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호지슨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이 16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유로 2012 D조 본선 2차전에서 스웨덴과 맞붙습니다. 두 팀 모두 이번 경기에서 1승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치열한 격전이 예상됩니다. 잉글랜드는 1차전에서 프랑스와 1-1로 비겼으며 스웨덴은 우크라이나에게 1-2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승리팀은 8강 진출의 자신감을 얻지만 패하는 팀은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잉글랜드에게 스웨덴은 부담스런 상대입니다. 지난해 11월 16일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지만 그 이전까지 43년 동안 스웨덴을 이기지 못한 징크스가 있었습니다. 역대 메이저 대회 본선 3경기에서는 2무1패로 밀렸습니다. 유로 1992에서 1-2 패배, 2002년 한일 월드컵 1-1 무승부, 2006년 독일 월드컵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다만, 스웨덴은 주장을 맡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동료 선수들과의 불화가 있습니다. 우승후보 네덜란드가 내분등의 영향으로 2패에 빠졌던 사례처럼 스웨덴 선수들이 잉글랜드전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일지 의문입니다.

반면 잉글랜드는 스웨덴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동기 부여가 작용합니다. 프랑스전에서 승점 1점을 획득했지만 유효 슈팅이 1개에 그칠 정도로 공격력이 좋지 못했습니다. 수비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1실점을 범한 것도 찜찜합니다. 외부적인 시각에서는 우승 후보가 아니지만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조별 본선 탈락을 바라지 않을 겁니다. 본선 3차전에서 상대하는 개최국 우크라이나가 스웨덴을 꺾었다는 점에서 잉글랜드의 2차전 올인이 예상됩니다.

잉글랜드는 스웨덴전은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것입니다. '닥공'과는 거리감이 있겠지만 프랑스전에 비해서 골을 넣을려는 의지를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호지슨 감독은 지키는 축구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처럼 점유율을 강화하는 공격 전개보다는 한 번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노리는 축구를 펼칠 것입니다. 2차전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앤디 캐롤의 머리를 이용한 롱볼 축구 말입니다. 대니 웰백은 1차전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며 2차전에서는 다른 선수가 최전방 공격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캐롤이 타겟맨을 맡으면 또 한 명의 공격수 배치가 가능합니다. 캐롤이 머리를 떨구는 볼을 근처에서 슈팅으로 연결하거나, 최전방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캐롤의 견제 부담을 덜어주는 발 빠른 공격수가 기용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웰백의 선발 출전이 예상되지만 저메인 디포도 가능성이 있는 인물입니다.

또한 캐롤에게 2차전이 중요한 이유는 우크라이나와의 3차전에 웨인 루니가 징계에서 복귀합니다. 루니-웰백 투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충분히 검증되었기 때문에 캐롤이 출전 기회를 잡기가 버겁습니다. 스웨덴전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쏟아야 호지슨 감독의 눈도장을 받습니다.

공교롭게도 유로 2012에서는 페르난도 토레스, 안드리 셉첸코 같은 프리미어리그 전현직 먹튀 선수들이 골잡이의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토레스와 셉첸코는 각각 아일랜드전과 우크라이나전에서 2골씩 뽑았습니다. 캐롤까지 살아나면 프리미어리그 먹튀 3인방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색다르겠죠.

잉글랜드가 스웨덴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C조 동향과 관련 깊습니다. D조 2위가 확정되는 팀은 8강에서 C조 1위와 맞붙습니다. 현재 C조 1위는 스페인(1승1무, 골득실 : 4골)이며 3차전 크로아티아전 전망이 밝습니다. 잉글랜드가 D조 3경기에서 2위를 굳히면 8강에서 스페인과 격돌할 확률이 큽니다. 지난해 11월 13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긴 경험이 있지만 당시 웸블리에서 경기했기 때문에 잉글랜드가 조금 유리했습니다. 스페인은 그래도 스페인이기 때문에 D조 2위팀의 8강 전망이 불안합니다.

따라서 잉글랜드는 D조 1위를 위해서 스웨덴-우크라이나를 모두 이겨야 합니다. 8강에서는 C조 2위가 예상되는 크로아티아 또는 이탈리아와 격돌할 것으로 보이며 스페인에 비하면 조금의 확률이나마 이길 수 있을만한 상대팀입니다. 프랑스전에서 다소 실망스러웠던 잉글랜드가 스웨덴전에서 달라진 경기력으로 승점 3점을 따낼지 지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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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8위 추락은 강팀 경쟁력이 의심됩니다. 2011/12시즌을 포함한 지난 3시즌 동안 빅4에서 탈락한 것도 문제지만 8위라는 성적은 중상위권보다는 중위권에 더 어울리는 순위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최대 7위'까지 유로파리그 출전이 가능하니까요.(페어플레이 티켓 논외) 시즌 막판에 중상위권으로 순위를 회복할 수 있겠지만 빅4 진입 실패는 사실상 확정적입니다. 아무리 칼링컵에서 우승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의 부진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단골로 모습을 드러냈던 클럽이니까요.

[사진=앤디 캐롤 (C)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iverpoolfc.tv)]

특히 득점력 저하가 심각합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33경기에서 40골에 그쳤습니다. 빅6에 포함된 나머지 5팀 평균 득점 67.2골보다 한참 부족합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 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경기 40골) 골 수치와 똑같습니다. 팀 내에서 10골 이상 득점한 선수가 없는 것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루이스 수아레스(8골) 크레이그 벨라미(6골) 스티븐 제라드(5골)가 팀 내 득점 1~3위를 기록했지만 프리미어리그 득점 20위권 안에 포함된 선수는 없습니다. 팀에서 특출난 골잡이가 보이지 않음을 뜻합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 33경기 27골) 같은 존재감을 자랑하는 킬러가 필요했습니다. 만약 아스널이 판 페르시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면 아마도 4위권 안에 포함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에서 허우적거렸죠. 판 페르시가 아스널을 먹여살렸다는 표현이 결코 어색하지 않습니다. 현재 6위로 추락한 첼시도 리버풀처럼 판 페르시 같은 선수가 필요했습니다. 프랭크 램퍼드(11골) 다니엘 스터리지(10골)가 리그에서 10골 넘겼지만 이들은 최전방 공격수가 아닙니다. 페르난도 토레스 부진(3골), 디디에 드록바 노쇠화(5골)가 팀 공격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죠.

최전방 공격수가 중요한 이유는 골을 통해서 한 순간에 경기 흐름을 뒤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들라이커 내지는 윙 포워드가 득점을 해결할 수 있지만 거리상으로는 최전방 공격수가 더 유리하죠. 첼시는 2선과 측면에서 뛰는 선수의 득점력이 좋았지만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반면 아스널은 2선 미드필더들의 골 마무리가 부족했지만 판 페르시라는 훌륭한 원톱이 존재하면서 강팀의 자존심을 잃지 않았죠. 리버풀에게 어떤 유형의 선수가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마도 리버풀은 다음 시즌 목표를 프리미어리그 4위 진입으로 설정할 겁니다. 그래서 선수 영입을 단행하겠죠. 특출난 골 감각을 자랑하는 선수를 새롭게 수혈할 필요가 있습니다. 칼링컵 우승에 따른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을 감안하면 수아레스, 캐롤로는 역부족입니다. 두 선수와 경쟁하면서 자극 심리를 일으킬 수 있는 골잡이가 있어야 든든합니다. 공격수 전환이 가능한 디르크 카위트(2골)의 득점력이 예년에 비해서 주춤한 것을 봐도 말입니다.

물론 선수 영입이 능사는 아닙니다. 캐롤, 스튜어트 다우닝은 비싼 이적료 가치를 실현하지 못했죠. 호세 엔리케, 찰리 아담 같은 이적생들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수아레스는 경기력만을 놓고 보면 리버풀에 꼭 필요한 선수지만 인종차별 발언, 손가락 욕설로 팀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금의 리버풀에게 새로운 골잡이가 필요하지만 그 선수가 엄청난 골을 넣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쩌면 내부 성장이 정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판 페르시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자리잡기까지 아스널에서 8시즌 동안 성장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수아레스-캐롤의 기량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죠.

하지만 리버풀은 다음 시즌 어떻게든 성적을 내야 합니다. 명문 구단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지금과 같은 프리미어리그 성적으로는 부족합니다. 빅4 진입을 이끌 골잡이 존재감은 필수입니다. 수아레스-캐롤이 경기 흐름상 투톱으로 공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최전방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달글리시 감독의 재신임 여부와 더불어 시즌 종료 후에 해결할 중요한 사안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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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이 7일 새벽 토트넘전에서 0-0으로 비겼습니다. 슈팅 17-10(유효 슈팅 4-3, 개) 점유율 52-48(%) 우세에도 불구하고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후반 21분에는 그동안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루이스 수아레스가 교체 투입했지만 골문을 가르지 못했죠. 프리미어리그 24경기 28골에 그쳤던 빈약한 득점력이 토트넘전에서도 되풀이 됐습니다. 리그 최소 실점 2위(21실점) 속에서도 골 부진이 계속되면서 4위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진=케니 달글리시 리버풀 감독 (C)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메인(liverpoolfc.tv)]

만약 리버풀이 토트넘을 제압했다면 4위 첼시(43점)와의 승점 차이를 2점으로 좁혔을 겁니다. 38점에서 41점이 되면서 6위 아스널(40점)을 7위로 밀어냈겠죠. 하지만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하면서 7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특히 홈 경기에서 4승8무(20점)에 그쳤습니다. 원정 경기(6승1무5패, 19점)보다 승점 획득이 많지만 오히려 승리 횟수가 부족합니다. 안필드에서 이기는 본능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얼마전 FA컵 4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압했지만 정작 리그에서는 안필드에서 승점 관리에 취약했습니다.

토트넘전은 반드시 이겼어야 할 경기였습니다. 상대팀 전력이 불안했죠. 최근 탈세 혐의로 재판중인 해리 래드냅 감독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판 데르 파르트-레넌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화력이 약해졌습니다. 4-2-3-1로 전환하면서 엠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원톱으로 나섰지만 만족스런 경기를 펼치지 못했죠. 그리고 팀 전체가 공수 전환이 늦습니다. 가레스 베일마저 부진하면서 리버풀의 허를 찌르지 못했죠. 토트넘의 여러가지 약점은 리버풀에게 기회였지만 결과적으로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리버풀도 경기 내용에서는 토트넘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박스 바깥쪽에서 연계 플레이 및 슈팅 시도가 많았을 뿐 안쪽을 활용한 공격이 효과적으로 전개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앤디 캐롤과 주변 선수와의 공존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캐롤의 제공권은 괜찮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누군가 캐롤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공중볼이 밑으로 떨어졌을때를 대비하거나, 또는 캐롤이 도슨-킹 같은 토트넘 센터백들을 자신쪽으로 유인하며 동료 선수의 문전 쇄도를 돕는 전술이 끊임없이 진행되었어야 합니다. 토트넘이 박스쪽을 기반으로 수비 숫자를 늘렸기 때문이죠. 누군가 상대 수비를 흔들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리고 캐롤은 골 운이 따르지 못했죠.

수아레스 행동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후반 24분 허공에 뜬 공중볼을 오른발로 받아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른발은 볼이 아닌 스콧 파커의 복부를 가격했습니다. 볼이 아래로 뜨기 이전에 파커의 위치를 확인했고, 볼의 낙하 지점에서 약간 벗어나 오른발을 들었던 점을 놓고 보면 고의성이 짙습니다. 수아레스는 주심에게 경고를 받았지만, 엄한 주심이었다면 퇴장을 당했을지 모릅니다. 남아공 월드컵 신의 손 논란, 인종차별 징계, 풀럼전 손가락 욕까지 포함하면 경기장 안에서 구설수가 잦습니다. 또 다시 일정기간 출전 정지 징계로 리버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면 페어 플레이에 충실해야 합니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좌우 윙어를 맡았던 벨라미-카위트가 지쳐 보였습니다. 벨라미는 리버풀 공격의 희망같은 존재였지만 매 경기 맹활약 펼치기에는 33세 나이가 걸림돌입니다. 토트넘전에서 카일 워커의 패기를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카위트는 지난 시즌보다 폼이 떨어진 듯한 느낌입니다. 올해 32세 입니다. 양쪽 윙어들이 3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면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텐데 그때 리버풀 측면이 버텨줄지 의문입니다. 올해 여름에 윙어 영입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해 여름에 계약한 스튜어트 다우닝은 지금까지 미흡했죠.

리버풀이 빅4 재진입을 달성하고 싶다면 팀의 공격력 약점을 해소해야 합니다. 축구는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며 그 밑바탕은 짜임새 넘치는 공격 전개 입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일관했죠. 토트넘전은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상대팀이 정상적인 공격진을 운용했다면 안필드에서 패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만약 올 시즌 4위권 안에 포함되지 못하면 3시즌 연속 빅4 진입에 실패합니다. 빅4 재진입이 점점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1월 이적시장이 끝난 상황에서 희망을 걸어야 할 것은 선수들의 하나된 단결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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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은 지난 주중과 주말에 맨체스터 두 팀을 제압하는 경사스러운 날을 보냈습니다. 26일 칼링컵 4강 2차전 맨시티전에서 2-2로 비겼지만 1차전 1-0 승리가 더해지면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28일 FA컵 32강 맨유전에서는 후반 42분 디르크 카위트가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2:1로 승리했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강 체제를 구축한 맨체스터 두 팀을 물리친 것은 강팀으로서 경쟁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리버풀과 맨체스터는 지역 감정이 있는 도시들이죠.

하지만 리버풀의 현실은 암담합니다. 프리미어리그 7위에 그치면서 3시즌 연속 빅4 탈락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4위 첼시를 승점 6점 차이로 추격중이지만 시즌 내내 4위권 바깥에 머물렀습니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9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기 전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맨체스터 두 팀과 토트넘이 상위권을 굳히면서 첼시-아스널-뉴캐슬과 4위를 다투는 상황이죠. 두 개의 컵대회에서는 맨체스터 두 팀의 기세를 꺾었지만 정작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고개를 떨궜습니다. 나름 체질 개선을 했지만 달라지지 않은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23세 공격수 앤디 캐롤 입니다.

[사진=앤디 캐롤 (C)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liverpoolfc.tv)]

'20경기 2골' 캐롤, 리버풀과 궁합이 맞지 못했다

캐롤은 지난 맨유전에서 카위트의 결승골을 도왔습니다. 골키퍼 레이나의 골킥이 맨유 진영 한 가운데로 떨어질 때 에반스와의 공중볼 싸움에서 앞서면서 볼을 오른쪽으로 떨궜습니다. 그때 카위트가 에브라의 느슨한 마크를 틈타 문전으로 달려들면서 오른발로 마무리했죠. 사람들은 카위트를 주목했지만 캐롤의 헤딩 패스가 없었다면 맨유를 이겼을지 의문입니다. 캐롤의 높은 신장(191cm)과 제공권 장악 능력이 리버풀 공격에 보탬이 됐던 장면이죠.

한편으로는 캐롤의 전술적 가치가 리버풀에서 제한적임을 뜻합니다. 캐롤은 롱볼 축구에 어울리는 성향입니다. 최전방에서 공중볼과 포스트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면서 몸싸움에 강합니다. 뉴캐슬 시절이었던 2010/11시즌 전반기에는 리그 19경기 11골 넣으면서 팀의 주득점원으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리버풀에서는 뉴캐슬 시절의 기질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상대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거나 협력 수비를 깨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였습니다. 뉴캐슬 시절에 비해 몸놀림이 다소 둔해졌죠. 최전방에서 고립되기 일쑤였습니다. 올 시즌 리그 20경기에서는 슈팅 44개를 날렸으나 2골에 그칠 정도로 골 결정력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리버풀이 지난해 1월 캐롤을 영입한 이유는 팀의 역동적인 공격 색깔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캐롤이 박스쪽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힘으로 흔들어주면서 수아레스-카위트 같은 발재간과 침투 능력이 뛰어난 공격 옵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패턴 말입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리버풀 공격의 구심점 노릇을 했던 선수는 수아레스 였습니다. 캐롤은 뉴캐슬 시절보다 이타적인 공격 비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죠. 그러나 캐롤과 수아레스의 호흡은 안맞았습니다. 서로 따로 노는 공격을 일관하면서 리버풀 공격의 불균형을 키웠습니다. 여기에 캐롤은 골 결정력 불안에 시달리면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리버풀은 뉴캐슬과 달리 캐롤 중심의 공격 전술을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캐롤을 영입했던 1월 이적시장 마감 당일은 달글리시 감독이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입니다.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호지슨 전 감독(현 웨스트 브로미치 감독)의 롱볼 축구를 그대로 이어가기에는 부담이 따랐습니다. 그때는 캐롤이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지난해 2월 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달글리시 감독이 토레스 첼시 이적 공백을 캐롤 위주의 전술로 바꾸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캐롤의 부진이 민감한 이유는 그의 이적료가 3500만 파운드(약 618억원) 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3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적 당시에는 2위였죠. 리버풀은 캐롤이 먹튀로 전락하면서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그 여파는 리그 7위 추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에는 두 개의 컵대회에서 선전했고 캐롤은 FA컵 맨유전에서 카위트 결승골을 어시스트했지만 그래도 골을 터뜨리지 못했습니다.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합니다. 자신의 거액 이적료가 책정된 것도 뉴캐슬 시절의 다득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최근에는 캐롤이 맨시티 테베스와 트레이드 형식으로 리버풀을 떠난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제기 됐습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새로운 공격수가 필요합니다. 빅6중에서 가장 득점력이 저조합니다.(22경기 25골) 빅4 재진입을 위해서는 캐롤에 대한 믿음을 낮추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테베스를 받아들일지 의문이지만(그 이전에는 맨시티의 테베스 방출 의지가 있어야 함) 지금의 공격력으로는 성적 부진을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만약 공격수를 영입하면 캐롤이 자극 받아 열정적인 경기 자세를 발휘할지 모를 일입니다. 첼시 수비수 루이스처럼 말입니다.

또는 리버풀이 캐롤과 작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리버풀이 원하는 최전방 공격수는 박스 안에서 뛰어난 골 결정력을 자랑하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수아레스-카위트-다우닝(막시) 같은 선수들과 호흡이 맞는 것이 중요하죠. 캐롤은 그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리버풀이 시즌 중에 캐롤을 포기할 여지가 있습니다. 캐롤의 앞날이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이적시장 막판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연이어 벌어졌습니다. 리버풀의 의중이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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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월 이적시장이 개장했지만 아직까지 축구팬들의 시선을 끄는 빅 사이닝은 없었습니다. 아스널이 티에리 앙리를 2개월 임대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폴 스콜스를 복귀시켰지만 순수한 영입이라고 단정짓기 어렵습니다. 첼시가 볼턴 수비수 게리 케이힐 영입을 앞두고 있지만 주급에서 이견을 나타내면서 이적 절차가 늦어졌죠. 이적시장 마감이 아직 20일 남으면서 선수 이동에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아도 되지만 지난해 이맘때와는 다른 느낌 입니다.

[사진=지난해 1월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고 첼시에 입성했던 페르난도 토레스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chelseafc.com)]

1월 이적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은 여름 이적시장에 비하면 위험 요소가 있습니다. 시즌 중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면 경우에 따라 기존 선수와의 손발이 맞지 않아 전술적인 공존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적생이 달라진 팀 분위기에 적응하는 번거로움까지 겹칩니다. 다수의 팀들이 1월보다는 여름에 선수 영입이 활발한 이유죠. 특히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1월 이적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에 인색한 지도자 입니다. 그동안 "맨유가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해야 한다"는 외부의 주장이 거침없이 제기되었지만, 퍼거슨 감독의 선택은 스콜스 복귀 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월 이적시장은 지금까지의 분위기와 달랐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 1~2위가 새롭게 경신됐습니다. 페르난도 토레스(5000만 파운드, 리버풀→첼시), 앤디 캐롤(3500만 파운드, 뉴캐슬→리버풀)이 종전 기록이었던 호비뉴(3250만 파운드, 전 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를 제치고 고액 이적료 주인공이 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했던 에딘 제코(2700만 파운드)의 몸값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토레스-캐롤의 경우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적이었죠. 여름 이적시장과 맞먹는 강력한 영향력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토레스-캐롤-제코의 2010/11시즌 후반기 스탯은 각각 14경기 1골 2도움, 7경기 2골, 15경기 2골 2도움에 그쳤습니다. 세 명 모두 먹튀 논란에 시달렸죠. 일각에서는 팀을 옮긴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먹튀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지만, 비싼 이적료를 떠올리면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이 아니었습니다. 세 명의 공격수는 이전 소속팀에서 골을 잘 넣었죠. 토레스가 2010/11시즌 전반기에 주춤했지만 그래도 23경기에서 9골 터뜨렸습니다.

그럼에도 토레스는 아직까지 첼시에서 고전중입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5경기 2골 2도움에 그쳤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9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으며(결장 경기 제외) 모든 대회를 포함하면 지난해 10월 19일 겡크전 2골 이후 거의 3개월 동안 골맛을 못봤습니다. 박싱데이 기간에 2경기 풀타임 출전했지만 디디에 드록바와의 원톱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최근 이적설, 첼시의 헐크(포르투) 영입설을 봐도 팀 내 입지가 불안합니다. 상대 수비 빈 공간을 파고들며 골을 노리는 단순한 공격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문제죠.

캐롤은 지난 시즌 종료까지는 토레스-제코와는 다른 범주였습니다. 리버풀 이적 당시 부상 회복 기간인데다 프리미어리그 풀타임 경력이 적었던 영건이었죠. 빅 클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18경기에서 2골에 그치면서 먹튀로 불리게 됐습니다. 뉴캐슬 시절에는 강력한 포스트플레이를 자랑했지만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이렇다할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고, 팀의 역동적인 공격 전개와 전술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단점이 노출했습니다. 현지 언론에서는 '캐롤이 뉴캐슬에 임대된다', '이적료 1000만 파운드에 의해 뉴캐슬로 리턴한다'는 기사가 언급됐습니다.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리버풀이 캐롤을 포기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2009년 1월의 로비 킨 사례를 봐도 캐롤에 대한 미련을 접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제코는 올 시즌 16경기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선두 질주를 공헌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토트넘 원정 4골을 비롯해서 거침없이 골을 넣으며 먹튀 이미지에서 벗어난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5일 퀸스 파크 레인저스전 이후 2개월 동안 무득점에 빠진 것이 걸립니다. 최근 9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으며 지난 1일 선덜랜드전에서는 슈팅 10개를 날렸으나 단 1골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맨시티에서 보낸 1년을 되돌아보면 기복이 심했습니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5경기에서 선발로 뛰고도 무득점(2도움)에 그친것도 흠입니다. 슈팅 20개를 날렸지만 유효 슈팅은 5개에 불과했고 골이 없었죠. 먹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지 않습니다.

토레스-캐롤-제코의 현재 활약이라면 프리미어리그의 빅 클럽들이 선수 영입에 조심스러움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리 기량이 좋은 선수라도 1월 이적시장에서 무리하게 많은 이적료를 지출하여 영입하는 것이 전력 강화의 능사가 아님을 세 선수를 통해서 알게 됐죠. '1월 이적시장의 저주'로 표현할 수 있지만, 같은 시기 팀을 옮겼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를 봐도 완벽한 저주는 아닙니다.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어울리죠. 세 선수의 침묵이 여론에 많이 알려졌을 뿐입니다. 앞으로 1월 이적시장에서 어떤 선수 영입이 진행될지 알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토레스-캐롤-제코의 여운 때문인지 분위기가 조용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