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저녁부터 시작 될 K리그 6라운드 8경기는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예상됩니다. 지난 5라운드에서 0-0 무승부가 속출하면서 'K리그 재미없다', '수비축구' 같은 논란이 가열됐습니다. 6라운드에서는 K리그 경기력을 재확인하자는 여론의 반응이 나타날지 모릅니다. 일각에서 K리그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주장을 펼치는 것에 개인적으로 공감하지 않지만,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6라운드의 중요성이 큽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6라운드에서 주목할 수 있는 5경기를 조명했습니다.
1. 수원vs강원, 통계를 뒤집는 스코어 나올까?(15일 저녁 7시 30분, 수원 빅버드)
단순한 무게감을 놓고 보면 수원의 승리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수원의 강원전 홈 성적은 1무1패입니다. 수원과 강원의 올 시즌 성적은 각각 4위(3승1무1패) 16위(5패) 입니다. 얼핏보면 수원의 승리를 예상하기 쉽지만 오히려 강원이 K리그 첫 승을 위해 사력을 다할 가능성이 큽니다. 수원에게는 AFC 챔피언스리그 병행에 따른 체력적인 리스크가 작용하죠. 또한 두 팀은 골이 적습니다. 수원은 5경기에서 6골, 강원은 0골입니다. 통계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많은 골이 터질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축구는 통계에 의존하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아무리 약팀 경기라도 질 수 있고, 0-0에서 4-4 난타전으로 이어지거나 8-1까지 확장되는 것이 축구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속출할 수록 재미있는 것이 축구의 매력이죠. 수원과 강원의 대결은 통계를 뒤집는 스코어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합니다. 두 팀 모두 골이 절실합니다. 수원은 원톱 및 미드필더 공존 문제에 시달리며 피니시가 부족한 문제점에 직면했고 강원은 어떻게든 부진의 사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득점력 향상을 노리는 두 팀의 맞대결이라면 K리그가 0-0 무승부 논란에서 벗어날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김정우vs박은호, 드디어 격돌한다(16일 오후 1시, 상주 시민구장)
시즌 초반 K리그 득점 레이스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 메이커들이 드디어 격돌합니다. 김정우(상주, 6골) 박은호(대전, 4골)가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골을 책임져야 할 운명입니다. 또한 두 선수의 득점력에 따라 경기 결과가 엇갈리면서 순위까지 좌우 될 수 있습니다. 대전은 박은호의 골을 필두로 K리그 선두를 지켜야하며 5위 상주는 김정우의 골을 앞세워 다시 상위권에 도약해야 합니다. 다른 관점에서는, 두 팀이 김정우 또는 박은호를 견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합니다.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팬이라면 두 선수를 봉쇄하려는 팀들의 수비 전술까지 지켜볼 수 있는 재미를 얻게 됩니다.
어쨌든, 김정우와 박은호는 K리그 득점 1위 수성을 위해 경쟁자 기선 제압이 중요합니다. 김정우는 그동안 잠재되었던 득점력을 내뿜을 필요가 있습니다. 컵대회 1골 포함해서 총 7골을 뽑아냈던 저력을 놓고 보면 앞으로 더 많은 골을 기록할 역량이 있을지 모릅니다. 대전전에서는 '윤빛가람을 봉쇄했던' 김성준과 대결한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상주의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입니다. 박은호는 지금의 오름세가 반짝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만 아직 K리그 경험이 익숙한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상주의 집중 견제를 이겨낼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주가 가장 경계할 것은 위험지역에서의 파울입니다. 박은호의 간판 무기는 프리킥입니다.
3. 제주vs포항, 6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16일 오후 3시, 제주 월드컵 경기장)
6라운드 빅 매치를 꼽으라면,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격돌하는 제주와 포항의 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팀이 서로 무패를 달리고 있죠. 제주는 지난해 K리그 준우승팀이자 올 시즌 6위(2승3무, 6위)를 달리고 있으며, 포항은 올 시즌 2위(3승2무)를 기록중이지만 선두 대전과 승점이 똑같습니다. 또한 제주는 홈에서 21경기 연속 무패(14승7무, K리그 전적) 포항은 올 시즌 원정에서 3연승을 거두며 승점을 관리했습니다. '홈에 강한' 제주, '원정에 강한' 포항의 대결은 어떤 결과가 펼쳐질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제주는 지난 1일 AFC 챔피언스리그 텐진과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고 포항은 모따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것이 흠입니다.
제주는 김은중의 득점포가 살아나야 합니다. 김은중은 지난해 34경기 17골 11도움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 5경기에서는 2도움에 그쳤습니다. 중앙 공격수로서 골이 없었던 것은 제주의 공격력에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제주가 상위권으로 발돋움하려면 김은중의 골이 필수입니다. 포항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슈바-고무열 같은 중앙 공격수 옵션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슈바는 지난 6일 컵대회 대전전에서 2골 넣었지만, 상대팀 대전이 컵대회에서 2군에 가까운 스쿼드를 운영중인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그나마 아사모아가 포항의 새로운 에이스로 발돋움한 것이 포항의 상위권 진입 원동력이 되었지만, 아사모아 한 명 만으로는 제주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제주전에서는 모따 공백까지 이겨내야 합니다.
4. 황보관 감독-김호곤 감독, 승리가 절실하다(16일 오후 5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
서울과 울산은 K리그에서 강호의 이미지가 축적된 팀들입니다. 하지만 두 팀의 이름은 순위표에서 상위권이 아닌 중하위권에서 찾아야 합니다. 울산은 2승3패로 10위, 서울은 1승2무2패로 12위에 머물렀습니다. 아직 시즌 초반임을 위안으로 삼기 쉽지만, 올 시즌 초반 행보가 좋지 않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 중심에는 황보관 감독과 김호곤 감독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성적 부진으로 소속팀 팬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마주칠 두 감독은 서로를 넘어야 할 운명에 있습니다.
황보관 감독 입장에서는 지난 2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했던 기운이 있습니다. 그 이후 원정 2경기(나고야-부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다시 홈으로 돌아오면서 전북전의 기분좋은 추억을 품으며 K리그 2승을 거두는 시나리오를 기대할 수 있죠. 김호곤 감독의 울산은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최근 5경기 중에 4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럼에도 두 팀은 정규리그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서울은 공격 옵션들끼리 손발이 맞지 않거나 중원 장악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해야하며 울산은 설기현 부진 및 비효율적인 롱볼 축구가 고민 입니다. 그 외에 여러가지 과제를 안고 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 앞날의 긍정적 행보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5. 유병수, 인천의 K리그 첫 승 이끌까?(17일 오후 3시, 인천 월드컵 경기장)
유병수는 지난해 K리그 득점왕을 달성했습니다. 그가 최근 2경기 연속골로 득점포에 기지개를 튼 것은 인천과 상대하는 팀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입니다. 인천이 자랑하는 공격력은 단연 유병수의 득점력이며, 더 나아가 김정우와 박은호가 격돌중인 득점 1위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합니다. 상대는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는 성남(1승2무2패, 11위)이지만 인천도 만만치 않습니다. 3무2패로 14위에 쳐졌죠. 지난해 늦여름에 허정무 감독을 영입했지만 아직까지 성적 향상을 위한 두드러진 행보는 없었습니다. 인천은 성남을 상대로 홈에서 K리그 첫 승을 노려야 하며 유병수 발끝이 두 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할 것입니다.
그런 유병수의 매치업 상대는 사샤 입니다. 두 선수는 지난 1월 아시안컵 한국-호주전에서 적으로 상대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볼을 다투는 장면이 거의 없었지만, 유병수 입장에서 사샤를 바라보면 호주전의 여운을 떠올릴지 모릅니다. 당시 호주전에서 후반 22분 교체 투입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없이 43분에 교체되었던 악몽이 있죠. 그 이후 미니홈피 논란에 시달렸고, 호주전을 끝으로 A매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만약 사샤를 상대로 골을 터뜨리면 K리그 3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그 시나리오가 인천의 승리로 귀결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