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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루니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현실 가능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몇몇 주축 선수들은 그동안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다. 웨인 루니, 네마냐 비디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그들이며 얼마전에는 다비드 데 헤아의 레알 이적설이 제기됐다. 데이비드 베컴(2003년) 뤼트 판 니스텔로이(2006년) 가브리엘 에인세(2007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009년) 같은 맨유의 스타들이 레알로 떠난 영향이 컸다. 특히 베컴, 판 니스텔로이, 호날두는 맨유의 에이스였다. 아무리 맨유를 대표하는 선수라도 언젠가는 레알로 떠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최근에 또 불거진 루니의 레알 이적설은 결코 어색하지 않다.

루니는 2004년 여름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하면서 맨유에 없어서는 안 될 독보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이적설, 방출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2010년 10월에는 이적을 선언하며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며칠 뒤 재계약을 맺었으나 언제 팀을 떠날지 모를 존재였다. 축구장 안팎에서 여러 종류의 구설수에 오르내린 것이 맨유 롱런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지 언론에서 루니의 이적설을 물고 늘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이적설은 현지 언론의 주요 기사 소재다.

루니 레알 이적설, 팀 내 입지 약화 되었나?

이번 루니의 레알 이적설은 맨유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레알전 패배 및 탈락 이후에 제기됐다. 이날 선발 제외가 발단이었다. 맨유의 핵심 선수로서 레알전은 풀타임 뛰었어야 할 경기. 지난달 23일 퀸즈 파크 레인저스전에서 축농증에 걸리면서 후반 16분 모습을 드러냈으나 지난 주말 노리치전에서는 90분을 소화하며 부상 우려를 떨쳤다. 지금까지 루니의 레알전 선발 제외에 대하여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무언가 석연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루니의 16강 2차전 선발 제외는 외부로부터 '과연 맨유에 필요한 선수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루니를 부정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루니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34경기 27골)를 기록하며 맨유 에이스의 위상을 과시했다. 그런데 지난 시즌 득점 1위(38경기 30골)였던 판 페르시가 맨유로 이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판 페르시가 맨유의 간판 골잡이로 떠오른 반면 루니는 2선에서 희생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올 시즌만을 놓고 볼 때 맨유 에이스는 루니가 아닌 판 페르시였다.

그러나 루니가 있었음에 판 페르시가 맨유에서 성공했다. 판 페르시는 시즌 초반 '루니 부상 공백을 메웠던' 카가와와의 호흡이 맞지 못하면서 활발히 볼을 따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루니가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지난 시즌 득점왕 포스를 재현하며 팀 내 입지를 키웠다. 아무리 루니의 득점력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지만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프리미어리그 20경기 11골 9도움은 과소 평가 받을 이유가 없다. 심지어 레알과의 16강 1차전에서는 수비적인 역할에 비중을 두었다.

실질적인 팀 공헌도를 놓고 보면 루니는 맨유에서 다른 누구에게 밀리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다. 루니는 여전히 맨유에 필요한 슈퍼스타. 퍼거슨 감독이 지금도 루니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면 그를 다른 팀에 보낼 이유가 없다.

레알의 새로운 원톱은 루니?

레알의 취약 포지션은 공격수다. 올 시즌 이과인과 벤제마가 동반 침체에 빠지면서 다음 시즌 선전을 위해 특급 공격수 영입을 검토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카바니(나폴리)가 레알 이적설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두 공격수는 첼시, 맨체스터 시티 같은 또 다른 부자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는 중이다. 어쩌면 레알 이적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루니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레알은 지난 10년 동안 4명의 맨유 출신 선수들을 영입했던 경험이 있다.

만약 루니가 2010년 10월처럼 맨유를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면 레알행에 무게감을 둘 수 있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이적은 맨유팬들의 반감을 일으키는 선택이 될 것이며 맨유의 위상을 놓고 볼 때 굳이 다른 프리미어리그 클럽에 이적할 이유가 없다. 파리 생제르맹 이적도 현실적이지 않다. 파리 생제르맹이 속한 프랑스 리게 앙은 유럽 3대 리그(스페인, 잉글랜드, 독일)에 속하지 않는다. 돈을 제외하면 파리 생제르맹 이적은 동기 부여가 충분하지 않다.

반면 레알이 속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유럽 최고의 리그다.(UEFA 리그 랭킹 1위) FC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 더비를 치르는 매리트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루니는 과거 맨유에서 호날두와 척척 맞는 호흡을 과시했던 경험이 있다. 이과인, 벤제마와 달리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흔드는 면모가 발달 되었으며 강팀에 약한 타입도 아니다. 팀 플레이와 골 결정력을 골고루 갖춘 만능형 공격수로서 레알이 영입을 노릴 수 있다.
 
변수는 맨유의 입장이다. 앞으로도 루니와 함께하고 싶다면 레알을 비롯한 다른 팀에 넘기지 않을 것이다. 루니가 예전처럼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할지라도 주급 인상 같은 새로운 동기 부여를 제공하며 그의 잔류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레알로부터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 받아도 이에 응할지 의문. 호날두를 떠나보낸 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맨유가 루니와 함께하고 싶지 않을 경우 그의 차기 행선지는 레알이 유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