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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vs벨라루스, 관전 포인트 6가지는?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동유럽에 속한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통해 고지대에서의 경기 감각을 기를 계획입니다. 아울러 이 경기가 끝난 뒤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23인을 확정지을 예정입니다.

한국은 30일 저녁 10시(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스타디움에서 벨라루스와 평가전을 갖습니다. 벨라루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에 속한 약체 팀이지만, 한국이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비롯해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같은 월드컵 본선 상대국들과 경기를 갖기 때문에 일종의 '스파링 파트너'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고지대에서 열리는 첫번째 경기인 만큼, 실전을 가볍게 치르겠다는 것이 허정무호의 의도입니다.

1. 한국과 상대하는 벨라루스는 '가상의 그리스'

우선, 벨라루스는 일부 선수들이 제외된 상태에서 한국전을 치릅니다. 벨라루스의 에이스인 알렉산드르 흘렙(슈투트가르트)를 비롯해 티모페이 칼라체프(로스토프) 비탈리 쿠투조프(바리)가 한국전에 불참합니다. 안톤 푸틸로(함부르크)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동유럽 리그에서 활약중 공격수 게이 코르닐렌코(톰 톰스크)는 김남일의 동료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는 잉글랜드,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에 밀려 4위에 그쳤으며 아직까지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는 약팀입니다.

허정무호는 벨라루스전을 '가상의 그리스'로 설정했으며 그리스의 강점인 높이와 세트피스, 거친 몸싸움을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벨라루스 선수들도 그리스 못지않게 높이와 몸싸움 능력이 출중하고 탄탄한 수비력과 함께 미드필더진의 압박도 매끄러운 편입니다. 지난 1월 한국과 상대했던 핀란드, 라트비아는 뒷 공간을 자주 허용하는 수비때문에 '가상의 그리스'로서 약했고 경기 내용도 맥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벨라루스가 평소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줘야 허정무호가 제대로된 실전 상대를 만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벨라루스전에서 최종 엔트리가 결정된다

벨라루스전은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가리는 마지막 경기입니다. FIFA가 정한 최종 엔트리 제출시한이 다음달 2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이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어야 합니다. 허정무 감독은 벨라루스전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선수들을 투입시켜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교체시킬 예정입니다. 그래서 이 경기는 2004년 7월 부터 FIFA가 정했던 A매치 교체 인원(6명 이하)을 넘겨 A매치 기록에서 제외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6월 3일 오만전에서는 11명을 교체시켜 A매치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허정무호 예비 엔트리 26인에는 골키퍼 3명, 수비수 8명이 포함되었는데 실질적으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왼쪽 윙어로서 박지성-김보경, 오른쪽 윙어로서 이청용-김재성 라인이 확정되었고, 중앙 미드필더와 투톱 공격수 중에서 3명이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할 것입니다.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김정우-김남일이 확정되었고 신형민과 구자철이 남은 한 자리를 다투게 됐습니다. 투톱 공격수에서는 박주영-안정환이 최종 엔트리 포함을 보장 받았고 부상중인 이동국을 비롯해 이승렬-이근호-염기훈이 경합 중 입니다. 과연 어떤 선수가 벨라루스전에서 허심을 사로잡을지 주목됩니다.

3. 안정환, 벨라루스전에 출전할까?

안정환은 지난 에콰도르전과 일본전에 결장했으나 최종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허정무호에서 요원했던 슈퍼 조커로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지만, 지금까지 허정무호에서 슈퍼 조커 능력을 검증한 것은 지난 3월 3일 코트디부아르전이 유일했습니다. 당시의 안정환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해 최전방에서 끊임없이 슈팅 및 패스 기회를 마련하며 대표팀 공격에 힘을 실었습니다. 전반 이른 시간에 골을 넣었음에도 위치선정 및 패스 받을때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했던 이동국보다는 안정환의 활약이 더 위협적 이었습니다.

그래서 벨라루스전에서는 안정환을 교체 투입해 슈퍼 조커로서의 능력을 다시 한 번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허정무호가 부상자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음을 상기하면 안정환이 실전 감각을 쌓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벨라루스전 투입이 절실한 이유는 실전 감각 저하를 막아야 하는데다, 안정환이 유기적인 콤비플레이를 엮으며 팀 공격을 전개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동료 선수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 및 시간이 필요합니다. 벨라루스전이 끝나면 월드컵 우승 후보 스페인과의 평가전이 있고 그 다음이 월드컵 본선인 만큼, 안정환을 마음놓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는 벨라루스전이 마지막입니다.

4. 기성용의 폼이 살아나야 한다

이동국의 부상과 더불어, 허정무호의 딜레마로 꼽히는 또 하나의 요소가 기성용의 부진입니다. 소속팀 셀틱에서 8경기 연속 결장한 상태에서 허정무호에 합류했으나 에콰도르전과 일본전에서 평소 이하의 폼을 발휘하면서 많은 축구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일본전에서는 에콰도르전보다 동료 선수와의 호흡이 잘 맞았으며 공격 템포를 주도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패스를 끄는 습관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으며 후반전에는 4-2-3-1에서 박지성과 함께 스위칭을 하면서 왼쪽 윙어를 맡았으나 동료 선수에게 공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저조했고 전반전보다 부진했습니다.

기성용은 실전 감각 향상을 위해 벨라루스전에 선발 투입할 것입니다. 벨라루스의 미드필더들이 압박에 능한데다 팀의 전반적인 수비력이 만만치 않은 만큼, 기성용이 본래의 공격력을 맘껏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벨라루스전이 끝나면 더 이상 쉬운 상대와 경기하지 않기 때문에, 이 경기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아야 합니다. 또한 기성용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허정무호에 없다는 점에서 선수 본인이 분발할 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기성용의 폼이 살아야 허정무호의 월드컵 16강 진출 발걸음이 가벼워질 것입니다.

5. 정성룡vs이운재, 벨라루스전에서 누가 선택받나?

벨라루스전에 선발로 출전할 골키퍼가 누구인지 주목됩니다. 그동안 이운재가 붙박이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으나 올 시즌 K리그 부진으로 과거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정성룡은 K리그에서의 눈부신 선방 및 반사신경이 향상된 끝에 에콰도르전과 일본전에 출전하며 무실점 선방을 과시했습니다. 현재 폼으로는 정성룡이 이운재보다 더 우세라고 할 수 있지만, 정성룡이 지난 일본전에서 펀칭 불안으로 실점 위기를 초래할 뻔했던 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입니다.

만약 정성룡이 벨라루스전에서 주전 골키퍼로 투입하면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책임질 수문장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이운재가 그동안 허정무호에서 공헌했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벨라루스전에 투입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허정무호가 지난 일본전 종료 후 "이운재가 두 경기 동안 바깥에서 경기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던 것은, 후배 정성룡의 활약을 지켜보며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달라는 메시지입니다. 더욱이 올 시즌 K리그 부진은 올해 초 해외 전지훈련에서 시작된 체력 저하가 있었기 때문에 에콰도르전과 일본전에 휴식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운재가 벨라루스전에 출전하면 허심을 새로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6. 무한 스위칭, 벨라루스전에서 선보일까?

허정무호가 지난 일본전에서 2-0으로 완승했던 원동력에는 무한 스위칭이 있었습니다. 공격 옵션들이 경기 중에 수시로 자리를 옮기며 경기를 풀어간 것입니다. 투톱으로 출전한 염기훈과 이근호가 측면과 최전방을 넓게 벌리며 부지런히 움직였고, 박지성과 이청용이 중앙으로 침투하고 이근호가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는 모습이 여럿 있었습니다. 전반 30분이 넘은 이후에는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는 4-2-3-1로 전환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이러한 전술 변화는 일본 수비진에 큰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후반전에는 기성용이 왼쪽 윙어로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벨라루스전에서도 무한 스위칭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허정무 감독은 부지런한 움직임과 변화무쌍한 위치변화에 익숙한 공격수들을 선호했기 때문에, 이승렬-이근호-염기훈이 그 역할에 무난하게 적응할지 주목됩니다. 또한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이 측면 미드필더로 이동하면서 팀 공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벨라루스전에서는 김재성의 출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앙과 측면을 넓게 움직이며 투쟁적인 경기력을 펼치는 김재성이 무한 스위칭에 녹아들지 관심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