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카타르-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안컵 개막전이 끝난 뒤, 어느 모 케이블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한국 대표팀의 2007년 아시안컵 하이라이트를 봤습니다. 3위 입상 속에서도 무색무취했던 경기력을 일관했기 때문에 좋은 추억으로 회자되는 대회는 아닙니다. 골키퍼 이운재가 '팔렘방의 영웅'으로 회자되었지만 그는 몇개월 뒤 음주파문에 휩싸이며 국내 축구계를 벌컥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핌 베어벡 감독은 그 대회를 끝으로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서 사임합니다. 그래서 4년 전 대회 하이라이트를 바라보는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의 눈에는 단 한 명의 선수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전으로 뛰었던 이천수(30, 오미야) 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에 뛰면서 에너지가 방전되었기 때문인지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이 기대만큼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베어벡호의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아시안컵에서의 파괴력은 다소 강렬하지 못했죠. 공교롭게도 그 대회는 이천수가 한국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더 마지막 시기였습니다. 2008년 9월 10일 A매치 북한전에 출전했지만 그때는 대표팀에서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였죠.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까지 대표팀에 볼 수 없는 현실이 아쉽습니다.

물론 이천수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1년 아시안컵에서 태극 마크를 새기며 한국 대표팀에서 모습을 드러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 이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알 니스로와의 임금 체불 문제로 몇 개월 동안 실전 감각을 잃으며 '허심(心)'을 잡지 못했고, 아시안컵 이전에는 일본 J리그 오미야에 입단하며 부활을 알렸지만 '조심(心)'을 얻는데 실패했습니다. 자신의 J리그 데뷔전을 지켜봤던 조광래 감독에게 날카로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죠. 그나마 열심히 뛰었다는 조 감독의 말을 위안 삼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천수가 오미야에서 부진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후반기 14경기에서 2골에 그쳤지만 소속팀에서 팀 내 최고 연봉 수준의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7월 오미야의 연습생으로 시작했던 사실을 미루어보면, 적어도 경기 내용에서는 합격점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미야가 이천수 영입 이전까지 강등 위기에 시달렸으나 12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을 미루어보면, 이천수의 클래스가 팀에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국내에서는 J리그 경기들을 마음껏 즐길 환경이 아니지만(과거 축구 전문채널 시절에 비해 중계권이 없기 때문에) 이천수의 팀 내 영향력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천수는 지난해 12월 홍명보 자선경기를 앞두고 언론을 향해 대표팀 복귀를 열망했습니다. 아시안컵 예비 엔트리 합류 47인 합류에 실패했음에도 붉은색 유니폼을 다시 착용하는 것을 간절히 바랬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조광래 감독은 유병수-손흥민-지동원-김신욱 같은 젊은 공격수들을 아시안컵에 중용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위해 세대교체에 탄력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K리그 사령탑 시절에도 영건 육성에 주력했기 때문에 이천수의 대표팀 복귀를 간절히 원하는 상태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2014년이면 이천수의 나이는 33세 입니다. 전반적인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젊었을적 폼을 재현할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이천수의 재능을 놓고 보면 대표팀에서 필요한 인물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23인이 모두 정해지면서 "이천수가 대표팀에 꼭 필요하다"는 명제는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이 조광래 감독의 선택을 받은 존재들입니다. 축구는 감독의 호불호가 뚜렷한 스포츠로서 지도자가 선호하는 선수들이 중용되기 쉽습니다. 세대교체 의지가 뚜렷한 조광래호 행보를 놓고 보면 이천수는 그 컨셉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축구장 안과 밖에서 여러 구설수를 일으켰던 과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유죠.

분명한 것은, 이천수는 대표팀 복귀의 꿈을 접지 않았습니다. 베어벡호 시절까지 한국 대표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던 태극 전사로서 남다른 애착심을 가졌기 때문에 조광래호의 일원이 되는 날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오미야 연습생 입단을 감수하며 재기를 열망했던 것도 붉은색 유니폼을 입겠다는 의지와 밀접하죠. 불과 4년 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목표로 뛰었던 선수였음을 상기하면 자존심이 강한 자신의 마음이 현실로 돌아온 셈입니다.

무엇보다 오미야에서의 활약이 중요합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받쳐주지 않으면 대표팀 발탁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논리입니다. 오미야가 엄연히 J리그의 약팀 레벨임을 상기하면 이천수의 역량이 팀 전력에 충분히 녹아들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박주영의 장점을 팀 전력에 활용하지 못하는 AS 모나코처럼 말입니다.(특히 음보카니와의 공존 실패 및 측면 미드필더 전환) 이천수가 그 어려운 난관을 이겨낼 수 있을지 관건입니다. 조광래 감독이 일본 J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점에서 대표팀 복귀의 희망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대표팀의 향후 행보 또한 이천수 발탁의 명분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만약 박지성의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가 확정되고, 그 이후 한국 대표팀이 성적 부진에 시달리면 '이천수를 대표팀에 뽑아야 한다'는 외부의 목소리가 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다만, 이천수가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평범하거나 부진하면 그 소리가 묻힐 공산이 큽니다. 박지성 은퇴 이후 한국 대표팀이 흔들리는 시나리오 또한 반갑지 않습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은 영건에 흥미를 느끼는 지도자입니다. 아시안컵 이후 젊은 선수들을 적극 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천수 발탁을 얼마만큼 염두하고 있을지 의문입니다. 하지만 대표팀 발탁 기회는 서로 동등해야 하는 원론적 관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축구 선수의 본분인 실력 또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죠. 결국, 이천수의 올 시즌 J리그 활약상이 중요하게 됐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관전했던 J리그 데뷔전에서는 실전 감각 부족 및 현지 스타일 적응과 싸웠던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완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천수의 대표팀 복귀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은 바로 '오미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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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K리그 보다는 일본 J리그가 더 낫다"

1. 몇년 전 축구게시판에서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누리꾼들에게 '일본축구 빠X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왕따 취급을 받았죠. 아무리 J리그가 일본리그라 할지라도 경기력에서는 K리그가 앞섰기 때문에 'K리그>J리그'라는 트렌드가 형성됐습니다. 야구는 몰라도 축구에서 만큼은 일본에게 질 수 없다는 공감대를 모았기 때문이죠.

그 당시에는 K리그 선수들이 돈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특급 선수들은 연봉이 이리저리 뛰는데다 각종 승리수당까지 챙겼죠. 한때 울산에서 잘나갔던 이천수의 당시 연봉이 수당까지 합해 13억이라는 이야기가 있었고(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3년 전 언론에 밝힘) 성남에서 뛰던 김두현의 연봉은 약 9억 3천만원 이었습니다. 아마도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금액을 받았을 겁니다. 당시 K리그의 웬만한 특급 선수들이 J리그에 진출하지 않았던 것은 J리그가 선수 인건비를 줄이느라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몇몇 팀들이 파산하고 대부분의 구단들이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선수 인건비를 줄였죠. K리그 구단 예산의 70~80%가 선수 인건비에 투자되고 J리그는 대략 50% 내외였으니, K리그가 선수들에게 많은 투자를 했던 겁니다. 좋게 표현하면 투자였지, 실제로는 몸값 부풀림이 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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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아시아축구연맹이 지난해 발표한 아시아 프로리그 실태. J리그가 K리그를 앞서고 있습니다. (C) 효리사랑]

2.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프로위원회는 지난해 5월 아시아 프로리그 실태를 보고했는데 J리그가 500점 만점 중에 470점을 받아 21개 아시아 리그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반면 K리그는 438점으로 2위에 그쳤죠. 이 보고서에서는 10개 부문과 62개 세부 항목으로 리그 수준을 평가했는데 J리그가 10개 부문 모두 A를 기록한 반면에 K리그는 선수 계약규정, 리그 승강제, 구단 독립법인화에서 B를 받는 바람에 점수가 깎였습니다.

J리그가 K리그를 앞선 부문은 리그 운영, 관중, 재정 건전성, 마케팅, 산업규모, 언론, 클럽 수 총 7개 부문 이었습니다. 그리고 경기 운영과 경기장은 같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K리그가 J리그를 유일하게 압도했던 것은 경기력 이었습니다. 한국은 경기력에서 100점 만점에 94.8점을 받았는데 아시아리그에서는 1위를 차지했죠. 하지만 경기력 만으로 J리그보다 더 우수한 리그로 평가받기에는 부족함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종합 평가에서는 J리그가 K리그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죠.

3. 문제는 K리그가 J리그를 유일하게 압도했던 경기력 마저도 흠집이 생겼습니다. AFC측에서 K리그 팀들의 AFC 챔피언스리그 부진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지난 시즌에는 K리그 팀들이 AFC 챔피언스리그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당했습니다.(2007시즌 정규리그 5, 10위를 기록했던 포항, 전남이 진출한게 더 문제였지만)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J리그 4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반면에 K리그는 3팀만 진출했을 뿐이죠. 그 중에서 유일하게 조 1위를 기록한 팀은 포항 뿐이었습니다. 수원과 서울이 32강 조별예선 마지막날까지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던 위치에 있었으니 말입니다.

K리그는 최근 J리그와의 역대 전적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23번의 공식 경기에서 4승8무11패의 열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J리그보다 10년 일찍, 그리고 아시아 최초로 프로축구리그를 창설했던 자존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J리그 팀들의 비약적인 성장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까지 어느 한 팀도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지만 2007년 우라와 레즈가 전북, 성남을 제치고 우승하면서 부터 전세가 기울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감바 오사카가 아시아를 제패하면서 J리그는 2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을 배출하게 됐습니다. 반면 K리그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J리그에 밀려 고개를 내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대로라면 경기력에서도 J리그가 K리그를 압도할 것입니다.

4. K리그의 경기력 문제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리그가 하향 평준화에 빠지면서 경기력이 저하된 것이 그 원인이죠. 그 이유는 4가지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인 드래프트와 수준급 외국인 선수 부족, 국내 대형 선수들의 해외 이적, 리그 시스템이 그것입니다.

(1) K리그 드래프트의 문제점

한국축구의 특출난 유망주들이 K리그보다 J리그쪽으로 눈을 돌리는 원인은 드래프트 때문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팀에서 뛰고 싶은데 드래프트 제도에 의해 다른 팀에서 뛰어야 하는 부담감에 직면했죠. 그래서 조영철(니카타) 박주호(가시마) 김근환(요코하마 마리노스) 같은 한국 축구의 10년을 짊어질 몇몇 영건들이 K리그가 아닌 J리그에서 첫 프로선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김근환은 지난달 19일 일본 축구 언론사 <스포츠 네비>를 통해 "한국은 드래프트 제도라는 벽이 있다. 강한 팀에 들어가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니까 자신의 장래를 마음에 그릴 수 없다"며 드래프트 제도의 문제점을 아쉬워했습니다. 김근환은 지난해 K리그 드래프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신생팀 강원FC의 우선지명을 받을 14명 후보로 주목 받았지만 그해 여름 현해탄을 건너 요코하마에 입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김근환이 드래프트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선수 본인이 얼마전에 시인했더군요. 만약 일본으로 가지 않았다면 지금쯤 강원 수비수로 뛰었을 겁니다.(최순호 감독이 원하던 선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래프트가 없었다면 수원과 서울 같은 인기팀에서 뛰었겠죠.

드래프트 문제는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K리그 구단으로서도 답답할 노릇이죠. 고교 및 대학축구, 네셔널리그에서 K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재목들을 꾸준히 관찰하면서 자신의 팀 스타일에 맞는 선수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영입 협상을 해야 하는데 드래프트 때문에 원하는 선수를 데려갈 수 없습니다. 막상 영입하고 나니까 팀 스타일에 안맞는 문제점이 있는 겁니다. 여기에 몇몇 특급 유망주들이 J리그로 빠지고 있으니 수준급 영건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었습니다. 이는 K리그팀들의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2) 수준급 외국인 선수 부족

요즘 K리그를 보면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을 찾기 힘듭니다. 그동안 K리그에서 꾸준히 잘했던 외국인들은 여전하지만 새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이 K리그에서 잘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죠. 올 시즌에 첫 선을 보인 선수중에서는 리웨이펑(수원) 챠디(인천) 사샤 오그네노브스키(성남) 오하시 마사히로(강원)만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것도 챠디를 제외한 세 명의 선수는 아시아 쿼터제로 K리그에 들어온 선수들입니다. 이는 경제 악화로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특히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과 도민구단들은 영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때 브라질 선수들의 코리안드림 근원지로 꼽히던 대전은 지난해부터 수준 낮은 외국인들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두 명의 선수(바벨, 치치)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죠. 그 두 명도 K리그에서 부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 J리그는 다릅니다.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팀들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레안드로(감바 오사카) 다비(나고야 그램퍼스) 마르키뇨스(가시마)는 K리그의 웬만한 외국인 선수 레벨을 넘어선 선수들입니다. 2007시즌 전북, 성남 격파의 주역이었던 롭슨 폰테(우라와 레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주니뉴, 주니오르(이상 가와사키)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을 배출하면서 팀의 경기력이 향상되더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겁니다. 어쩌면 외국인 선수의 경쟁력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와 J리그의 명암이 엇갈렸던 결정적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몇몇 J리그 팀들은 K리그의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 표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도 한국 선수지만,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외국인 선수들의 J리그행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까보레(FC 도쿄, 전 경남) 뽀뽀(가시와, 전 경남) 보띠(빗셀고베, 전 전북) 마토 네레틀야크(오미야, 전 수원)가 바로 그들입니다. 한때 J2리그 센다이에서 뛰었던 나드손(전 수원)은 2004년 K리그 정규리그 MVP를 받았던 선수입니다.

(3) 국내 대형 선수들의 해외 이적

K리그에서 특출난 기량을 뽐냈던 국내의 수준급 선수들의 해외 이적이 잦아진 것도 K리그의 경기력 저하를 불러 왔습니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에서 해외 이적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들의 공백을 메울 대체자원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지난해 더블 우승했던 수원이 올 시즌 총체적 부진에 빠진 주 원인이 조원희, 이정수, 신영록의 해외이적(마토 포함) 공백을 메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박주영의 AS 모나코 이적 이후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졌지요. 대구는 이근호가 팀을 떠난 것을 비롯한 여러가지 이유로 전체적인 전력이 내림세에 빠졌습니다. 한때 '3백 최강'으로 손꼽히던 울산은 박동혁이 J리그로 떠나더니(박병규는 군 입대) 수비 라인이 구멍이 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일본 무대에 진출한 선수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올해 J리그와 J2리그에 진출한 선수만 하더라도 이근호(이와타, 전 대구) 조재진(감바 오사카, 전 전북) 박동혁(감바 오사카, 전 전북) 조성환(삿포로, 전 포항) 박주성(센다이, 전 수원) 이정수(교토, 전 수원)가 현해탄을 건넜습니다. 무적 선수 위기에 놓였던 이근호를 제외한 5명은 엔고 현상으로 많은 돈을 받으면서 일본 팀에서 활약중입니다.

(4) 리그 시스템, J리그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J리그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선수들의 기량이 어느 순간에 늘었던 것은 아닙니다. 승강제 및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에 따른 질적인 성장으로 꾸준히 좋은 선수들을 배출했던 것입니다. J리그 18개팀과 J2리그 18개팀 체제에 승강제까지 진행중이니 매 경기마다 긴장감이 조성될 수 밖에 없습니다.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힘으로 단련되었기 때문에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겁니다. 그러면서 선수와 팀 끼리의 경쟁력이 쌓여가면서 리그의 수준이 향상 되었죠.

반면 K리그는 2006년 고양 국민은행과 2007년 울산현대 미포조선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승격제 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습니다. 유소년 시스템 또한 체계적으로 정비되지 못했지요. K리그의 전반적인 선수 시스템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기력에서 J리그에게 밀리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5. J리그는 세계 10대 리그 진입 목표, K리그는 뚜렷한 목표가 없다

제가 이 글에서 경기력을 위주로 K리그와 J리그를 비교했던 이유는, 경기력에서도 J리그에 뒤집힐 가능성이 짙다는 것입니다. 스포츠 파이가 협소한 한국 시장에서 K리그가 J리그를 상대로 마케팅과 재정 건전성, 전반적인 인프라, 리그 운영에서 단기간에 뛰어 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제는 경기력 마저도 위태롭기 때문에 K리그와 J리그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것입니다.

J리그의 목표는 2014년까지 자국리그를 세계 10대 리그로 진입 시키는 것입니다. 1993년 J리그 출범 이후 백년대계(백년구상)를 모토로 급성장했던 일본 축구의 힘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K리그는 앞날에 대한 뚜렷한 목표, 꾸준한 실천, 혁신이 완전히 결여 되어 있습니다. K리그가 J리그를 이길려면 리그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획기적인 마인드가 떨어진 국내 축구 문화와 최근의 경제 악화 속에서 좋은 성과를 바라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신문선 교수가 10년전에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이런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이 일본보다 축구를 잘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축구에 적합한 체격 조건과 피지컬, 그리고 기술을 갖추었기 때문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자국리그에서는 한국이 일본에게 뒤쳐져 있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발전하지 못하는 K리그와 끝없이 진보하는 J리그의 명암이 점점 엇갈리고 있는 것이죠. 이대로라면 K리그는 J리그를 이길 수 없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야구에서 '본즈 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홈런왕인 베리 본즈가 많은 홈런을 날린 것에 유래된 야구계의 신조어죠.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1군에서는 못하는데 2군에서 많은 홈런을 날리는 선수를 가리켜 '본즈 놀이를 하고 있다'고 가리킵니다. 얼마전까지 LG트윈스 소속으로 몸 담았던 KIA 김상현이 본즈 놀이와 많이 연관되었죠.

하지만 본즈 놀이는 야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본즈 놀이라는 용어가 축구에서 '호날두 놀이'로 파생되었기 때문입니다. '축구 천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많은 골을 넣는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것이죠. 최근 '태양의 아들' 이근호(24, 주빌로 이와타)가 일본 J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으면서 국내 축구팬들에게 '호날두 놀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입니다. 일본 무대에서 과시하고 있는 괴력의 골 감각이 호날두 못지 않다는 것이죠.

이근호는 최근 이와타에서 그야말로 괴물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오미아 야르디자전에서 전반 3분과 후반 44분에 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지난달 19일 시미즈와의 데뷔전에서 2골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더니 오미야전까지 6경기에서 6골 4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한 경기당 1골을 넣은데다 6경기에서 10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렸으니 '호날두 놀이'의 진수를 발휘한 셈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와타는 이근호 영입 이전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그가 온 뒤로 4승1무1패의 눈부신 성적을 올렸습니다.

이러한 이근호의 활약은 국내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유명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이근호의 골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며, 이근호에 대한 일본 언론 및 커뮤니티 반응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본 반응 글에서 이근호가 요미우리 이승엽과 연관되는 부분은 국내 팬들에게 전율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재였습니다. 국내 언론사 축구담당 기자들에게는 이근호라는 기사거리가 기쁘고 신선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근호 골'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근호의 호날두 놀이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 호치>는 9일 "한국의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을 고려하면 이근호의 마지막 경기는 오는 24일 나고야전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하면서 부터죠. 이근호가 이와타 입단 당시 유럽에서 이적제의를 받으면 J리그를 떠날 수 있다고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와타도 수용을 했던 부분이죠. 곧 있으면 유럽 여름 이적시장이 개장하기 때문에, 이근호의 거취가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근호가 올해 여름 유럽에 진출하면 국내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던 호날두 놀이가 끝납니다. 이근호의 거침없는 골 행진을 바라던 축구팬들, 그리고 이와타에게는 아쉬운 일이겠지요. 하지만 이근호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와타에서의 호날두 놀이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정작, 이근호가 바라던 목표는 J리그 정복이 아닌 유럽 진출 및 성공적인 정착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근호는 J리그 진출을 원하지 않았던 선수였습니다. 지난해 12월 22일 홍명보 자선 축구 기자회견에서 "예전에는 공격수가 되기에는 J리그가 편하다는 말이 있어 J리그 진출을 꿈꿨지만 이젠 안 그렇다. (선호하는 리그에 대해) J리그 빼고 다 좋다. K리그에서 배울 것이 더 많다"며 자신의 기량 발전을 위해 일본에서 뛰지 않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J리그라면 엔고 현상 때문에 국내 K리그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이근호는 돈이 아닌 자신의 발전을 택한 것입니다. 그러더니 K리그 잔류도 포기하고 유럽 진출을 추진했죠. 국내 축구팬들 반응은 호의적이었습니다. 특히 J리그 관련 멘트에 대해서는 "개념 발언"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죠.

그러나 이근호는 유럽 몇몇 팀들의 영입 및 입단 테스트 제안을 받았음에도 유럽진출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정확한 사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여론에서는 이근호의 에이전트에게 의문의 눈초리를 보냈죠. 그러더니 무적 신세로 전락하면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지난달 3월 28일 이라크, 4월 1일 북한과의 A매치에서 실전 감각 저하라는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소속팀을 구하느라 바빴습니다. 이미 K리그 선수 등록 기간이 마감되면서 새로운 팀을 구할 수 있는 여건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J리그 팀들과 연결되면서 마침내 이와타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당초에는 J리그에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어쩔 수 없이 일본 무대에서 뛰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축구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근호는 이와타에서 어느 정도의 실적을 올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오랫동안 무적 신세로 지낼 수 있었던 자신을 받아준 이와타의 결단에 보답 해야 하는데다 오는 6월 월드컵 최종예선 3경기를 치를 허정무호 합류를 위한 명분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소속팀이 없던' 자신의 대표팀 합류가 국내 여론에 논란을 빚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같은 잡음을 '실력으로' 없앴어야 했습니다. 이근호가 이와타에서 호날두 놀이를 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무언가 보여줘야 하는 절박감과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J리그에서 쌓은 스탯은 순조로운 유럽 진출을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근호가 J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J리그의 스타일과 밀접한 부분이 있습니다. J리그 팀들은 2000년대 중반보다 경기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공격 전개능력이 좋아지면서 공격 위주의 전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지만(이 때문에 J리그 팀들이 2007년을 기점으로 ACL에서 두각을 나타냈죠.) 공격에 치중하는 경기를 펼치다보니 상대적으로 수비에서의 압박이 느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격 위주의 컬러라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겁니다.

물론 J리그 수비수들도 웬만하면 좁은 틈이라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경기 운영을 오랫동안 유지했기 때문에 수비력이 약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근호는 빠른 순발력은 물론 상대 수비를 가볍게 제칠 수 있는 기교와 슈팅 능력까지 뛰어났기 때문에 J리그 수비수들을 맘껏 유린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이는 선수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근호에게 일본 무대는 좁은 곳'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죠. 그렇다고 이근호의 6골을 평가절하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때 어려웠던 자신의 현 상황에서 벗아나기 위한 절박감이 없었다면 이 같은 결과는 거두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근호의 6골은 J리그 스타일을 배제하더라도 칭찬받을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근호가 J리그 무대를 밟은 원래의 목적과 그 초심은 실전 감각을 쌓기 위한 것이었을 뿐입니다. 이근호는 K리그와 J리그의 레벨 차이가 한일 프로야구처럼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J리그가 유럽 무대처럼 선수 개인으로서 실력 업그레이드를 바라기에는 엄연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선수 본인이 애초부터 J리그보다 유럽 진출을 더 원했던 겁니다. 또한 J리그 외국인 공격수들이 뛰어난 레벨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근호가 본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선수들은 유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작 이근호가 싸워야 할 상대는 J리그 수비수들이기 때문이죠. 그중에 거의 대부분은 일본 출신 선수들입니다. J리그를 좋아하는 축구팬들에게는 아쉬운 소리겠지만, 이미 이근호는 J리그의 특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근호는 비 아시아권 팀들과 많은 경기를 갖지 못했습니다. 2005년 6월 U-20 월드컵 이후 비 아시아권 팀들과 공식 경기를 치렀던 횟수는 5경기에 불과할 뿐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 3경기와 그 이전에 국내에서 가진 평가전 2경기(호주는 축구가 아시아권에 속해서 제외)가 그것입니다.(물론 연습경기는 제외 했습니다.) 그동안 아시아권 팀들을 상대로 대표팀과 J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다른 대륙 선수들과 공 경합을 벌였던 경험이 적습니다. 언제까지 아시아 레벨에 만족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미 이근호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발군의 득점 능력을 통해 그 레벨에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알렸기 때문입니다.

이근호는 이와타와의 계약 기간이 올해 말까지 입니다. 하지만 유럽팀의 이적 제의를 받으면 떠날 수 있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도 있습니다. 이근호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유럽으로 진출할 가능성은 큽니다. 여름 이적시장은 한창 시즌 중인 겨울보다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 여름은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물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이후도 괜찮은 시점이긴 합니다만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럽 무대를 밟을 수 있는 타이밍이 늦어선 안됩니다.(단연컨데, 이근호는 치명적인 부상이 아닌 이상은 병역 면제를 받기 어려울 겁니다. 월드컵 군 면제가 없어졌죠.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도 장담할 수 없고요.)

올해 24세의 이근호는 J리그라는 현실에 만족해서는 안됩니다. 유럽이라는 크고 거대한 무대에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가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대표팀과 K리그, J리그를 통해 보여주었던 발군의 활약상이라면 언젠가 유럽에서 만개의 꽃을 피울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선수 본인이 어떻게 대처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린 일이지만, 인천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끝에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았던 이근호라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이근호는 아시아 레벨을 넘어설 수 있는 자격 조건을 지난해 허정무호에서의 맹활약을 통해 알렸기 때문에 J리그라는 테두리에서 더 큰 성장을 바라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근호의 J리그 커리어 혹은 호날두 놀이는 오는 24일 나고야전이 마지막이 되어야 합니다. 그 이후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을 치른 뒤에 유럽 진출에 도전하면 됩니다. 그때 즈음에는 유럽 여름 이적시장 특성상, 지난 겨울보다 이적 여건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그렇다고 지나친 낙관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동안 유럽 진출을 간절히 원했던 이근호였기에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믿습니다. '포스트 황선홍'으로 꼽히는 이근호의 거침없는 골 감각이 유럽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면 이와타 소속으로 뛰는 지금보다 가치가 높을것임에 틀림 없을 겁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조선(북한)의 대표라는 긍지를 갖고 경기를 하지만 이번에는 J리그의 대표다.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유명한 정대세(24, 가와사키)는 지난 1일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올스타전에 대한 각오를 불태웠다. 그의 다짐대로 이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쳐 자신이 '인민 루니'임을 K리그 올스타 앞에서 과시했다.

정대세는 2일 저녁 6시 일본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프로축구 올스타전 '조모컵 2008' 대회에서 일본 J리그 올스타의 선발 공격수로 출장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비록 J리그 올스타가 1-3으로 패했지만 후반 27분 교체되기까지 국내팬들을 사로잡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쳐 이름값을 떨친 것.

특히 정대세의 활약은 전반전 두 팀 선수 중에 가장 돋보였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전반 2분 왼쪽 공간 25m 거리에서 오른발슛을 야무지게 날리는 산뜻한 출발을 하더니 4분 뒤에는 K리그 올스타팀의 문전에서 김치곤과 김형일의 견고한 압박에 개의치 않고 공 경합에서 승리하며 공을 계속 지켰다. 전반 20분에는 자신의 유니폼을 잡아 당기던 최효진을 뿌리치고 그대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자신의 또 다른 별명인 '인간 불도져'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정대세의 종횡무진은 일본의 파상공세와 더불어 계속됐다. 촘촘하게 둘러쌓인 일본 미드필더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K리그 올스타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것. 전반 36분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리며 이운재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이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따내며 제공권까지 장악하는 강한 임펙트를 발휘했다.

전반전서 맹활약을 펼친 정대세는 후반전에 접어들더니 J리그 올스타의 페이스가 뚜렷히 약화되자 파워풀한 경기력을 그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J리그 올스타가 K리그 올스타의 빠른 공수 전환에 무너지면서 전반전 만큼의 아기자기한 공격력을 선보일 수 없던 것이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에 한정적이었기 때문.

그러나 J리그 올스타의 또 다른 공격수 프로데 욘센의 부진 속에서 정대세의 활약은 일본 선수 중에 누구보다 빛이 났다. 정대세 혼자서 최전방을 사수했다고 무방할 만큼 J리그 올스타 공격수 중에 유일하게 이름값을 떨쳤기 때문이다. 'K리그 정상급 수비수' 김치곤과 김형일을 제압한 공격력에 그의 영입을 노리는 K리그 팀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 축구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정대세는 실력에서도 가히 으뜸이었다. 그 인기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될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남북대결 2경기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정대세의 독보적인 맹활약을 기대하는 축구팬들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