렀던 최근 10경기 중에 9경기가 풀타임 출전이었으며 나머지 1경기였던 지난 9일 풀럼전에서 후반 41분에 교체 투입했죠. 뉴캐슬전에서는 파워풀한 중원 장악을 펼치는 티오테와 맞대결을 펼치면서 '안데르손 경기력 저하와 맞물려' 활동 폭이 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종-횡, 중앙-곡선을 활발히 넘나들며 여러가지 역할을 소화했지만 최근 경기력에 비하면 전방쪽으로 킬러 패스를 공급하는 완성도가 부족했습니다. 안데르손의 경우에는 동료와의 원투패스가 부정확했고 몇몇 상황에서 볼 터치가 불안했습니다.

왼쪽 풀백 에브라도 평소보다 주력 및 활동량이 떨어졌죠. 바튼 봉쇄를 위해 수비적인 비중이 높았던 원인도 없지 않았지만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지속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엄청난 경기를 소화하면서 체력 저하에 직면했죠. 경기 흐름적 관점에서는 오셰이의 공격 성향이 뚜렷했습니다. 직접 빌드업을 전개하거나 상대 박스까지 넘나드는 넓은 활동 폭, 팀의 패스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나니의 공격 부담을 덜었습니다. 평소에는 에브라에 비해 수비 성향이 뚜렷했지만 뉴캐슬전에서는 서로의 역할이 바뀌었습니다. 상호보완이 잘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는 에브라의 체력이 우려됩니다.

몇몇 주력 선수들의 체력 저하 및 경기력 부진은 루니-에르난데스 투톱의 활동량이 많아지는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루니는 2경기 출전 정지에서 벗어나 최전방과 2선, 왼쪽 측면을 전방위적으로 움직이며 긱스와 함께 맨유의 공격을 풀어가는 역할을 도맡았습니다. 에르난데스는 루니의 패스를 받거나 또는 최전방에서 골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는 움직임이 역력했죠. 두 선수는 각각 5개의 슈팅을 날린 것이 골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호흡이 잘 맞았다는 점은 맨유의 뉴캐슬전 소득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존의 루니-베르바토프 투톱보다 호흡이 척척 맞으면서 최전방에서의 공격 템포가 더 빨라졌습니다. 뉴캐슬전은 맨시티전 패배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루니-에르난데스 투톱의 분전은 맨유의 앞날 희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