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인터넷 커뮤니티를 드나들었던 축구팬들이라면 '파문시리즈'를 접했을 것이다. 각종 이슈를 다루는 언론사 기사 제목에 파문이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으면서, 어느 유명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누리꾼들이 재미와 해학을 위해 직접 파문시리즈를 작성하며 게시판을 도배했다. 그러더니 다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많은 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인터넷 댓글 문화의 발전으로 인기가 바닥으로 추락했지만 남아공 월드컵에서 다시 유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1. 앙리 "월드컵 본선에서 손으로 골 넣겠다" 파문
앙리는 지난해 11월 아일랜드와의 남아공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경기 도중 손으로 골을 넣으며 지구촌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아일랜드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할 정도로 논란이 커진 것. 그런 앙리는 최근 경기력 부진에 시달리며 월드컵 본선에서의 맹활약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또 다시 손으로 골 넣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또 다른 파문 : 마라도나 "나도 손으로 넣었는데 앙리가 왜 욕먹는가?" 파문, 남아공 감독 "앙리의 손을 조심하라" 파문, 포를란 "나의 슈팅이 앙리의 손보다 더 예술적" 파문, 남아공 누리꾼 "앙리에게 무조건 야유" 파문)
2. 메시 "조용형이 누구야?" 파문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아르헨티나와 상대한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의 조국으로서 허정무호의 경계 대상으로 손꼽힌다. 메시의 매치업 상대는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 전에서 드록바 봉쇄에 성공했던 조용형이 유력하다. 메시가 조용형의 수비력에 혼쭐나면 어떤 말을 할까? (또 다른 파문 : 메시 "한국 축구의 수비는 세계 최고" 파문, 메시 "조용형은 루시우보다 강하다. 인테르 수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파문, 퍼거슨 "조용형 같은 존재가 맨유에 필요하다. 바르사를 이기려고" 파문, 중국 감독 "아르헨티나와 해볼 만하다" 파문)
3. 상무 "김정우 이적 불가" 파문
얼마 전 일병으로 진급한 김정우는 상무 소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다. 그동안 허정무호의 중원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본선에서 주전 출전이 유력하다. 그러나 K리그의 만년 하위권 팀인 상무는 2011년 하반기에 전역할 김정우 공백을 걱정할지 모른다. 상무는 김정우의 부사관 입대를 속으로 바라고 있지 않을까. 물론 김정우는 싫어하겠지만. (또 다른 파문 : 신태용 "상무, 이적이 아니라 임대라고" 파문, 성남 미드필더 A "정우형이 상무에서 말뚝 받아야 내 자리가 생기는데" 파문, 벵거 "김정우 같은 선수가 아스날에 필요하다. 월급이 7만 9500원이기 때문" 파문)
4. 우사인 볼트 "차두리와 대결하고 싶다" 파문
축구팬들에게 '차이콘(두리콘)' 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차두리는 세계 최고의 오른쪽 풀백 마이콘 같은 넓은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를 자랑한다. 월드컵 본선에서 육상 선수 뺨치는 광속 스피드를 뽐내면, 남자 100m 세계 기록 보유자이자 호날두의 팬으로 유명한 볼트는 차두리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또 다른 파문 : 볼트 "차두리의 꿀벅지가 매력적이에요" 파문, 볼트 "차두리, 나랑 함께 육상하자" 파문, 영국 언론 "차두리의 스피드는 볼트를 능가. EPL에서 통할 것" 파문, 무한도전 길 "볼트와 대결 안하면 나랑 하는 건 어때? 나는 살사인 볼트" 파문)
5. 정대세 "날두야...나는 인민 루니야. 우리 친구하자" 파문
정대세의 별명은 '인민 루니'. 월드컵 본선에서는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대결한다. 호날두는 맨유 시절 루니와 친분을 나누었던 선수. 인민 루니는 호날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또 다른 파문 : 한국 누리꾼 "인민 루니와 호날두의 만남, 훈훈한 감동" 파문, 정대세 "호날두. 나를 레알 마드리드에 데려가줘" 파문, 레알 마드리드 회장 "정대세, 아시아 마케팅 차원에서 영입할까?" 파문, 호날두 "정대세와 함께 뛰고 싶다. 마치 루니를 보는 것 같다" 파문, 그 말을 들은 원조 루니 "호날두 죽었어" 파문)
6. 호비뉴 "남아공 가기 싫어요. 초등학교 결석하면 안 된다고요" 파문
은지원의 1박2일 컨셉이 '은초딩'인 것처럼, 호비뉴는 축구팬들에게 호비뉴가 '초딩' 이미지로 유명하다. 초등학생 같은 외모에 행동까지 비슷하기 때문. 맨시티 정착 실패로 브라질로 돌아간 호비뉴는 월드컵을 위해 남아공 비행기에 탑승하면 조국 브라질을 그리워할까? (또 다른 파문 : 호비뉴 "남아공에서 나랑 놀아줄 사람이 없어. 브라질로 돌아갈래. 엉엉" 파문, 호비뉴 "카카에게 삐졌어. 맨시티 안 왔잖아" 파문, 브라질 감독 "호비뉴, 숙제 안하면 맴매" 파문, 만치니 "호비뉴에게 실망. 초딩인줄 알았는데 1984년생 이었다" 파문)
7. 펠레 "나는 점쟁이였다. 거꾸로 말하면 되니까" 파문
펠레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펠레의 저주'다. 펠레가 인터뷰한 내용이 현실과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가리켜 저주라는 단어가 붙은 것. 그래서 펠레가 월드컵 유력 우승 후보로 꼽았던 팀들이 성적 부진에 시달렸다. 그런 펠레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스페인을 우승 후보로 꼽았고 잉글랜드가 4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현실이 될까? (또 다른 파문 : 마라도나 "펠레가 아르헨티나 월드컵 우승 예언했다" 파문, 호비뉴 "펠레 아저씨가 누구에요?" 파문, 카시야스 "이번에도 월드컵 우승 못하는 건가? 펠레 때문에 김빠지네" 파문)
8. 오카다 "일본의 월드컵 4강, 전설의 1군에 달렸다" 파문
오카다 일본 감독의 남아공 월드컵 목표는 4강 진출. 한국과 일본 축구팬들은 오카다 감독의 욕심을 믿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 축구 만화 < 캡틴 츠바사(한국명 : 날아라 캡틴) > 에서 유래된 전설의 1군 멤버라면 가능할지도. 그러나 전설의 1군 멤버는 일본의 최종 엔트리 23인에 포함되지 못했다. 전설의 1군은 허구니까. (또 다른 파문 : 스즈키 이치로 "일본은 30년 동안 월드컵 4강에 오를 것" 파문, 그 말을 들은 김병현 "이치로는 만화를 너무 많이 봤다" 파문, 모닝구 무스메 "일본 축구는 세계가 부러워해" 파문, 퍼거슨 "일본이 4강 진출하면 오카다가 차기 맨유 감독" 파문)
9. 마라도나 "나는 세계 최고의 감독" 파문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며 지구촌 축구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았다. 아르헨티나 사령탑 부임 이후 전술 부재 및 성적 부진에 시달리며 '졸장'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선수 구성원이 세계 최정상급이기 때문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주목된다. (또 다른 파문 : 마라도나 "펠레는 감독으로서 월드컵 우승 못했다. 그러므로 내가 펠레보다 뛰어나다" 파문, 마라도나 "월드컵 우승했으니 미국 야구 진출하겠다" 파문, 아구에로 "장인어른은 킹왕짱" 파문, 메시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판 과르디올라" 파문)
10. 한국 연예인 "월드컵은 왜 새벽에 하죠?" 파문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어느 한국 연예인이 "그리스는 왜 새벽에 축구를 하죠?"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누리꾼들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연예인은 자신의 발언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여전히 누리꾼 사이에서는 그 발언이 머릿속에 잊히지 않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연예인들 중에 누군가가 엉뚱한 발언을 하지 않을까? (또 다른 파문 : 한국 연예인 "월드컵은 왜 남아공에서 하죠?", "박주영이 왜 기도를 해요?", "박지성 오빠 멋있어요", "이청용의 덧니는 매력적이에요", "김광현(기성용과 닮은 야구선수)이 월드컵에 출전했네요" 파문)
*이 글은 Daum 스포츠 남아공 월드컵 특집 매거진에 실렸으며 Daum측의 허락을 받고 게재함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