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플레이오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1.21 수원 6강 승리, 하지만 과정이 아쉬웠다 (2)
  2. 2011.10.29 K리그 플레이오프, 올해가 마지막일까? (2)

 

수원 블루윙즈가 20일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을 1-0으로 제압했습니다. 전반 47분 염기훈이 아크 왼쪽에서 왼발로 올려준 프리킥을 하태균이 결승 헤딩골을 작렬하며 수원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한 번의 세트 피스가 6강 승리의 결정타가 됐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부산 골키퍼 전상욱이 여러차례 선방을 과시하며 부산의 위기를 구했지만 끝내 염기훈의 프리킥이 웃었습니다. 수원은 23일 저녁 7시 30분 빅버드에서 울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합니다.

승리팀 수원은 부산을 상대로 6강 고지를 넘으면서 세 가지 이득을 얻었습니다. 첫째는 염기훈의 날카로운 왼발 킥력이 K리그 챔피언십에서도 통했습니다. 수원이 10월에 접어들면서 효율적인 공격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했는데(상대팀 박스 안쪽을 파고드는 연계 플레이의 세밀함이 떨어짐), 챔피언십 단판 승부에서는 세트피스에서 골 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염기훈이 6강 부산전에서 하태균 결승 헤딩골을 엮어냈고, 상대 수비 사이를 가르는 패스를 연결하는 공격력을 과시하며 수원의 에이스 기질을 과시했습니다. 지난 8월 24일 FA컵 4강 울산전에서 도움 해트트릭(2개가 프리킥)을 달성했던 기세를 23일 울산전에서 재현할지 주목됩니다.

둘째는 하태균이 스테보 공백을 '부분적으로' 해결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는 상대 수비에게 막혔던 시간이 많았지만 결정적 상황에서 '한 방'을 터뜨렸죠.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 넣었던 득점력을 봐도 '분발해야 더 잘하는' 공격수 였습니다. 다음 울산전에서는 곽태휘-이재성 같은 터프한 수비수들과 상대하지만 부산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자신감이 긍정적 영향을 끼칠지 모릅니다. 수원 입장에서도 원톱 고민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산전 이전까지 스테보 대체자로 누구를 내세울지 고민했다면 이제는 하태균을 믿게 됐습니다.

셋째는 최성환이 기대 이상의 수비력을 과시했습니다. 전반 17분 부상으로 교체되었던 곽희주를 대신하여 경기에 출전하면서 파그너-임상협 같은 부산의 공격 옵션들을 끈질기게 따라 붙었습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겠다는 투쟁심이 주변 동료 선수들에게 적잖은 힘이 됐습니다. 그동안 조급하게 경기를 풀어가면서 실수가 반복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부산전 같은 큰 경기에서는 예전과 달리 안정된 활약 이었습니다. 이제는 경험이 쌓이면서 지난해보다 성장한 것이 분명합니다. 울산전에서는 김신욱-설기현 같은 피지컬과 파워가 강한 빅맨들과 상대할텐데 부산전 맹활약으로 좋은 기운을 얻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수원의 부산전 경기 내용은 아쉬움이 컸습니다. 세트 피스 한 방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지만 역의 관점에서는 필드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반전에는 슈팅 10-3(유효 슈팅 7-2, 개) 코너킥 8-0(개) 점유율 59-41(%)로 앞선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부산의 수비 저항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부산이 수비 위주의 팀 컬러임을 상기하면 수원 공격 옵션들이 빠른 볼 처리에 의한 정확한 패스를 활발히 연결했어야 합니다. 스테보가 빠졌던 만큼 선수들의 효율적인 볼 배급이 요구됐습니다. 현실은 중앙에서 공격 작업이 늦어지면서 롱볼을 날리거나, 전체적으로 패스 미스가 잦았습니다. 결국 수원이 노린 것은 세트 피스 였습니다.

수원은 후반 10분 이후에 3-4-3으로 전환했습니다. 부산이 중앙 미드필더 이성운을 빼고 공격수 양동현을 교체 투입하면서 3-4-3에서 4-4-2로 변경했죠. 미드필더를 맡았던 임상협-파그너-김창수가 수원 진영에서 적극적인 공격을 취하면서 수원의 포메이션 변화가 불가피했죠. 수비시에는 양상민-오장은 같은 윙백들이 센터백들과 5백을 형성하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사실상 잠그기에 돌입하면서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에게 "공격해라 수원"이라는 구호를 들어야 했습니다. 수원이 수비 축구를 한 것은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은 과정이라고 보지만(수원팬들과 다른 생각 입니다.) 단 하나의 아쉬움이 짙었습니다.

수비 축구가 성공하려면 상대팀 허를 찌르는 공격 전개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상대팀에게 일방적으로 공격권을 내주지 않으려면 확실한 역습 전개가 수원에게 필요했습니다. 스테보 같은 빅맨이 없는 상황에서는 역습의 중요성이 크죠. 그래야 상대팀이 수비 부담을 느끼며 공수 밸런스가 무너질 위험에 처합니다. 지난 4월 15일 강원전, 7월 2일 포항전에서는 후반전에 수비 위주 경기를 펼쳤지만 역습 상황에서 골을 넣으며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부산전에서는 역습이 잘 안풀렸습니다. 부산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의 간격이 벌어졌음에도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패싱력이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공격력 저하를 이겨내지 못했죠.

수원의 후반 10분 이후 경기 운영은 1-0을 지키겠다는 늬앙스가 짙었습니다. 만약 부산에게 골을 내줬다면 수원은 점점 어려운 경기를 펼쳤을지 모릅니다. 슈퍼조커가 마땅치 않은데다 부산에게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경기 흐름을 반전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원이 역습을 노리는 수비 축구를 했다면 부산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3일 울산전을 염두한 전략이라 할지라도 1차적으로 부산의 기세를 완전히 꺾었어야 했습니다.

더 아쉬운 것은, 강원-포항전에 비하면 미드필더진 퀄리티가 좋습니다. 박현범을 영입했고, 이용래-오장은 공존 문제가 풀렸고, 염기훈이 그때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지만 6강 부산전에서는 선수들의 공격 전개가 전체적으로 둔화됐습니다. 체력 저하를 감안해도 11월 A매치 기간에 충분히 쉬었습니다. 팀은 패스 축구를 추구하지만 지금은 그런 면모가 보이지 않습니다. 부산전 한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2007년 10월 14일 이었습니다. 그 날은 2007시즌 최종전으로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을 모두 가리게 됐습니다. 특히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된 대전 시티즌-수원 블루윙즈 경기를 직접 보고 싶어서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했습니다. 당시 관중은 3만 8천여명 이었습니다. 당시 대전과 수원 팬들의 관계가 좋지 못했고, 수원 원정팬들이 경기장에 많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던 결정타는 대전의 6강 진출을 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대전이 1-0으로 승리하자 관중석 이곳 저곳에서 힘찬 환호성이 퍼졌죠.

당시 대전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구단 역사상 처음입니다. 2003년에는 6위를 기록했지만 당시에는 플레이오프가 없었죠. 지금도 많은 대전팬들은 2007년 10월 14일 수원전을 기억할 것입니다. '만년 하위권'이라는 이미지를 떨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상징성이 있죠. 2004~2006년에 진행됐던 4강 플레이오프가 2007년에는 6강으로 확장되면서 대전이 헤택을 누린 것은 분명합니다. 그동안 강호 이미지와 어울리지 못했던 팀들에게 6강 플레이오프는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음을 2007년 대전이 말해줬습니다.

승강제 앞둔 K리그, PO 없이 흥행할까?

K리그는 2013년부터 승강제를 도입합니다. 1부, 2부리그로 나뉘어서 승격과 강등이 이루어집니다. 기존 K리그 16팀 중에서 몇팀이 2부리그로 강등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2012년 K리그 하위권에 있는 팀들이 유력합니다. 2012년에는 44경기를 치릅니다. 기존 30경기를 마치고 나머지 14경기에서 스플릿 시스템을 적용하여 상위 8팀, 하위 8팀끼리 경기를 합니다. 상위 8팀은 우승 경쟁, 하위 8팀은 2부리그로 추락하지 않으려는 잔류 경쟁을 펼칩니다. K리그 경기 숫자가 많기 때문에 6강 플레이오프는 폐지 됩니다.

플레이오프는 시행되지 않는 것이 마땅합니다. 승강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금이라면 K리그 흥행 차원에서 존속 시키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K리그는 다른 나라 리그에 비해 승강제가 없어서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을 부추길 동기부여가 부족합니다. 다른 프로스포츠 처럼 플레이오프를 도입해야 하는 현실이었죠. 혹자는 2003년 성남의 독주가 플레이오프 도입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44경기 풀리그가 진행되었는데 성남이 일방적인 1위 질주를 거듭하면서 선두권 순위 싸움이 시들했던 아쉬움을 남겼죠. 플레이오프, 승강제가 없어서 K리그의 재미를 키우기에는 시스템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K리그는 풀리그를 통해 우승팀을 결정지어야 합니다. 정규리그 1위 팀이 우승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2007시즌에는 포항이 K리그 우승했지만 당시 정규리그 순위는 5위 였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혜택에 힘입어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우승을 했지만 1위 팀이었던 성남에게는 다소 허무했죠. 2008시즌부터는 모든 챔피언십 경기 간격을 3~4일로 조정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들에게 체력적인 불리함을 안겨줬습니다. 이러한 경기 운영 방침은 옳은 것이지만, 정규리그 1위팀이 결정된 상황에서 플레이오프를 비롯한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것은 상위팀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러나 K리그 플레이오프는 '한국적인 제도'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배구가 플레이오프를 운영하기 때문이죠. 특히 야구의 인기는 2011년 680만 관중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상상 이상의 열기를 자랑하게 됐습니다. 지금의 K리그가 가을, 초겨울(12월 초순)에 흥행할 수 있는 방법은 플레이오프죠. 빅 매치들이 연이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된 서울-제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5만 6,759명의 대관중이 운집했습니다. 승강제가 없는 현 상황에서는 6강 플레이오프 도입이 결과적으로 옳았습니다. 흥행 성공이 보장되기 때문이죠. 앞에서 2007년 대전을 예로 든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럼에도 K리그 플레이오프는 언젠가는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012년에는 K리그가 44경기+스플릿시스템을 도입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됐습니다. K리그 4팀(전북, 포항, 성남, 1팀은 미확정)이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것도 무시 못하죠. 승강제가 도입되는 2013년에 6강 플레이오프 부활할지는 알 수 없지만, 2012년 미운영을 놓고 보면 앞으로 K리그를 풀리그로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올해가 플레이오프의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승강제와 맞바꾼 플레이오프 폐지는 두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모든 팀들이 정규리그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2011년 까지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통해서 또는 정규리그 2위 자격으로 K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가 없어지면 정규리그에서 모든 사력을 다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수준 높은 경기를 기대할 수 있죠. 둘째는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줄어듭니다. 정규리그로 한 시즌을 치르면서 챔피언십까지 소화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지칠 수 밖에 없죠. 시즌이 끝난 뒤 휴식을 취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승강제라는 흥행보증 카드가 있다면 플레이오프의 존재는 무의미 합니다.

하지만 2013년 승강제가 적용된 이후에도 '플레이오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디선가 제기될지 모릅니다. 한국인들이 플레이오프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승강제는 하위권 팀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지만 중위권 팀들은 그렇지 않죠. 또 하나는, 그때 프로야구의 인기가 지금보다 높아질지 모릅니다. K리그가 승강제 도입으로 인기를 얻더라도 프로야구의 아성을 뛰어 넘을지 의문입니다. 프로야구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TV 중계권 때문입니다. 프로스포츠 인기의 척도는 TV 중계권이죠. K리그는 2013년 이후에 흥행 성공을 위해서 플레이오프와 승강제를 동시 병행할지 모릅니다. 정확한 것은, 그때 추이를 더 지켜봐야겠죠.

2013년 이후에 다시 플레이오프를 도입할 경우 6팀으로 챔피언십을 운영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 몇팀으로 K리그를 소화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죠. 12팀으로 구성되면 2004~2006년처럼 4강 플레이오프, 14팀이라면 지금처럼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를 통해 '정규리그 1위=K리그 우승'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요구하는 현 시스템은 단점이 있습니다.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챔피언십 일정에 따른 동기부여가 능사는 아닙니다. 정규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는 클럽이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누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또한 축구는 야구처럼 1주일에 최대 6경기 치르는 종목이 아니죠. 과연 K리그 플레이오프는 올해가 마지막일지 앞날이 궁금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