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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맨유-바르사, 1차전 승리 공통점 5가지는?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웃은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였습니다. 두 팀은 원정 1차전에서 각각 샬케04,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를 물리쳤으며 스코어가 2-0으로 일치했습니다. 다음주 평일에 열리는 2차전 부담을 덜었으며, 2008/09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턴 매치를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얻은 맨유-바르사의 1차전 승리 과정 및 명분에서는 5가지 공통점이 존재했습니다. 경기에서 승리하는 기본적인 공식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현 및 행동으로 끄집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상대보다 더 강한 아우라를 지녔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웨인 루니-리오넬 메시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1. 루니-메시, 중요한 경기에서 빛을 발했던 해결사

맨유-샬케 경기에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선수는 노이어 였습니다. 맨유를 상대로 8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는(전반전 7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죠. 하지만 노이어는 맨유의 후반전 2골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 중심에 루니가 있었습니다. 후반 22분 샬케 진영에서 클루게를 뚫은 뒤, 전방에 자리잡았던 긱스쪽으로 침투 패스를 연결한 것이 결승골로 이어졌습니다. 2분 뒤에는 박스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샬케 골망을 흔들었죠. 이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으며 '무기력했던' 라울-에두와 대조를 나타냈습니다. 역시 해결사는 중요한 경기에서 팀 승리의 쐐기를 박는 존재임을 루니가 일깨웠죠.

레알-바르사는 두 팀이 미드필더진에서 팽팽한 접전 및 과도한 몸싸움을 마다 않으며 서로 지지 않으려 했죠. 그런데 레알이 후반 15분 페페 퇴장으로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깨지면서 호날두-아데바요르가 반격할 타이밍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메시는 레알 진영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최전방에서 두 번의 과감한 공격 시도로 바르사 승리의 해결사로 거듭났습니다. 후반 32분과 41분에 상대 골망을 흔들었으며, 첫번째 골은 아펠라이 오른쪽 크로스를 이용한 문전 쇄도였으며 두번째 골은 상대팀 선수 5명을 제쳤던 완벽한 피니시를 선보였습니다. 페페 퇴장 이전까지는 볼을 터치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그 이후에는 중요한 경기에서 영웅이 되는 방법을 실력으로 말했습니다.

2. 맨유-바르사, 패스 메이커들이 분발했다

맨유와 바르샤는 1차전 원정에서 '점유율 축구'로 승리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경기 내내 공격 지향적인 경기를 펼치며 상대팀보다 더 많은 공격을 시도했죠. 점유율 강화의 근간은 패스 입니다. 맨유는 샬케전에서 패스 시도 757-418(패스 성공 628-284, 개) 바르사는 레알전에서 패스 시도 657-210(패스 성공 593-140, 개)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패스 성공률에서는 각각 83-68(%) 90-67(%)로 앞섰습니다. 두 팀의 승리는 패스 메이커들의 분발과 밀접했습니다.

그 중에 캐릭은 샬케전에서 108개의 패스를 시도했습니다.(94개 성공, 패스 성공률 86%) 샬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후라도(38/52개) 파파도풀로스(36/49개)를 합했던 패스 횟수 101개보다 더 많은 수치입니다. 두 선수가 캐릭 한 명의 공격력을 제어하지 못한 꼴이죠. 캐릭 옆에는 긱스(58/79개)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샬케 진영을 흔들었습니다. 맨유는 캐릭-긱스 같은 걸출한 패스 메이커들을 활용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샬케는 캐릭-긱스를 견제할 마땅한 패스 메이커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라울-에두가 고전할 수 밖에 없었죠. 특히 캐릭은 지난 두 시즌 동안 경기력 저하로 고전했으나 시즌 후반들어 본래의 폼을 되찾았습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동기부여가 오름세로 이어졌고 샬케 원정이 분수령으로 작용했습니다.

바르사는 이니에스타가 오른쪽 다리 근육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그 공백을 케이타가 대신했지만 이니에스타와는 다른 성향의 미드필더 입니다. 레알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이유죠. 하지만 바르사에는 사비(107/112개, 패스 성공률 96%) 부스케츠(103/110개, 패스 성공률 94%)가 있었습니다. 두 명의 미드필더는 양팀 선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100개 넘는 패스를 시도했으며, 케이타(40/43, 패스 성공률 93%)와 더불어 90%를 넘는 패스 성공률을 나타냈습니다. 80% 이상이 없었던 레알 미드필더진과 대조됩니다. 또한 외질은 전반전에 단 4개의 패스(2개 성공)만 연결하면서 공격의 갈피를 못잡고 교체됐죠. 바르사는 이니에스타 없이 레알과의 중원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3. 상대팀 홀딩맨 실수, 맨유-바르사에게 호재

홀딩맨은 상대 공격 옵션을 따라붙으며 봉쇄 작전을 취하는 임무를 도맡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가장 수비적인 역할을 소화하면서, 한 번의 실수가 팀의 치명타를 부르는 결정타로 직결 될 수 있습니다. 샬케 홀딩맨 파파도풀로스는 경기 내내 긱스-캐릭을 비롯한 맨유 선수들의 공격을 차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맨유가 선수들의 스위칭을 늘리면서 원터치 및 원투 패스 등을 주고 받는 다양한 공격 형태를 취하며 파파도풀로스가 중원에서 버티지 못했습니다. 파파도풀로스의 커버링보다는 맨유의 패스 속도가 더 빨랐던 경기였죠. 또한 파파도풀로스는 맨유의 두 골 과정에서 루니를 놓쳤던 실수까지 범했습니다. 루니와의 주력 싸움 및 경기 집중력에서 패했습니다.

페페는 파파도풀로스보다 더욱 구체적인 실수를 범했습니다. 후반 15분 알베스의 오른발 정강이를 가격하여 퇴장당했죠. 이 장면은 무리뉴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처분을 받으며 관중석으로 쫓겨나는 상황으로 확대되었고, 레알의 수비 조직력이 느슨해지면서 메시가 2골을 넣는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퇴장이 두 팀의 명암을 좌우했습니다. 페페는 퇴장 이전까지 '메시 봉쇄맨' 노릇을 하면서 포어 체킹까지 시도하는 부지런한 수비력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15분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하면서 메시의 활동 반경이 자유롭게 됐습니다. 레알의 2차전 역전 드라마를 기대하기 힘든 이유는, 페페-케디라(부상) 결장으로 메시와 맞설 홀딩맨이 마땅치 못합니다.

4. 맨유-바르사, 약점을 메웠던 지략 승리

샬케 원정을 앞둔 맨유의 약점은 '체력 저하' 였습니다. 지난 2일 웨스트햄전을 시작으로 1주일에 3~4일 경기를 치르면서 몇몇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날 잠재적 불안 요소가 있었습니다. 만약 샬케전에서 경기 내용이 안좋았다면 '노이어 선방과 맞물려' 후반전에 엄청난 체력 소모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지성을 2경기 연속 결장시키면서 샬케전에 투입했던 퍼거슨 감독의 로테이션 운영이 승리 원인이 됐습니다. 박지성은 최상의 컨디션에 힘입어 샬케 수비 뒷 공간을 마음껏 파고들었죠. 만약 맨유가 지난 23일 에버턴전에서 부진했던 나니를 투입했다면 체력적인 리스크에 직면했을지 모릅니다. 또한 '좌 나니-우 발렌시아' 측면 카드는 개인 역량에 비해 파괴력이 힘에 실리지 못한 특성이 있습니다.

바르사 약점은 왼쪽 수비 였습니다. 지난 21일 스페인 국왕컵 결승 레알전에서 아드리아누의 커버링 불안으로 상대에게 역습 빌미를 허용했고, 이번 레알전에서는 아드리아누-막스웰-아비달이 부상으로 결장했습니다. 왼쪽 풀백에 세울 수 있는 주력 선수가 없었죠. 그래서 '캡틴' 푸욜이 왼쪽 풀백으로 전환하는 살신성인으로 흔들림없는 수비를 펼치며 외질 봉쇄에 성공했습니다. 후반전에는 '오른쪽 윙어로 전환한' 호날두와 맞서면서 상대 에이스에게 지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동안 중앙 또는 오른쪽 수비 공간에서 활동이 많으면서 왼쪽이 낯설었지만, 실전에서는 고도의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고 동료 선수들을 리드하며 레알 공격 옵션들의 기를 낮췄습니다. 바르사 승리의 숨은 공신입니다.

5. 1차전 원정 2-0 승리, 2차전 부담 덜었다

맨유-바르사는 1차전 원정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맨유는 고질적으로 독일 원정에 약했고 바르사는 라이벌 클럽 홈 구장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현실 이었습니다. 그런데 원정에서 나란히 2-0 승리를 거두었죠. 2차전에서 크게 부진하지 않으면 무난한 결승 진출이 전망됩니다. 두 팀 모두 2차전에서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며 무실점을 목표로 하는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 출전으로 체력 소모에 시달렸던 몇몇 선수들의 휴식이 예상됩니다. 맨유는 루니-캐릭의 혹사를 방지할 명분, 바르사는 비야가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얻었죠. 그러나 아직 2차전이 남았다는 점에서 방심은 금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