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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K리그 후반기 뜨겁게 달굴 이슈 5가지는?

 

K리그가 많도 많고 탈도 많았던 FC 바르셀로나 초청 올스타전을 마치고 후반기에 접어듭니다. K리그 15구단 모두 정규리그 14경기씩 소화하며 남은 후반기 14경기를 앞두게 됐습니다. 올 시즌 초반부터 핵심 프로젝트 '5mm(5 Minutes More)' 캠페인을 시행하며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를 유도한 끝에 많은 축구팬들에게 경기력에 대한 호평을 자아냈습니다. 여기에 선두 다툼 및 6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K리그를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재미가 컸습니다.

그런 K리그는 후반기에도 축구팬들을 신명나게 할 것입니다. 기술 축구를 선호하는 K리그 구단들이 늘어나면서 경기의 퀄리티가 눈에 띄게 향상 되었고, 지동원-윤빛가람-홍정호를 비롯 제파로프 등에 이르기까지 K리그의 판도를 좌우 할 새로운 이슈메이커들이 등장하면서 흥행에 탄력을 얻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정규리그 1~2위 및 6강 진출을 위한 순위 경쟁이 전반기보다 더욱 치열하게 전개 될 것입니다. K리그 후반기를 뜨겁게 달굴 5가지 이슈를 정리했습니다.

1. FC서울, 10년 만에 K리그 우승할까?

FC서울은 지금까지 영건을 집중하는 팀컬러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넬로 빙가다 감독을 영입하면서 '이기는 축구'로 탈바꿈 했습니다. 그 성과는 전반기 14경기에서 10승4패(승점 30점)로 단독 1위에 오르는 저력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젊은 선수 위주의 스쿼드로 우승을 노렸으나 항상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던 뒷심 부족을 극복하여 그토록 원했던 K리그 우승을 이룰지 주목됩니다. 올해 초 이적시장에서 최효진-현영민-김용대-방승환 같은 경험 많은 선수를 비롯해서 대구-전북에서 가능성을 봤던 하대성을 영입하면서 업그레이드를 꽤한것이 공수 양면에 걸쳐 전력이 향상되는 비결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서울은 10년 만에 K리그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그 가능성이 밝습니다. 지난해보다 수비가 안정된 것이 우승으로 향하는 지름길을 개척한 계기가 됐죠. 지난해에는 김진규-김치곤으로 짜인 센터백의 느린 발, 골키퍼 김호준의 불안한 선방, 오른쪽 풀백 문제로 고심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현영민-김진규-박용호-최효진으로 짜인 포백, 아디-하대성으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진의 견고함이 날이 갈수록 탄력을 얻고 있습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제파로프, 최태욱을 영입하여 공격력까지 강화했습니다. 특히 제파로프는 칼날같은 패싱력으로 서울의 공격을 지휘하며 K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수원, '이적생 효과' 힘입어 6강 PO 진출?

수원은 남아공 월드컵 기간 중에 윤성효 감독을 영입하면서 롱볼 축구에서 기술 축구로 눈을 뜨게 됐습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황재원-다카하라-마르시오-박종진-임경현-신영록을 영입했는데, 지난달 28일 서울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던 임경현을 제외한 5명의 선수가 주전급으로 가동될 수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 정규리그 꼴찌의 수모를 겪었지만 윤성효 감독 영입 이후 절치부심끝에 지난달 31일 광주전 2-0 승리를 비롯해서 10위(승점 14점)에 올랐습니다. 6위 울산(승점 27점)과의 순위 경쟁에서 우세를 점하려면 5경기를 뒤집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적생들의 가세로 오름세의 분위기를 마련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황재원의 영입은 불안한 수비 조직력으로 신음했던 수원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황재원은 지난 광주전에서 수원의 수비 라인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하고 맨마킹 및 제공권에 강한 인상을 심으며 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라이벌 서울이 제파로프 효과로 빛을 보고 있다면 수원은 마르시오가 있습니다. 마르시오는 중원에서 유연한 드리블 돌파와 현란한 발재간, 송곳같은 패싱력을 자랑하며 수원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올랐습니다. 박종진은 오른쪽 측면에서 특유의 빠른발로 기동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신영록-다카하라는 하태균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하면서 '골 넣는 공격축구'의 완성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입니다.

3. 치열한 ACL 티켓 획득-6강 PO 경쟁, 승자는 누구?

무엇보다 K리그의 순위 경쟁이 흥미롭습니다. 정규리그 1~2위에 자격이 있는 다음 시즌 ACL 진출권 및 6강을 노리는 순위 경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1위(승점 30점)를 기록중이지만 6위 울산(승점 27점)과의 승점은 불과 3점에 불과합니다. 2~4위를 기록중인 전북-제주-경남이 승점 28, 5~6위에 있는 성남-울산이 승점 27점을 기록하는 상황입니다. K리그 우승을 자신하는 서울이라도 후반기에 부진하면 중상위권 혹은 6강 밑으로 추락할 수 있습니다. 상위권 및 중위권에 있는 어느 팀이든, 아시아 제패를 위해서는 후반기 고공행진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6강 플레이오프 경쟁도 치열합니다. 6위 울산과 7위 부산(승점 22점)의 승점 차이가 5점이지만 6강에 포함된 몇몇 팀들에게 불안 요소가 있습니다. 3위 제주는 조용형의 이적 공백, 4위 경남은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공백 및 주력 선수들의 체력 저하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불안합니다. 부산은 올해 역습 축구에 눈을 뜨면서 하위권의 이미지에서 탈피했고, 지난해 6강에 올랐던 8위 인천(승점 19점) 9위 전남(승점 14점)의 후반기 저력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15위에서 10위로 뛰어오른 수원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하는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낼지 주목됩니다.

4. 포항 설기현, K리그 흥행 아이콘으로 자리잡을까?

K리그의 아쉬운 점은 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전국구 스타 플레이어가 부족합니다. 지동원-윤빛가람-홍정호 같은 새로운 이슈메이커들이 나타났지만 국민적인 인지도가 있는 선수의 등장이 더 절실합니다. 과거의 이천수와 박주영처럼 매 경기마다 여론의 뜨거운 주목을 끌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언론의 지속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고 K리그가 흥행할 것입니다. 비록 이천수는 K리그에 복귀하지 못했지만, 10년 동안 유럽 무대를 누비고 지난 1월 포항으로 이적했던 설기현의 등장이 반갑습니다. 설기현은 그동안 부상으로 전반기를 보내지 못했지만 지난달 10일 전남전에서 K리그 데뷔전을 치르면서 서서히 감각을 끌어 올렸습니다.

그런 설기현은 지난달 25일 수원전, 31일 전남전에서 골을 넣는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습니다. 포항의 타겟맨으로서 강력한 포스트플레이와 박스 안에서의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며 유럽 축구 특유의 선 굵은 스타일을 K리그에서 뽐냈습니다. K리그 하위권으로 주저앉은 포항의 느슨한 전력, 공격 옵션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전술의 어려움을 뒤로하고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죠. 설기현이 앞으로 거의 매 경기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여론의 꾸준한 관심을 받으면 K리그 흥행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성원을 얻으려면 설기현의 맹활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5. 지동원vs윤빛가람vs홍정호, 올 시즌 신인왕 누구?

지난해 '김영후vs유병수'가 치열한 신인왕 다툼을 벌이며 라이벌 구도로 발전했다면, 올해는 지동원(전남)-윤빛가람(경남)-홍정호(제주)의 신인왕 삼각 경쟁 체제가 구축됐습니다. 세 선수 모두 최근 국가대표팀 명단에 발탁된 것이 삼각 경쟁 체제의 도화선이 됐죠. 공격수 출신의 지동원은 올 시즌 전남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올 시즌 19경기 6골 및 능숙한 경기 운영을 뽐냈고, 중앙 미드필더 윤빛가람은 18경기 4골 및 가공할 패싱력을 앞세워 경남의 기술 축구를 주도했습니다. 홍정호는 지난 전반기에 조용형과 함께 센터백을 형성하며 제주의 상위권 도약을 이끈 한국 축구의 차세대 수비수입니다. 어느 선수가 신인왕을 받아야 할지 가늠할 수 없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세 선수의 희비는 K리그 후반기 팀 성적에 따라 엇갈릴 것입니다. 지동원은 지난해보다 성적이 부진한 전남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어야 하며, 윤빛가람은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유증을 이겨내야 합니다. 홍정호는 조용형이 카타르 리그로 진출하면서 수비적인 부담이 커진 상황입니다. 그런 어려움을 딛고 이름값을 다하는 신인에게 상이 돌아갈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대표팀 활약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K리그 활약 만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면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을 통한 네임벨류가 신인왕의 희비를 가를 수 있습니다. 과연 누가 신인왕의 기쁨을 누릴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