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즌 1호골을 터뜨렸던 박지성(32, PSV 에인트호번. 이하 PSV)이 AC밀란 원정에 출격할 예정이다.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면모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PSV는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전 3시 45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20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AC밀란 원정에 나선다. 최소 2-2로 비기거나 반드시 승리해야 32강 조별리그에 진출한다. 두 팀은 지난 21일 1차전에서 1-1로 비겼으며 2차전에서 32강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치게 됐다. 김보경의 카디프 시티가 맨체스터 시티를 3-2로 물리쳤듯이 PSV가 '원정팀의 무덤' 산 시로에서 AC밀란을 제압하는 기적을 연출할지, 박지성이 이변의 주인공이 될지 기대된다.

 

 

[사진=박지성 (C) PSV 에인트호번 페이스북(facebook.com/PSV)]

 

박지성, 이탈리아에 강한 DNA 또 발휘할까?

 

박지성은 대표팀과 클럽팀에 걸쳐 이탈리아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한국이 이탈리아를 2-1로 제압하는데 힘을 보탰으며 그 이후 PSV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이탈리아 클럽을 상대로 선전했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클럽과의 유럽 대항전 전적에서 10전 6승 3무 1패를 기록했으며 딱히 부진했던 경기가 없었을 만큼 거의 대부분 맹활약 펼쳤다. 특히 AC밀란과의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으며 2골 넣었던 경험이 있다. 2골 모두 2차전에서 기록했지만(2004/05시즌 4강 2차전, 2009/10시즌 16강 2차전) 원정이 아닌 홈에서 기록했다.

 

이번 AC밀란과의 2차전에서도 이탈리아에 강한 DNA를 또 발휘할지 주목된다. PSV에는 영건이 즐비한 특성상 박지성의 노련함이 절실하다. 맨유 소속으로서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AC밀란 원정에서 팀의 3-2 승리를 공헌했던 경험이라면 PSV의 경기력 향상에 힘을 보탤 것이다. 지난 1차전에서 드러났듯, PSV는 때때로 수비 집중력이 저하되면서 골 결정력이 따르지 못했던 아쉬움을 해소하지 못한 끝에 1-1로 비겼다. 젊은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긴장하면서 평소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그나마 박지성이 있었기에 AC밀란과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박지성은 AC밀란 원정에서 왼쪽 또는 오른쪽 윙 포워드를 맡게 될 것이다. 아바테-엠마누엘손(또는 콘스탄트) 같은 AC밀란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을 차단하면서 그들의 뒷공간을 침투하거나 문전 쇄도를 통해 골 기회를 노려야 한다. PSV는 선 수비-후 역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박지성이 공수 양면에서 부지런히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헤라클레스전 득점을 통해 1년 7개월 만에 공식 경기에서 골맛을 봤던 기세도 좋다. AC밀란 원정에서 오름세를 이어가야 한다.

 

산 시로는 원정팀의 무덤, PSV는 잘 버틸까?

 

하지만 AC밀란은 홈에서 쉽게 패하지 않는다. 산 시로는 '원정팀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비록 AC밀란이 2000년대 전성기 시절에 비해 챔피언스리그 경쟁력이 약해졌으나 지난 시즌 FC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 경기에서는 2-0으로 이겼다. 점유율에서 28-72(%)의 엄청난 열세를 나타냈음에도 슈팅에서 8-7(유효 슈팅 3-1, 개)로 앞섰으며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 봉쇄에 성공했다. 비록 2차전 원정에서 0-4 패배를 당했으나 1차전 승리를 통해 여전히 산 시로에 강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만약 AC밀란이 PSV와의 2차전 홈 경기에서 패하거나 0-0 무승부 또는 승부차기에서 패하면 이탈리아 명문 클럽으로서 챔피언스리그 32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한다. 팀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를 통한 수익 향상이 절실하지만, PSV에게 이변의 희생양이 될 경우 구단 운영이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 2차전을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입장이 됐다. PSV는 AC밀란의 총공세를 잘 버텨내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AC밀란 뿐만 아니라 PSV에게도 2차전이 중요하다. 팀 창단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그에 걸맞은 업적을 달성해야 한다.

 

변수는 AC밀란의 경기력 회복 여부다. 지난 25일 세리에A 개막전 헬라스 베로나 원정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그것도 승격팀에게 덜미를 잡혔다. 올 시즌 두 번의 공식 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할 만큼 시즌 출발이 불안하며 자칫 PSV와의 홈 경기에서 경기력 난조에 빠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 산 시로에서 강팀의 면모를 발휘했으나 PSV가 그들의 허점을 충분히 공략하면 뜻밖의 좋은 결과를 거둘 수도 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산소탱크' 박지성이 드디어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3/14시즌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AC밀란과의 홈 경기에 선발 투입하여 68분 동안 경기를 뛰었던 것.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 전망이 불투명했던 것과 달리 후반 중반까지 8.810km의 엄청난 움직임을 과시했다. 풀타임 뛰었다면 11~12Km 뛰었을 것이다. 그만큼 PSV 에인트호번에서 산소탱크의 역량을 필요로 했고 박지성은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사진=박지성 (C) PSV 에인트호번 페이스북(facebook.com/PSV)]

 

박지성은 경기 종료 후 해외 축구 사이트 <골닷컴 네덜란드판>을 통해 MOM(Man of the Match,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평점 4점을 기록하며 양팀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그라운드 이곳 저곳을 누비는 부지런한 움직임과 원활한 공수 조율, 핵심 패스 3개를 기록했던 날카로운 패싱력을 선보이며 에인트호번의 공격과 수비를 도왔다. 큰 경기에 강한 '강팀 킬러'의 기질을 AC밀란전에서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전반 24분에는 박지성의 수비 솜씨가 돋보였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어비 엠마누엘손의 오버래핑을 끈질기게 막으려했고, 근처에서 달려들던 브레넷이 볼이 따내면서 에인트호번에게 공격권이 찾아왔다. 만약 박지성이 수비에 가담하지 않았거나 느슨하게 마크했다면 에인트호번은 엠마누엘손에게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내줬을 것이다. 박지성이 타이트한 1차 압박을 펼치면서 엠마누엘손의 오버래핑 위력이 떨어졌다.

 

이러한 박지성의 노련한 수비력은 에인트호번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이었다. 이날 에인트호번의 수비력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전반 15분 스테판 엘 샤라위에게 선제골을 내줬던 장면이 아쉽다. 선수들이 공격에 너무 몰두했는지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특히 중앙 수비수들은 엘 샤라위 마크를 놓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영건으로 구성된 에인트호번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이 이렇게 부족했다. 필립 코퀴 감독이 왜 박지성의 경험을 필요로했는지 알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박지성이 후반 23분 교체 된 이후에는 AC밀란이 공격에 힘을 쏟는 모양새였다. 1-1 상황에서 두번째 골을 노리는 승부수를 띄우는 것은 당연했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박지성 수비력을 견디기 힘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수비력 뿐만은 아닐 것이다. 중앙과 측면, 최전방과 2선을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날카로운 공간 침투를 발휘했던 박지성의 왕성한 움직임을 AC밀란 선수 누구도 제어하지 못했다.

 

박지성이 교체 될 때 에인트호번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하면서 '위송빠레'라는 박지성 응원가를 불렀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던 박지성에게 격려하는 관중들의 흥겨운 응원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에인트호번 현지 축구 팬들이 8년 전 에인트호번의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끌었던 팀의 영웅 박지성을 잊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원 소속팀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에서 뛰었을 시절 QPR 홈팬들에게 야유를 받았던 때와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앞으로 박지성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알 수 없지만, 에인트호번 팬들의 환호와 응원을 받으며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QPR에서 온갖 악재로 고생했던 나날을 한참 동안 잊게 될 것이다. 지난해 여름 QPR로 이적한 것은 최악의 선택이었지만 에인트호번 임대는 유럽 무대에서 다시 기지개를 켜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었다. 이제는 경기장에서 위송빠레를 들으며 그라운드에서 힘찬 질주를 하게 됐다.

 

오는 29일 플레이오프 2차전 AC밀란 원정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에인트호번이 산 시로에서 AC밀란을 제압하거나 아니면 2-2 무승부를 기록해야 한다. 박지성이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인트호번은 수비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팀의 강점인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을 통해 역습을 노릴 것이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팀의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창출하며 득점을 도왔거나 자신이 직접 골을 터뜨렸던 경험이 있다. 강팀 킬러의 본능을 AC밀란 원정에서 또 보고 싶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