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나이는 만 25세. 모 전문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군 입대 했으나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커리어가 부실해서 방송대 경영학과에 편입 했습니다. 원래는 일반 대학교에 편입하고 싶었으나 여동생이 당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데다 공대생의 1년 등록금만 기본적으로 천만원이 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송대로 갔습니다. 이 선택은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방송대 졸업이 힘들다는게 걸림돌이지만, 고액 등록금에 대한 부담은 덜었으니까요.

작년 여름에 자금 부족으로 인터넷 쇼핑몰 창업을 접었고 그 이후 취업마저도 실패하면서 방송대 학력으로는 취업 시장에서 어림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 쇼핑몰 회사 사장으로부터 "이게 학교 다닌거야? 너 딴 녀석은 필요 없으니까 저리 X져. (버럭 화를 내며)빨리 안나가"라는 말까지 들었으니 말입니다.(그 쇼핑몰은 평생 증오할 겁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알바 2개 뛰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한때 접었던 언론사 에디터도 다시 하면서 돈을 열심히 벌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무언가의 한계에 직면했죠.

지난해 연말은 알바 날짜 끝나고 방송대 기말고사까지 끝났는데 앞으로 무엇을 하고 지낼지 고민하던 시기였죠. 원래는 알바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겨울방학이라 고3 학생들까지 알바 시장에 유입되면서 수요가 늘더니, 경제 악화로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앞날의 미래를 놓고 깊은 고민에 잠겼던 때였죠. 그래서 '나의 인생은 88만원 세대로 끝나는 건가? 평생 알바 인생하면서 살기 싫은데 어쩌지?'라는 생각에 하루 종일 내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결국 제가 파고든 길은 '글쟁이' 였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글쓰기였고, 언론사 에디터 생활도 순조로웠고, 블로그 수익이 커질거란 기대감에,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쪽을 선택 했습니다. 글에 대해서 아무것도 배운 것 없고 경력도 없는 아마추어(?) 글쟁이였지만 적어도 축구 만큼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축구쪽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축구 만큼은 지식과 정보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자신감을 얻었던 것이죠. 제가 잘할 수 있을거라 믿었던 분야였기 때문에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틈새'를 파고 들었습니다.

알바를 그만둔 이후 6개월 동안은 언론사 에디터와 블로그에 매달렸습니다. 글을 쓰고 싶은 것도 많았고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참으로 행복했죠. 어떤 기자가 저보고 "글쓰는거 보니까 정말 놀랬어요. 하루에 칼럼만 3개, 4개 쓰는거 보니까 참 대단하네요. 퀄리티도 장난 아니고요"라고 말하더군요. 워낙 언론사 활동을 열심히 해서 다른 인터넷 언론사 매체와 창간을 앞둔 잡지사로 부터 영입제안을 받았을 때 남들이 저의 글을 좋게 보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습니다. 저는 글을 잘 쓰는 고수가 아닌 '풋내기 글쟁이'인데(풋내기 치고는 게시판을 10년 동안 헤집고 다녔으니까요.) 제가 사회에서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가 글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블로그 같은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본 블로그는 지난해 6월 6일(오늘로서 정확히 1주년)에 개설했는데, 개설한지 3개월 만에 다음 뷰 황금촉을 달았고 그해 연말에는 블로거 기자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올해 2월에는 올블로그 스포츠 부문 상을 받았고 3월에는 다음 애드클릭스로 부터 '3월의 우수블로거'에 뽑혔습니다. 며칠 전까지는 다음 뷰 베스트에 132개 연속으로 글이 올랐고(그것도 80여일 동안 쭉 이어졌죠.) <서치나(searchina)>라는 중국통 일본 미디어언론사에 글이 실리면서 저의 글이 야후 재팬에 알려졌습니다. 아는 기자에게 이야기 들어보니까, 저의 블로그는 기자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는 알려졌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글을 계속 쓸 수록 축구쪽을 더 파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축구라는 것을 계속 접할 수록 더 많은 것을 보거나 알고 싶었고, '진부'한 글보다는 '진보'적인 글을 계속 쓰고 싶었어요.(진부와 진보, 런어웨이 코리아에서 이소라가 많이 써먹었던 표현이죠.) 남들에게 눈에 띄도록 겉으로만 화려하게 치장된 글 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축구 관념을 힘껏 쏟아내는 글을 계속 적었고, 남들이 뻔히 아는 글의 소재보다는 남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글을 계속 썼어요. 반응글은 스스로 퀄리티를 낮추는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 때문에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요.

제가 항상 글을 잘 썼던 것은 아닙니다. 직업 기자로 일했던 적이 없는데다 남들에게 인정받는 프로 글쟁이가 아니니까요. 그러기에는 제가 아직은 더 많은 글을 써보면서 업그레이드를 꾀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자가 무조건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이트 기사에 익숙한 기자들이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받을 수 있는 칼럼을 잘 쓸거라 생각하지는 않거든요.(대기자로 인정받고 계시는 분들이 그 벽을 넘어섰지요.) 기자들은 언론사 데스크에서 정해주는 기사 형식대로 글을 쓰기 때문에, 저는 그들과는 다른 세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었으며 그들과 차별화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언론사 에디터 입장에서는 때로는 획기적인 글을 써봤고, 블로거 입장에서는 언론에서 나올 수 없는 글들을 쏟아냈죠.

하지만 6개월 동안 글쓰는것에 매달리니까 아쉬운 것이 있더군요. 집에서만 계속 글을 쓰니까 자기 관리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A라는 글을 다 쓰면 B와 C를 써야 하는데 피곤함과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음식을 먹어가면서 글을 썼더니 몸무게가 많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불과 석달전까지만 하더라도 헬스를 했었는데 글쓰는 시간을 빼앗기는 것 같은 생각에 그만두고 말았죠. 그러더니 살이 더 찌더군요. 오후까지 글을 쓰면 독서나 공부 같은 것을 해야 하는데, 머리가 아파서 나중에는 아무것도 못하게 되더군요. 한마디로 자기 관리에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고 글을 안쓰면 안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난감하긴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예전처럼 바깥 생활을 했다면 어땠을까?'라고 말입니다. 알바 뛰거나 혹은 취업을 했다면 자기 관리가 문제 없었을 것이니까요. 정해진 시간에만 일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쪽 생활이 더 편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베스트 셀러 <88만원 세대>에 있는 책의 내용을 믿는 편인데, 지금의 20대 중에 대부분이 비정규직이거나 비정규직이 될 운명이 되고 임금에 대한 두드러진 변화가 앞으로도 없을거란 점에서 그쪽 세계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기계로 치면 단순한 부속품에 불과할 뿐이죠. 저는 완전히 기계가 되거나 고귀한 부속품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사회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남들과는 차별화된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죠.

그렇다고 제가 이 길을 잘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글쟁이가 많은 수익을 얻는 것은 드물기 때문에, 블로그의 행보에 따라 제 인생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임에 분명합니다. 블로그 수익이 항상 불규칙했다는 점이 아직도 저를 불안하게 하지만, 그럴때일수록 저의 마음이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이미 제가 선택한 길인데 후회는 없어야겠지요.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하면서 블로그를 할지 모르고, 언론사 에디터도 언제까지 오랫동안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길이 저와 잘 맞고 있다는 점이에요. 제가 언제까지 88만원 세대에 만족할 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그들과 기성 세대들의 사고방식을 닮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나중에는 88만원 세대의 레벨을 뛰어넘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반드시 성공하고 싶네요.

By. 효리사랑

p.s : 효리사랑 블로그가 오늘부로 1주년을 맞았습니다. 앞으로도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진정한 No.1 축구 블로그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Posted by 나이스블루

 

어제(29일) 저녁, 평소에 알고 지냈던 형에게 전화를 걸어 오랜만에 안부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동안 각자의 분야에서 서로 바빴기 때문에 오랜만에 연락이 통해서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죠. 서로에 대한 근황을 시작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저와 연락이 드물어진' 다른 형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형들 모두 30대 초반이어서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다졌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형의 대답은 뭔가 힘이 없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떤 형은 올해도 고시 준비중이고 다른 형은 얼마전 대학원을 졸업했는데 아직까지 취업 준비중이라고 하더군요. 고시를 앞둔 형 같은 경우에는 완전한 백수라고 보기 어렵겠지만(100% 백수인지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더군요.) 취업 준비하는 형은 실질적으로 백수나 다름 없는 셈입니다. 요즘에는 취업 준비자가 구직 단념자, 실업자와 더불어 '실질적 백수'로 분류되더군요. 학력이 좋으면서도 취업을 하지 못한것이 저로는 안타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기업체들이 나이 많은 인재들의 고용을 꺼린다고 하는데, 그 형이 좋은 직장을 찾을수 있을지 걱정스럽더군요.

바야흐로 '삼태백(삼십대의 태반이 백수)'의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20대의 태반이 백수라는 뜻에서 '이태백'이라는 용어가 유행했고 청년 실업 문제가 사회의 새로운 이슈로 부각 되었지만, 이제는 이태백도 모자로 삼태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지난 2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15세 이상 인구 중 비경제 활동인구는 1천623만명으로 1999년 6월 이후 사상 최고치의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실업자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데, 이는 30대 실업자들이 20대 못지 않게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저로서도 이태백을 넘어 삼태백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현실에서 피부로 느낍니다. 특히 단기 알바 현장에 나가면 30대 백수분들을 접한 경우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직장을 스스로 그만두거나 해고되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얻지 못해 단 한푼이라도 벌고자 단기 알바 현장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요. 몇몇 분은 대학교 졸업한지 몇년 되었음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알바인생을 전전하는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40대 두 분은 저와 함께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일은 상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2005년에 군대가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단기 알바 현장에서 30대 아저씨들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었죠. 현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20대 후반의 알바생들도 지금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군대에서 제대한 다음날 어느 모 의류행사 단기 알바 하러갈때 저를 포함한 22명이 일을 했었는데 대부분 27~29세였고 당시 24세였던 제가 막내였던 겁니다. 25세는 3~4명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제가 형들에게 취업 어떻게 되었냐고 하니까 "직장 그만두어서 이렇게라도 돈벌이하고 있다", "아직까지 직장 못 구해서 이런거 하고 있다"는 말들을 하더군요.

그러더니 이제는 알바 현장에서 30대 분들을 접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직장인과 알바를 병행하면서 조금이라도 돈을 벌으려는 분들도 있겠지만 백수 상태에서 알바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씁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연말까지 스리잡과 포잡까지 병행하며 알바를 했던 저로서는 이러한 현실이 막막하다는 느낌 밖에 들지 않더군요. 워낙 불경기인데다 고용시장까지 불안하다보니, 다른 누구보다 학력과 스펙이 좋지 않은 저로서는 '앞으로도 알바 인생에 머물러야 하나?'는 마음속 걱정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비단 알바 뿐만은 아닙니다. 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다시 학업에 전념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거나 또는 집에서 노는 30대 백수 분들 또한 많다는 점이죠. 그들 중에는 취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고 부모의 재산에 의존하는 30대 백수분도 있다고 합니다.(제가 아는 사람 중에 이러한 유형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이러한 사람을 '캥거루족'이라고 하죠.) 급기야 십장생(십대도 장래실업을 생각한다)는 용어까지 새롭게 등장할 만큼 이 나라의 실업 문제가 안타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계속된 경기 침체로 고용 사정이 안좋아지고 앞으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서(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에 의하면) 실업 문제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는 더 커질 것입니다. 요즘에는 청년인턴제와 잡셰어링이 도입되었지만 실업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기 위한 핵심 해법이 되지 못한다는 사람들의 견해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면 몰라도, 이대로는 실업 문제를 완전히 해결짓기가 어렵습니다. 더 골치 아픈것은 이태백이든 삼태백이든 너나 할 것 없이 냉혹한 사회의 현실 속에서 필요없는 존재가 된 것 처럼 무력감에 빠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죠.

현재 삼태백이 늘어나는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20대의 암울한 미래입니다. 베스트 셀러 <88만원 세대>가 말했던 것 처럼, 승자독식이 기정사실화된 현재의 경제 정책이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20대의 90%는 평생 비정규직 노동자(알바 포함)가 되어 평균 88만원의 임금(그것도 세전 금액)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제나 승자독식 사회였고 IMF 이후에도 계속 그랬습니다. 옛날에는 대학교 졸업장만 있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구조였지만 이제는 경쟁 체제가 확고하게 두드러지면서 사회의 질서는 가혹하게 변했으니까요. 20대들에게는 그리 아름답지 못한 미래입니다.

이미 메스컴에 알려진 것 처럼, 20대가 처한 환경은 좋지 않습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주저하는 것은 물론이며 신입들의 연봉까지 깎으려고 합니다. 이에 20대들은 더 많은 연봉을 원하고 있지만 현실과 윈윈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취업 준비생은 취업 지원서 30개, 50개까지 보냈음에도 단 한 곳도 '입사하라'는 말을 업체에서 듣지 못했다죠. 이제는 취업 대기자까지 늘어나면서 20대들을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정규직 일자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20대들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해마다 방학때가 되면 알바 자리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대학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심지어 겨울방학을 맞은 고3까지) 어쩌면 이것이 한국 고용 시장의 미래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 개인적인 걱정이 듭니다. 아니면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 되었겠지만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하늘이 무너저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격언 처럼 자기가 알아서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분명히 나중에 좋은 일이 벌어지겠죠. 사회가 자신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자기 자신이 알아서 스스로 나서야 합니다. <88만원 세대>라는 베스트 셀러가 결론 내린 것 처럼 짱돌 던지고 바리케이트를 쳐야 하겠죠. 저도 88만원 세대 겸 대학생이긴 하지만 앞으로도 돈을 많이 벌으면서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이태백이든 삼태백이든, 결국에는 자신의 의지가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어진 현실 앞에서 포기하면 나중에는 어떻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사회의 현실이 야속하긴 합니다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사회와 부딪쳐야 하겠죠. 고용 및 실업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어 누구나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사진=저희 집 근처에서 "찹쌀떡, 메밀묵" 외치시는 아저씨 (C) 효리사랑]

며칠 전 이었습니다. 저녁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슈퍼마켓을 들리다가 집으로 올 때 즈음에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한 아저씨가 주택 골목 한복판에서 "찹쌀~떡, 메밀~묵"을 외치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아직까지 찹살떡 아저씨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놀랬고 '불경기 때문에 찹쌀떡 판매하는게 아닌가?'싶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습니다.

그런데 제가 집 근처 골목에 다다랐을 즈음에 찹쌀떡 아저씨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찹살떡을 좋아하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는 찹살떡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제 봉다리에는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빵과 우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메스컴에서 음식과 관련하여 안좋은 보도들이 연이어 속출하면서 길거리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쌓였습니다. 그 아저씨가 판매하는 찹살떡 역시 믿을게 못되었다고 생각하여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아저씨 입장에서도 마음은 불편했을 겁니다. 저를 비롯 다른 사람들 어느 누구도 찹살떡을 구입하지 않는데다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제가 아저씨 앞을 지나가려고 했을 즈음에 "찹쌀떡, 메밀묵"이라는 소리는 얼마나 슬프게 들리던지요.

집에 도착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저씨가 저희집 바로 앞에서 찹쌀떡 소리를 외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연 찹쌀떡을 구입할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방 유리창을 열고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아저씨는 주택가 4거리 한복판에서 3분 동안 같은 구호를 반복했는데 관심을 가진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고서는 쓸쓸한 뒷모습을 나타낸 채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찹쌀떡을 외쳤죠. 아저씨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저 자신과 '불경기'라는 존재가 조금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찹쌀떡 아저씨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진짜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 부터(대략 12~13년 전, 제 나이는 26세) '찹쌀떡 아저씨는 학교 시절 공부 못했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으니까요. 지금 시대에는 도저히 말도 안되는 내용입니다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선 학교에서 전해졌던 동화 내용이어서 그 내용이 아직까지 제 머릿속에 남더군요.(이래서 학교에서 주입되는 교육이 무서운 겁니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시기에 그런 내용을 머릿속에 새겨 들었으니 '지금까지' 찹살떡 아저씨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겁니다. 가뜩이나 제 성격은 조용한편이니 말입니다.

그 동화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떤 부모님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중요성을 심어주기 위해 찹쌀떡 아저씨를 비유했던 겁니다. "저 아저씨가 찹쌀떡을 파는 이유는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너희들은 공부 잘해야 한다"고 가르치던 내용이었죠. 그 내용을 학교 명상 시간에 들었고 제가 예전에 가지고 있던 동화책에서도 수록되어 있어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그 내용이 학생들에게 교육용으로 전해졌던 것은 어이가 없다고 봐야겠습니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 완화되었을지 모르지만, 제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예전까지만 하더라도 직업에 대한 차별이 심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 중에는 '너희들 공부 못하면 나중에 환경 미화원 할지몰라(실제로는 고학력 분들이 꽤 있으시죠.)'는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고 당시 10대 프로그램으로 유명했던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는 여고 선생이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너 나중에 술집에서 일할꺼야?"라며 호통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영화 <친구>에서는 '고교생' 장동건이 아버지 직업이 뭐냐는 선생의 질문에 장의사라고 답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1970년대 장면이었죠.) 그 선생은 '함부로' 장동건 아버지의 직업을 들먹이면서 제자의 뺨을 수차례 때렸습니다.

예전에는 학교 선생을 비롯한 많은 어른들로 부터 '공부 잘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박사, 검사, 판사 등등 '사'로 끝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성공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고 선생으로부터 그런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보면' 공부에 대한 중요성과 전반적인 환경이 어느 정도 과장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최근 2년간 스리잡과 포잡을 넘나드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공부 잘함=인생 성공'이라는 공식이 무조건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학교에서는 우등생으로 인정받았을지 몰라도 '냉혹한' 사회에서는 그게 완전히 통하지 않으니까요. 그동안 여러곳을 알바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했습니다. 그 중 대학교에서 장학생으로 교수들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실무감각이 떨어져 인턴 3개월 만에 '퇴출 통보' 받았던 케이스, 명문대 출신임에도 30대를 앞둔 나이까지 게임 중독과 허드렛일 알바 인생에 머무는 케이스에 속한 사람을 봤습니다. 그리고 메스컴에서 거의 매일마다 보도되는 비자금 및 뇌물 사건 같은 경우, 누구보다 경력이 '화려하고' 높으신 분들이 주인공으로 보도되고 있고요.

저는, 공부 잘하는 학생은 그에 걸맞는 긍정적 댓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는 것이며 사회에서 중요한 요직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토익 200점 학생보다 900점 학생의 영어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후자 격에 속한 학생이 취업할 수 있는 것이고요. 자격증 시험 같은 경우에도 학습 성과가 좋아서 취득할 수 있는 것이어서, 공부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모순되는 것이 제가 예전에 학교에서 가르침 받았던것과 TV 프로그램 및 영화 친구를 통해 봤던 장면입니다. 공부 못하면 환경 미화원, 찹살떡 아저씨 같은 직업을 들먹이면서 특정 직업을 깎아내리는 가르침은 문제 있다고 생각합니다.(요즘에는 예전 시대보다 달라졌기 때문에, 이렇게 가르치지 않을거라 믿고 있지만요.)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공부 잘했다고 해서 무조건 인생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게 요즘 세상이니까요.

비록 지금은 불경기지만, 불과 2000년대 중후반까지 창업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학력 파괴 흐름'을 앞세워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몇달 전 모임에서 저와 함께 술을 마시고 좋은 얘기들을 나눴던 김성은 동대문 3B 대표팀의 최종 학력은 전문대 졸업이며 건축 전공하셨던 분입니다.(갠적으로 김성은 대표님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4억소녀',' 립합소녀'로 유명한 김예진 립합 대표는 특성화 학교인 해성 국제 컨벤션 고등학교 출신이고요. 대한민국에서 고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여성들이 뚜렷한 성공을 하는 경우가 드물기로 유명하다(제가 생각하는게 아니라 베스트셀러 <88만원 세대>에서 봤던 내용입니다. 여성비하 아님)는 점에서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인터넷 쇼핑몰로 성공했던 김예진씨 또한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죠.

결국, 인생 성공은 '자기 능력'에 달렸습니다. 운을 비롯 인맥, 집안의 부유한 재정을 통해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겠습니다만 가장 절대적인 것은 자기 능력입니다. 공부는 그 중 하나일 뿐이고요. 그런데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시스템에서는 예전부터 공부에 지나치게 중시를 두는 교육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몇몇 직업들이 학생들에게 안좋은 이미지로 비춰졌습니다. 공부도 좋지만 학생의 타고난 재능을 키워, 장차 나라의 일꾼이 될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닌지요. 특정 직업 깍아내려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구 시대적인 교육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일선 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없으리라 믿고 싶지만요.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