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9개월의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손꼽히는 프리미어리그는 세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 스타들이 공존하거나 서로 열띤 경쟁을 주고 받으며 지구촌 축구팬들을 열광 시켰습니다. 반면, 경쟁 대열에서 주춤한 기색을 보이거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효리사랑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 최악의 선수 14명을 정리했습니다.

-EPL 최고의 선수-

1. 웨인 루니(25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32경기 26골 3도움, PFA 올해의 선수상)

루니는 올 시즌 맨유의 리그 4연패 및 득점왕의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리그 우승팀이 결정되기 이전에 잉글랜드 프로 선수협회(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올 시즌에 보여준 공격력이 무르익었기 때문입니다. 2007/08, 2008/09시즌 12골을 넣었으나 올 시즌에는 26골을 작렬하면서 골 결정력에 대한 비판을 잠재웠습니다. 지난 3월 21일 리버풀전까지 시즌 26호골을 기록했는데, 그 이후 부상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지금쯤 득점왕을 거머줬을 것이고 맨유가 우승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26골을 넣기까지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을 만큼, 박스 안에서의 파괴력이 막강했습니다.

2. 디디에 드록바(32세, 첼시, 32경기 29골 10도움, EPL 득점왕&첼시 우승 주역)

PFA 올해의 선수상은 루니에게 돌아갔지만 시즌 마지막 영광은 드록바에게 돌아갔습니다. 드록바는 위건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루니와의 득점왕 경쟁에서 승리했고 첼시의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지난해 봄까지만 하더라도 방출설에 시달렸으나 안첼로티 감독이 자신의 기량을 믿으면서 절치부심한 끝에 첼시 화력에 뜨거운 불을 지폈습니다. 히딩크 체제에서 강력한 포스트 플레이를 통해 상대 수비를 제압했다면 안첼로티 체제에서는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며 골을 넣으려는 움직임 및 집중력, 근성의 3박자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다득점을 양산했습니다. '드록신'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드록바가 실력으로 충분히 입증했습니다.

3. 프랭크 램퍼드(32세, 첼시, 36경기 22골 17도움, EPL 도움왕&첼시 우승 주역)

첼시의 리그 우승은 램퍼드라는 공격의 구심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램퍼드는 올 시즌 36경기에서 22골 17도움을 기록했는데 드록바와 공격 포인트 숫자가 동일하며(39포인트) 미드필더로서 수많은 골을 작렬했습니다. 적극적인 문전 침투 과정에서 매끄러운 위치선정 및 정확하고 파워넘치는 슈팅을 뽐낸데다 페널티킥 키커로서 정교한 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리고 박스 바깥에서 안쪽으로 찔러주는 킬패스를 통해 공격 옵션들에게 많은 골 기회를 제공하며 첼시의 막강한 화력을 주도했습니다. 여기에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 예봉을 차단하는 팀 플레이까지 펼쳐 공수 양면에서 만능 역할을 해냈습니다.

4. 세스크 파브레가스(23세, 아스날, 27경기 15골 15도움, 명불허전 공격력)

아스날이 리그 우승에 실패한 이유는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파브레가스가 지난 4월 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었기 때문입니다. 파브레가스가 없는 아스날은 유재석이 빠진 무한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팀 내에서의 영향력이 막중했습니다. 그런 파브레가스는 자로 잰 듯한 정확한 패싱력 및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감각적인 움직을 앞세워 아스날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상대 수비의 변화를 사전에 파악하여 허점을 노리는 창의성이 군계일학 이었습니다. 정확한 킥력에 의한 기습적인 슈팅을 뽐내며 골 생산하는 경기력이 대단했고, 특히 시즌 15골 중에 11골이 후반전에 터졌을 만큼 뒷심이 강했습니다.

5. 제임스 밀너(24세, 애스턴 빌라, 35경기 7골 12도움, PFA 올해의 영 플레이어)

지난 시즌 애스턴 빌라의 윙어인 애슐리 영이 PFA 올해의 영 플레이어에 선정되었다면 올 시즌에는 영의 동료인 밀너가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36경기에서 3골 8도움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에는 35경기에서 7골 12도움을 올리며 공격 포인트가 향상됐습니다. 올 시즌 오른쪽 윙어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최전방과 2선을 오가는 부지런한 움직임과 넓은 활동 폭을 과시했고, 그 과정에서 정확한 패스워크로 동료 선수들에게 결정적인 골 기회를 밀어줬습니다. 전형적인 박스 투 박스 성향의 미드필더로서 강력한 몸싸움, 세밀한 태클을 뽐냈던 수비력에 투쟁심까지 더해지면서 프리미어리그 중원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6. 가레스 베일(21세, 토트넘, 23경기 3골 5도움, 두드러진 기량 발전)

베일이 토트넘 공격의 절대적인 옵션으로 자리잡을거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습니다. 베일이 출전하면 토트넘이 승리하지 못한다는 '베일의 저주'가 올 시즌 초반까지 성립되면서 팀 내 입지가 좁아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베일은 올 시즌 후반기에 왼쪽 윙어로서 무서운 공격력을 뽐내면서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던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90분 동안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상대 측면을 쉴세없이 파고들며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마련하는 것을 비롯 빠른 발을 앞세운 드리블 돌파가 빛을 발했습니다. 그래서 모드리치-크란차르-레넌의 부상으로 고민하던 토트넘은 베일의 맹활약에 힘입어 새로운 빅4 클럽으로 떠올랐습니다.

7. 대런 벤트(26세, 선덜랜드, 37경기 24골 1도움, 올 시즌 최고의 영입 1위)

벤트가 올 시즌 무서운 화력을 뽐낼거라 생각했던 이들은 드물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확고한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1000만 파운드(약 170억원)의 이적료로 선덜랜드로 이적해 38경기에서 24골 1도움을 기록해 리그 득점 3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올 시즌 13위를 기록했던 선덜랜드의 팀 전체 득점이 48골인데, 그 중에 절반인 24골을 벤트가 책임졌습니다. 만약 선덜랜드가 벤트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올 시즌 강등 당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벤트는 지난 4월말 잉글랜드 <더 타임즈>로 부터 올 시즌 최고의 영입 1위에 선정됐습니다.

-EPL 최악의 선수-

1. 알베르토 아퀼라니(26세, 리버풀, 18경기 1골 6도움, 올 시즌 최악의 영입 1위&먹튀)

아퀼라니는 시즌 막판에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송곳같은 패싱력 및 적극적인 움직임을 뽐내며 리버풀 공격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전체적인 활약상으로는 두둑한 이적료치고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난해 여름 2000만 파운드(약 344억원)의 거액 이적료를 기록하고 리버풀에 입성했으나 시즌 초반 부상으로 신음했고, 시즌 중반에는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펼친 나머지 붙박이 주전 확보에 실패한데다 잔부상까지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지난 4월말 잉글랜드 <더 타임즈>로 부터 올 시즌 최악의 영입 1위에 선정된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리버풀의 먹튀로 전락한 아퀼라니는 피오렌티나 이적설, 리버풀 방출설에 시달리며 앞날 행보가 평탄치 않습니다.

2. 줄리온 레스콧(28세, 맨체스터 시티, 19경기 1골 1도움, 먹튀)

레스콧은 에버턴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센터백으로 이름을 떨치면서 이적 시장에서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여름 2400만 파운드(약 408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맨시티에 입성했으나 문제는 거액의 가치에 비해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에버턴 시절에는 어떤 공격수와 맞붙어도 이길려는 터프한 수비력이 강점이었으나 맨시티에서는 상대 공격수를 번번이 놓치는 것을 비롯 뒷 공간을 쉽게 허용하는 불안함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두 번의 장기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팀 공헌도까지 미비했습니다. 만약 맨시티가 리차드 던을 애스턴 빌라로 보내지 않고 레스콧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빅4 진입에 성공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3. 호케 산타 크루즈(29세, 맨체스터 시티, 18경기 3골, 먹튀)

산타 크루즈는 지난해 여름 1700만 파운드(약 289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맨시티에 입성했습니다. 하지만 1700만 파운드의 이적료는 산타 크루즈의 저조한 스탯치고는 너무 많았습니다. 2007/08시즌 블랙번에서 37경기 19골 7도움을 기록했으나 지난 시즌 20경기 4골 2도움으로 침묵하면서 슬럼프에 빠졌기 때문이죠. 맨시티 이적 당시 블랙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마크 휴즈 전 감독의 신뢰를 받았지만, 지난해 12월 19일 선덜랜드전에서 2골을 넣기 이전까지 7경기 연속 무득점 및 잦은 결장에 시달리며 휴즈 전 감독의 경질을 부추기고 말았습니다. 그는 만치니 체제에서도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못해 팀 내에서의 입지가 바늘방석에 앉은 것 같은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4. 호비뉴(26세, 맨체스터 시티 -산토스 임대-, 10경기 3도움, 먹튀)

호비뉴는 2008년 여름 3250만 파운드(약 552억원)의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를 갱신하고 맨시티에 입성했습니다. 입단 후 4개월 동안 11골을 몰아치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스타로 떠오르는 듯 했으나, 지난해 1월 부터 측면에서의 가공할 화력과 날카로운 움직임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올해 1월 브라질 산토스로 임대되기 전까지 끝없는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시즌 초반을 걸렀으나 그 이후 벨라미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교체 멤버로 모습을 내밀며 팀 내에서의 입지가 축소됐습니다. 3도움을 기록했지만 만치니 체제로 변화된 팀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끝에, 먹튀라는 오명을 받으며 조국 브라질로 돌아갔습니다.

5. 미카엘 실베스트레(33세, 아스날, 11경기 출전 1골, 노쇠화)

실베스트레는 과거 맨유의 주축 수비수로서 이름을 날렸던 선수였지만 2006/07시즌 부터 부상 악령에 빠지면서 경기력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더니 아스날로 이적한 지난 시즌부터는 예전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불안한 커버 플레이 및 느슨한 대인마크를 일관했고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물론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동료 선수와 튼튼한 밸런스를 구축하며 팀에 승점 3점을 벌어줬지만 문제는 강팀 및 다크호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를 번번이 놓치는 수비력 이었습니다. 특히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하는 선수들에게 약한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노쇠화에 직면한 것이 맞습니다.

6. 제임스 비티(32세, 스토크 시티, 22경기 3골 1도움, 반짝 선수)

비티는 2000년대 초반 사우스햄턴 시절에 다득점을 양산하며 리그 정상급 골잡이로 이름을 떨쳤으나 2004/05시즌 부터 기복이 심한 공격력을 일관했습니다. 그러더니 2007/08시즌에는 챔피언십 소속의 셰필드로 이적하는 신세에 내몰렸습니다. 셰필드에서 절치부심끝에 예전의 골 감각을 되찾아 지난해 1월 스토크 시티로 이적해 다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여 16경기 7골 3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22경기에서는 3골 1도움에 그쳤고 풀타임 출전 횟수는 단 1경기 뿐이었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기나긴 무득점에 빠지면서 결장 횟수가 많아지더니 최근 볼턴 이적설에 시달리며 팀 내에서의 입지가 추락했습니다. 지난 시즌 맹활약은 결국 반짝 이었습니다.

7. 마우리시오 지오반니(30세, 헐 시티, 25경기 3골, 소속팀 강등 주범)

지난 시즌 초반 헐 시티의 상위권 돌풍을 주도했던 지오반니의 저력은 올 시즌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올 시즌 25경기에서 3골에 그친데다, 상대팀들의 거센 견제를 받아 경기 조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벤치 멤버로 밀렸습니다. 지난해 10월 3일 위건전까지 8경기 3골로 선전했으나 그 이후 1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가 침묵을 지켰고 박싱데이 이후부터 벤치 신세를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헐 시티의 강등 주범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죠. 지난 3월 2일 블랙번전에서는 자신을 교체한 필 브라운 감독을 째려보고 동료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시하는 돌발 행위로 팀 분위기를 악화 시켰습니다. 에이스로서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해 리그 최악의 선수 중에 한 명으로 꼽았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꼴찌 포츠머스전에서 대량 득점 승리를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4위 진입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습니다.

리버풀은 16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포츠머스전에서 4-1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26분 페르난도 토레스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28분 라이언 바벨, 32분 알베르토 아퀼라니가 상대 골망을 흔들며 전반전을 3-0으로 앞섰습니다. 후반 32분에는 토레스가 추가골을 넣었고 43분에는 나디르 벨하지에게 추격골을 내줬지만 4-1의 리드를 지켰습니다.

이로써, 리버풀은 15승6무9패(승점 51)로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리그 5위로 뛰어오르며 4위 토트넘(승점 52, 15승7무7패)을 1점 차이로 추격했습니다. 아울러 토레스는 포츠머스전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해 팀 승리의 주역으로 거듭나며 리버풀의 시즌 막판 대분전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리버풀은 포츠머스전 대상으로 4위 진입을 향한 세 가지의 플러스 요소를 얻게 됐습니다.

제토라인의 부활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리버풀의 차이점은 제토라인(제라드-토레스)의 파괴력입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제토라인의 콤비 플레이를 통해 경이적인 득점력을 뽐내며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1위(77골) 및 맨유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두 선수가 잦은 부상으로 경기력이 꾸준하지 못했으며 특히 제라드는 상대팀의 끈질긴 견제를 이겨내지 못해 예전만큼의 과감한 공격력을 뽐내지 못했고 이것은 '제라드 의존도가 강한' 리버풀의 성적 부진 원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포츠머스전에서 터진 전반 28분 바벨의 골은 제토라인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존슨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띄운것을 문전 정면에 있던 제라드가 자신의 왼쪽에 있던 토레스를 향해 헤딩으로 공을 흘렸고, 이것을 토레스가 바벨에게 패스를 밀어주면서 골 장면이 연출 됐습니다. 제라드에서 토레스로 연결되는 콤비 플레이가 골의 결과로 이어진 것은 두 선수를 통한 공격 전개가 위력을 되찾았음을 말합니다.

무엇보다 토레스의 2골 2도움의 반갑습니다. 토레스는 포츠머스전 이전까지의 최근 9경기에서 2골에 그쳤을 정도로 문전 앞에서의 재치있는 공격 본능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포츠머스전에서는 최전방 좌우 공간 및 중앙을 헤집고 다니며 상대 수비라인을 앞쪽으로 끌어올린것을 비롯 뒷 공간을 파고들며 골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데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리버풀 미드필더들의 문전 침투가 용이해졌고 토레스는 자신의 발끝에서 4번의 골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반면 상대 수비는 토레스의 공간 봉쇄 플레이에 실패해 수비 밸런스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제라드는 이날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토레스 못지 않는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포츠머스 진영에서 상대 미드필더들의 뒷 공간을 파고들기 위해 빠른 타이밍의 패스를 엮어내며 바벨-토레스-막시와의 유기적인 콤비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여기에 상대 수비수와 혼전 중인 상황에서 과감한 패스를 시도하며 여러차례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후반전에는 빗각으로 걷어찬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여유를 부릴 만큼 전반적인 경기 운영이 시즌 초반과 중반보다 가벼워졌습니다. 상대가 리그 꼴찌임을 간과할 수 없지만 자신감을 되찾은것은 분명합니다.

바벨-아퀼라니의 각성 모드

포츠머스전 4-0 대승의 또 다른 원인은 바벨과 아퀼라니에게 있었습니다. 그동안 리버풀에서의 공헌도가 부족했던 바벨과 아퀼라니의 맹활약은 제토라인의 공격력을 키우고 리버풀이 승리할 수 있었던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바벨은 왼쪽 측면에서 부지런한 움직임과 빠른 스피드, 문전까지 파고드는 폭 넓은 움직임을 자랑하며 리버풀 승리의 활력소로 거듭났습니다. 전반 28분에는 제토라인이 차린 밥상을 그대로 먹으며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물론 상대는 약팀이기 때문에 바벨의 부활을 단정짓기가 섣부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리에라와 베나윤의 폼이 꺾인 현 시점에서 바벨의 포츠머스전 맹활약은 리버풀 공격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 4위 진입에 사활을 거는데다 유로파리그 일정을 치러야 하는 체력적인 버거움이 있는 만큼, 바벨의 포츠머스전 각성 모드는 앞으로의 경기에서 왼쪽 측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소득으로 이어졌습니다.

바벨과 더불어 아퀼라니의 폼도 이제는 오름세에 접어 들었습니다. 부상 복귀 이후 폼이 완전치 못해 패스미스가 잦았거나 동료 선수와의 유기적인 콤비 플레이가 부족했던 문제점이 있었지만, 포츠머스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불식시키며 팀의 4-1 대승을 도왔습니다.

무엇보다 아퀼라니의 포츠머스전 공격 패턴은 직선적이고 과감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리버풀 중원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사비 알론소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팀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관여했고 전반 32분에 직접 골까지 뽑았습니다. 58개의 패스 중에 52개를 동료 선수에게 정확하게 연결한 것을 비롯 적극적인 문전-측면 침투로 팀의 패스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것은 제라드에 의존하던 리버풀의 공격 패턴이 아퀼라니의 등장으로 다채로워지는 이점으로 이어졌습니다. 횡적인 공격에 치중하는 루카스-마스체라노와 스타일이 다른 아퀼라니의 오름세는 리버풀이 알론소의 존재감을 지울 수 있는 긍정 포인트로 작용할 것입니다. 아퀼라니의 부상이 앞으로 오랫동안 없다는 전제하에서 말입니다.

포츠머스전 대승으로 자신감 얻었다

리버풀은 포츠머스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점유율 65-35(%), 슈팅 25-9(개, 유효 슈팅 9-3)로 앞선것을 비롯 공수의 탄탄한 밸런스를 앞세워 경기 흐름을 오랫동안 장악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시즌 제토라인이 중심이 된 공격축구로 재미를 봤던 지난 시즌의 향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포츠머스전에서 최상의 공격력을 펼친 리버풀은 앞날 행보를 위한 자신감을 얻었고 시즌 막판에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런 리버풀에게는 이번 주가 고비입니다. 오는 19일 릴과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을 치러야 하며 21일에는 맨유와의 라이벌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리버풀이 릴과의 16강 1차전 원정에서 0-1로 패했다는 점인데 홈에서 열리는 2차전을 잡지 못하면 탈락할 것입니다. 맨유전 같은 경우, 최근 두 경기를 모두 이겼지만 상대가 역습 축구로 경이적인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습니다. 리버풀에게는 힘든 일정이 되겠지만, 포츠머스전 4-0 승리가 있기에 전망이 그리 비관적이지 않습니다. 리버풀이 포츠머스전 대승으로 얻은 소득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이번 주말 개막을 앞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최대 관심은 빅4입니다. 기존의 빅4(맨유, 리버풀, 첼시, 아스날)가 올 시즌에도 리그 4위 안에 사이좋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어느 팀이 리그에서 우승할지, 아니면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한 중위권 클럽의 대도약으로 빅4 판도가 새롭게 변화할지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과 초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맨유-리버풀-첼시-아스날로 대변되는 빅4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시즌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고, 지지난 시즌에도 똑같은 전망이 나왔지만, 올 시즌 만큼은 그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빅4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에 번번이 실패한데다 주력 선수 이탈 공백을 메워야 하는 부담감에 직면해 '하향 평준화' 위기에 빠진 것이죠. 그 중심에는 '중원 불안'이라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빅4의 공통된 문제점이 바로 중원에 있기 때문입니다.

맨유-리버풀-첼시-아스날, '중원이 고민이네~'

중원은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이자 전력의 요충지 입니다. 유명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한다"는 명언을 남겼던 것 처럼, 중원이 강한 팀은 우세한 경기 내용 속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대팀에 무너집니다. 아스날이 2004/05시즌 FA컵 우승 주역이었던 파트리크 비에라(인터 밀란)와 작별한 이후부터 네 시즌 연속 무관에 시달렸던 것 처럼, 공간 싸움이 많고 몸싸움이 거칠기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중원의 중요성이 큽니다. 문제는  빅4 모두 중원이 불안 요소라는 것이죠.

맨유는 중원에서 꾸준히 믿고 쓸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합니다. 긱스-스콜스는 은퇴의 기로에 놓이다 보니 체력적인 뒷받침이 부족하고, '스콜스를 대체해야 할' 안데르손은 경기력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캐릭-플래쳐' 조합을 믿어야 하지만, 두 선수는 지난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중원 장악에 실패하거나 뒷 공간이 허물어지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플래쳐는 전문 홀딩맨이 아니었기 때문에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와의 정면 대결에서 밀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결과적으로는 두 선수의 조합이 최상은 아니라는 겁니다.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스콜스-캐릭' 조합 입니다. 두 선수는 2006/07, 2007/08시즌 맨유의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공헌한 조합으로서 공수 양면에 걸친 철벽 호흡을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35세의 스콜스에게 기대는 것은 더 이상 무리입니다. 다음달에 그라운드를 밟을 오언 하그리브스의 홀딩 능력을 기대해야 할 시점입니다. 하그리브스는 뛰어난 홀딩 능력과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선수로서 캐릭-플래쳐와 다른 스타일을 지녔습니다. 문제는 1년간 부상과 수술, 재활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공백을 잘 이겨내느냐는 것입니다. 만약 하그리브스가 팀 전력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 맨유의 우승 전망이 힘들 수 있습니다.

리버풀은 팀의 살림꾼인 사비 알론소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적지 않은 전력 공백에 시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제토라인(제라드-토레스)이 막강한 화력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알론소가 중원에서 노련한 경기 조율을 앞세워 전방 패스를 활발히 띄웠기에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 역할을 할 선수가 기존 스쿼드에 없습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는 전형적인 홀딩맨이고 루카스 레예바는 지난 두 시즌 동안 기대 이하의 폼을 보이며 자주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습니다. 스티븐 제라드를 중원으로 내리기에는 토레스와 팀의 공격력이 저하될지 모르는 불안 요소에 직면합니다.

그래서 리버풀은 알론소의 대체자로 AS로마에서 뛰던 알베르토 아퀼라니를 영입했습니다. 아퀼라니는 알론소처럼 지능적인 경기 운영과 감각적인 위치 선정, 뛰어난 중거리슛 능력을 자랑하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부상이 많은 '유리몸'인데다 지난 5월 발목 수술을 받아 앞으로 4주~8주 내에 복귀하기 때문에 시즌 초반 팀 전력에 힘을 실어주지 못합니다. 멘탈이 부족하기로 악명이 높은 선수여서 프리미어리그라는 새로운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할지는 의문입니다. 중원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선택과 판단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아스날은 비에라-질베르투-플라미니 같은 수비력이 뛰어난 중앙 미드필더들이 떠난 이후부터 중원이 고질적 불안 요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디아비-데니우손-송 빌롱은 지난 시즌 팀의 중원을 책임졌으나 여전히 불안한 경기 내용으로 아르센 벵거 감독을 흡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세 선수는 약팀과의 경기에서 어느 정도 제 몫을 했으나 맨유와 첼시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경험 부족과 불안한 중원 장악에 발목 잡혀 팀 전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지난 시즌 무릎에 무리가 따를 정도로 과도한 활동 반경 때문에 수비 부담이 늘어났던 원인은 데니우손의 홀딩 능력 부족 때문 이었습니다.

현재 아스날 스쿼드에서 가장 필요한 선수는 경험이 풍부하거나 수준급의 홀딩 능력을 자랑하는 미드필더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펠리페 멜루 영입에 힘을 기울였으나 끝내 유벤투스와의 영입전에서 패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비에라 재영입에 나선것은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얼마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비에라는 최근 1~2시즌 동안 잦은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고전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아스날 전력에 도움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올 시즌에는 '중원의 튼튼함'이 요구되는 4-3-3을 쓰기로 선언해, 디아비-데니우손-송 빌롱의 경기력 개선 없이는 원하는 성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첼시는 빅4 중에서 가장 탄탄한 중원을 구축했습니다. 무리뉴 체제 시절에는 클로드 마케렐레(파리 생제르망)가 건재했고 그 이후에는 마이클 에시엔의 존재 여부에 따라 팀 전력이 좌우되는 모양새 였습니다. 스콜라리 체제의 실패 원인은 에시엔의 부상이었고 히딩크 체제의 성공 원인은 에시엔의 헌신적인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에시엔은 지난 맨유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4-3-1-2의 오른쪽 미드필더를 맡고 존 오비 미켈이 기존의 에시엔 역할을 소화하면서 박지성-베르바토프의 공간 돌파에 흔들리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에시엔도 중앙에 있을때에 비해 오른쪽에서는 포지션 변경 혼란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쏟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안첼로티 체제가 4-3-1-2를 구사한다는 점입니다. 4-3-1-2 같은 포메이션은 경기 템포가 빠른 팀들에 무너지기 쉬운 포메이션으로서 프리미어리그에 적합한 시스템이 아닙니다. 히딩크 체제에서도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해 기존의 4-3-3으로 전환했던 전례가 있어, 4-3-1-2 정착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에시엔의 위치도 문제지만, 왼쪽에서는 말루다-지르코프 같은 윙어 출신 선수들을 배치하기 때문에 두 선수가 새로운 역할을 능숙히 소화할지는 의문입니다. 이미 말루다는 커뮤니티 실드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드리블 돌파 시도에 비해 공격 효율성이 떨어지고 수비 뒷 공간을 빈번히 노출하는 문제점을 남겼습니다. 안첼로티 감독의 4-3-1-2 시도는 위험한 모험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