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29 첼시, 다이아몬드보다 강력한 4-3-3 효과 (12)
  2. 2009.04.08 맨유 부진의 원인, 4-3-3 변신 실패 (4)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풀럼전 역전승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행보를 만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아울러 전술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으로 빠지는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울 대안을 찾았습니다.

첼시는 29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풀럼과의 경기에서 2-1 역전승를 거두었습니다. 전반 4분 졸탄 게라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기선 제압 당했으나 후반전에 2분 간격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후반 27분 디디에 드록바가 브리니슬라브 이바노비치의 크로스를 받아 헤딩골을 넣었고 2분 뒤에는 크리스 스몰링의 자책골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첼시는 풀럼전 승리로 리그 1위(14승3무3패, 승점 45)를 지키며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3승1무5패, 승점 40)를 승점 5점 차이로 따돌렸습니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최근 7경기에서 1승5무1패로 고전했던 첼시로서는 풀럼전 승리가 값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풀럼전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황에서 만들어낸 역전승은 시즌의 반환점을 거친 첼시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다이아몬드를 포기한 안첼로티의 전략 빛났다

첼시는 이날 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에 미드필더진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배치했습니다. 골키퍼에 체흐, 포백에 지르코프-테리-카르발류-페레이라, 미드필더에 램퍼드-미켈-발라크, 공격형 미드필더에 조 콜, 투톱에 칼루-드록바를 포진 시켰습니다. 0-0으로 비겼던 지난 26일 버밍엄 시티전에서 선발로 투입하지 않았던 지르코프-발라크-조 콜-칼루를 투입해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안첼로티 감독의 전략 이었습니다.

하지만 첼시는 경기 시작부터 후반 중반까지 매끄러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4-5-1 포메이션을 구사했던 풀럼이 두꺼운 압박을 앞세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공격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좌우 미드필더인 램퍼드와 발라크가 상대 미드필더들의 협력 수비에 막혀 공간 침투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전방 공격 옵션들과의 공격 전개가 끊어지고 한 박자 느려지는 문제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구사했던 다이아몬드 전술이 최근 상대팀에 읽혀 부진하더니 풀럼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반복 됐습니다.

그중에서 조 콜의 경기력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조 콜의 역할은 미드필더진과 공격진 사이에서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하며 상대팀을 위협하는 패싱력으로 활발한 골 기회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 콜은 박스 바깥에서 안쪽으로 연결하는 4개의 패스 모두 부정확하게 향했고 패스의 대부분이 횡패스와 백패스 였습니다. 이것은 칼루-드록바 투톱이 풀럼의 두꺼운 압박 수비에 막혀 최전방에 고립되고 첼시의 공격 마무리가 끊어지는 원인이 됐습니다. 다이아몬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성패가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량에 달렸음을 상기하면 조 콜의 효율적인 공격력이 아쉬웠습니다.

그것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아넬카-에시엔의 부상입니다. 드록바 파트너였던 아넬카는 측면을 흔들면서 최소 2명의 상대 수비수를 달고 다녔는데 상대 압박을 분산시켜 동료 선수들의 골을 돕는 이타적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그러나 아넬카 공백을 메웠던 칼루는 볼 키핑력과 위치선정 부족으로 상대 압박에 막혔고 이것은 드록바의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에시엔은 좁은 공간에서도 동료 미드필더와 활발한 패스워크를 유도하여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선수입니다. 그런 선수가 중원에 없다는 것은 첼시의 다이아몬드에 결함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첼시는 경기 내내 60% 후반대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풀럼 진영에서 여러 차례 공격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경기를 풀어가는 리듬이 게속 깨지고 엉키면서 공격 템포도 점점 느려지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록바는 자신을 맨투맨 마크하던 존 판실과 잦은 신경전을 벌이면서 마인드 컨트롤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무수한 공격 시도에 비해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후반 중반까지도 그 흐름이 유지 되었습니다.

첼시에게 있어 승부를 뒤집는 전환점이 된 것은 후반 19분 이바노비치의 교체 투입 이었습니다. 페레이라가 오른쪽 측면에서 과감한 오버래핑을 시도했음에도 8개의 크로스 모두 부정확하게 올린것은 첼시의 공격이 끊어지는 원인이 됐습니다. 그래서 안첼로티 감독은 첫 번째 교체카드로 페레이라를 빼고 이바노비치를 투입해 공격의 효율성을 키우기 위한 비책을 세웠습니다. 25분에는 미켈을 빼고 스터리지를 투입해 다이아몬드를 포기하고 4-3-3 전환으로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4-3-3으로 승부수를 띄운 첼시는 발라크가 홀딩을 맡고 램퍼드-조 콜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칼루-드록바-스터리지의 스리톱이 형성 되어 미드필더들과 공격수 사이의 간격을 좁혔습니다. 풀럼이 후반 24분 '드록바 마크맨' 판실의 교체로 잠그기에 돌입하면서 맹공을 퍼부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죠. 이 과정에서는 지르코프-이바노비치가 상대팀 측면에서 정교한 패스로 후방 지원을 하면서 공격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판실을 뺀 풀럼 벤치의 작전을 허점으로 만들기 위해 1분 뒤 스터리지 투입으로 4-3-3을 선택한 안첼로티 감독의 공격 작전은 이 때부터 빛을 발했습니다.

첼시의 후방 옵션들은 풀럼의 잠그기 모드로 노마크 상황에서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습니다. 전방압박을 포기한 풀럼은 박스를 중심으로 수비에 초점을 기울였는데 문제는 끈끈했던 수비 조직이 공격 옵션들의 수비 가담으로 밸런스가 무너지는 역효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바노비치는 후반 27분 노마크 상황에서 올린 오른쪽 크로스를 띄우며 골문 앞에 포진했던 드록바에게 골 기회를 밀어줬습니다. 드록바는 베어드의 마크를 뿌리치고 절묘한 헤딩골을 성공시켜 풀럼의 기세를 무너뜨렸습니다. 드록바의 골도 좋았지만 이바노비치를 교체 투입한 안첼로티 감독의 작전이 성공적 이었습니다.

그 이후 첼시는 동점골에 힘입어 좌우 윙 포워드를 맡은 칼루-스터리지의 빠른 기동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진을 위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후반 29분에 빚어낸 역전골 장면이 일품 이었습니다. 칼루가 박스 오른쪽에서 콘체스키의 견제를 뚫고 왼쪽으로 대각선 패스를 연결한 것을 스터리지가 그대로 받으며 강력한 왼발슛을 날렸습니다. 이 슛을 스몰링이 걷어내려고 했으나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첼시가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칼루-스터리지의 측면 포진과 함께 4-3-3으로 전환한 안첼로티 감독의 전술 변화가 역전의 발판이 됐습니다.

첼시가 4-3-3 효과로 승리한 것은 의미가 큽니다. 아넬카의 부상이 장기화 절차를 밟았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으로 드록바-칼루-에시엔-미켈을 차출해야 하기 때문에 전술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다이아몬드를 고수하기에는 상대팀에 전술이 읽힌터라 새로운 전술의 필요성이 요구 됐습니다. 그래서 풀럼에게 0-1로 뒤져있던 승부처에서 4-3-3으로 전환했고 다이아몬드 전술에 따른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첼시는 풀럼전 승리를 통해 4-3-3이 다이아몬드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실감했을 것입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 말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4-4-2에서 4-3-3 변신을 꾀한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의 판단은 결국 틀렸습니다. 지난 리버풀전과 풀럼전 참패, 아스톤 빌라전 3-2 승리 이면에 가려진 느린 템포의 공격력이라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4-3-3 전환을 꾀했지만 오히려 중요한 고비에서 승리를 잡지 못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2-2로 비기긴했으나 내용이 그다지 탐탁치 않은데다 수비수들의 실수까지 속출하면서 변칙 라인업 구성이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일부 팬들은 포르투전 종료 후 '맨유가 포르투에 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4-3-3 카드를 꺼내든 맨유의 경기력이 실망스러웠다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날 맨유는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을 뿐더러 팀 고유 컬러나 다름없는 화끈한 공격력 또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자국 대표팀 차출과 사흘전 아스톤 빌라전 피로 여파 때문에 완전치 못한 몸을 이끌고 나온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로 최상의 전력을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피로에 지친 선수들이 감독이 요구하는 4-3-3에 맞추기에는 무리함이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맨유가 지금까지 4-3-3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입니다. 맨유는 엄연히 4-4-2를 근간으로 하는 팀이지만 팀의 전술 다변화를 위해 때로는 4-3-3, 4-2-3-1로 전환한 적이 있었습니다. 2002/03시즌까지 에이스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베컴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팀 공격의 구심점을 잃었던 것이 4-3-3의 등장을 가져왔고, 이후 뤼트 판 니스텔로이의 공격력에 중심을 두는 '킹 뤼트 시스템'을 통해 4-3-3 카드를 썼죠. 하지만 판 니스텔로이의 의존도가 지나치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공격력의 기복이 심했고, 그 결과는 우승 트로피 획득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판 니스텔로이가 팀을 떠난 이후에도 4-3-3은 쉽게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2006/07시즌 초반에 줄곧 4-3-3을 구사하다 리그 선두자리까지 내줬고 지난해 9월 13일 리버풀전에는 '루니-베르바토프-호날두'로 짜인 스리톱을 구축했지만 오히려 베르바토프의 최전방 고립을 부추기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1-2로 패했습니다. 다만 지난 시즌 몇몇 경기에서는 4-3-3 공격이 쉽게 통할 수 있었는데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공격수들의 잦은 위치 변동을 통한 '무한 스위칭'을 통해 최전방을 이리저리 흔들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맨유 선수들이 지난 시즌 처럼 4-3-3에서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발휘하기에는 몸이 무거웠습니다. 4-3-3은 좌우 윙 포워드들의 컨디션이 전제되어야 상대 수비진영을 한꺼풀씩 벗길 수 있는 이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좌우 윙 포워드를 맡았던 박지성과 호날두는 평소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쳐 팀 공격력에 이렇다할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박지성은 얼마전 국내에서 가졌던 A매치 두 경기 및 먼 거리를 이동했던 피로 여파 때문에 부진했고 호날두는 그동안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며 체력을 보충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특히 박지성과 루니는 최전방으로 이동할 수록 서로의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점을 나타내면서 평소의 날카로운 콤비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이날 맨유가 골을 넣었던 두 개의 장면도 '박지성-루니-호날두' 스리톱이 빚어낸 하모니와 무관했습니다. 웨인 루니의 선취골은 상대팀 수비수인 브루노 알베스의 패스미스에 의한 '운 좋은' 득점 장면이었으며 두번째 골을 넣은 카를로스 테베즈는 교체 요원이었습니다. 박지성과 호날두의 부진이 팀 공격력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 주었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박지성을 4-3-3의 윙 포워드로 활용한 퍼거슨 감독의 선수 기용은 실패작 이었습니다. 4-3-3의 스리톱은 선수 개인이 지닌 우수한 공격력을 필요로 하는데, 박지성은 호날두-나니-루니-테베즈 처럼 무서운 파괴력과 뛰어난 개인기를 보유한 선수가 아닙니다. 그동안 4-4-2의 측면 미드필더 공간에서 궃은 역할을 다하는데 눈부신 장점을 발휘했던 그가 스리톱의 일원이 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았다면 새로운 자리에서 무리없이 제 몫을 다했을지 모르나, 문제는 컨디션 마저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날 박지성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후반 13분에 교체 되었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퍼거슨 감독의 선수 기용 미스가 아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그동안 4-3-3 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이유는, 4-3-3 장점에 녹아들 수 있는 미드필더진 조합을 찾지 못했던 것이 주 원인이었습니다. 4-3-3은 4-4-2보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4-4-2에 익숙했던 맨유 선수들이 4-3-3의 중원 공간에서 위치가 서로 중복되는 문제점을 남기면서 팀 전력에 이렇다할 무게감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이날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스콜스-캐릭-플래처' 조합은 경기 시작부터 자신들이 있어야 할 위치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 거리더니 포르투에게 잇따른 역습 기회를 허용하면서 여러차례의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더니 서로의 위치가 중원에서 여러차례 겹치는 문제점이 나타났고 전반 25분 이후에는 스콜스와 캐릭 사이의 공간이 지나치게 벌어지는 문제점도 있었습니다. 맨유가 전반 29분까지 볼 점유율에서 69-31(%)의 우세를 점하고도 슈팅 숫자에서 3-7(유효슛 2-4)의 열세를 나타냈던 것은 미드필더들의 경기 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맨유가 이날 경기에서 불안한 경기를 펼쳤던 또 하나의 원인이 바로 패스미스 였습니다. 전반 4분 선제골 실점 상황에서 호날두의 패스미스에 이어 에반스가 걷어내려던 것이 불안하게 처리되어 상대에게 일격을 맞았죠. 그 이후 에반스-스콜스-오셰이-박지성 등이 연이어 패스미스를 범했습니다. '스콜스-캐릭-플래처' 조합도 예외일 순 없었습니다. 중원에서 백패스가 불필요하게 많은데다 정확도까지 불안해서 포르투에게 끊임없는 역습 기회를 내주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이렇다보니 수비수들의 수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포루투에게 두 골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결국 맨유는 4-3-3이 여의치 않자 전반 35분 부터 '루니-호날두' 투톱 체제에 박지성과 플래처를 좌우 윙어로 놓는 4-4-2로 원상복귀 했습니다. 퍼거슨 감독 스스로 4-3-3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원래의 전술로 돌아간 것이죠. 만약 맨유가 처음부터 4-4-2를 구사했다면 경기 내용 및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을지 모릅니다. 지난 리버풀, 풀럼전에서 자신의 전술 미스로 팀의 참패를 자초했던 퍼거슨 감독은 이번 포르투전에서도 자신의 전략에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물론 퍼거슨 감독은 앞으로도 4-4-2를 꾸준히 구사하면서 가끔씩 4-3-3을 조심스럽게 꺼내들 것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번 포르투전에서는 4-3-3이 맨유의 몸에 잘 맞는 옷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습니다. 4-3-3이 합리적인 카드인지 아닌지를 퍼거슨 감독이 포르투전을 통해 돌이켜봐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