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1승2무3패 부진에 빠졌습니다. 지난 9일 마르세유와의 챔피언스리그 32강 6차전에서는 무기력한 경기 끝에 0-1로 패했죠. 시즌 초반 독주 체제의 기반을 마련했던 행보와 정반대입니다. 어느 팀이든 항상 고비가 찾아오는 것이 축구의 진리지만, 첼시의 위기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순위는 3위로 추락했으며 앞으로 토트넘-맨유-아스날-볼턴 같은 부담스런 일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물론 첼시는 테리-에시엔이 부상 및 징계에서 돌아오면서 부진 탈출의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오는 20일 라이벌 맨유와의 홈 경기에서는 프랭크 램퍼드가 복귀전을 치를 예정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 달 동안 최악의 경기력을 일관했기 때문에 시즌 초반의 페이스를 되찾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첼시가 우승에 탄력을 얻기 위해서는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의 대형 선수 영입이 불가피합니다. 또한 첼시의 리빌딩을 위해서라도 선수 영입이 중요합니다.
엷은 선수층을 통해 본 첼시의 위기, 그리고 영입의 필요성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21세 이상 선수가 19명 입니다. 나머지 6명은 21세 이하의 유망주로 채웠죠.(시즌 초반 기준) 문제는 6명의 실력이 주전 선수들과 차이가 큽니다. 스터리지-판 안홀트-브루마-카쿠타-보리니-맥키크란 같은 유망주들은 1군에서 어떠한 두각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스터리지-맥키크란이 10경기 넘게 출전했지만(각각 16경기, 13경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전 경기 교체 출전에(각각 9경기, 4경기) 그쳤으며, 특히 스터리지는 2골을 기록했지만 드록바 대체자로서 무게감이 부족합니다. 또한 부상 선수가 발생할 때는 클리포드-멜리스-살라-샬로바 같은 유망주들까지 로스터에 등장했죠.
이는 첼시의 1군 선수층이 얼마만큼 얇은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유망주들 중에서 제대로 된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한 선수들이 태반인데다 포텐까지 터지지 못했고, 21세 이상의 선수는 위건과 더불어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적은 규모(19명) 입니다. 문제는 19명도 부실합니다. 주전 선수의 평균 연령은 29세로서(내년이면 30세) 노령화에 접어들었고, 19명 중에 6명(에시엔-램퍼드-베나윤-보싱와-테리-알렉스)은 부상으로 신음했습니다. 특히 에시엔-램퍼드는 그동안 부상이 잦았으며(에시엔은 3경기 출전 정지까지), 테리는 '무려' 5년 동안 최상의 몸 상태로 뛰지 못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렸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첼시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1승2무3패로 부진했으며 지난 마르세유전에서 졸전끝에 0-1로 패했습니다. 지난 시즌 중반에는 기복이 심한 행보를 일관하며 한때 맨유-아스날에게 선두를 허용했고, 인터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2차전에서 내리 패했던 악몽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시즌의 부진은 서로 똑같습니다. 주축 선수 부상 공백 메우기 실패, 스쿼드의 노령화, 체력 저하 입니다. 스쿼드가 얇다보니 이러한 문제에 직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시즌의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은, 첼시가 올해 여름 이적시장을 헛되이 보냈음을 의미합니다.
첼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조 콜-발라크-벨레티-데쿠-카르발류 같은 주요 선수들을 정리했습니다. 5명 모두 팀의 노장들이었으며, 주요 선수 영입은 2명(베나윤-하미레스)에 그쳤습니다. 더욱이 베나윤은 첼시에 이적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장기간 아웃이며, 하미레스는 프리미어리그 적응 미달로 1700만 파운드(약 306억원)의 이적료 값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카르발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공백에 따른 센터백을 보강하지 못했던 것이 성적 부진의 또 다른 원인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첼시는 나이 많은 선수들과 작별하고 영건들을 등용하는 세대 교체를 노렸겠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 였습니다. '조만장자'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영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었어야 마땅했습니다. 영건과 노장이 서로 함께 호흡하여 경기력 향상의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꾸준히 실전에 보냈어야 했습니다.(맨유가 대표적 예)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의 로테이션은 유연하지 못했습니다. 주축 선수 위주의 선발 출전을 일관하며 스쿼드의 부상 및 체력 부담을 키웠고, 그 결과는 지금의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첼시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 시점에서는 1월 이적시장에서의 대형 선수 영입 이외에는 어떠한 정답이 없습니다.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해 팀 전력의 부족분을 채우며 내실을 튼튼히 다져야 합니다. 유망주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프리미어리그의 본격적인 선두 경쟁이 시작되었고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의 힘이 더욱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폼은 정상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스쿼드의 내구성을 키울 또 다른 주축 선수들을 1월 이적시장에서 영입해야 할 것입니다.
첼시가 1월 이적시장에서 어떤 선수를 스탬포드 브릿지에 데려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적 대상자로 거론되는 유력 인물이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게리 케이힐(볼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 다비드 루이스(벤피카) 로멜루 루카쿠(안데레흐트) 네이마르 다 실바(산토스) 마렉 함식(나폴리)이 첼시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케이힐-네이마르는 소속팀 잔류를 원하며, 슈바인슈타이거-루이스는 소속팀의 잔류 공세와 맞서 있으며, 함식은 3개월 전 나폴리와 재계약 했습니다. '벨기에 신성' 루카쿠는 첼시 뿐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인터 밀란까지 영입전에 가세했습니다. 모두 다 쉽게 데려 올 인물들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첼시는 1월 이적시장에서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올 시즌 우승 및 팀의 장기적인 발전과 밀접하기 때문입니다. 테리-알렉스를 백업 선수로 뒷받침하거나 두 선수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을 센터백 1명, 램퍼드 같은 창의적인 공격력 및 득점력까지 갖춘 미드필더 1명(여유가 있다면 에시엔의 잦은 부상 공백을 메울 파워풀한 홀딩맨 1명 더 추가), 말루다-드록바-아넬카로 짜인 스리톱(세 명의 공통점은 30대)과 경쟁할 공격진 1~2명을 보강해야 합니다. 조직력이 흔들릴 염려가 있겠지만, 주축 선수들의 행보가 완전치 못한 현 시점에서는 새로운 에너지가 절실합니다. 그래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이적 시장에서 씀씀이를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12월 일정 또한 중요합니다. 이번달을 잘 넘겨야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을 통해 전력 향상에 탄력을 얻기 때문입니다. 첼시가 우승을 노리는 입장이라면 토트넘-맨유-아스날-볼턴전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4경기 모두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야 합니다. 주축 선수들이 체력 저하에 시달렸기 때문에 경기력이 얼마만큼 정상적으로 살아남을지는 의문이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며 강팀의 자존심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과연 첼시가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1월 이적시장의 선수 영입을 통해 스쿼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영건 성공의 기틀을 마련하는 리빌딩까지 성공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