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칼링컵 8강 홈 경기에서 2부리그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1-2 충격패를 당했습니다. 그동안 올드 트래포드에서 강한 면모를 발휘했으나 하부리그 팀에게 패할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백업 선수 위주로 스쿼드를 구성했음을 감안해도 맨유 답지 못한 결과를 거둔 것은 분명합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사과하며 팀 패배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사진=크리스탈 팰리스전 1-2 패배를 발표한 맨유 홈페이지 (C) manutd.com]

박지성은 연장전을 포함해서 120분 풀타임 출전하며 중앙 미드필더와 오른쪽 풀백을 넘나드는 종횡무진 경기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하파엘 다 실바가 후반 18분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박지성이 오른쪽 풀백으로 이동한 것이 맨유 중원이 허약해지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1분 뒤 크리스탈 팰리스의 윌프레드 자하가 맨유 진영 가운데에 자리잡았던 대런 암브로스에게 대각선 패스를 연결했을 때 깁슨-포그바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근처에서 차단하지 못했습니다. 박지성이 암브로스를 따라잡으려 했지만 애초부터 간격이 벌어진 상황이었죠. 깁슨-포그바의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습니다.

필드골 장면까지 없었습니다. 페데리코 마케다가 후반 24분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었을 뿐입니다. 슈팅 19-11(유효 슈팅 6-6, 개)로 앞섰으나 필드골이 없었던 것은 골 결정력이 부족했음을 뜻합니다. 경기 초반부터 크리스탈 팰리스의 견고한 압박을 받으면서 공격 전개 속도가 떨어진 것이 패스 미스를 거듭하는 공격력 저하로 이어졌고, 상대 수비진을 완전히 위협하지 못한 상태에서 슈팅을 날리는 비효율적인 경기 흐름이 연출됐습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상대팀을 압도하는 공격력이 미흡했던 것 처럼, 맨유는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는 상대팀에게 취약한 면모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맨유는 칼링컵 충격패 속에서 한 가지 명분을 얻었습니다. 오는 8일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6차전 FC 바젤(스위스) 원정을 위한 일종의 예방 주사를 맞았습니다. 아무리 상대가 약한팀이라도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지난 10월말 맨체스터 시티전 1-6 참패 이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는 시즌 초반보다 공격력, 중원의 힘이 약해졌습니다. 웨인 루니, 루이스 나니, 애슐리 영, 필 존스, 안데르손 같은 주요 선수들이 기복이 심한 면모를 떨치지 못한 요인까지 겹쳤죠. 이대로의 경기 흐름이라면 바젤 원정에서 위험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맨유는 바젤 원정에서 패하면 챔피언스리그 32강에서 탈락합니다. 지난 9월 홈 경기에서는 3-3 무승부를 허용할 정도로 수비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4일 애스턴 빌라 원정에 이은 스위스 원정 경기를 치르면서 주력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불가피 합니다. 특히 바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격진이 포어 체킹을 펼치거나 미드필더진에서 압박의 세기를 높이면서 맨유의 중원 불안을 공략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말에 맨유 원정 1-1 무승부를 거둔 뉴캐슬이 압박 축구를 통해서 일말의 성과를 얻었고, 이번에는 크리스탈 팰리스가 재미를 봤습니다. 바젤도 맨유의 약점을 간파했겠죠.

그런 맨유는 바젤전에 가용할 최적의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찾아야 합니다. 안데르손-클레버리가 부상 당했고,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내리기에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고립되는 문제점이 따르면서 중원에 가용할 여력이 한정적입니다. 캐릭-긱스-플래처-박지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 물 오른 호흡을 과시했던 조합이 없었습니다. 시즌 초반 클레버리-안데르손 조합 이외에는 손발이 맞는 중원 조합이 없었죠. 지난 시즌 후반에는 캐릭-긱스 조합이 공격력에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결승 FC 바르셀로나전에서 수비 약점을 노출하고 말았습니다. 또한 긱스의 폼은 그때보다 떨어진 상황입니다.

맨유의 중앙 문제가 골치 아픈 이유는 윙어들의 활약이 저조합니다. 나니-발렌시아-애슐리 영의 기복이 심합니다. 그나마 박지성이 꾸준함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팀의 중원 문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죠. 공격진에서는 루니가 최근 6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지면서 맨유의 화력이 약해졌습니다. 바젤 원정에서 승리하려면 기본적으로 골이 필요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역꾸역 승점을 챙겼던 경기력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어중간한 경기 운영에서 벗어나 호랑이가 먹잇감을 포착하여 덤벼드는 강인한 면모가 바젤 원정에서 필요합니다.

만약 맨유가 32강에서 탈락하면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는데 지장이 따를 것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얼마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1월 이적시장 선수 영입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경기력이 거듭 난조에 빠지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유럽 제패 및 프리미어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를 따라잡으려면 지금의 스쿼드로는 역부족입니다. 32강에 진출하면 새로운 선수(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에 뛰지 않았던 선수)를 영입해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합류시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가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그러므로 바젤 원정은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된 맨유는 과거의 교훈을 떠올려야 합니다. 2007/08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지만 칼링컵 32강에서 코벤트리 시티(당시 2부리그)에게 홈에서 패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지금과는 달리 칼링컵 첫 경기부터 패배의 쓴맛을 봤습니다. 그 아쉬움이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을 거듭하는 자극제가 됐습니다. 바젤 원정을 앞둔 맨유는 강팀의 전형적인 색깔을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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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벵거 감독의 잘못된 교체가 아스널 패배를 자초했습니다. 아무리 칼링컵이라 할지라도 6시즌 연속 무관에 빠졌던 아스널 입장에서는 신중한 작전이 필요했습니다. 지난 시즌 칼링컵 결승 버밍엄전에서의 충격적인 패배의 아쉬움을 만회하지 못하고 올 시즌 칼링컵 일정이 끝났습니다.

아스널은 30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1/12시즌 칼링컵 8강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에서 0-1로 패했습니다. 후반 39분 세르히오 아궤로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4강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박주영은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22분 제르비뉴와 교체 되었으며 그 장면이 아스널 패배의 원인이 됐습니다. 맨시티는 리버풀, 카디프와 더불어 4강에 올랐으며, 다음날 새벽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탈 팰리스가 8강에서 격돌합니다.

[사진=박주영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arsenal.com)]

'후반전에 살아난' 박주영, 샤막보다 더 잘했다

박주영은 맨시티전에서 샤막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뛰었습니다. 그동안 판 페르시 존재감에 가려졌던 두 명의 공격수가 나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죠. 아스널 입장에서는 두 백업 공격수의 출전 시간을 보장하기 위하여 4-2-3-1에서 4-4-2로 포메이션을 바꿨지만, 오히려 박주영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찾아왔습니다. 샤막의 움직임이 좀처럼 볼에 관여하지 못하면서 동료 선수와의 공존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아스널 타겟맨으로서 콜로 투레-사비치에게 봉쇄 당했던 아쉬움을 지우지 못했죠. 아스널이 4-4-1(박주영) 포메이션을 쓰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샤막은 공격의 실마리를 풀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박주영 움직임은 무난했습니다. 쉐도우로서 2선으로 내려오거나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많았습니다. 오른쪽으로 이동할 때는 옥슬레이드-챔벌레인과 호흡이 맞지 못하면서 침투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지만 열심히 뛰겠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간혹 중앙에서 볼을 받는 동작이나 판단이 늦었던 상황이 있었지만, 아스널 중앙 미드필더(코클린-프림퐁)들의 여물지 못한 경기 운영을 감안하면 박주영 움직임은 비판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팀에서 아직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잉글랜드 무대 특유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성공하려면 출전 시간부터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박주영은 많은 골 기회를 노리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아스널과 맨시티가 수비라인을 내리면서 전형적인 한 골 승부가 됐습니다.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이루어지면서 양팀 공격수들이 골을 노리는 플레이가 다소 조용했죠. 맨시티는 제코 부진이 흠이었습니다. 박주영은 박스 바깥에서 움직임이 많았지만 안쪽으로 파고들 때 상대 수비 공간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샤막이 상대 수비를 끌어당기지 못한 것이 박주영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죠. 박주영의 볼 터치가 전반 35분까지 적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반 30분부터는 아스널 미드필더진이 맨시티에게 밀리는 상황이 벌어졌죠.

박주영은 후반전에 폼이 살아났습니다. 후반 시작 36초 만에 문전에서 침투를 노리던 베나윤에게 킬러 패스를 찔러주면서 빠르고 정확한 볼 배급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전반전에 비해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벵거 감독의 생각은 의외였습니다. 후반 22분 박주영을 빼고 제르비뉴를 교체투입했죠.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제르비뉴 카드를 승부수로 띄우면서 기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문제는 제르비뉴가 부진했습니다. 주말 경기에 비해 몸이 무거웠고 볼에 관여하는 움직임이 많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아스널 공격이 후반 중반부터 난조에 빠진 것이 맨시티에게 유리한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후반 39분 아궤로가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벵거 감독은 후반 22분에 박주영이 아닌 샤막을 교체했어야 합니다. 교체 투입 대상자는 제르비뉴가 아닌 아르샤빈이 적절했습니다. 박주영과 아르샤빈은 칼링컵 16강 볼턴전에서 찰떡궁합 호흡을 과시하며 아스널 승리를 이끈 경험이 있습니다. 아무리 아르샤빈이 제르비뉴와의 경쟁에서 뒤쳐진 기색이 역력하지만 박주영과 성공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베나윤도 마찬가지죠. 박주영이 맹활약 펼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후반들어 경기력이 좋아진 것을 벵거 감독이 눈치챘어야 합니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 박주영이 샤막보다 더 잘하는 선수임을 알게 됐습니다.

다만, 박주영이 전반 10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면 아스널이 맨시티전에서 유리한 경기 운영을 취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박주영은 코클린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은 얼리 크로스를 띄웠을 때 골문 중앙으로 쇄도하여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맨시티 골키퍼 판틸리몬의 왼팔에 막혔습니다. 좀 더 강하게 슈팅을 날렸다면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대 골키퍼가 너무 잘했습니다. 판틸리몬은 아스널전에서 슈퍼 세이브 9개를 기록하며 하트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습니다.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박주영이 앞으로 언제 출전 기회를 잡을지 알 수 없습니다. 샤막-제르비뉴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목적으로 영입된 선수지만 아스널이 필요로 하는 공격수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판 페르시의 2011년 활약상이 메시-호날두에게 밀리지 않을 기세지만, 그렇다고 아스널이 판 페르시에게 모든 것을 기댈수는 없습니다. 판 페르시의 백업 공격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죠. '박주영은 실력이 부족하다'는 늬앙스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그 이전에는 벵거 감독에 의해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칼링컵 8강 맨시티전에서도 같은 흐름이 되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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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의 무관 징크스는 현재 진행형 입니다. 2004/05시즌 FA컵 이후 다섯 시즌 동안 우승에 실패했죠. 올 시즌 칼링컵 결승전은 우승을 달성할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최상의 기회였지만 그마저도 날렸습니다.

아스날은 28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웸블리에서 펼쳐진 2010/11시즌 잉글리시 칼링컵 결승전에서 버밍엄에게 1-2로 패하여 준우승에 만족했습니다. 전반 27분 니콜라 지기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며 전반 38분에는 로빈 판 페르시가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44분 로랑 코시엘니가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골키퍼 보이치에흐 스체스니와 위치가 겹치면서 헛발질을 범했고, 근처에 있던 오바 페미 마틴스의 결승골로 이어지면서 버밍엄의 우승 장면을 바라보고 말았습니다.

북런던의 강적을 제압한 버밍엄은 1963년 리그 컵 이후 4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출전권까지 거머쥐었죠. 골키퍼 벤 포스터는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시절을 포함해서 3시즌 연속 칼링컵 우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아스날전에서 9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며 대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습니다.

아스날, '승리 본능' 부족했던 칼링컵 결승전

아스날은 버밍엄전에서 4-3-3으로 나섰습니다. 스체스니가 골키퍼, 클리시-코시엘니-주루-사냐가 수비수, 윌셔-송 빌롱이 수비형 미드필더, 로시츠키가 공격형 미드필더, 아르샤빈-판 페르시-나스리가 스리톱을 맡았습니다. 파브레가스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로시츠키가 메우게 됐죠. '우승팀' 버밍엄은 5-4-1이라는 극단적인 수비 포메이션을 활용했습니다. 포스터가 골키퍼, 파헤이-리지웰-이라네크-존슨-카가 수비수, 가드너-라르손-퍼거슨-보이어가 미드필더, 지기치가 원톱으로 출전했습니다. 아스날 특유의 공격적인 팀 컬러를 무너뜨리겠다는 맞춤형 전술이었죠.

단순한 무게감을 놓고 보면, 아스날은 강팀이고 버밍엄은 약팀입니다. 하지만 아스날은 약팀과의 경기에서 꾸준히 승리하는 본능에 충실하지 못합니다. 상대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면서 때로는 빠른 역습에 허를 찔리고 말았습니다. 피지컬이 발달된 상대 공격수 제압에 어려움을 겪으며, 세트 피스에서의 집중력이 부족합니다. 고질적인 수준급 골키퍼 부재까지 포함하면 약팀과의 경기에서 고전했던 문제점이 두드러졌습니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공격 축구를 지향했던 벵거 감독의 전술 및 선수들의 특성을 다른 팀들에게 읽혔기 때문입니다. 아스날이 무관에 시달렸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버밍엄은 아스날 약점 공략을 위해 수비에 무게감을 두었죠.,

아스날은 경기 초반부터 버밍엄 밀집 수비에 고전했습니다. 버밍엄 선수들이 박스쪽을 중심으로 존 디펜스를 유지하면서 아스날 공격 옵션들의 침투 및 연계 플레이 완성도가 떨어졌습니다. 아르샤빈-나스리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 분위기를 띄우는데 열을 올렸지만 평소보다 많은 상대팀 선수들과 싸워야 하는 부담감을 안았습니다. 특히 파브레가스 결장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파브레가스는 박스쪽으로 깊게 침투하면서 판 페르시의 골 기회를 도와주거나, 또는 스스로 골을 해결하거나, 능수능란한 경기 컨트롤을 통해 측면쪽을 활용하는 공격 루트를 확보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로시츠키는 상대 중원에 봉쇄당하면서 파브레가스가 소화했던 역할을 소화하지 못했죠. 그 결과는 아스날 공격이 반감되는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진=후반 44분 통한의 실책을 범했던 로랑 코시엘니 (C)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rsenal.com)]

아스날은 전반전에 슈팅 10-5(유효 슈팅 5-4, 개), 점유율 53-47(%)를 기록했습니다. 버밍엄보다 앞섰지만, 점유율에서는 일방적으로 리드하지 못했습니다. 버밍엄이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버밍엄은 밀집 수비로 아스날 공격 템포를 늦추면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 아스날 선수들이 전방쪽으로 올라왔던 공간의 뒷쪽을 노리는 종패스 위주의 공격 패턴을 펼쳤습니다. 그라운드를 넓게 움직이면서 선수들의 활동량이 많아졌죠.(후반 25분 이후부터 체력이 떨어진 이유) 또한 미드필더들은 적극적인 수비까지 펼치면서 아르샤빈-로시츠키-나스리 견제까지 도맡았습니다. 전반 27분 지기치 선제골 이후에도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죠. 허리 싸움에서 버밍엄의 우세였습니다.

전반 27분 지기치의 골은 아스날 약점을 재입증하는 장면입니다. 존슨의 오른쪽 코너킥이 지기치의 헤딩골로 이어졌습니다. '신장 202cm' 지기치 높이를 이겨낼 아스날 수비수가 없었죠. 하지만 지기치가 헤딩을 준비하는 사전 동작을 차단할 타이밍이 늦었고 마크맨이 1명 이었을 뿐입니다. 버밍엄 공중볼이 지기치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음을 상기하면, 또 다른 선수가 지기치에게 붙어주면서 코너킥과 동시에 거칠게 밀어 붙였어야 했습니다. 상대 공격수의 슈팅을 방해할 수 있는 명분이 실리기 때문이죠. 반면, 전반 38분 판 페르시 동점골은 버밍엄 수비진의 문제였습니다. 골문쪽을 둘러 쌓았던 버밍엄 선수 6~8명의 동선이 겹치면서, 아르샤빈이 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크로스를 띄웠고 판 페르시가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습니다.

그런데 아스날의 가장 큰 문제는 후반전에 있었습니다. 공격 상황에서 세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죠. 첫째는 판 페르시-나스리가 시야를 넓히지 못하면서 볼 배급 공간이 좁아지는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동료와 볼을 주고 받으려 했지만 빈 공간에 있는 또 다른 동료의 움직임을 못봤습니다. 그래서 아스날은 공격 옵션끼리 상대 수비 뒷 공간을 노리는 2대1 패스 연결이 잘 안됐습니다. 버밍엄 수비 공세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도 있지만, 2대1 패스는 상대 밀집 수비를 벗겨내는데 유용한 공격 패턴 입니다. 아스날은 엄연히 패싱력이 뛰어난 팀이지만 상대 수비를 이용하는 볼 배급에는 늘 기복이 있었고 버밍엄전에서 그대로 재현됐죠.

둘째는 후반 25분 이전까지 속공이 잘 안됐습니다. 버밍임이 후반전에는 3백으로 전환하면서 공격에 초점을 맞췄죠. 아스날이 골을 넣으려면 버밍엄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린 것을 이용하기 위해, 빠른 볼 배급에 의한 역습 전개로 공격의 임펙트를 키웠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후방에서 볼 처리게 계속 늦어졌습니다. 특히 사냐는 볼을 끄는 단점을 노출했죠. 아스날 빌드업을 빠르게 전개해야 할 적임자는 사냐였습니다. 또한 로시츠키가 공격 조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스날 패스 줄기가 좌우 측면쪽에 쏠리는 단점을 노출했습니다. 2선 중앙을 거치지 않고 측면에 이어 박스쪽으로 전달되는 패턴이었죠. 버밍엄 수비 입장에서 아스날 공격 패턴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아스날이 교체 작전에서 버밍엄에게 패했습니다. 아스날은 후반 24분 벤트너(out 판 페르시) 후반 31분 샤막(out 아르샤빈)을 교체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벤트너-샤막은 팀 공격에 이렇다할 기여를 하지 못했죠. 그런데 버밍엄은 후반 4분 보세쥬르(out 가드너) 후반 37분 마틴스(out 파헤이), 후반 46분 제롬(out 지기치)을 조커로 활용했습니다. 보세쥬르의 투입으로 기동력을 강화했다면 마틴스 출전은 골을 의식했습니다. 제롬의 내보낸 것은 2-1 리드에 따른 시간 관리 차원이었죠. 정작 아스날이 빼야 할 선수는 로시츠키 였습니다. 하지만 로시츠키를 대신할 적임자가 없었던 것이 아스날의 문제였죠. 파브레가스 결장 여파가 컸던 이유입니다.

아스날은 후반 25분 이후 공격에 자신감을 얻으면서 여러차례 슈팅을 날렸습니다. 버밍엄 선수들의 체력이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9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던 포스터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후반 44분 코시엘니의 실책으로 마틴스에게 통한의 골을 내주는 장면을 연출했죠. 후반전 공격의 패착까지 포함하면, 아스날의 칼링컵 우승 실패는 '스스로 자멸한 결과'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버밍엄에 우세였지만,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승리 본능'이 부족했습니다. 아스날이 무관의 불운을 떨치지 못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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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추석 연휴에 기분 좋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산소탱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칼링컵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여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시즌 첫 골 기록은 물론 2005년 잉글랜드 진출 이후 3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렸습니다.

박지성은 23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글랜포드 파크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칼링컵 3라운드(32강) 스컨소프 유나이티드(이하 스컨소프, 챔피언십 -2부리그- 소속)전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맨유의 5:2 대승을 주도했습니다. 전반 35분 크리스 스몰링의 골을 도우며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한 뒤, 후반 8분 맨유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 때 문전 경합 과정에서 공이 박스 오른쪽으로 흘러나온 사이에 오른발로 낮게 슈팅을 날리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후반 25분에는 마이클 오언의 골을 도우며 1골 2도움을 완성 시켰습니다. 후반 28분에는 베베와 교체되면서 오는 26일 볼턴전을 위한 체력 안배를 했습니다.

맨유는 전반 19분 조시 라이트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여 챔피언십 팀에게 패하는 이변의 희생양으로 몰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4분 뒤 대런 깁슨이 동점골을 넣으며 곧바로 추격했고, 전반 35분 박지성이 스몰링의 역전골을 도우며 2:1로 앞섰습니다. 그리고 후반 4분 오언, 후반 8분 박지성, 후반 26분 오언이 차례로 골을 기록했고 경기 종료 직전 마틴 울포드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5:2로 승리하면서 4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박지성은 스컨소프전에서 4-3-3의 왼쪽 미드필더를 맡았습니다. 마케다-오언-에르난데스가 3톱에 포진되었고 박지성-깁슨-안데르손이 허리를 형성했죠. 포백은 하파엘-스몰링-퍼디난드-브라운으로 구성되었으며 골키퍼는 쿠쉬착 이었습니다. 지난 19일 리버풀전에 결장했거나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스컨소프전에 선발 투입 된 것입니다. 백업멤버 위주로 스쿼드가 편성되었지만, 퍼디난드가 포함되었음을 미루어보면 리버풀전 선발 출전이 돌아가지 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측면이 더 강했습니다. 올 시즌 대표팀 차출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박지성에게 중요한 고비로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 맨유가 경기 내내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던 것은 그동안 박지성이 시달렸던 '공격력 임펙트 부족'의 약점을 해소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맨유는 스컨소프와의 점유율에서 51-49(%)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슈팅 숫자에서 29-13(유효 슈팅 19-12, 개)를 기록하면서 과감하고 적극적인 공격으로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박지성은 루니-베르바토프 같은 팀 내 주력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때는 이타적인 경기력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공격 포인트 창출에 열성을 다했습니다. 좌우 측면 및 중앙까지 쉴새없이 움직이고 패스를 연결하며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했죠.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우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스컨소프전에서는 박지성의 1골도 의미있었지만 2도움의 가치가 컸습니다. 전반 35분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들면서 크로스를 올린 것이 스몰링의 오른발 밀어넣기 골이 됐고, 후반 25분에는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린것이 상대 골키퍼 몸을 맞고 오언의 골로 이어졌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상대 골키퍼에 의해 볼이 굴절되어 골이 들어가면 도움으로 인정됩니다. 두 개의 장면을 놓고 보면, 이날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하는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반 35분 같은 경우에는 올 시즌들어 상대 배후를 노리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던 적이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값진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지성의 2도움은 어시스트 플레이어로 진화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합니다. 팀 내 주축 선수들과 공존할 때는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 및 공간 창출 때문에 직접적인 볼 배급에 의한 도움을 얻는 경우가 적었습니다. 그동안 박지성의 공격력이 저평가 되었던 것도 어시스트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컨소프전을 통해 2도움을 기록한 것은 공격 포인트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음을 말합니다. 발렌시아가 발목 골절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앞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할 것이 분명하고, 그 상황속에서 퍼거슨 감독에 의해 공격력에 있어 믿음직한 선수로 거듭나려면 도움에 주력하는 과감함이 더 필요합니다. 스컨소프전을 예행연습으로 삼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박지성의 골은 우연히 찾아온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맨유 선수들이 문전에서 상대 선수와 혼전 중일 때, 박스 한 켠에서 자리를 잡아 볼이 자신쪽으로 넘어오기를 기다렸고 그 기회를 침착하게 살렸습니다. 상대 선수들이 자신의 오른발 슈팅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위치선정이 빼어났습니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내면에 묻어나오면서 골을 의식했고 그 기회를 노렸습니다. 골이 값진 또 하나의 이유는 4-3-3의 미드필더로 출전했기 때문에 수많은 골 기회를 얻는 것은 공격수에 비해 구조적으로 취약합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이 공격적이었기 때문에 미드필더도 골 기회를 엿볼 수 있었고 박지성이 결국 해냈습니다.

박지성의 스컨소프전 골은 '공격력 임펙트 부족'이라는 선입견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냉정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공격 포인트 생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꾸준함이 필요하며 상대는 엄연히 약팀이지만, 약팀과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키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앞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엔돌핀으로 작용합니다. 그동안 맨유에서 철저한 조연을 맡았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에 의해 쓰임새가 부족했고 현지 언론 등을 통해 과소평가 된 경향이 부쩍 잦았지만, 1골 2도움은 어떠한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에게 찾아온 고비를 넘길 수 있는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산소탱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거침없는 질주가 웸블리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지난달 1일 아스날, 17일 AC밀란 같은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을 펼치더니 칼링컵 결승전에서 중요한 경기에 강한 면모를 발휘하며 맨유의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박지성의 맨유는 1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2009/10시즌 잉글리시 칼링컵 결승전 애스턴 빌라전에서 2-1로 승리하여 올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전반 3분 제임스 밀너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12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커팅 및 패스에 이은 마이클 오언의 동점골, 후반 29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크로스 상황에서 웨인 루니가 역전 헤딩골을 넣으며 맨유가 칼링컵 2연패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박지성은 맨유의 칼링컵 우승으로 '우승 청부사'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이번 칼링컵 우승을 통해 프로 입단 이후 16번째 우승 인연을 맺었습니다. 일본 교토 상가에서 J2리그-일왕배 우승(총 2번),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에레데비지에(2번)-KNVB컵-위너스 슈퍼컵-피스컵 우승(총 5번) 맨유에서는 프리미어리그(3번)-칼링컵(3번)-UEFA 챔피언스리그-FIFA 클럽 월드컵-커뮤니티 실드 우승(총 9번)으로 수많은 우승 경험을 가지게 됐습니다.

박지성, 골 포스트 맞췄지만 최상의 공격력 펼쳤다

박지성은 경기 종료 후 해외축구 사이트 <골닷컴 영문판>을 통해 "애스턴 빌라의 수비는 박지성을 봉쇄할 수 있는 전략이 부족했다. 박지성은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 공간을 날라다지만 골 포스트를 맞춘것은 불운했다. 이날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서(Man of the match, MOM) 대런 깁슨과 교체됐다"는 후한 평가와 함께 양팀 최다 평점인 8.5점을 부여 받았습니다. 이 점수는 8점을 기록한 루니-베르바토프-발렌시아-플래처(이상 맨유)-아그본라호르-밀너(이상 애스턴 빌라)보다 더 높은 점수로서, 골닷컴 영문판은 박지성을 칼링컵 결승전 최고의 선수로 지목했습니다. (양팀 선수들 평가는 '이곳'을 링크하면 됩니다.)

그런 박지성은 <스카이스포츠><맨체스터 이브닝뉴스>를 통해 후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스카이스포츠에서는 "공간을 잘 창출했으며 베르바토프와 함께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잘 수행했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에서는 "믿음직한 활약을 펼쳤다. 경기 막판 교체되기 전까지 자기 위치에서 (애슐리) 영의 공격을 봉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두 언론에서 모두 평점 7점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루니가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우리에게 측면 공간이 확보될 거라 인지하여 측면쪽으로 공격을 가했다. 박지성과 발렌시아가 빛났다"며 맨유의 우승 원인을 두 윙어들에게 돌린 것은, 박지성의 공격력이 맨유 우승의 근간 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박지성은 후반 39분 교체되기까지 왼쪽 측면을 기반으로 중앙과 오른쪽 측면까지 활발히 움직인것을 비롯 스스로 역습을 주도하며 팀의 파상공세를 이끌었습니다. 전반 막판에는 박스 안에서 날린 왼발 슈팅이 오른쪽 골 포스트를 맞추며 역전골이 무위로 돌아간 아쉬움이 있었지만 경기 내내 활력 넘치는 공격력을 발휘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기동력을 비롯 빠른 타이밍을 엮어낸 종패스와 2대1패스를 통해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 전개를 나타냈으며 대부분의 패스가 정확하고 간결하게 연결됐습니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에서의 역할은 지난해 8월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와 유사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수 사이의 공간에서 프리롤 형태로 움직이며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습니다. 그 역할은 후반전에 상대 수비에게 읽히면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 후반 중반에 교체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릅니다. 당시 박지성은 맨유의 점유율 축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의 박지성은 역습 축구에서 특유의 능동적인 역습 능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횡적인 공격력을 주문하는 점유율 축구보다는 자신의 강점인 종적인 움직임과 종패스에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역습에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죠.

이러한 박지성의 프리롤 역할은 실질적으로 플레이메이커 였습니다. 캐릭-플래처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압박에 대한 빈도를 높였고 발렌시아의 활동 패턴이 오른쪽 측면에 고정되었다보니 박지성의 활동폭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왼쪽 윙어인 박지성이 오른쪽에서도 공을 잡고 중앙에서 공격을 조율하며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은 맨유 전술이 플랫 4-4-2의 단점인 경직성을 극복하고 역동성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충만한 투쟁력, 강철같은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화하기 힘든 역할이 바로 박지성의 임무였습니다.

박지성의 프리롤를 통한 역습 전개는 맨유가 애스턴 빌라 진영을 흔들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상대 오른쪽 풀백인 쿠엘라의 활동폭이 좁고, 상대 미드필더진이 경기 초반부터 전반 30분까지 포백과의 간격을 좁히지 못한것은 박지성의 역습 공간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애스턴 빌라는 박지성의 돌파를 예상하지 못한 듯, 집중 압박 체제로 전환하지 못했습니다. 애스턴 빌라의 압박이 발렌시아에게 초점이 모아지면서 박지성에 대한 대비가 소홀했던 것이죠.

그래서 박지성은 왼쪽 측면을 맘껏 질주하면서 베르바토프-캐릭과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며 상대 측면을 허물었습니다. 특히 베르바토프가 왼쪽 측면 공간에서 '평소에 보기 드문' 영민한 움직임과 전방 압박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은 박지성이 왼쪽에서 상대 수비를 많이 흔들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박지성의 공격력은 상대 미드필더진이 전면 압박에 치중했던 전반 30분 이후에도 빛을 발했습니다. 이번에는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 조직을 공략했습니다.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와 경합중인 상황에서 문전쪽을 향해 정확한 전진패스를 연결하거나 베르바토프와 2대1 패스를 시도하며 변함없는 골 기회를 창출했죠.

전반 41분 오언의 부상 교체 이후에는 루니와 발을 맞추며 프리롤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베르바토프-캐릭에 루니까지 연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과감한 문전 침투가 좋았습니다. 루니-베르바토프가 상대 포백과 경합하고 발렌시아가 오른쪽 측면에 버티면서 박지성이 문전을 파고들 수 있는 틈이 열린 것입니다. 그래서 박지성은 전반 막판에 중앙에서 문전쪽으로 직접 침투하여 상대 골 포스트를 맞추는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습니다. 그 이후에도 과감한 문전 돌파를 통해 골 기회를 노리거나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하는 움직임을 취하면서 상대 수비를 위협했고 이것은 맨유가 경기 흐름을 장악하며 우승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박지성의 공격력은 다음달 주중에 열릴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도 불을 뿜을 것입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안드레아 피를로의 발을 묶는 것과 동시에 상대 미드필더 뒷 공간을 파고들며 네스타를 흔들었던 종적인 공격력이 2차전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애스턴 빌라전에서의 기세라면 맨유의 8강 진출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것입니다. 아울러 대표팀의 주장으로 모습을 내밀 3일 코트디부아르와의 A매치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합니다. 박지성 시프트가 또 다시 빛을 발할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최근 중요한 경기에서 두드러진 공격력을 발휘하는 박지성의 오름세가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