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포르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4.08 맨유 부진의 원인, 4-3-3 변신 실패 (4)
  2. 2009.04.08 박지성 부진, 어쩔 수 없었던 이유

 

4-4-2에서 4-3-3 변신을 꾀한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의 판단은 결국 틀렸습니다. 지난 리버풀전과 풀럼전 참패, 아스톤 빌라전 3-2 승리 이면에 가려진 느린 템포의 공격력이라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4-3-3 전환을 꾀했지만 오히려 중요한 고비에서 승리를 잡지 못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2-2로 비기긴했으나 내용이 그다지 탐탁치 않은데다 수비수들의 실수까지 속출하면서 변칙 라인업 구성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일부 팬들은 포르투전 종료 후 '맨유가 포르투에 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4-3-3 카드를 꺼내든 맨유의 경기력이 실망스러웠다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날 맨유는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을 뿐더러 팀 고유 컬러나 다름없는 화끈한 공격력 또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자국 대표팀 차출과 사흘전 아스톤 빌라전 피로 여파 때문에 완전치 못한 몸을 이끌고 나온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로 최상의 전력을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피로에 지친 선수들이 감독이 요구하는 4-3-3에 맞추기에는 무리함이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맨유가 지금까지 4-3-3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입니다. 맨유는 엄연히 4-4-2를 근간으로 하는 팀이지만 팀의 전술 다변화를 위해 때로는 4-3-3, 4-2-3-1로 전환한 적이 있었습니다. 2002/03시즌까지 에이스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베컴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팀 공격의 구심점을 잃었던 것이 4-3-3의 등장을 가져왔고, 이후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공격력에 중심을 두는 '킹 뤼트 시스템'을 통해 4-3-3 카드를 썼죠. 하지만 판 니스텔로이의 의존도가 지나치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공격력의 기복이 심했고, 그 결과는 우승 트로피 획득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판 니스텔로이가 팀을 떠난 이후에도 4-3-3은 쉽게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2006/07시즌 초반에 줄곧 4-3-3을 구사하다 리그 선두자리까지 내줬고 지난해 9월 13일 리버풀전에는 '루니-베르바토프-호날두'로 짜인 스리톱을 구축했지만 오히려 베르바토프의 최전방 고립을 부추기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1-2로 패했습니다. 다만 지난 시즌 몇몇 경기에서는 4-3-3 공격이 쉽게 통할 수 있었는데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공격수들의 잦은 위치 변동을 통한 '무한 스위칭'을 통해 최전방을 이리저리 흔들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맨유 선수들이 지난 시즌 처럼 4-3-3에서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발휘하기에는 몸이 무거웠습니다. 4-3-3은 좌우 윙 포워드들의 컨디션이 전제되어야 상대 수비진영을 한꺼풀씩 벗길 수 있는 이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좌우 윙 포워드를 맡았던 박지성과 호날두는 평소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쳐 팀 공격력에 이렇다할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박지성은 얼마전 국내에서 가졌던 A매치 두 경기 및 먼 거리를 이동했던 피로 여파 때문에 부진했고 호날두는 그동안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며 체력을 보충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특히 박지성과 루니는 최전방으로 이동할 수록 서로의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점을 나타내면서 평소의 날카로운 콤비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이날 맨유가 골을 넣었던 두 개의 장면도 '박지성-루니-호날두' 스리톱이 빚어낸 하모니와 무관했습니다. 웨인 루니의 선취골은 상대팀 수비수인 브루노 알베스의 패스미스에 의한 '운 좋은' 득점 장면이었으며 두번째 골을 넣은 카를로스 테베즈는 교체 요원이었습니다. 박지성과 호날두의 부진이 팀 공격력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 주었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박지성을 4-3-3의 윙 포워드로 활용한 퍼거슨 감독의 선수 기용은 실패작 이었습니다. 4-3-3의 스리톱은 선수 개인이 지닌 우수한 공격력을 필요로 하는데, 박지성은 호날두-나니-루니-테베즈 처럼 무서운 파괴력과 뛰어난 개인기를 보유한 선수가 아닙니다. 그동안 4-4-2의 측면 미드필더 공간에서 궃은 역할을 다하는데 눈부신 장점을 발휘했던 그가 스리톱의 일원이 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았다면 새로운 자리에서 무리없이 제 몫을 다했을지 모르나, 문제는 컨디션 마저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날 박지성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후반 13분에 교체 되었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퍼거슨 감독의 선수 기용 미스가 아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그동안 4-3-3 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이유는, 4-3-3 장점에 녹아들 수 있는 미드필더진 조합을 찾지 못했던 것이 주 원인이었습니다. 4-3-3은 4-4-2보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4-4-2에 익숙했던 맨유 선수들이 4-3-3의 중원 공간에서 위치가 서로 중복되는 문제점을 남기면서 팀 전력에 이렇다할 무게감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이날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스콜스-캐릭-플래처' 조합은 경기 시작부터 자신들이 있어야 할 위치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 거리더니 포르투에게 잇따른 역습 기회를 허용하면서 여러차례의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더니 서로의 위치가 중원에서 여러차례 겹치는 문제점이 나타났고 전반 25분 이후에는 스콜스와 캐릭 사이의 공간이 지나치게 벌어지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맨유가 전반 29분까지 볼 점유율에서 69-31(%)의 우세를 점하고도 슈팅 숫자에서 3-7(유효슛 2-4)의 열세를 나타냈던 것은 미드필더들의 경기 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맨유가 이날 경기에서 불안한 경기를 펼쳤던 또 하나의 원인이 바로 패스미스 였습니다. 전반 4분 선제골 실점 상황에서 호날두의 패스미스에 이어 에반스가 걷어내려던 것이 불안하게 처리되어 상대에게 일격을 맞았죠. 그 이후 에반스-스콜스-오셰이-박지성 등이 연이어 패스미스를 범했습니다. '스콜스-캐릭-플래처' 조합도 예외일 순 없었습니다. 중원에서 백패스가 불필요하게 많은데다 정확도까지 불안해서 포르투에게 끊임없는 역습 기회를 내주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이렇다보니 수비수들의 수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포루투에게 두 골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결국 맨유는 4-3-3이 여의치 않자 전반 35분 부터 '루니-호날두' 투톱 체제에 박지성과 플래처를 좌우 윙어로 놓는 4-4-2로 원상복귀 했습니다. 퍼거슨 감독 스스로 4-3-3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원래의 전술로 돌아간 것이죠. 만약 맨유가 처음부터 4-4-2를 구사했다면 경기 내용 및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을지 모릅니다. 지난 리버풀, 풀럼전에서 자신의 전술 미스로 팀의 참패를 자초했던 퍼거슨 감독은 이번 포르투전에서도 자신의 전략에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물론 퍼거슨 감독은 앞으로도 4-4-2를 꾸준히 구사하면서 가끔씩 4-3-3을 조심스럽게 꺼내들 것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번 포르투전에서는 4-3-3이 맨유의 몸에 잘 맞는 옷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습니다. 4-3-3이 합리적인 카드인지 아닌지를 퍼거슨 감독이 포르투전을 통해 돌이켜봐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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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NG 2009.04.08 2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읽고갑니다..쌩유..

  2. 첼시빠(...) 2009.04.09 1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솔직히 계속 이어지는 맨유의 부진의 원인을 분석해보고 있었는데. 역시 전술적인 면도 많이 작용했군요. 박지성 선수의 컨디션이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원랜 스탠드, 변칙 윙어에서 윙포 자리를 줘버렸으니;; 포루투 경기를 보면 맨유의 무한 스위칭도 거의 살아나지 못하고, 번번한 패스미스로 공격권을 허무하게 넘겨주더군요. 하지만, 아직 ELP도 선두권이고, 포루투와의 원정경기가 남아있는 이상, 다시 날아오르는 맨유 모습 보고싶습니다 ^_^:;; /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 읽고갑니다 ^^

    • 나이스블루 2009.04.09 1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갠적으로도...맨유가 이대로 무너지기에는...그동안 쌓았던 성과가 아쉽긴 하죠;;;

      하지만 지금의 맨유는...마치 지난 시즌 막판의 아스날을 보는 것과 흡사할 정도로 그동안 잘나갔던 리듬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퍼거슨이 어떤 해법을 찾을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퍼거슨도 맨유 부진에 한 몫을 했던 사람이라...앞날이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맨유의 일정을 토대로 본다면...긍정보다는 부정쪽에 무게감이 높은 현실이죠.

      그리고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들 계속 올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평소에 보기 드물었던 부진이었습니다. 그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면서 팀 전력의 '믿을맨'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던 그였기에 이번 FC 포르투전에서의 활약상이 뜻밖이었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던 그는 왜 이번 경기에서 부진했을까요.

'산소탱크'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8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포르투와의 2008/0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포르투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13분에 교체 되었습니다. 그는 이날 맨유의 4-3-3 포메이션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더불어 좌우 측면을 활발히 스위칭하며 상대 문전을 두드리는 등 좌우 측면을 활발히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패스 성공률이 56%(41개 시도 23개 성공, UEFA 홈페이지 기준)에 그친 것은 자신의 움직임에 비해 비효율적인 공격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지성의 부진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난달 28일과 지난 1일 국내에서 A매치를 치른데다 오랜 시간 동안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팀에 늦게 합류했던 것이 컨디션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는 시차 적응이라는 또 하나의 부담거리가 있었습니다. 한국-잉글랜드 사이의 시차가 크다보니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가졌던 A매치 이후의 맨유 경기에서 결장하거나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쳤던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며, 지난 6일 아스톤 빌라전 결장 또한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그동안 박지성이 맨유 경기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적절한 체력 안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 체제에서 몇몇 경기를 거를 수 있었기에, 산소탱크 충전이 100% 완료된 상황에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맨유 격파'를 벼르던 포르투 수비수들을 벗겨내고 동료 선수들과 유기적인 호흡을 발휘하기에는 몸이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포르투전에서는 전반전보다 후반전에서의 움직임이 활발했고 동료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 받는 경우가 빈번했지만, 이를 역으로 받아들이면 경기 이전까지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포르투전을 중계했던 서형욱 MBC ESPN 해설위원이 전반 21분 박지성의 크로스가 부정확하게 향하자 "오늘 박지성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쉬운 패스를 두번이나 놓치고 있다"는 말을 내뱉었던 것이 이를 대변해주죠. 결과적으로, 박지성은 포르투전을 치르기에는 몸 상태가 완벽하게 준비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퍼거슨 감독 입장에서도 박지성을 포르투전 선발 카드로 기용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지난 아스톤 빌라전에 결장한데다 앞으로 1주일에 두번씩 경기를 치러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박지성을 포르투전에 꼭 출전 시켜야만 하는 명분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의 몸은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할 수 밖에 없었죠.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맨유의 4-3-3 변신 또한 박지성의 부진을 부추겼습니다. 4-4-2를 근간으로 하는 맨유는 때로는 4-3-3, 4-2-3-1로 전환하면서 포메이션 다변화를 꿈꿨지만 이렇다할 성과 없이 모두 실패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번 포르투전에서는 그동안 침체되었던 분위기 전환을 위해 4-3-3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선수들의 역할 혼란으로 팀 전력이 우왕좌왕거리면서 전반 35분 이후부터 4-4-2로 원상복귀 했습니다.

특히 '스콜스-캐릭-플래처'로 짜인 미드필더 조합은 전반 35분 동안 중원에서 위치가 계속 중복되면서 패스 미스를 남발하는 문제점을 남겼습니다. 이렇다보니 포르투에게 역습 기회를 허용한 경우가 많았고 박지성의 움직임마저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가뜩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그가 왼쪽 측면 수비 뒷공간, 중원으로 여러 차례 수비 가담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설령 그가 이러한 어려움을 딪고 100% 이상의 진가를 발휘하더라도 풀타임을 소화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박지성의 패스와 크로스는 시간이 갈수록 부정확하게 향하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전반 중반부터 패스가 끊어지는 아쉬움을 남기면서 포르투에게 여러 차례 공격 기회를 내주더니 후반 5분에는 하프라인에서 스콜스의 패스를 받는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까지 범했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유 또한 컨디션 저하였죠. 제 아무리 출중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라 할지라도 컨디션이 정상 수준에 있지 못한다면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없습니다. 올 시즌 무리한 경기 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호날두가 지난 시즌 활약상에 미치지 못했던 것도 컨디션과 밀접하죠.

그리고 박지성은 맨유의 4-3-3 카드에 어울리는 카드가 아닙니다. 4-3-3에서 스리톱의 핵심은 선수 개인이 지닌 공격력이 필수인데, 박지성이 지니고 있는 개인 공격력은 무서운 파괴력을 자랑하는 다른 공격 옵션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맨유의 벤치 멤버인 루이스 나니에 비해 공격 포인트가 부족하고 상대 수비를 뒤흔드는 개인기까지 부족할 정도죠. 물론 PSV 에인트호벤 시절에는 4-3-3에서 팀 공격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지만 에인트호벤과 맨유의 클래스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게다가 박지성이 에인트호벤과 맨유에서 맡는 역할 또한 서로 다르죠.

박지성 스승인 이학종 수원공고 감독은 지난해 12월 20일 <조이뉴스 24>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개인 능력에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는 얼마나 잘해요. 지성이에게는 그런 것을 활용할 수 있는 머리가 있어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는 박지성 개인이 지닌 공격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박지성이 지난해 9월 13일 리버풀전에서 결장했던 원인 또한 맨유의 4-3-3 변신과 밀접했습니다. 이날 맨유는 '루니-베르바토프-호날두'로 짜인 스리톱을 구사하여 전방을 흔드는데 주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루니와 호날두는 2000년대 중반 뤼트 판 니스텔로이를 중심으로 했던 '킹 뤼트 시스템'에서 좌우 윙 포워드로 뛰었던 선수들입니다. 어찌보면 퍼거슨 감독이 포르투전에서 4-3-3을 구사하면서 박지성을 윙 포워드로 배치했던 것은 거의 '모험'에 가까웠던 카드나 다름 없었습니다. 만약 박지성이 호날두와 나니, 루니, 테베즈 처럼 출중한 팀 전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공격력을 지녔다면 이번 포르투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을지 모르죠.(컨디션을 논외로 하자면 말입니다.)

박지성의 패스가 56%에 그쳤던 것도 4-3-3과 밀접합니다. 4-4-2에서는 짧고 정교한 패스를 통해 패스 성공률을 높였지만 4-3-3에서는 동료 선수들과의 간격이 벌어지는 장면이 늘어나면서 패스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죠. 더욱이 크로스를 올려야 하는 빈도가 늘어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측면에서 몇 차레 부정확한 크로스를 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크로스에 강점을 발휘했던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겁니다. 41개의 패스를 시도하여 23개만 성공했으니, 4-3-3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맨유의 4-3-3 변신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은, 그동안 맨유가 4-3-3으로 좋은 결과를 거두었던 적이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몇몇 경기에서는 쉽게 통할 수 있었지만 중요한 길목에서 선수들의 평소 활약이 따라주지 못하면서 무너졌던 적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맨유는 어디까지나 4-4-2를 근간으로 하는 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박지성이 스리톱의 윙 포워드로 뛰는 일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이 지닌 공격력보다 동료 선수들의 공격력을 도와주기 위한 이타적인 활약에 힘을 쏟았던 박지성이 최적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곳은 4-4-2의 측면 공간이었습니다.

박지성은 이번 포르투전에서 부진했지만 워낙 저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컨디션을 서서히 되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포르투전 출전으로 실전 감각을 키웠던 만큼, 오는 11일 선더랜드전 혹은 16일 포르투와의 8강 2차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포르투전 부진을 약으로 삼아, 앞으로 시즌 종료까지 팀에 헌신하는 경기를 펼치면서 '퍼거슨 감독이 원하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는 활약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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