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유럽 챔피언'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제압하며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를 복수했습니다. 박지성을 비롯한 일부 주전 선수들이 결장했지만 바르사를 제압한 사실만으로 의미가 남달랐던 경기였습니다.

맨유는 31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랜도버 페덱스 필드에서 진행된 바르사와의 친선 경기에서 2-1로 승리했습니다. 전반 22분 루이스 나니가 선제골을 넣었으며 후반 25분에는 티아구 알칸타라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31분 마이클 오언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로써, 맨유는 미국 투어 5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새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바르사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박지성은 다음달 7일 커뮤니티 실드 맨체스터 시티전 선발 출전이 예상됩니다.

맨유의 수비 축구, 바르사 점유율 축구 제압했다

맨유는 바르사전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데 헤아가 골키퍼, 에브라-비디치-에반스-하파엘이 수비수, 애슐리 영-클레버리-안데르손-나니가 미드필더, 루니-웰백이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박지성-캐릭-퍼디난드 같은 주전 선수들이 경기를 뛰지 않았습니다. 바르사는 포메이션을 3-4-3으로 변신했습니다. 발데스가 골키퍼, 폰타스-케이타-부스케츠가 수비수, 아비달-이니에스타-알칸타라-호나단이 미드필더, 페드로-비야-아펠라이가 공격수로 뛰었습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아펠라이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가면서 3-4-1-2로 변형하는 양상을 나타냈습니다.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지공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프리시즌 친선전으로서 무리하게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맨유가 일주일 뒤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와 커뮤니티 실드 격돌을 앞둔 상황이었다면, 바르사는 주중에 독일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했기 때문에 미국으로 이동했던 피로 여파가 없지 않았을 겁니다. 전반 10분 부터는 바르사의 점유율 우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맨유 진영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펠라이를 포함한 미드필더들의 볼 터치가 많아졌습니다. 반면 맨유는 미드필더진에서 압박을 시작하면서 협력 수비를 강화하는 형태였죠. 여기까지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똑같은 큰 틀이 유지됐습니다.

[사진=다비드 비야와의 매치업에서 이겼던 네마냐 비디치 (C) 맨유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manutd.com)]

그런데 이번 친선전에서 승리한 팀은 맨유였습니다. 두달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사에게 패했지만 이번만은 아니었죠. 중앙에서 바르사를 압도하느냐 아니냐의 차이점 이었습니다. 두달 전에는 긱스-캐릭으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이니에스타-사비 봉쇄에 실패했고 포백이 바르사 스리톱(비야-메시-페드로)에게 흔들리는 불안한 경기 운영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이번 경기는 클레버리-안데르손이 중원을 맡아 수비적인 움직임을 늘리면서 공을 따내는데 집중했으며 비디치가 비야 봉쇄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비야-페드로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점이 맨유에게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맨유는 바르사에게 슈팅 6-11(유효 슈팅 3-4, 개) 점유율 31-69(%)로 밀렸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략 이었습니다. 점유율 축구를 펼치는 바르사의 강점을 제어하는 것이 맨유 수비 축구의 목적이었죠. 미드필더진에서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 바르사 공격 템포를 늦추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비디치 수비력이 맨유 승리의 숨은 원동력이 됐습니다. 비야가 볼을 따낼 타이밍에 앞쪽으로 움직여 바르사 침투 패스 길목을 사전에 봉쇄하고 에반스가 근처 공간을 커버하면서 바르사의 공격 줄기가 시원하게 뻗지 못했습니다. 결국, 바르사는 활발한 공격 시도에 비해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진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끊기면서 공격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나타냈습니다. 맨유의 수비 축구가 치밀하게 전개된 결과였죠.

그리고 맨유의 두 골은 역습 상황에서 펼쳐졌습니다. 전반 22분 웰백이 맨유의 역습 상황때 하프라인을 통과하면서 나니에게 종패스를 밀어줬고, 나니가 박스에서 바르사 골키퍼 발데스와의 1:1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죠. 후반 31분에는 클레버리가 바르사 중앙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면서 오른쪽에서 함께 쇄도했던 오언에게 왼발 횡패스를 찔러줬고, 오언이 드리블 돌파 이후에 칩샷으로 결승골을 작렬했습니다. 바르사 선수들이 공격에 초점을 맞추는 경기를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수비가 소홀했고 맨유가 그 틈을 노렸죠. 특히 나니는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 가담에 적극적이고 볼을 따내면서, 여러차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골을 노리는 원맨쇼 기질을 발휘했습니다.

또한 맨유는 이번 경기를 통해서 두달 전 바르사전 패인을 다시 짚게 됐습니다. 당시 수비력에서 결함을 드러냈던 긱스의 문제점이 또 나타났죠. 후반 25분 알칸타라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던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카르모나의 왼쪽 횡패스가 중앙쪽으로 향했을 때 알칸타라를 미리 따라 붙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알칸타라가 돌파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시야에 들어오지 못했고, 카르모나의 패스 방향이 어디쪽으로 향할지 판단이 다소 늦었죠. 카르모나-알칸타라가 바르사 주전 미드필더가 아님을 감안해도 '수비력이 강한 중앙 미드필더가 바르사와 상대해야 한다'는 공식이 성립됐습니다. 또한 클레버리는 수비시 순간 속도가 상대 스피드에 뒤쳐지는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수비쪽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지만 빠르게 움직일때 몸의 반응 속도가 받춰주지 못했습니다.

맨유의 문제점 한 가지를 더 짚어내면 애슐리 영이 부진했습니다. 지난 MLS 올스타전에서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던 것 처럼, 기존 팀원과의 호흡이 안맞습니다. 동료 선수에게 볼을 받아야 할 지점부터 찾지 못하면서 아직 팀 적응이 필요함을 말해줬죠. 그래서 루니가 왼쪽 측면에서 부지런히 볼을 터치하며 애슐리 영의 부진을 커버했습니다. 나니가 역습을 주도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맨유는 바르사전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겁니다. 역시 왼쪽 측면에는 박지성이 필요했습니다.
 
반면 바르사는 3-4-3 전환이 실패했습니다. 바르사 3백의 문제점은 윙백이 약합니다. 3백 공격력이 성공하려면 윙백의 돌파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하는데 바르사는 모든 선수들이 볼을 돌립니다. 아비달-호나단 같은 윙백들이 빠른 순간 스피드 및 개인기로 맨유 선수를 제끼고 오버래핑을 해야 공격의 파괴력이 향상되는데 실상은 지나치게 조용했습니다. 공격쪽에서 소극적으로 움직이면서 페드로가 주변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죠. 기존의 4-3-3에서는 이니에스타-사비가 공격 진영에서 활동 폭을 넓히면서 수비 가담까지 신경쓰는 다양한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했습니다. 메시가 속한 3톱이 상대 수비를 흔들어주는 공격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었죠. 그 틀이 맨유전에서 완전히 깨졌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바르사 3-4-3은 기존의 4-3-3을 보완하는 플랜B의 일환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왼쪽 풀백의 역량이 고질적으로 약했던 팀이었기 때문에(푸욜이 지난 시즌 왼쪽 풀백을 임시로 소화했던) 3-4-3이 정착될지는 의문입니다. 굳이 3-4-3이 아니더라도 메시-사비-알베스-푸욜-피케 같은 몇몇 주전 선수들이 빠지면서 점유율 축구의 날카로움이 떨어지고 수비 불안까지 노출했죠. 그것을 감안해도 맨유의 수비 축구는 치밀했고 바르사를 제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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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웃은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였습니다. 두 팀은 원정 1차전에서 각각 샬케04,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를 물리쳤으며 스코어가 2-0으로 일치했습니다. 다음주 평일에 열리는 2차전 부담을 덜었으며, 2008/09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턴 매치를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얻은 맨유-바르사의 1차전 승리 과정 및 명분에서는 5가지 공통점이 존재했습니다. 경기에서 승리하는 기본적인 공식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현 및 행동으로 끄집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상대보다 더 강한 아우라를 지녔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웨인 루니-리오넬 메시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1. 루니-메시, 중요한 경기에서 빛을 발했던 해결사

맨유-샬케 경기에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선수는 노이어 였습니다. 맨유를 상대로 8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는(전반전 7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죠. 하지만 노이어는 맨유의 후반전 2골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 중심에 루니가 있었습니다. 후반 22분 샬케 진영에서 클루게를 뚫은 뒤, 전방에 자리잡았던 긱스쪽으로 침투 패스를 연결한 것이 결승골로 이어졌습니다. 2분 뒤에는 박스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샬케 골망을 흔들었죠. 이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으며 '무기력했던' 라울-에두와 대조를 나타냈습니다. 역시 해결사는 중요한 경기에서 팀 승리의 쐐기를 박는 존재임을 루니가 일깨웠죠.

레알-바르사는 두 팀이 미드필더진에서 팽팽한 접전 및 과도한 몸싸움을 마다 않으며 서로 지지 않으려 했죠. 그런데 레알이 후반 15분 페페 퇴장으로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깨지면서 호날두-아데바요르가 반격할 타이밍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메시는 레알 진영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최전방에서 두 번의 과감한 공격 시도로 바르사 승리의 해결사로 거듭났습니다. 후반 32분과 41분에 상대 골망을 흔들었으며, 첫번째 골은 아펠라이 오른쪽 크로스를 이용한 문전 쇄도였으며 두번째 골은 상대팀 선수 5명을 제쳤던 완벽한 피니시를 선보였습니다. 페페 퇴장 이전까지는 볼을 터치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그 이후에는 중요한 경기에서 영웅이 되는 방법을 실력으로 말했습니다.

2. 맨유-바르사, 패스 메이커들이 분발했다

맨유와 바르샤는 1차전 원정에서 '점유율 축구'로 승리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기 내내 공격 지향적인 경기를 펼치며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공격을 시도했죠. 점유율 강화의 근간은 패스 입니다. 맨유는 샬케전에서 패스 시도 757-418(패스 성공 628-284, 개) 바르사는 레알전에서 패스 시도 657-210(패스 성공 593-140, 개)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패스 성공률에서는 각각 83-68(%) 90-67(%)로 앞섰습니다. 두 팀의 승리는 패스 메이커들의 분발과 밀접했습니다.

그 중에 캐릭은 샬케전에서 108개의 패스를 시도했습니다.(94개 성공, 패스 성공률 86%) 샬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후라도(38/52개) 파파도풀로스(36/49개)를 합했던 패스 횟수 101개보다 더 많은 수치입니다. 두 선수가 캐릭 한 명의 공격력을 제어하지 못한 꼴이죠. 캐릭 옆에는 긱스(58/79개)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샬케 진영을 흔들었습니다. 맨유는 캐릭-긱스 같은 걸출한 패스 메이커들을 활용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샬케는 캐릭-긱스를 견제할 마땅한 패스 메이커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라울-에두가 고전할 수 밖에 없었죠. 특히 캐릭은 지난 두 시즌 동안 경기력 저하로 고전했으나 시즌 후반들어 본래의 폼을 되찾았습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동기부여가 오름세로 이어졌고 샬케 원정이 분수령으로 작용했습니다.

바르사는 이니에스타가 오른쪽 다리 근육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그 공백을 케이타가 대신했지만 이니에스타와는 다른 성향의 미드필더 입니다. 레알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이유죠. 하지만 바르사에는 사비(107/112개, 패스 성공률 96%) 부스케츠(103/110개, 패스 성공률 94%)가 있었습니다. 두 명의 미드필더는 양팀 선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100개 넘는 패스를 시도했으며, 케이타(40/43, 패스 성공률 93%)와 더불어 90%를 넘는 패스 성공률을 나타냈습니다. 80% 이상이 없었던 레알 미드필더진과 대조됩니다. 또한 외질은 전반전에 단 4개의 패스(2개 성공)만 연결하면서 공격의 갈피를 못잡고 교체됐죠. 바르사는 이니에스타 없이 레알과의 중원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3. 상대팀 홀딩맨 실수, 맨유-바르사에게 호재

홀딩맨은 상대 공격 옵션을 따라붙으며 봉쇄 작전을 취하는 임무를 도맡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가장 수비적인 역할을 소화하면서, 한 번의 실수가 팀의 치명타를 부르는 결정타로 직결 될 수 있습니다. 샬케 홀딩맨 파파도풀로스는 경기 내내 긱스-캐릭을 비롯한 맨유 선수들의 공격을 차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맨유가 선수들의 스위칭을 늘리면서 원터치 및 원투 패스 등을 주고 받는 다양한 공격 형태를 취하며 파파도풀로스가 중원에서 버티지 못했습니다. 파파도풀로스의 커버링보다는 맨유의 패스 속도가 더 빨랐던 경기였죠. 또한 파파도풀로스는 맨유의 두 골 과정에서 루니를 놓쳤던 실수까지 범했습니다. 루니와의 주력 싸움 및 경기 집중력에서 패했습니다.

페페는 파파도풀로스보다 더욱 구체적인 실수를 범했습니다. 후반 15분 알베스의 오른발 정강이를 가격하여 퇴장당했죠. 이 장면은 무리뉴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처분을 받으며 관중석으로 쫓겨나는 상황으로 확대되었고, 레알의 수비 조직력이 느슨해지면서 메시가 2골을 넣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퇴장이 두 팀의 명암을 좌우했습니다. 페페는 퇴장 이전까지 '메시 봉쇄맨' 노릇을 하면서 포어 체킹까지 시도하는 부지런한 수비력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15분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면서 메시의 활동 반경이 자유롭게 됐습니다. 레알의 2차전 역전 드라마를 기대하기 힘든 이유는, 페페-케디라(부상) 결장으로 메시와 맞설 홀딩맨이 마땅치 못합니다.

4. 맨유-바르사, 약점을 메웠던 지략 승리

샬케 원정을 앞둔 맨유의 약점은 '체력 저하' 였습니다. 지난 2일 웨스트햄전을 시작으로 1주일에 3~4일 경기를 치르면서 몇몇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날 잠재적 불안 요소가 있었습니다. 만약 샬케전에서 경기 내용이 안좋았다면 '노이어 선방과 맞물려' 후반전에 엄청난 체력 소모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지성을 2경기 연속 결장시키면서 샬케전에 투입했던 퍼거슨 감독의 로테이션 운영이 승리 원인이 됐습니다. 박지성은 최상의 컨디션에 힘입어 샬케 수비 뒷 공간을 마음껏 파고들었죠. 만약 맨유가 지난 23일 에버턴전에서 부진했던 나니를 투입했다면 체력적인 리스크에 직면했을지 모릅니다. 또한 '좌 나니-우 발렌시아' 측면 카드는 개인 역량에 비해 파괴력이 힘에 실리지 못한 특성이 있습니다.

바르사 약점은 왼쪽 수비 였습니다. 지난 21일 스페인 국왕컵 결승 레알전에서 아드리아누의 커버링 불안으로 상대에게 역습 빌미를 허용했고, 이번 레알전에서는 아드리아누-막스웰-아비달이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왼쪽 풀백에 세울 수 있는 주력 선수가 없었죠. 그래서 '캡틴' 푸욜이 왼쪽 풀백으로 전환하는 살신성인으로 흔들림없는 수비를 펼치며 외질 봉쇄에 성공했습니다. 후반전에는 '오른쪽 윙어로 전환한' 호날두와 맞서면서 상대 에이스에게 지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동안 중앙 또는 오른쪽 수비 공간에서 활동이 많으면서 왼쪽이 낯설었지만, 실전에서는 고도의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고 동료 선수들을 리드하며 레알 공격 옵션들의 기를 낮췄습니다. 바르사 승리의 숨은 공신입니다.

5. 1차전 원정 2-0 승리, 2차전 부담 덜었다

맨유-바르사는 1차전 원정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맨유는 고질적으로 독일 원정에 약했고 바르사는 라이벌 클럽 홈 구장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현실 이었습니다. 그런데 원정에서 나란히 2-0 승리를 거두었죠. 2차전에서 크게 부진하지 않으면 무난한 결승 진출이 전망됩니다. 두 팀 모두 2차전에서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며 무실점을 목표로 하는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 출전으로 체력 소모에 시달렸던 몇몇 선수들의 휴식이 예상됩니다. 맨유는 루니-캐릭의 혹사를 방지할 명분, 바르사는 비야가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얻었죠. 그러나 아직 2차전이 남았다는 점에서 방심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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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인터 밀란(이하 인테르)의 결승 진출 집념이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보다 더 강했습니다. 팀 승리보다 결승 진출을 목표로 했던 수비 위주의 전력이 빛났던 것이죠.

인테르는 29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열린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르사 원정에서 0-1로 패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쥬세페 메이차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기 때문에, 통합 스코어에서 3-2의 리드를 기록하여 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전반 28분 티아고 모따의 퇴장, 후반 37분 헤라르도 피케에게 골을 허용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통합 스코어 리드를 지켜 원하는 목표를 달성 했습니다. 이로써, 인테르는 1963/64-1964/65시즌 유로피언컵 우승 이후 4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 나섰습니다.

인테르가 안티 풋볼? 수비가 강했을 뿐!

인테르와 바르사의 경기는 국내에서 '안티 풋볼vs뷰티풀 게임'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경기였습니다. 인테르가 공격보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팀이라면 바르사는 높은 볼 점유율과 공격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는 팀입니다. 특히 4강 2차전에는 바르사가 90분 동안 쉴세없이 공격을 펼쳤다면 인테르는 공격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인테르의 축구를 안티 풋볼이라고 비판할 수 있는데, 축구가 결과로 말하는 종목이자 승리가 중요함을 상기하면 비판이 잘못되었습니다.

물론 인테르의 공격은 바르사보다 매력적이지 않은 것 처럼 보입니다. 바르사가 높은 볼 점유율을 앞세워 경기의 흐름을 장악하고 다득점을 연출하는 스타일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테르의 공격력은 지난 4강 1차전에서 바르사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바르사 선수들을 앞쪽으로 끌어당긴 뒤, 에토-판데프로 짜인 좌우 윙어들이 상대 좌우 풀백 뒷 공간을 파고들고, 원톱 밀리토가 박스 안에서 끊임없이 공간 창출하며 역습의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그 결과는 3-1 승리 였습니다. 점유율보다는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이 더 중요함을 의미합니다.

안티 풋볼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단어는 요한 크루이프가 90년대 초반 바르사 감독을 맡던 시절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친 상대팀을 비판하기 위해 꺼낸 말입니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지난 시즌 4강 1차전에서 수비에 치중한 첼시를 안티 풋볼이라고 깎아 내렸죠. 하지만 안티 풋볼은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펼치는 지도자들의 독설에 불과했을 뿐,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면 한국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북한의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정도 비판 받아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인테르의 안티 풋볼 논란에 대한 반론입니다.

인테르의 결승 진출 원동력, 탄탄한 수비

인테르가 4강 2차전에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던 이유는 상대가 바르사이자 원정경기였기 때문입니다. 바르사와 함께 공격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면 슈투트가르트-아스날처럼 장렬하게 전사했을 것입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을 나타내는 성향이기 때문에 그 특성을 주 전술로 삼았고 결국 결승에 진출하면서 무리뉴 감독의 판단이 옳았습니다. 홈에서 열렸던 4강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기 때문에, 원정 2차전에서 무리하게 공격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인테르는 수비가 강하기 때문에 그것을 기반으로 3-1의 리드를 지키는 것이 목표였을 뿐입니다. 승리 이전에 다음 토너먼트 진출이 중요했던 것이죠.

특히 인테르는 사네티-사무엘-루시우-마이콘으로 짜인 유럽 최강의 포백을 구축했습니다. 네 명은 끈끈한 호흡을 앞세운 커버 플레이와 탄탄한 대인마크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페드로-즐라탄-메시로 짜인 바르사의 3톱을 철저히 봉쇄했습니다. 인테르의 포백이 강했던 비결에는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있었습니다. 인테르의 미드필더들은 공수 밸런스 조절 및 집중력, 경기 흐름 판단이 좋기 때문에 상대의 강력한 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역량이 출중합니다. 그 역량은 바로 템포 였습니다. 상대를 악착같이 견제하면 파울을 범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공간을 허용하여 상대 공격 템포를 늦추는 것이 인테르 미드필더들의 과제였죠.

이 작전은 실패로 돌아갈 뻔했습니다. 모따가 전반 10분과 28분에 불필요한 파울로 경고를 받았고 그것이 누적되어 퇴장 당하면서 인테르가 10명으로 경기를 싸워야했기 때문입니다. 모따는 사비-케이타로 짜인 바르사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공격 물 줄기를 봉쇄하는 홀딩 역할을 맡았는데 이른 시간에 퇴장 조차를 받으면서 무리뉴 감독의 전술 운용이 어려워 졌습니다. 그래서 인테르는 원톱인 밀리토에게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하여 4-5-0 포메이션을 구사했습니다. 모따의 빈 자리를 스네이데르-밀리토가 함께 채우고 박스 부근에서 압박 작전을 펼치며 실질적으로 9백을 구사했습니다.

인테르는 전반전에 점유율 23-77(%) 패스 47-214(개) 슈팅 0-7(개)를 기록할 만큼 -후반전 포함하면 점유율 25-75(%), 패스 86-371(개), 슈팅 1-15(개)- 다분히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바르사가 즐라탄-발데스를 제외한 9명이 20개 이상의 패스를 기록한 반면, 인테르는 세자르-스네이데르-마이콘을 제외한 8명이 10개 미만의 패스를 날렸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2~3겹의 수비 벽을 구축하여 상대에게 뒷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상대 공격 템포를 늦추기 위해 협력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친 것입니다. 골보다 실점하지 않는 전략이 더 중요했던 만큼, 공격 옵션을 수비로 내렸기에 모따 퇴장에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인테르, 메시-사비 봉쇄에 성공한 이유

인테르의 결승 진출 원동력은 단순히 수비만 한 것이 아니라 상대 공격 스타일을 명확하게 읽었기 때문입니다. 바르사는 페드로-메시로 짜인 좌우 윙 포워드들이 측면에서 문전 방향으로 대각선 침투하면서 골을 노리는 스타일을 즐깁니다. 또한 사비라는 공격의 구심점을 통해 경기 흐름을 주도합니다. 최근에는 메시에 의존하는 공격 패턴이 두드러졌습니다. 바르사에게는 강점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바르사를 상대하는 팀의 입장에서는 '바르사 격파'의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격언이 있듯, 무리뉴 감독은 바르사의 특징을 명확하게 꿰뚫었던 전술가 였습니다.

그래서 인테르는 페드로-메시의 문전 침투를 봉쇄하기 위해 측면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좌우 윙어인 키부-에토의 활동 반경을 상대팀 측면이 아닌 인테르 진영 박스 옆쪽으로 맡긴 것입니다. 그래서 사네티-마이콘은 키부-에토와 함께 페드로-메시를 협력 견제하여 상대 움직임을 측면쪽으로 가두고 즐라탄의 고립을 유도했습니다. 중원에서는 캄비아소-스네이데르-밀리토가 사비-케이타를 봉쇄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두 선수의 패스 횟수 보다는 패스 템포를 떨어뜨려 바르사의 공격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 이들의 의도였죠.

결과는 인테르 작전의 성공 이었습니다. 전반 28분 모따 퇴장, 후반 37분 피케에게 골을 허용하는 위기 상황속에서도 철옹성 수비를 유지한 끝에 통합 스코어 3-2의 리드를 지키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최근 바르사 공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메시는 사네티-키부에게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고 페드로-즐라탄도 상대의 협력 수비에 막혀 무기력한 공격을 일관했습니다. 여기에 가브리엘 밀리토(인테르 공격수 디에고 밀리토의 친동생)-알베스로 짜인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도 키부-에토의 수비력에 무용지물 이었습니다. 수비수인 키부를 왼쪽 윙어로 기용한 무리뉴 감독의 포지션 전환은 성공적 이었습니다.

바르사의 사비는 무려 112개의 패스를 날리며 104개를 정확하게 연결하는 92.9%의 순도 높은 패스 정확도를 기록하고도 바르사의 탈락 앞에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인테르가 의도했던 것은 사비의 패스 템포를 늦추는 전략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비는 문전 침투 및 골보다는 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성향이기 때문에, 철저히 패스에 치중하도록 유도하며 바르사의 '사비 의존도'를 강화시키는 것이 무리뉴 감독의 의도였죠.

그래서 인테르 선수들은 사비가 패스하려는 공간을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습니다. 결국 사비는 근처에 있는 동료 선수와 공을 돌리며 패스 횟수만 높였을 뿐, 그 과정에서 바르사 공격 템포가 느려지면서 인테르의 압박이 힘을 얻었습니다. 인테르의 10명이 바르사의 11명보다 강했던 이유, 그리고 결승 진출의 키워드는 '수비'에 있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이제는 봉인이 풀렸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아직 4강 1차전이 끝났을 뿐이고 2차전이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놓고보면 이전 시즌의 무기력했던 토너먼트 행보와 차원이 다릅니다. 이제는 유럽 제패에 대한 꿈과 희망이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인터 밀란이 '세계 최고의 클럽'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4강 1차전에서 3-1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전반 18분 페드로 로드리게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29분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후반 2분 더글라스 마이콘, 후반 15분 디에고 밀리토가 골을 넣으며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습니다. 다음주인 오는 29일 캄프 누에서 열릴 2차전에서 최소한 비기면 결승 진출이 확정됩니다.

스네이더르-밀리토, 인터 밀란의 오름세 주도

우선, 인터 밀란에게 있어 바르사전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를 얻기에 충분했던 경기였습니다. 1963/64, 1964/65시즌 유로피언컵 연속 우승 이후 45년 동안 유럽 무대를 제패하지 못한데다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16강에서 탈락했던 지난날의 한을 풀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바르사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클럽이기 때문에 인터 밀란의 무게감이 약할 것 처럼 보였지만, 인터 밀란 입장에서는 바르사를 꺾으면 유럽 제패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홈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가 중요했습니다.

사실, 인터 밀란의 봉인은 첼시와의 16강 2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풀렸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16강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첼시전에서는 탄탄한 압박 수비와 끈끈한 조직력,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빠른 전방 침투를 앞세워 경기 흐름을 완벽히 주도하며 그동안 토너먼트에서 무기력했던 행보를 극복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더니 8강 CSKA 모스크바와의 2경기에서는 공수 양면에 걸쳐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하며 가볍게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의 거함 바르사와의 4강 1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유럽 제패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특히 16강-8강-4강으로 이어지는 토너먼트 경기를 치르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인 스네이더르의 날카로운 공격력이 빛을 발했습니다. 스네이더르는 양발을 활용한 패스 능력과 유연한 키핑력을 바탕으로 상대 중원의 압박을 이겨내며 팀의 2차 공격 전개를 유도했습니다. 선 수비-후 역습을 기반으로 삼는 인터 밀란은 스네이더르의 정밀한 콤비네이션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전개할 수 있었고 에토-밀리토-판데프-마이콘을 골고루 활용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격 패턴을 열었습니다. 그 전략이 이번 바르사전에서 상대 수비를 허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면서 3골을 넣었습니다.

스네이더르는 모스크바와의 8강 2차전, 바르사와의 4강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팀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습니다. 박스 안에서의 절묘한 위치선정을 통해 골을 터뜨리는 스네이더르의 지능적인 공격력은 인터 밀란 입장에서 밀리토의 득점 의존을 방지하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올 시즌 세리에A 23경기에서 4골 5도움을 기록할 만큼 다득점에 능한 선수는 아니지만, 팀이 승리를 필요로 하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골을 넣는 해결사의 기질을 발휘했습니다.

이러한 스네이더르의 오름세는 2003/04시즌 FC 포르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데쿠(첼시)의 존재감을 자극시킵니다. 무리뉴 감독이 포르투의 우승을 이끌며 세계 최정상급 감독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은 데쿠라는 경이적인 공격력을 뽐내는 플레이메이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스네이더르가 있었습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십자인대 및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신음한 것을 비롯 지난해 여름 레알 마드리드에서 방출성 이적을 당했던 한을 풀기라도 하듯, 인터 밀란 공격의 핵으로 자리잡았고 바르사전에서 그 실력을 그대로 증명했습니다.

스네이더르의 맹활약과 더불어 밀리토의 맹활약도 물이 올랐습니다. 첼시와의 16강 1차전, 모스크바와의 8강 1차전, 바르사와의 4강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습니다. 골 냄새를 맡는 천부적인 감각을 토너먼트 무대에서 되살리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유린하는 민첩한 몸놀림을 발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이 발에 정확하게 맞으면서 상대 골망을 흔들 수 있었고 슈팅 상황에서의 실수 가능성을 줄였습니다.

밀리토의 진가는 바르사전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단순히 골을 넣는 전형 공격수의 타입에서 벗어나 박스 안에서 골 기회를 잡는 동료 선수에게 절호의 패스를 연결했기 때문입니다. 인터 밀란의 첫번째 골 장면에서 에토의 오른쪽 크로스를 박스 정면에서 받아 재빠르게 왼쪽에 있던 스네이더르, 두번째 골 장면에서는 박스 안쪽 오른쪽 공간을 쇄도하는 상황에서 자신과 함께 문전 쇄도를 하던 마이콘에게 골 기회를 밀어주며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팀의 세번째 골 상황에서는 에토 크로스-스네이더르의 헤딩 패스를 박스 정면에서 재차 헤딩골을 넣으며 1골 2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스네이더르와 밀리토의 오름세가 토너먼트를 치를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면 탄탄한 수비 조직력은 여전히 명불허전 이었습니다. 루시우-사무엘로 짜인 센터백 조합은 16강에서 드록바 봉쇄에 성공한데 이어 4강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즐라탄을 부진에 빠뜨렸습니다. 사네티-마이콘 같은 좌우 풀백들도 측면에서의 투쟁심과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 옆구리 공격을 봉쇄했고, 캄비아소-모따 같은 중원 옵션들의 터프한 수비는 바르사전에서 그대로 통하면서 메시에게 무기력함을 안겨줬습니다. 여기에 골키퍼 세자르의 눈부신 선방과 무리뉴 감독의 '스페셜 원' 지도력까지, 인터 밀란 유럽 제패 야망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한마디로 세계 최고의 클럽 답지 못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횡패스 남발 및 공격수의 부진, 좌우 풀백들의 뒷 공간 커버 실패, 수비 불안, 컨디션 조절 실패 등 평소와 달리 허점을 많이 노출했습니다. 문제는 이번 패배가 결승 진출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21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이차에서 열린 2009/1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인터 밀란과의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패했습니다. 전반 18분 페드로 로드리게스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으나 전반 29분 베슬레이 스네이더르에게 동점골, 후반 2분 더글라스 마이콘에게 역전골, 후반 15분 디에고 밀리토에게 쐐기골을 허용하고 무너졌습니다. 홈에서 열릴 29일 4강 2차전 경기에서는 카를레스 푸욜의 경고 누적 결장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라 결승 진출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메시의 부진이 바르사에게 아쉬웠다

통계상으로는 바르사가 우세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경기였습니다. 2002/03시즌 2차 조별리그와 올 시즌 32강 조별리그를 포함한 4경기 모두 무실점 경기를 펼치면서 2승2무의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인터 밀란이 역대 스페인 클럽과의 유럽 클럽 대항전 토너먼트에서 4무9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던 징크스는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넘보는 바르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처럼 보였습니다.

우선, 바르사는 점유율 66-34(%), 슈팅 11-8(유효 슈팅 7-5), 패스 636-521(개), 패스 성공률 82-58(%)로 인터 밀란을 앞서며 90분 동안 공격적인 흐름을 일관했습니다. 특히 사비는 무려 108개의 패스(93개 성공)를 연결한데다 양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11.121km)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바르사의 문제점은 컨디션 이었습니다. 최근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의 영향으로 유럽 전역의 항공편이 잇단 결항되면서 바르사 선수들이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 밀라노로 이동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하루 숙박한 뒤, 밀라노에 도착하기까지 985km 이동했고 버스에서 보낸 시간만 무려 14시간 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버스에 있었기 때문에 평소에 유지했던 리듬이 끊어졌고 컨디션이 좋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경기 초반부터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며 평소만큼 활동 폭을 넓히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바르사의 문제는 공격 옵션들의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바르사는 인터 밀란전에서 즐라탄을 원톱으로 세우고 케이타-메시-페드로를 2선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4-2-3-1을 구사했습니다. 수비시에는 즐라탄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압박 과정에 참여하고, 공격시에는 2선 미드필더들이 박스 안으로 깊게 침투하여 4-2-4로 변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문제는 공격 옵션끼리의 유기적인 콤비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오랜 원정시간에 따른 컨디션 저하로 선수들이 활동 폭을 넓히지 못하면서 자기 공간을 지키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2선 미드필더끼리 종종 스위칭을 시도했으나 횡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상대 수비를 뚫는 작업과 무관 했습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인터 밀란전 공격 전술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메시가 캄비아소-모따로 짜인 상대 더블 볼란치의 뒷 공간을 파고드는 쪽에 초점을 모았습니다. 인터 밀란이 4명의 수비수와 3명의 미드필더 사이의 폭을 좁히는 압박 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그 작전을 간파하기 위해 메시를 필승카드로 활용한 것이죠. 그래서 페드로를 메시의 자리에 놓고, 케이타를 왼쪽 윙어로 끌어올리고, 부스케츠-사비를 더블 볼란치로 놓으며, 페드로-즐라탄-메시로 짜인 평소의 3톱과 변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메시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좁은 공간에서 상대 수비의 압박을 뚫지 못했습니다. 전반전에 공격 옵션 중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했으나(28개) 대부분이 횡패스였고 원톱인 즐라탄에게 여러차례 결정적인 전진패스를 이어주지 못했습니다. 메시는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이 열리면 그 즉시 전방으로 매섭게 파고들어 골을 넣는 성향인데,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캄비아소-모따)의 강력한 압박을 받으면서 빈 공간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평소의 컨디션이었다면 상대의 터프한 수비를 극복하면서 전방쪽으로 빠르게 치고들었을지 모르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몸 놀림이 무거웠습니다.

이러한 메시의 부진은 공격 옵션들이 인터 밀란의 강력한 압박에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단점으로 이어졌습니다. 메시의 어려움은 즐라탄의 최전방 고립으로 이어졌고 케이타-페드로가 측면으로 공간을 벌리는 작업을 병행하면서 박스 안쪽으로의 공격 연결보다 횡패스에 의존하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사비가 패스와 활동량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냈지만 공격 옵션들의 무기력함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장점이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바르사는 전반 18분 막스웰이 왼쪽 측면에서 오버래핑하는 과정에서 캄비아소가 스피드 경합에서 밀려 박스 안에서 공을 이어받은 페드로가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캄비아소-모따, 4백 옵션들이 압박 과정에서 활동량을 늘리며 바르사 공격 옵션을 지치게했고,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바르사 공격 옵션들의 과감함이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메시는 90분 동안 8.228km를 뛰며 10km를 넘은 케이타-페드로-사비-부스케츠보다 더 많이 뛰지 못했는데, 다른 공격 옵션들의 활동 부담이 커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공격시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패착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바르사의 3실점 원인은 인터 밀란에게 전방 수비의 약점을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막스웰-푸욜-피케-알베스로 짜인 포백은 미드필더와 폭을 좁히면서 앞쪽으로 올라오는 형태의 수비를 펼칩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따내며 미드필더들의 공격적인 흐름과 점유율 확보를 유도하는 것이 바르사 수비의 특징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막스웰-알베스가 오버래핑을 펼치는 상황에서 상대의 측면 역습을 간파당해 뒷 공간을 허용하면서 3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인터 밀란이 에토-판데프를 좌우 윙어로 놓는 변헝적인 4-2-3-1을 썼는데 그 전략을 과르디올라 감독이 간파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바르사는 박스 안쪽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며 골 기회를 노렸던 인터 밀란의 공격을 봉쇄하지 못했습니다. 첫번째 실점은 에토의 크로스, 두번째 실점은 밀리토의 돌파에 이은 스루패스, 세번째 실점은 에토의 크로스에 의해 무너졌는데 세 장면 모두 박스 안쪽 오른쪽 공간에서 실점의 결정적 빌미를 허용했습니다. 특히 첫번째 실점 상황에서는 3명의 수비수가 박스 안에서 뒤엉키면서 왼쪽에서 골 기회를 노리던 스네이더르에게 빈 공간을 허용해 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좌우 풀백들의 뒷 공간 커버 실패 뿐만 아니라 수비수들의 호흡까지 척척 맞지 못했습니다. 공격과 수비 모든 것이 매끄럽지 못했던 바르사의 패배가 당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