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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vs맨시티, 누가 제코를 영입할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월 이적시장은 대형 공격수들의 거취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앤디 캐롤(뉴캐슬) 요한 엘만더(볼턴) 니클라스 벤트너(아스날) 엠마뉘엘 아데바요르(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가 임대설 또는 이적설에 직면했죠. 벤트너-아데바요르는 소속팀에서의 주전 경쟁 실패로 각각 이탈리아 세리에A에 속한 라치오(임대설) 유벤투스(이적설)와 링크됐습니다. 엘만더의 이적설은 최근 가라앉은 분위기지만 볼턴의 막대한 적자 때문에 팀을 떠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캐롤은 본인이 뉴캐슬을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미 빅 클럽들의 영입 표적이 됐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또 한 명의 대형 공격수가 잉글랜드에 진출하여 프리미어리그 판도를 뜨겁게 달굴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국적의 '득점 기계' 에딘 제코(24, 볼프스부르크)가 그 주인공 입니다. 제코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정상급 골잡이로 평가받는 선수로서 그동안 많은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 대상으로 꼽혔습니다. 분데스리가 기록만을 놓고 보면, 2008/09시즌 32경기 26골 6도움, 2009/10시즌 34경기 22골 7도움, 올 시즌 17경기 10골 1도움을 기록하며 꾸준히 많은 골을 생산했습니다. 그런 제코를 두고 첼시와 맨시티가 영입 경쟁에 나섰습니다.

에딘 제코, 드록바 대체자? 또는 테베스 짝궁?

사실, 제코가 원했던 팀은 이탈리아의 AC밀란 이었습니다. 본인 스스로 AC밀란 팬이라고 밝혔고 2009/10시즌까지는 AC밀란과 강하게 연결됐습니다. 하지만 AC밀란이 지난 여름 즐라탄을 FC 바르셀로나에서 임대하면서 제코의 영입 가능성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유벤투스 이적설이 제기되었으나 볼프스부르크가 반대하면서 세리에A 진출이 무산됐죠. 비슷한 시기에는 맨시티-맨유-바이에른 뮌헨 이적설로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에는 소속팀에 잔류하여 올 시즌 일정을 치르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코는 최근 첼시-맨시티의 1월 이적시장 영입 대상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볼프스부르크가 올 시즌 분데스리가 13위로 추락했고,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제코의 이적설이 수면위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볼프스부르크는 부진 탈출을 위해 제코의 잔류를 원할 수 있지만, 첼시-맨시티가 볼프스부르크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하면 제코 영입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첼시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1월 이적시장에서 많은 자금을 투자할 것이라 선언했고, 맨시티는 최근 이적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뿌리며 스쿼드 보강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래서 첼시와 맨시티의 제코 영입 경쟁은 어느 팀이 볼프스부르크에게 많은 돈을 안겨주느냐에 따라 성패를 좌우합니다.

그래서 첼시와 맨시티는 1월 이적시장에서의 공격력 강화가 불가피합니다. 우선, 첼시는 '드록신' 드록바가 최근 슬럼프에 빠지면서 대체자 보강을 염두하게 됐습니다. 드록바는 내년이면 33세로서 운동 능력이 떨어질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런 드록바는 본인 스스로 첼시 이적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하소연했고, 최근 국내 여론에서는 "드록바가 신에서 인간으로 내려왔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첼시 스쿼드가 노령화에 빠진 것, 기존의 드록바 대체자였던 스터리지의 내공이 안첼로티 감독을 흡족시키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1월 이적시장에서의 대형 공격수 영입이 필요하며 제코-캐롤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특히 캐롤이 뉴캐슬 잔류를 선언했음을 상기하면, 첼시의 현실적인 타겟은 제코라 할 수 있습니다. 내년이면 25세이기 때문에 첼시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으며, 분데스리가에서 많은 골을 넣었다는 점에서 드록바 즉시 대체가 가능하며, 192cm의 장신으로서 상대 수비와의 높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첼시의 새로운 공격 패턴을 엮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첼시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7경기에서 4골에 그치는 허약한 득점력에 시달렸습니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일정이 시작되면 스쿼드의 체력적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또 다시 부진에 빠질 수 있으며 드록바의 부활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제코가 올 시즌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않았다는 점이 첼시에게 영입 필요성을 부각시킵니다.

맨시티도 아데바요르를 비롯해서 팀의 철저한 잉여자원 이었던 산타 크루스의 방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두 선수와 작별하면 공격진의 두께가 허약하기 때문에 새로운 공격수의 영입이 필요합니다. 최근 잔류를 선언한 테베스의 신장이 173cm라는 점, 아데바요르를 제치고 No.2 공격수로 떠오른 발로텔리가 기복이 심한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제코 영입을 추진중이죠. 물론 두 선수와의 포지션이 중복되지만 최근 이적시장에서 그런 사례들이 종종 있었으며, 제코 영입이 '그들 입장에서' 무리수는 아닙니다. 그동안 제코의 COMS(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 입성을 꾸준히 추진했기 때문에 1월 이적시장에서 성과를 낼지 주목됩니다.

만약 제코가 맨시티로 이적하면 첼시에 비해 붙박이 주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만치니 감독이 원톱을 활용중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테베스를 최전방에 세웠고 발로텔리를 왼쪽 윙어에 배치했죠. 만약 테베스가 빠질때는 발로텔리가 원톱으로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에 아데바요르-테베스로 짜인 '빅&스몰' 조합을 활용했기 때문에 제코-테베스 조합을 볼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합니다. 아데바요르는 아스날 시절에 비해 폼이 떨어지면서 만치니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지만 제코는 그 반대의 케이스라는 점이 눈에 띱니다. 테베스의 짝꿍이 될 수 있는 이유죠.

또한 맨시티는 현 스쿼드에서 테베스 이외에는 강력한 한 방을 자랑하는 선수가 없습니다. 만치니 감독이 수비 위주의 전술을 구사하면서 테베스에게 골 기회를 몰아주는 전술을 구사했지만, 그런 공격 패턴이 최근에 상대팀들에게 읽히면서 골 생산의 버거움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 맨시티는 발로텔리를 적극적으로 중용하면서 화력 보강을 노렸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과물을 얻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 21일 에버턴전에서는 발로텔리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8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모두 골로 연결되지 못했고 팀은 1-2로 패했습니다. 제코 영입이 필요한 이유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해결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맨시티는 제코에게 많은 주급을 제시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2만 파운드(약 2억 1300만원) 이상의 주급을 받는 선수는 총 9명이며 그 중에 5명이 맨시티 소속입니다.(야야 투레, 아데바요르, 테베스, 콜로 투레, 배리) 제코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수 있고, 엄청난 골 결정력을 자랑하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맨시티가 고액 주급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첼시가 긴축 재정 선언으로 몇몇 선수들의 주급을 줄였음을 상기하면(이적료와는 별개) 맨시티가 제코 영입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첼시는 맨시티에 비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를 치르는 이점 및 붙박이 주전 가능성(드록바의 슬럼프가 계속된다는 전제하에)이 존재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1월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그 자금이 이적생 주급으로 확대되면 맨시티와의 경쟁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습니다. 만약 볼프스부르크가 제코의 이적을 허용하면 과연 어느 팀이 행선지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