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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독일vs우루과이, 관전 포인트 5가지는?

 

비록 4강에서 패했지만 이대로 무너지기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월드컵 4강에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박수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월드컵에서 선전했던 유종의 미를 위해 3,4위전을 잘 마무리해야 할 것입니다.

독일과 우루과이가 남아공 월드컵 3위를 놓고 격돌합니다. 오는 11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에 소재한 넬슨 만델라 베이에서 맞대결을 펼칩니다. 독일은 16강에서 잉글랜드, 8강에서 아르헨티나 같은 우승후보를 제압했지만 4강에서 스페인을 넘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토너먼트 무대에서 한국-가나를 꺾으며 40년 만에 4강 무대를 밟았지만 끝내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3,4위전에서는 4강전 패배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지, 남아공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 공격 축구의 부활vs실리 축구의 부활

독일은 4강 스페인전 이전까지 본선 5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해 '골 넣는 공격축구'의 진수를 과시했습니다. 특히 16강 잉글랜드-8강 아르헨티나 같은 우승 후보를 상대로 무려 4골을 폭발시키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비록 스페인의 패스 게임에 밀리는 바람에 경기 주도권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지만 3,4위전 우루과이전에서 공격 축구의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우루과이가 4강 네덜란드전에서 3실점을 범했기 때문에 독일의 다득점 승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회 4골로 득점 공동 2위를 기록중인 클로제-뮬러로서는 득점왕을 위해 우루과이전에서 꼭 골을 넣어야 합니다.

반면 우루과이는 수비를 강화하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의 실리 축구를 통해 월드컵 4강 진출의 재미를 봤습니다. 조별본선 3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을 뿐더러 한국-가나전에서는 1골만 내줬을 뿐입니다. 네덜란드전 3실점 패배는 주장 루가노의 무릎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선수들을 리드하는 루가노의 통솔력이 팀 전력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면서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경기를 거듭할 수록 집중력을 잃은 바람에 후반 25분과 28분 네덜란드에게 일격을 당했습니다. 루가노의 출전이 불투명한 독일전에서는 남은 힘을 다해서 실리 축구의 부활을 노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2. 클로제-포를란 부상, 독일-우루과이의 고민

독일과 우루과이의 고민은 두 팀의 골잡이 클로제-포를란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닙니다. 클로제는 허리 부상, 포를란은 허벅지 부상 때문에 3,4위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출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선수 보호 차원 및 백업 선수 출전 기회를 위해 스쿼드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4골을 기록해 득점왕 등극을 노리고 있으며, 특히 클로제는 역대 월드컵 최다 골(호나우두, 15골) 기록을 위해 앞으로 2골이 더 필요합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경기를 뛰고 싶어할 것이 분명합니다.

문제는 클로제와 포를란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클로제는 독일의 원톱으로서 골 역할을 담당하거나 골문 앞에서의 연계 플레이를 강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지만 우루과이전에서 독일 공격의 첨병 역할을 다할지 의문입니다. 포를란은 우루과이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창의적 공격 전개의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독일전에서 얼마만큼 팀 공격에 힘을 실어줄지 의문입니다. 독일-우루과이로서는 클로제-포를란을 대체할 수 있는 마땅한 자원이 없기 때문에 두 선수의 부상을 안고 경기를 치르거나 결장시켜야 하는 공통된 고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3. 뮬러-수아레스의 복귀, 두 팀에게 득이 될 것

그나마 독일은 뮬러가 복귀하면서 공격력에 숨통이 틔웠습니다. 4강 스페인전에서는 트로호프스키-크루즈가 오른쪽 윙어로 출전했으나 뮬러처럼 과감한 돌파를 보여주지 못했고 상대 패스 게임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뮬러는 본선 5경기 4골 3도움을 기록한 21세 영건으로서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인데다 오른쪽 공간과 중앙을 활발히 넘나들며 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독일전에 결장했던 체력적인 플러스 효과가 있어 다른 누구보다 컨디션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루과이도 수아레스의 복귀를 통해 공격력을 강화하게 됐습니다. 8강 가나전 연장 종료 직전 가나의 골을 손으로 직접 막아내고 퇴장당하면서 4강 네덜란드전에 출전할 수 없었죠. 비록 가나전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독일의 뮬러-외질-케디라 등과 더불어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던 영건 이었습니다. 본선 3차전 멕시코전 1골, 16강 한국전 2골을 통해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과시했던 지난 시즌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에 득점왕 선수 입니다. 자신의 꿈인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 진출을 위해 독일전에서 우루과이의 승리를 이끄는 골을 터뜨릴지 주목됩니다.

4. 외질에게 우루과이전이 중요한 이유

외질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자신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과시했던 미드필더입니다. 4강 스페인전 사비와의 맞대결에서 패했던 아쉬움이 있지만 힘을 중시하고 투박한 경기를 펼치는 독일의 스타일을 기술적으로 진보시켰던 결정적 역할을 했던 선수가 외질 이었습니다. 비록 4강에서는 부진했지만 독일과 세계 축구의 미래를 빛낼 영건임을 실력으로 입증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스페인전은 자신이 아닌 팀 전체가 스페인의 점유율 강화 및 패스 게임 전략에 말려들었고 그동안 누적된 체력 저하까지 겹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기 내용에서 밀렸습니다.

그런 외질에게 우루과이전이 중요한 이유는 월드컵 개인상이 달렸기 때문입니다. 외질은 22세 선수이기 때문에 21세 이하의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영 플레이어상을 받지 못합니다. 그 대신, 골든 볼(최우수 선수, MVP) 후보에 올랐기 때문에 우루과이전에서 사력을 다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결승에 진출했던 네덜란드-스페인 선수 중에서 골든 볼 선수가 선정될 수 있지만 2002년 브론즈볼(3위) 수상자 홍명보처럼 3,4위전에 출전하는 선수도 실버 볼(2위) 브론즈볼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연 외질이 우루과이전 맹활약을 통해 개인상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5. 슈바인슈타이거vs페레스, 중원 지배자 누구?

중원 대결도 관심거리 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가 버티는 독일의 중원, 페레스가 궂은 역할을 도맡는 우루과이의 중원이 서로 충돌할 것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상대 공격을 철통같이 끊어내는 수비력 뿐만 아니라 종적인 움직임에 의한 침투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으며 독일 중원의 팔방미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페레스는 특유의 터프한 수비력과 투쟁심을 앞세워 상대 공격을 철저하게 차단한데다 태클의 세밀함까지 더하면서 우루과이 실리 축구를 빛냈습니다. 두 명의 살림꾼이 펼치게 될 중원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와 페레스는 직접적인 매치업이 가능합니다. 우루과이가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펼치기 때문에 슈바인슈타이거가 상대 진영으로 전진하는 움직임을 펼칠 수 있으며 페레스와 공을 다투는 장면이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페레스는 이번 대회에서 돌파 성향의 상대 미드필더들을 적극 공략했던 경험이 있어 슈바인슈타이거를 막아낼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슈바인슈타이거의 스피드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루과이의 중원이 흔들리는 문제점이 나타납니다. 슈바인슈타이거의 스피드와 페레스의 터프함 중에서 어느 쪽이 강할지, 중원 지배자 싸움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